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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페니턴트 - 6화 -

ㅇㅇ(112.169) 2023.07.25 21: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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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이 생각보다 짧아서 6장 추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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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후 일주일 동안 퀸마브에는 폭풍우가 몰아쳤다. 거대한 한마리 짐승처럼 산맥 쪽에서 다가온 폭풍은, 여러 날 동안 도시를 돌풍으로 채찍질하면서 창가의 덧문들을 뒤흔들고 풍향계들을 마구 돌게 만들고 있었다. 우리는 비프로스트라는 건물 속에서 지내고 있었고, 그곳은 일종의 은신처 비슷한 곳이었다. 그날 밤, 아이젠호른과 나는 크루클리의 일행들과 다음에 또 보기로 약속하면서 <두 곡스>에서 서로 사이 좋게 헤어졌고, 나는 프레디 댄스와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는 암호 해독의 열쇠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듯 했고, 내가 나중에 다시 찾아온다면 그것에 대해서 생각해 보겠다고 내게 약속했다. 언벤스는 다소 조심스러워 했지만, 그의 친구가 몰두할 만할 퍼즐이 생긴다면 그에게 좋을 것이라는 사실에는 동의해 주었다. 비록 돌풍이 불고 있었지만, 아이젠호른은 나일과 데스로우를 보내서 댄스를 감시하도록 지시했고, 그의 습관과 자주 들르는 곳을 파악하도록 명령하였다. 그를 절대로 시야 밖으로 빠져나가게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비프로스트는 페이게이트(Feygate)의 서쪽에 위치한 톨타운(Talltown) 구역에 있었고, 이 곳에 지어진 여러 고급 저택들과 다세대 거주건물(habs)들은 근처에 있는 파렉 탕(Farek Tang) 공업소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로 인해서 부식되어 가고 있었다. 이 가옥은 상당히 큰 규모의 건물로, 옥상에는 메데아의 건커터(Gun-cutter, 로그 트레이더나 이단심문소에서 주로 운영하는 대형 건쉽)를 주기할 수 있을 정도의 제법 큰 건물이었다. 내 생각에 원래는 이 건물은 다세대 주택으로 개발된 것 같았다. 한때 고급 아파트였었을 이 건물의 모든 층은 텅 비어 있었다. 나일은 보안을 위해서 대규모의 자동 방어 시스템을 건물에 설치했고, 아이젠호른 역시 건물 안밖을 보호의 인장(hypersigils)으로 결계를 설치했다. 다만 나는 이곳에서 여타 다른 곳들 만큼의 안전함 밖에는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이곳은 편안한 곳은 아니었다. 나름 여유롭고 쓸만했지만, 개성이 없는 곳이었다. 결코 집은 아니었다. 마치 호텔과도 같은 곳이었고, 언제든 후회없이 버리고 떠날 수 있는 곳이었다. 내가 짐작하기로는 아이젠호른은 어디서나 오랫 동안 머무르는 적이 없었고, 언제나 손실을 끊어버리고 빠져나갈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비프로스트의 우중충한 방 안에서 폭풍이 끝나길 기다리면서, 마티체크 여사가 했었던, 산쿠르가 마치 옛 테라의 고물이 모여드는, 이상한 것들이 모인 흥미로운 잡동사니들이 쌓여있는 다락방과 같은 장소라는 그녀의 말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다. 나는 산쿠르 밖의 행성에 가 본적이 없었지만, 메데아와 아이젠호른 두 사람 모두 이것에 대해서 언급 한 적이 있었다. 마치 산쿠르가 인간의 문명이 남긴 찌꺼기들이 서로 엉켜서 걸려있는 하수구 구멍이라도 되는 것 처럼, 이 곳에서는 옛 지구와 인류의 초창기에서 유래된, 단어들에 대한 기억과 물리적인 유물의 형태가, 놀라울 정도로 많이 살아남아서 서로 한데 뭉쳐져 있었다. 나는 비프로스트가 고대 테라의 신화 중 하나인 이그스칸딕(Yggscandik) 신화에서 유래된, 물질계와 신계를 잇는 공허에 세워진 다리의 이름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이것이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마침 우리가 그것과 비슷한 것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혹시 신기한 우연의 일치로 비프로스트가 <먼지의 도시>로 가는 문이나 다리가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알아보려고 시도해 봤지만, 곧 실망해야만 했다. 퀸마브에 있는 모든 것들이 다 그러하지만, 물론 나 역시도 마찬가지고, 이름에 걸맞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진실은 건물 뒤편에 화물 선적장에 다 낡아 떨어져가는 페인트칠로 쓰여진 문구에서 찾을 수 있었다: <남부 톨타운 생화학 협회 (BIochemical FRaternity Of South Talltown)>.

