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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퍼라이어 - 22장 -

ㅇㅇ(163.152) 2023.07.19 13:44:55
조회 178 추천 12 댓글 1
														


문이 열리면서 벨투스 블랙워즈가 방에 들어왔다. 루판은 벌떡 일어나 뒤로 물러났고, 그는 고개를 숙이면서 뒷짐을 지었다. 인형들은 또한 자리에서 일어나서 카펫 위로 내려가 마치 경의를 표하는 듯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난 일어나지 않았다.


블랙워즈는 연한 보라색 셔츠와 함께 어두운 초록색의 정장을 입고 있었다. 셔츠에는 작은 주름진 옷깃이 달려 있었으며, 셔츠의 소맷자락은 그가 입은 자켓의 밖으로 튀어나와 있었다. 정교하게 장식된 은제 브로치가 정장 왼쪽 옷깃에 달려 있었다. 그의 표정은 딱딱했다. 그리고 예전에 만났던 때 처럼, 그는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 때는 비록 내가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그를 마취제에 취해서 정신을 잃게 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가 그 일로 화가 나 있다는 것을 느꼈고, 감히 그에 대적한 것에 대해서 내게 보복을 하려는 의도가 보였다.


하지만 나의 가치가 그의 손을 붙들었다.


그는 들어오면서 곁에 네명의 요원들을 동행하고 있었다. 그들은 경호원들이었으며, 그를 보호하도록 훈련받은 자들이었다. 세명은 남성이었고, 한명은 여성이었다. 그들 모두 방탄 직조로 된 검은 코트를 입고 있었으며, 그 안에는 은빛 사슬 갑옷이 덧대여진 검푸른 색의 바디 슈츠를 입고 있었다. 그들은 눈에 잘 띄는 자들은 아니었지만, 내가 봤을뗀 최고의 전문 훈련을 받은 자들 같았다. 그들은 마치 무용수들처럼 사뿐히 걸었으며, 단 수 마이크로초 만으로도 즉각 반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아무런 표정을 짓고 있지 않았다. 그들 각각 오른쪽 관자놀이에 은색으로 된 전선 회로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고, 그것은 그들의 얼굴을 지나서 목덜미 까지 이어져서 마치 번개를 새겨놓은 것 같았다. 그것은 바로 신경 임플랜트의 흔적이었고, 반응 속도를 향상시키는 기능을 가진 삽입물이었다. 나는 딱히 지니고 있는 무기는 보지 못했으나, 그들이 입고 있는 코트 속에는 충분히 작은 총기류나 숏 소드 종류를 은닉할 수 있었다. 지금 교회당 속에 있었기에 나는 그들이 검으로 무장했다고 짐작했다.

그들의 태도나 행동 방식이나, 겉으로 보이는 값비싼 증강 시술의 흔적을 제외하더라도, 나는 그들이 최고의 훈련을 받은 자들임을 짐작했는데, 왜냐하면 발투스 블랙워즈라면 그런 부류들을 고용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준비 되었나?” 그가 루판에게 물었다.

루판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한테 직접 물어보지 그래요?” 나는 제안했다. “<그녀>는 당신 목소리를 똑똑히 들을 수 있는데 말이죠.”

“그녀에게 지난번 직접 말을 걸었을 때, 내가 고통과 불편을 겪었고, 값비싼 서비터 여러대를 날려버렸으며, 나의 주식과 재산에 피해가 갔다고 전해 주게나” 블랙워즈가 루판에게 말했다.

루판은 입을 열면서 나를 쳐다보았다.

“나도 들었어요.” 나는 말했다. 나는 블랙워즈를 다시 쳐다보았다.

“내게 영수증을 청구하시지 그랬어요?” 나는 물었다.

그는 나를 내려다 보았다. 그의 입술이 비틀렸다.

“내가 겪은 손실과 불편은, 이제 곧 너를 팔아서 번 것으로 갚으려고 한다. 그것으로 충분할 것이야.”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것은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역겨운 웃음이었다.

슬슬 수작을 걸 때였다.

“<8인회>가 그들의 자산을 당신이 이토록 쉽게 처분하는 것을 동의하지 않을 것 같은데요.” 나는 지적했다. 비록 나는 <8인회>가 대체 뭔지도 몰랐지만.

블랙워즈의 몸이 굳었다. 그 이름은 확실히 무거운 의미가 있었다.

“난 신경 쓰지 않는다.” 그가 무뚝뚝하게 답했다.

“정말 그래요?” 나는 물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서서 이불을 옆으로 치웠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줄은 아나요?”

“난 관심 없다---”

“내 생각에는 <왕>께서 당신을 죽이고 싶어할 거에요, 발투스 블랙워즈.” 나는 말했다. “그리고 <왕>께서는 당신이 <계획>을 방해한 것에 대해서 가장 끔찍한 방법으로 징벌을 가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당신과 함께한 모두를 말이죠.”

나는 이걸 그의 경호원들도 들으라고 말했으나, 그들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계획>은 끝났다!” 블랙워즈는 내뱉었다. “그건 박살나고 불에 타 버렸어! 나는 진취적으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살릴 수 있는 것들을 살려보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왕>께서도 그건 이해해 주실 것이다.”

