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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단편] 등불의 빛 (2)

톨루엔환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20 23: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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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아버지는 20보 정도 거리를 두고 뒤따라오던 커스토디안 한 명을 제외한 모든 수행원들을 해산시키고, 모타리온과 함께 착륙장에서 걸어 나와 에어락 해치를 통과해 긴 원통형 복도에 이르렀다.


통로는 일종의 결정질 유리로 이루어져 있었다. 흰색 금속으로 만든 뼈대에 길고 구부러진 유리질 판이 붙어 있었다. 모타리온은 이 복도가 거대한 부케팔로스의 용골을 따라 뱃머리에 있는 선착장에서부터 선미에 있는 거대한 지휘성까지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을 보았다.


모타리온은 구부러진 현창 너머로 황제가 1년 동안 자리를 비운 사이 그분을 모시러 바르바루스로 온 함대의 다른 함선들도 보았다. 고요한 어둠 속을 떠다니는 괴수처럼 거대한 함선들은 금빛을 띄고 번개와 쌍두 독수리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었다.


다른 색깔과 알아볼 수 없는 인장이 새겨져 있는 함선들도 있었다. 함대 속에서 펼쳐진 책이 불꽃을 품은 문양이 새겨진 수송용 라이터 행렬이 가까이 다가왔다.


“네 형제들 중 한 명의 함선이다.” 모타리온이 입을 떼기도 전에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내가 널 찾았듯이, 시간이 지나면 네 형제를 찾아 우리의 품으로 돌아올 날이 올거란다. 내 정찰병들이 희망적인 정보를 가져왔고, 지금도 온 은하계에서 그의 위치를 찾고 있지.”


“여기엔 저희 중 몇명이나 있습니까?” 모타리온은 다른 함선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아직까지는 너무나 적구나.” 황제가 잠시 생각에 잠겨 말했다. “하지만 곧 바뀔 것이다. 몇 년이 걸린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너희 모두를 다시 데려오마. 우리의 일과... 운명은 부정하기에는 너무나 중요하지 않느냐.”


모타리온은 황제의 말에 담긴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으나, 대화의 흐름을 따라가기로 했다. “언제쯤이면 볼 수 있습니까?” 그가 말을 멈추기도 전에 또 다른 한 마디가 새어 나왔다. “피를 나눈 형제들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곧 볼거란다.” 황제가 약속했다. “호루스가 특히나 널 기다리고 있지.”


“루퍼칼...” 모타리온은 자신의 형제들 중 몇 명의 이름을 알고 있었고, 그 중에서도 루나 울브즈의 주인의 이름이 제일 중요했다. “가장 먼저 발견된 형제.”


“그렇지.” 그의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테라 기준력으로 반세기 전이었고, 그 후로 군단을 이끌고 있다.” 황제의 시선이 함대의 다른 함선을 보고 있었다. “호루스가 나와 함께 널 맞이하려 했었지만, 일단 기다리라고 말해 뒀다. 먼저 너와 얘기 할게 많단다... 모타리온.”


프라이마크는 그 침묵을 알아차리고 큰 소리로 말했다. “제 이름을 말할 때 망설이시군요.”


죽음의 자손이라.” 그의 아버지는 옛 바르바루스 방언을 번역하듯 그 뜻을 말했다. “이런 건 내가 바랐던 게 아니었건만.” 황제가 인정했다. “너는 자식처럼 소중한 존재를 이름조자 지어주기 전에 잃는다는 고통을 겪지 말아다오.”


아버지와 아들의 유대를 보여주기 위한 말이었지만 모타리온은 이 감정을 감당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그에게는 상반되는 감정으로 가득 찬 기이한 경험이었다. 


황제의 착륙선이 자유 도시 세이프홀드 외곽에 착륙했던 바르바루스의 운명적인 날의 기억이 한꺼번에 밀려들어왔다. 모타리온과 데스 가드들은 가장 높은 산맥의 독성 지대에서 고위 오버로드 네카레를 죽이려다 실패하고 귀환했을 적, “이방인”이라고 부르는 위대한 손님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한 사람들을 보았다.


“짐은 고귀한 영혼을 찾아 바르바루스에 당도하였으니라.” 황제가 그리 말했었다. “영광과 번영이 기다리고 있나니. 새로운 시대가 열릴지어다.”


어느정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황제가 바르바루스에 가져온 새 시대는 모타리온이 피를 흘려가며 투쟁으로 얻은 지도자의 자리에서 끌어내리면서 열었다. 프라이마크는 어리석고 무모한 거래에 빠졌던 그날을 회상하며 분노에 타올랐다.