“댄스 씨가 열쇠를 만들어 온다면 그걸 어떻게 시험할 생각인데?” 메데아가 나에게 물었다. 아침식사를 위해 그녀는 나에게 카페인 한잔과 달콤한 구운 로다(roda)를 만들어 주었다. 그녀는 수수한 흰색 셔츠와 바지를 입고 있었지만, 그녀의 손에는 언제나 그러하듯 빨간 장갑이 씌워져 있었다. 그녀의 뺨의 어두운 색의 피부 위에 약간의 설탕이 뭍어져 있었다. 빗방울이 높은 유리창 위에서 잔물결을 이루며 흘러내리고 있었고, 창 밖의 불빛들이 마치 폭포수 너머에 있는 것 처럼 보였다. 렝무르와 두 곡스에서의 일이 있은지 사흘째 되는 날의 이른 아침이었다. 나는 여전히 어둡고 끈적한 꿈들 때문에 제대로 깊이 잘 수 없었다.

나는 전날에 산 공책을 열어서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이걸 기억만으로 적었다고?” 그녀가 그걸 읽으며 나에게 물었다.

그랬다. 나의 기억은 제법 좋은 편인데, 지독한 미궁(메이즈 언듀)에 있던 옛 스승 무를레스(Murlees)의 완전기억능력에는 못 미치지만, 그는 나에게 연상법과 기억 재구축법을 가르쳐 준 적이 있었다. 나는 그 비망록을 지니고 있을 동안 상당히 자세히 살펴본 적이 있었기에, 비록 내가 무슨 글자를 쓰고 있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그 책의 처음 몇장에 쓰여져 있던 내용을 거의 완전하게 복사해서 적을 수가 있었다. 나는 그것을 혹시 알아볼까 하는 생각에 아이젠호른에게도 보여줬었다. 그것들은 무언가 숫자같아 보였고, 나는 그것들이 신비로운 아뎁투스 메카니쿠스가 데이터 전송 찬가로 쓰는 바이나릭과 연관성이 있지 않을까 상상했지만, 아이젠호른은 그것들이 그가 지금껏 봤던 그 어떠한 바이나릭의 표기와 아무 상관이 없다고 내게 단언하였고, 그가 알고 있는 그 어떠한 언어와도 다르다고 말해주었다.

“이것들을 댄스 씨에게 보여줄 거에요” 나는 말했다. “그리고 이걸 해석할 수 있는지 알아봐야죠”

메데아는 입술을 오므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가 해석할 수 있다면?” 그녀가 물었다. “그가 실제로 해석 열쇠를 만들면 어떻게 할 건데? 네 기억 속에서 나머지 내용도 다 적을 거니?”

“오 아니죠” 나는 말했다. “그건 제 능력 밖이거든요. 이게 할 수 있는 전부라구요.”

“그럼 어쩌지?”

“그가 해독을 할 수 있다면, 원본이 필요하겠죠”

메데아는 나를 짓궂게 바라보았다.

“그럼 나의 친애하는 베이타, 그것을 어떤 수로 구할 수 있을까?”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제가 처음 구한 방식대로 해야죠” 나는 말했다. “훔칠거에요”

“기데온 한테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에도 넌 매우 유능하다고 생각하긴 하는데 말이야, 베이타, 그런데 그건 가능성이 없어보이는 소리 같은데”

“그건 모르죠” 나는 말했다. “어쩌면 나를 가둔 사악한 이단자와 그의 하수인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서, 저에게 구원을 약속한 용감하신 이단심문관 나으리에게로 달려가야 할 때가 된 것일지도 모르죠”

메데아는 웃음을 터트렸다. 나는 언제나 그녀의 웃음을 좋아했다.

“그래서 그를 속여보겠다고?” 그녀가 물었다. “충성할 상대를 바꾼 척 하겠다고?”

“이 도시에 충성이라고 할 만한게 있던가요?” 나는 물었다. “게다가, 그건 또 다른 역할 수행에 불과할 거라구요. 맡은 역할을 연기하는 거죠. 수없이 해봤고 훈련도 받아왔잖아요.”

메데아는 고개를 저었다. “기데온은 순식간에 알아볼 거야” 그녀가 말했다. “그가 그것을 읽어낼 거라고”

“공허의(null) 마음 속은 읽을 수 없겠죠” 나는 대답했다.

그녀는 잠시 그것에 대해서 생각했다. 나는 따끈한 로다를 한입 베어 물었다.

“절대로” 그녀가 말했다. “그건 하지마. 나와 혹은 그레고르와 먼저 상의하지 않고서 행동하지 마.”