“두고 보자구요” 나는 말했다. “그 고물상이 앞으로 몇년이나 더 영업을 할 수 있는지 두고 보자구요. 날 보내주는게 어때요 발투스. 날 지금 당장 보내줘요. <왕>에게 달려가서 당신을 용서해 달라고 대신 빌어 드리죠. 당신이 날 도해줬다고 말해줄께요. 당신이 날 팔아먹으려고 했던 것은 말 안할께요.”

블랙워즈는 마치 매우 시큼한 것을 깨물었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루판을 쳐다보았다.

“자네가 그녀를 협조적으로 만들 수 있을 거라고 말했던 것 같네만?” 그가 말했다. “그들은 한시간 내로 그녀를 보러 올 건데, 여전히 지저분하고 단정하지 못하잖나. 이딴 식으로 그분께 대한다면---”

“안 그럴 겁니다” 루판은 주장했다. “그녀는 절대로 그러지 않을 겁니다.”

그는 나를 재빨리 쳐다봤다.

“안 그럴 거죠?” 그는 물었다. “그들이 당신을 골치아프다고 생각하거나, 당신이 스스로 말했던 자가 아니라면, 더욱 상황이 나빠 질 수 있단 말이오!”

블랙워즈한테 뭔가 대꾸를 해주고 싶었지만, 조금이나마 조력자가 되어 줄 수 있을 것 같은 루판을 봐 줄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난 아무 말 없이 뚱한 채로 가만히 있었다.

“제가 그녀를 준비시켜 놓겠습니다” 루판은 그의 도련님에게 말했다. “그녀는 조금씩 협조를 하고 있습니다. 제 생각엔 단지 도련님을 두려워하고 있을 뿐입니다. 누가 그렇지 않겠습니까?”

루판은 초조한 듯 살짝 웃었으나, 블랙워즈는 그것에 반응을 하지 않았다.

“제 생각에는 슬슬 그녀의 이해를 구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루판이 덧붙였다. “예를 들자면, 전 그녀의 이름을 압니다”

블랙워즈는 눈썹을 찡긋했다.

“그녀의 이름이라?”

“네, 그녀의 본명 말입니다.”

“저 여자는 이름이 수천개야. <계획>이 내린 임무 마다 다 이름이 다르다고. 거짓말을 하는게 틀림없네.”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도련님. 그녀의 본명은 베퀸입니다. 알리제베트 베퀸입니다.”

블랙워즈는 이걸 듣고 잠시 생각에 빠졌다. 그러더니 깊은 숨을 내쉬고는 문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녀를 45분 내로 아랫층에서 준비시키길 원하네 루판.” 그가 명령했다. “변명 따윈 필요없어.”

블랙워즈는 방을 떠났고, 그의 경호원들은 그를 마치 주성을 공전하는 달 처럼 에워싸며 떠났다. 루판은 나를 바라보았다.

“저분을 대할 때는 좀 더 조심하도록 하시오” 그가 말했다.

“어째서요?” 나는 물었다.

“나를 위해서라도 말이오!!” 그가 고함을 질렀다.

그는 고개를 숙이며, 그의 검은 가방을 열더니 깨끗한 회색 보디 슈트와 수수한 검은색 튜닉 원피스와 함께, 갈색의 후드가 달린 양모로 된 로브를 꺼냈고, 마치 수도원의 수녀들이 입는 것 같은 복장이었다. 그것들은 다 깔끔하게 접혀져 있었다.

“갈아입을 옷이오. 몸을 씻을 수 있도록 물을 가져다 주리다.”

“당신이 방에 있는 동안 씻거나 옷을 갈아입거나 하지 않을 거에요” 나는 말했다.

“밖에서 기다리겠소.” 그가 나를 달랬다.

“저것들이 나랑 같이 있는 것도 싫거든요” 나는 인형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것들은 블랙워즈가 방에서 나가자 마자 다시 의자 위로 올라가 있었다.

“좋소” 루판이 말했다.

그는 방에서 나가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세숫대야와 수건과 따뜻한 물이 담긴 항아리를 들고 돌아왔다. 그는 그것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가방 속에서 그는 또한 빗과 손톱 손질용 도구와 물병과 함께, 기름종이에 포장되어 있는 빵과 치즈를 꺼냈다.

“배가 고플 거라고 생각했지.” 그는 말했다. 난 솔직히 배가 고팠지만 감히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다른 사람이 보기에 깔끔하게 하시오” 그가 말했다. “그리고 서둘러 주시오” 그는 문으로 다가가더니, 인형들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치 머뭇거리는 듯 해 보이더니, 그것들은 의자에서 내려와서 방 밖으로 아장아장 걸어나갔다. 소녀 인형은 여전히 그녀의 가발을 들고 있었고, 내 앞을 지나가면서 나를 곁눈으로 흘겨보았다.