바르바루스의 사람들은 인류제국과 계몽의 빛이 필요 없으니, 모타리온은 황제에게 떠나라고 말했었다. 그러자 그의 친아버지는 일종의 내기를 제안했다.


네카레와의 결투로 네 대적을 처치해 훌륭한 지도자임을 증명한다면, 바르바루스는 제국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되리라.


함정이었다.


이성의 끈을 놓은 모타리온은 도전을 받아들이고는 가장 오염된 산맥으로 걸어 나섰다. 그리고 그곳에서 네카레를 불러 오버로드를 처단하고 바르바루스를 그 누구의 손에도 넘기지 않고 영원히 해방시키겠노라며 맹세했다.


‘하지만 넌 실패했어,’ 그의 머릿속 목소리가 말해왔다. ‘네 아버지도 네가 그럴 줄 알았겠지.’


유전적으로 강화된 전사의 강인한 체질조차도 버틸 수 없는 치명적인 독기에 모타리온은 그 위에서 죽을 뻔했다. 죽음의 문턱에서, 네카레가 숨을 몰아쉬는 양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모타리온은 자신의 끝이 찾아왔다 생각했다.


그리고는 갑자기 인류의 황제가 별빛처럼 번득이는 거대한 황금빛 검을 들고 나타났다. 네카레는 단 한 번의 일격에 쓰러지고, 바르바루스는 드디어 해방되었다.


‘그 승리는 네가 거머쥐었어야 했는데.’


“내가 너에게 왔을 적을 기억하고 있구나.” 황제는 마치 모타리온의 마음을 읽은 듯 주저 없이 말했다. “그 생명체를 죽인건... 내가 너에게 준 수많은 선물 중 첫번째 선물이었단다, 아들아. 알고 있었느냐?”


“예.”


‘아니,’ 한 목소리가 속삭였다. ‘저 놈은 네가 분투해가면서 누려야 할 승리를 훔쳐갔어. 왠지 알아? 그래야 너가 영원히 놈에게 얽매이니깐-’


모타리온은 성가신 벌레를 쫓아내듯이 조용한 불평으로 어두운 생각을 떨쳐냈다.


황제는 눈치챘는지 이 점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모타리온의 아버지는 연기가 자욱한 바르바루스를 바라보느라 잠시 침묵했다. “1년 사이에 네 행성은 많은 것이 변했다. 너와 네 백성들은 이제 이해하기 시작했지.”


“창백한 자손들은 적응력도 있고, 강인합니다. 그런 특성이 없었다면 인간은 절대 저곳에서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 모타리온이 답했다.


“훌륭하구나. 제국에서 파견된 설파원들이 바르바룬 족을 계몽 시키는데 큰 진척을 이뤘다고 내 부관들이 말했었지. 동화가 이렇게 빨리 진행되다니 정말로 기쁘군.” 황제의 검은 눈이 다시 모타리온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네 군단의 훈련 보고를 봤다. 정말 인상적이구나.”


“전투 실력은 좋더군요.” 모타리온이 마지못해 말했다. 사실 군단원들은 그가 지금까지 만났던 전사들 중 가장 뛰어난 전사들이며, 마음 한구석이 이들을 실제 전투에 투입하고 싶다는 생각에 시큰거렸다. 사슬에서 풀려나 순수한 힘만으로 싸울 수 있도록.


그리고 곧, 그가 선택한 동료들은 초인적인 존재로 승천하여 평범한 인간에서 전쟁의 신이 될 준비가 됐을 것이다.


‘이런 존재들과 함께라면 이 새로운 데스 가드는 대단한 힘을 자랑하겠지.’


“그래도 물어볼 게 있다.” 그의 아버지가 행성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바르바루스의 공기와 토양의 치명적인 독소를 제거하고, 대기와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지닌 뛰어난 과학자들과 지질학자로 구성된 파견대를 보냈었지. 하지만 넌 이들을 거부하고 돌려보냈더구나. 어째서 그런 건가?”


“잘못된 일이라 그런 겁니다.” 모타리온은 고개를 저었다. “바르바루스의 자손들은 유약한 삶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을 정화한다면... 내 백성들이 나약해질 거란 말입니다. 오버로드는 모두 죽었지만, 사람들은 싸워 나갈 무언가가 필요합니다.”