그녀가 자리를 비운 뒤, 나는 선반에 가서 무기를 꺼냈다. 살린터(salinter)와 커트로(cutro)를 가지고 한동안 연습을 하려고 했다.

“너는 또다른 너와 너무나도 똑같구나, 작은 아가씨” 케루바엘이 말했다.

나는 몸을 돌려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여태껏 그 자리에 있었을지도 몰랐다. 그는 방 구석에서 그의 비틀린 발목에서 쇠사슬을 늘어트린 채로, 마치 아이들이 잃어버린 풍선 마냥 둥둥 떠있었다. 그는 마치 수명이 다 된 스타터가 달린 형광등에서 나는 소리와 같은, 희미하게 치직거리는 소리를 작고 꾸준히 내고 있었다.

“내 어머니 말하는 거야?” 나는 물었다.

“난 내가 무슨 뜻인지 잘 알지” 그가 말했다. “어머니(mother)든, 또다른(other)이든, 니가 좋을 대로 받아들이렴. 넌 용감하면서 무모하지, 마치 그녀처럼 말이야. 나도 그녀를 좋아했어.”

그는 나를 내려다보며 씨익 웃었다. 하지만 사실 그는 언제나 웃고 있었다. 그의 팽팽하게 당겨진 얼굴에서 표정이 풀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 분도 널 좋아했어?” 나는 커트로를 연습 삼아 허공에 휘두르며 그에게 물었다.

“물론 아니지” 그가 말했다. “그 누구도 날 좋아하지 않거든”

그의 사슬이 살짝 흔들렸다.

“뭐 필요한거 있어?” 나는 물었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그가 말했다. “그 누구도 나에게 줄 수 있는 것들. 자유. 평화. 해방. 그리고 갓 구운 로다.”

“로다는 줄 수 있어” 나는 말하면서 메데아가 남기고 간 접시에 손짓했다.

케루바엘은 그의 문신으로 뒤덮힌 빨래판 같은 배를 두들기더니 고개를 저었다.

“내 몸에는 맞지 않아” 그가 말했다. “지금 내가 깃들어 있는 이 몸에는 말이지. 페이스트리에 들어가 있는 버터가 방귀를 심하게 뀌게 만들거든”

“글쎄 그러면 넌 정말로 역겹겠다” 나는 말했다.

“나도 알아”

“그렇다면, 너 지금 한가한 거야?” 나는 커트로를 내려놓고 살린터를 연습하면서 그에게 물었다.

“그래” 그는 살짝 떠돌아다니면서 대답했다. “나는 기다려. 언제나 기다리지. 기다리는게 내 일이야. 명령을 기다리고 임무를 기다리지. 소환되어서 사용되길 기다려. 그 동안은 생각하면서 떠다니는거야.”

“뭐에 대해서?”

“알고 싶지 않을거야, 작은 아가씨.”

“그럼 지금 지루하다고 하는 거야?” 나는 물었다.

“언제나 그렇지.” 그는 가르릉거렸다. “나는 영원히 지루해 하는걸. 너희 족속들이 너희들의 그 짧은 생애 동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겠더라. 나? 나는 언제나 바쁘지. 언제나 이 일을 하고 저 일을 하지. 내가 자유의 몸이었을 때 말이야. 내가 내 시간과 내 할일을 했을 때 말이지.”

“뭐 참 안타깝네”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나도 알아”

나는 다시 쇠사슬이 흔들리는 소리를 들었고, 그가 방 밖으로 천천히 뜬 채로 나가는 것을 보았다. 마치 바람에 날려가는 아이들의 풍선 같았다.

“그럼 안녕” 나는 말했다.

그는 잠시 멈춰서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그가 한없이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우리 일행들은 그를 이상한 애완동물 정도로 취급하고 있었다. 메데아와 할론은, 게르숌에서의 임무 이후, 마치 이 데몬호스트가 아이젠호른의 의지에 완전히 속박된 것 처럼, 아이젠호른의 케루바엘에 대한 명령은 절대적이 되었다고 경고했었다. 그의 겉보기로 순박해 보이는 외관은 그가 얼마나 끔찍한 존재인지 잊기 쉽게 만들었다.

“아 맞다” 그가 말했다. “뭔가 기억난다. 니 남자를 봤어”

“내 남자?”

“내가 심부름 하러 나갔던 며칠 전 일인데. 내가 그를 로프번(Ropeburn)의 성 노덴스(Saint Nodens)의 지하교회 입구에서 본 적이 있어.”

“그 사람이 대체 누군데 케루바엘?”

그는 오른손을 들더니 머리를 식히려는 듯 천천히 휘저었다.