그리고 문을 닫으면서 루판은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서두르시오”

문이 닫히자 마자 나는 먹기 시작했고, 물병에서 물을 마셨다. 내게 음식과 물에 뭔가 약이 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나는 위험을 감수했다. 배고픔과 목마름이 나의 정신을 방해하기 시작하고 있었고, 약물로 인한 강제 수면으로 인해서 나의 체력은 거의 바닥이 난 상태였다.

한손에 빵을 들고 다른 한손에 물병을 든 채로 나는 먹으면서, 방 안을 돌아다니면서 그곳에 있는 몇 안되는 가구들의 안과 아래를 살펴보았다. 나는 음식물을 아래로 내려놓고 창문을 조사하였다. 루판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나는 거대한 예배당의 6층에 감금되어 있었다. 저 멀리 아래로는 비에 젖은 불사조 광장이 보였다. 예배자들이 정오 예배를 위해서 성 오르페우스 대성당 안으로 모여들고 있었고, 이 예배당은 그것에 붙어있는 별관 건물이었다. 다른 예배자들과 타 행성에서 찾아온 순례객들이 광장의 한편에 있는 매대에 줄을 서서 봉헌용 촛불을 사고 있었고, 영묘 앞에 줄을 서 있거나 아니면 황제 폐하의 위대한 영광을 느낄 수 있는 유명한 벽화를 구경하고 있었다.

창문들은 모두 잠겨있었다. 밖을 내다 보니 나는 예배당 벽을 기어서 내려갈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그것은 불가능한 소리였다. 내가 나가기 위해서는 창문을 먼저 깨부숴야 했는데, 그랬다가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올 것이 뻔했다. 밝은 대낮에 건물 벽을 타고 내려가다가 붙잡히지 않는 것은 불가능했다.

나는 한숨을 쉬면서 빵과 치즈를 더 입에 넣었다.

나는 대체 어째서 국교회가 이 일에 연루되었는지 생각해 보았다. 내가 그저 블랭크로서 가치가 있다면, 교회는 그들의 권력을 이용해서 매우 손쉽게 한명 구할 수 있었을 것이었다. 퍼라이어는 희귀하지만, 찾는게 불가능 하지 않다. 국교회가 이단심문소에서 하나를 훔칠 이유 따위는 없었다.

또 다른 가능성은 블랙워즈와 교회 모두 무엇을 다루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 본질 덕분에 미궁의 목적과 임무는 극비 사항이었다. 그 둘다 신성한 이단심문소가 관여되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을 가능성이 있었다. 아마 그들은 미궁이 뭔가 암흑의, 불건전한 조직 소속일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지도 몰랐다.

하지만 아직 많은 것이 의문점이었다. 블랙워즈와 교회가 미궁이 불법적이라고 생각했다면, 대체 그들이 왜 여기에 관여하려 한단 말인가? 퀸마브의 교단이 타락이라도 했단 말인가? 제국의 역사상 그것은 전혀 없었던 일은 아니었으나, 그건 심각한 상황이었다. 만일 그들이 이단심문청 소속 요원에게 손을 대려고 했었다는 것을 눈치채기라고 한다면...

또 다른 것이 날 무지 신경쓰이게 하고 있었다. 그들이 쓰고 있던 단어들이었다. <왕>이라던지 <계획>이라던지, <8인회> 말이다. 루판은 은근슬쩍 내게 블랙워즈가 코그니타이에 대해서 알고 있다고 말했고, 그 조직들이 미궁의 몰락에 관여했다고.

내 추측으로는 나는 오르도의 어떤 비밀 작전이 실패하면서 거기에 휘말린 것이었고, 미궁이 그것에 일부였었고, <비서>와 모돈트 여사가 우리 중 누구에게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 둘이 사라진 지금, 상세한 내용을 알려줄 정보원은 아무도 없었으나, 미궁은 무언가로 위장하고 있었으며, 다른 이들이 미궁을 실제로는 아닌 다른 조직으로 착각했을 수도 있었다. 내 생각으로는 <비서>는 미궁 내에서 작전을 펼쳐서 후보생들 중의 일부가 아마도 이단적일 수도 있는 비밀 조직을 위해서 역할을 일부러 맡도록 하면서, 그들을 꾀어 내어 파괴시킬 속셈이었을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만일 운이 좋다면, 그리고 내가 우르바 대사제의 앞에 나설 수 있다면, 나는 그에 대해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고, 만일 그가 신실한 자라면, 그에게 내 정체를 드러내어 이단심문소가 직접 연락을 취할 수 있도록 하여, 이 우스꽝스러운 소동을 모두 종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그가 신실하다면 말이지.

당연히 여태까지 일어난 일들에 대한 다른 가능성을, 그것이 제 아무리 마음에 안드는 것일지라도, 염두하지 않는 것은 멍청한 짓이었고, 나는 멍청이가 아니다.

하지만 그것에 대한 생각은 너무나도 암울해서 나를 답답하게 했고, 왜냐하면 그들이 진짜라고 한다면, 나 역시도 내가 지금껏 배워왔던 것들을 다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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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려가는 베퀸 짜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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