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ian Honour 번역 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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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카 레스크 장편 - Cadian Honour - 블랙라이브러리 마이너 갤러리

장편 소설 Cadian Honour카디아의 몰락으로부터 3년 후, 여러 전역에서 종군하여 지칠대로 지친 베테랑 가드우먼 '아르민카 레스크'가 서전트로 승급한 후에 벌어지는 이야기.프롤로그https://gall.d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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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이그나치오 축일의 아침.

에버시티는 신성한 분위기가 감돌았지만 벽 바깥의 천막촌에선 전쟁과 공포와 절망의 악취가 피어올랐다.

루드가드 하우는 관문의 경비병을 두배로 늘리고, 유입을 엄격히 차단하도록 지시했지만 유입인구 차단과 교화소(reformatory)의 수감자가 일으키는 불만에 대한 대처를 모두 처리하기엔 인포서의 수는 너무나도 모자랐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에는 명백한 한계가 다가왔다.

보통 '쥐구멍'이라고 불리는 인포서 집무실에서 나와 거리로 나오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눈에 들어왔다.

포텐스의 절망은 선한 이들을 악하게 만들었고, 그의 손은 절망을 모두 막진 못했지만 적어도 축일 아침에 걷는 거리의 빵집과 리카프 노점상과 슬롭 바의 풍경은 그 절망을 잠깐이나마 잊게 해 줄 희망이 생겨났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하우가 예배당으로 향하는 에버시티의 성도들을 지나치며 그의 바이크를 몰자, 주변 행인들이 그를 알아보고 두려워했고 잠시나마 이를 즐겼다.

바이크가 칼버트 단지의 문에 접근하자, 그를 알아본 칼리비니어 경비병이 눈짓으로 인사를 건넸다.

문득 밤을 꼬박 샌것 같은 샨탈의 모습이 보였다.

'그 양반 어딨소?'

하우가 퉁명스럽게 말하자 샨탈이 대답했다.

'파트리초 님 말이오?'

'그렇소, 그 시부럴(frekking) 파트리초. 달리 누구겠소?'

샨탈이 그를 노려보았지만, 이내 그와 함께 걸어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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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실에서 성 이그나치오의 이콘(icon, 성화(聖畵))을 그리는 작업을 막 마무리한 파트리초가 하우를 알아보고 말했다.

'이번엔 무슨 일이오?'

하우가 파트리초의 테이블에서 그릇에 담겨있던 설탕 입힌 사과를 하나 집어들고 하나 먹어치운 다음 다른 하나에 또 손을 뻗었다.

'샤라이가 뭔 짓을 하는지 좀 알아야겠는데 말입니다.'

'질서를 회복중이오만?'

'전 그 자식 안믿으니 말입니다.'

하우가 사과를 또 하나 집어들고 베어물었고, 파트리초는 불쾌한 표정으로 그를 노려보았다.

레드 와인 병의 뚜껑을 따고 와인 향을 음미하며 하우가 계속 말했다.

'내가 군대를 일으켜서 갱단을 청소하게 허락하셨어야죠. 애저녁에 정리할 자신이 있었는데 말입니다.'

그의 금속 치아가 사과를 하나 더 베어물었다.

그릇 안의 사과를 모두 비운 후, 하우가 말했다.

'내가 당신네 리치스타 가문이 뭘 꾸미는지 모를 거라 생각하진 마시죠'

'유감스럽소이다만,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도무지 모르겠소'

'"모르겠다" 라구요? 글쎄요. 상륙해 있던 아스트라 밀리타룸 장교들이 큰 흥미를 가질 이야기일건데 말입니다.'

'그건 날 협박하는 발언이오?'

하우가 말했다.

'그럴리가요'

파트리초가 고개를 끄덕였다. 하우는 정말이지 받아주기 힘든 성질머리를 가진데다가 무자비한 남자였지만, 동시에 효과적인 일 처리로서 시민들을 적절히 제어하는 인물이었기 때문에, 파트리초는 그를 고용해왔던 것이다.

파트리초가 아침 햇살이 비치는 자신의 미술관의 창 밖 넘어, 검은 연기가 자욱한 바깥을 바라보며 말했다.

'아버지는 여기 자주 오지 않았소. 묵상 같은걸 하시는 분은 아니셨지. 어렸을 때 내가 이곳에 왔을땐 오래 된 보물들과 유물들이 그저 시트로만 덮여있었지.'

그리고 흉상들로 눈을 돌려서 계속 말했다.

'이 분은 페스투카(Festuca) 님이시오. 무능 무력하셨던 분이지. 이 분은 엘리야 님이시오. 싸울 전쟁이 없었던 분이셨소. 고작 50년간만 통치하셨지만, 그 분의 아들인 라세니아 님께서 다시 리치스타의 가주가 되기까지는 200년이 걸렸소이다. 그 분의 통치는 그저 썩어빠진 깊은 타락으로 악명을 떨쳤지.

이 분이, 내 아버지인 부토나(Buthona) 님이시오. 내 어머니 베나자(Benaza) 님께서는 고향 생성에서 바쁘게 일하던 나날을 항상 그리워 하셨소. 아버지는 좌절하셨고, 책만 읽었떤 나 또한 리더의 자질이 없다고 생각하셨소.

하지만 그 분은 틀리셨지. 나에겐 나를 섬겨줄 훌륭한 이들이 있으니 말이오. 자네, 샨탈, 샤리아... 모두 좋은 이들이오. 일을 잘 해주는 이들이지'

파트리초가 흉상들에게서 몸을 돌리며 계속 말했다.

'선조들을 닮을 생각은 없소. 그저 경건함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이가 되고 싶을 뿐. 지금까지 나는 신-황제폐하를 섬기는 예술활동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이제 나는 보았소.

이런 불행이 찾아올 줄은 몰랐으니까. 가로우 클러스터는 이제 이단자들의 칼날을 막아선 최전선이 되었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평생 군사 훈련에 매진했을걸 후회하고 있소. 싸우고, 적들을 몰아낼 수 있는 군대를 일으키는 일 말이지.

우리의 행성을 대적이 부딪혀 부스러지게 할 요새로 바꾸고 싶었지만, 난 실패했소. 우리 모두를 실패했소. 군대가 아니라 그림에만 손을 대고, 사색만 하고 있었지.

나는 군대를 이끌지 못했지만, 샤리아가 나에게 그 길을 보여주었소. 비록 시점도 많이 늦었고, 규모도 작지만... 그가 우리에게, 리치스타 가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었다는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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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황하지만 결국 히키코모리의 자기합리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