“그 남자. 니 남자. 난 사람 이름 잘 기억 못하거든. 렌더였던가?”

“레너? 레너 라이트번(Renner Lightburn) 말하는 거야?”

“그래 그거야” 그가 말했다. “그 저주받은(Curst) 양반. 그가 거기서 동냥하고 있더라. 거기서 눌러붙은 모양이던데. 그 온갖 고생을 하더니 불쌍해라. 나보다 더 저주받은 것 같더라.”

그는 나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이 번뜩였다.

“방금 그건 농담이었어.” 그가 말했다.

“나도 알아” 나는 말했다. “슬슬 거짓말이 제법 늘었는데”

“연습이지” 그는 답했다. “시간이 남아 돌거든. 아무튼, 알고 싶어할 거라고 생각했어. 넌 그를 찾고 있지 않았어?”

“그가 아직도 거기에 있어?” 나는 물었다.

“지금 이 순간 말이야?”

“그래 데몬호스트.”

그는 곰곰히 생각을 하는 듯 고개를 까딱이더니, 허공을 킁킁거렸다.

“아직 있어.” 그가 말했다.




내가 나설 때, 폭풍은 아직 잦아들지 않았고 빗물은 여전히 거리에 쏟아지고 있었다. 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나는 메데아에게 내가 어디로 가는지 말했고, 라이트번이 목격되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그녀는 다시 접촉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지만, 그녀는 내가 그것에 몰두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나에게 자정 이전까진 돌아오라고 말했다.

“그 후엔 어떻게 될까요?” 나는 물었다.

“운이 좋다면, 답을 알게 되겠지” 그녀는 답했다.

나는 알로힘 광장(Alohim Court)까지 걸어갔다. 내 후드가 달린 외투가 참 고마웠다. 비는 매우 거세게 내리고 있었고, 바람은 쓰레기들을 사방으로 휘날리고 있었다. 창문의 덧문들이 덜컹거리고 있었고, 가게의 간판들이 매달린 사슬에서 앞뒤로 흔들리면서 끼익끼익 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가게들은 문이 닫혀 있었고,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동이 튼 뒤였지만, 폭풍으로 인해서 마을은 여전히 어두운 황혼에 잠겨있는 것 같았고, 어둠은 사라지길 거부했다. 슬슬 도시가 깨어날 시간이었는데, 상점들이 문을 열고, 식당들은 아침을 먹으려고 찾아온 손님들로 붐벼야 할 시간이었고, 사람들이 일터나 예배를 드리러 나설 시간이었다. 나는 내일까지 시민들을 집 안에 머물고 가게들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알로힘 광장에서 택시마차(fly--말이 끄는 승객용 마차)를 부를 수 있기를 바랬지만, 아무도 다니고 있지 않았고, 빗물에 잠긴 광장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정거장은 텅 비어 있었다. 운전기사들이 날씨 때문에 수지가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자신들의 승객마차와 핸섬(hansom, 마부가 승객 뒤에 타는 마차)을 차고지 마굿간(stable depot)에 세워놓고, 카페인을 끓이면서 난로 주변에 앉아서 오늘 수입이 없는 것에 대해서 불평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대신에 나는 하트힐 언덕(Hearthill rise)에 있는 구름다리 아래를 지나서 머리를 숙인 채로 좁은 길 사이를 달려갔고, 로프번 지역의 꼭대기에 때 맞춰 도착해서 언덕길 아래로 내려가는 트램에 탈 수 있었다. 트램의 객차는 도시 만큼이나 낡았고, 파란색과 하얀색으로 칠해져 있었으며, 황동으로 테두리 장식이 되어 있었다. 힌지가 달린 팬터그래프가 위에 가설된 전선으로 부터 동력을 공급하고 있었고, 퍼붓는 비 속에서 살짝 지직거리고 있었다. 그 안은 따뜻했고, 좌석 등받이 위마다 달려 있는 조명으로 환하게 밝았다. 지금 쯤이면 출근하는 사람들로 붐볐어야 했지만, 승객은 나 포함해서 고작 두어명 정도였고, 다들 흠뻑 젖고 비참한 기분이었다. 그리고 무뚝뚝한 차장은 내 돈을 받고 승차권을 끊어주면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빗물에 일그러저 보이는 창 밖으로 어둡고 조용한 도시를 바라보았다. 트램은 신음소리를 내는 듯 서서히 높아졌다가 서서히 낮아지는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었고, 가끔씩 철로가 끽끽 대는 소리가 그 사이를 파고 들었다.

나는 레너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궁금했다. 대체 너에 대한 모든 기억을 빼앗긴 사람에게 어떻게 재회를 해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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