아버지의 얼굴에 천천히 미소가 퍼졌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거라, 모타리온. 인류 제국에는 수만 개의 세계에서 사는 사람들이 싸워 나가도 치러야 할 전투는 많단다.”


모타리온은 자신도 모르게 기대감으로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져가는 걸 느꼈다.


“아직 네게 줄 선물이 더 있단다.” 황제가 가까이서 나란히 떠있던 거대한 함선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경사진 뱃머리에 파인 총안과, 에메랄드 빛깔의 선체를 지닌 거대한 단검과도 같은 함선이 황제의 고요한 명령에 따라 방향을 트는듯한 저 모습. 모타리온은 절벽처럼 깎아지른 뱃머리에 새겨진 포금빛의 거대한 해골과 태양의 문양을 보았다.


“너만의 전쟁 바지선이네.”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네 함대의 기함인 인내다.”


모타리온은 철장갑을 낀 손을 뻗어 함선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저 함선을 이토록 갈망하는 느낌, 저것이 상징하는 힘이 프라이마크의 피를 타고 흘렀다.


“하지만 지휘권을 너에게 넘기기 전에 하나 더 줄게 있단다.” 황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충성을 기념하는 마지막 의례를 하자꾸나.”


“무슨 뜻입니까?” 모타리온의 머릿속에는 의심이 가득 찼다. 이 모든 관용에 경계심만이 든다.


“보여주마.”






모타리온은 황제의 걸음걸이에 맞춰 부케팔로스의 선체에서 튀어나온 장갑 두른 돔을 가로지른 복도를 나와, 넓은 나선형 경사로를 따라 다른 방으로 내려갔다.


“내 마음은 한시도 편할 날이 없구나.” 아버지의 얼굴에 우울한 표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 순간이 지나자 그분께서 방을 가리켰다. “제국을 다스리는 일만이 항상 내 생각을 지배하지는 않는단다. 사람이 오로지 즐거움만을 위해서만 하는 공예도 해야 되지 않느냐.”


모타리온의 경험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이었기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깊숙한 방을 들여다보았다.


이곳은 바르바루스의 무기장이 부족과 포지 타이런트의 정착지를 떠올리게 하는 일종의 공방이었다. 모타리온의 관점으로는 이 공장은 화려하고도 과도하게 복잡한, 불필요한 미학과 기능성을 결합한 전형적인 제국의 건축물이었다.


거미형 오토마타와 반인 노예들은 주인이 지나가자 무릎을 꿇은 다음 계속 일을 이었다. 몇몇 노동자들은 기능을 알 수 없는 복잡한 장치를 연구하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갑주판이나 거대한 냉병기를 분주히 살펴보고 있었다. 방 깊은 곳에서는 유리 캡슐 안에서 요동치는 에너지 덩어리, 액체 구슬과, 인간의 기하학으로는 형용할 수 없는 물체가 보인다.


“내 연구는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지.” 황제가 말했다. “생각이 맑아지니 말이다.” 그는 거치대에 전시된 시제품 총기와 스페이스 마린의 개조된 전투 갑주를 가리켰다. “거기엔 과정도 담겨있지 않느냐. 프라이마크마다 때가 된다면 내 아들에게 내 손으로 벼려낸 증표를 내릴 것이다. 무기가 될 수도, 갑주나 다른 힘의 상징일 수도 있겠지.” 황제는 손을 펴고 방을 바라보았다. “이제 네 차례가 왔구나.”


모타리온은 이 모든 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하지만 사방에 널려 있는 보물들을 보고있자니 언제나 자신을 몰아붙였던 지식에 대한 갈망이 솟구쳤다. 더욱 많은 것이 알고 싶어진다. 모타리온은 프라이마크 형제들에게 내려진 무기의 홀로그램이 전장의 전리품처럼 공중에 떠있는 걸 보았다. 검은색과 은색의 거대한 가시 철퇴가 증오에 찬 눈을 뽐내고, 그 옆에는 날개 모양 크로스가드가 달린 파워소드가 차가운 빛을 번쩍였다.


다른 장비들도 반쯤 만들어진 미완성이었다. 한 작업대 위에 올려진 흑갈색 갑주와, 건너편에 있는 으르렁거리는 짐승 같은 투구 틀이 모타리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더욱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더욱 많은 무기들이 보였다. 수백 가지의 디자인과 구조, 수백 개의 분해된 유물과 수천 년 전에 사라진 기술 파편들. 이 모든 것이 황제의 무기가 되어 줄줄이 진열되어 있었다.


‘네 아버지는 자신을 장군이자 장인이라고 생각하고 있구만.’ 모타리온의 마음속에 굳어지는 어두운 통찰이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네가 이런 존재라고?’ 잠시 침묵했던 모타리온의 의심과 불신의 목소리가 다시 들려온다. ‘프라이마크들은 저 사람의 무기군.’


오버로드 네카레는 모타리온을 자신의 양아들로 다뤘을 적에도 같은 취급을 했었다. 인류의 황제라 해도 달랐을까?


“아들아.” 타오르는 원한에 이를 갈던 모타리온이 친아버지의 목소리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눈 앞에 보이는 건 번득이는 살기로 일렁이는 위압적이고도 거대한 시미터를 내밀고 있던 황제였다. “너를 위한 검이란다.”


황제가 미처 말을 마치기도 전에 모타리온이 입을 뗐다. “제껀 이미 있습니다만.” 그는 어깨를 움직이며 갑주에 자력으로 고정 되어있던 거대한 낫을 떼어냈다. “이거면 충분합니다.” 모타리온은 아버지의 표정이 굳어지는 걸 무시한 채 걸어 나갔다. 단단히 손에 쥐고 있는 이 전쟁낫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자신의 일부요, 세월이 흐르면서 칼날은 개조되고 강화되어 훌륭히 벼려졌다. 모타리온의 분신이자, 제 아무리 뛰어난 금속과 장인이라도 이 무기를 대체할 수 없으리라.


“내 증표를 거부하느냐?” 황제의 부드러운 말 속에 경고가 담겨 있었다.


절차가 깨진 날에 이 정도 까지는 도를 넘은 걸까? 모타리온은 그런 생각을 품고 방 안을 둘러보다가 플라스틸 받침대에 놓인 무기를 보았다.


권총이었다. 인간보다 더욱 큰 존재를 위해 만들어진 묵직한 드럼통 모양의 총기. 강철, 황동과 구리로 주조된 이 무기는 모타리온에게 장인의 도구를 연상케 했다. 예술가의 세심한 공예품이 아닌, 무겁고도 실용적인 살인 도구였다.


모타리온은 허락도 없이 총으로 다가가 무기를 집어 들었다. “내게 필요한 건 권총이요.” 프라이마크는 권총의 프레임을 자세히 살펴보며 말했다. 일부 구조들이 분리되어 있었고, 그의 손은 저절로 무기를 조립하고 있었다.


황제는 미간을 찌푸렸다. “이 무기를 만든 사람은 이걸 등불이라고 불렀단다. 내가 그 자를 죽이기 전에 그리 말했었지.”


“무슨 짓을 저질렀길래 죽이신 겁니까?”


“쉔롱이라는 공장 행성에서 용을 숭배했던 살인마 집단을 이끌던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 행성을 제국에 순종시키기 위해 해야만 했던 일이다.”


모타리온이 총의 제어장치를 찾아 작동시키자, 등불이 그의 손아귀에서 살아나면서 유전자 각인이 즉시 생체 잠금 시스템에 새겨졌다. 프라이마크의 긴 손가락에 완벽히 쥐어진 무기에서 웅웅대는 원초적이고 치명적인 힘이 느껴졌다. “이거면 됩니다.” 그가 읊조렸다.


“너라면 잘 쓸 수 있겠구나.” 황제는 이를 인정하며 천천히 시미터를 내려놓았다. “가져가거라. 이 등불로 어둠 속에서 제국의 빛을 비추거라. 증표 하나로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단다.” 그가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너만의 길을 걷는구나.”


“제가 다른 사람의 계획을 거슬렀단 뜻입니까?” 모타리온은 손에 쥐고 있는 무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물었다.


프라이마크가 입을 뗀 이후로 방은 싸늘히 식어가고, 두 사람 사이에서 오가는 소리 없는 말들이 연기처럼 공기를 흐려놓았다.


“난 여기 있단다.” 그의 친아버지가 말했다. “내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모타리온? 진실을 담아 말해도 된단다.”


모타리온은 허리띠에 두른 끈에 등불을 묶어 매달았다. “물어볼 게 너무나 많습니다.” 그가 마침내 말하자 돔형 방의 갑작스러운 침묵 속에서 거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하지만 단 하나의 답을 위해 모두 버리겠습니다. 아버지께서 제 행성에 온 날에 왜 제 승리를 앗아갔는지 말해보십시오.”


황제의 눈에는 보기 드문 혼란이 담긴 눈빛이 번뜩였다. “내 아들을 살리려고 했었단다. 그 산에서 넌 죽었을테고, 네 평생을 고통에 빠트렸던 악마만이 승리할 운명이었다.” 그는 오래도록 모타리온을 바라보았다. “널 찾으려 그토록 헤맸었는데 죽게 내버려둘 수 없지 않느냐.”


“저를 그곳으로 보낸 건 아버지의 도전장이요.”


“그렇느냐? 아들아, 아직 서로 이해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구나.” 황제는 등불을 가리켰다. “네가 살아오면서 거역이나 반역을 저지르지 아니하였느냐? 네카레를 상대한 건 네 선택이며, 문은 이미 열려있었다.”


“제 앞길을 가로막지도 않으셨잖습니까.”


‘너가 뭘 할지 알고 있으니까.’ 내면의 목소리가 말했다. ‘결국 널 만들어낸 건 저 사람이네. 널 가지고 놀 방법을 알 사람이 누가 더 있을까?’


황제의 태도에 무언가 차가운 거리감이 감돌았다. “아버지는 아들을 가르칠 의무가 있고, 넌 그날 소중한 교훈을 배웠노라. 네게 겸손함을 일깨워줘야 했다, 모타리온. 너 혼자서는 이길 수 없는 적들도 있단다.”


‘하지마!’ 고요한 목소리가 처절히 부정했다. ‘절대 패배를 인정하지 마!’


모타리온은 손에 든 무기를 내려다보며 이 총의 위력을 생각했다. 찰나의 순간, 마음 속에서 어둡고 끔찍한 의문이 떠올랐다.


‘이걸 저 분에게 쓴다면 어떻게 될까? 무슨 일이 일어날까?’


그러나 이내 입에 올릴 수 없는 비이성적인 의문은 녹아내려 공허함만이 남았다. 이 끝도 없는 감정의 심연에서 모타리온은 희미한 갈망의 불꽃을, 바로 유대감과 혈연을 갈구하는 미형성된 욕망을 보았다.


그는 이 감정을 거침없이 짓밟았다. 자신과 함께 피를 흘린 이들 사이서 형제애와 우애가 깃들었고, 프라이마크 형제들에게서도 이 기운을 느낄 수 있으리라. 유전적 아버지의 방식을 보아, 모타리온은 아버지에게서 느꼈던 상반된 감정을 자신의 형제들도 나눴을거라 의심치 않았다.


‘황제는 어렸을 때의 너가 납치되도록 내버려뒀었건만. 그저 널 모욕하려고 다시 찾아낸 이유는 뭘까?’


‘네카레가 한 짓을 답습하려고? 적어도 오버로드는 자신의 잔혹함에 솔직하긴 했잖아.’


“이 세계 너머를 보고싶느냐, 모타리온?” 황제가 손을 내밀었다. “대성전에서 내 곁에서 싸우겠느냐, 아들아?”


“하겠습니다.” 모타리온은 제안을 받아들이고 협정이 맺어졌다. “다른 선택지가 없지 않습니까.” 그가 덧붙였다.


“같이 가자꾸나.” 그의 친아버지가 이 말을 다시 한번 말하며 방에서 나와 저 너머의 광활한 공간으로 이끌었다.






이들은 자체적인 미기후를 지니고 있을 정도로 거대한 아치형 홀에 도착했다. 거대한 회랑 저 멀리서 모타리온은 회녹색 갑주를 입은 군단원들과 그 가운데서 자신만큼이나 큰 사람 한 명을 보았다. 예복과 모피를 걸친 고귀한 모습, 멀리서 봐도 위엄과 생기가 넘쳐 흘렀다.


“네 형제는 이 곳으로부터 몇 광년 떨어진 자오 행성계에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온다는 걸 알고는 날 따라오더구나.” 황제가 다른 프라이마크에게 손짓하자, 한 전사가 기쁨이 담긴 눈과 함께 미소를 지으며 다가왔다.


“루퍼칼...” 모타리온이 그의 이름을 불렀다. 이 기이하고 아련한 연대감이여, 그 어느때보다도 강렬한 빛이 자신의 영혼을 비췄다.


“형제여,” 호루스가 감정에 겨운 목소리로 말했다. “집에 온걸 환영하네.”






또또또 말투 왜 이렇게 번역했는지 핑계


황제가 지 아들이랑 사적으로 얘기하는 상황인데다 모타리온이다보니 좀 달래고 어르는 식으로 번역했습니다 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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