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xxiii 싸울 방법

“저건 전혀 고무적인 소리가 아닌데.”

경보 나팔의 다시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며 포가 중얼거린다.

“전혀 아니오.”

크산투스는 실험실의 작은 창문을 힐끗 바라보며 속에서 끓어오르는 공포를 느낀다.

“내가 생각하는 그 의미인가?”

“그렇소, 포.”

포는 심호흡을 한다(빌어먹을, 무서워 미치겠군. 도망치고 싶은 충동이 엄청나게 치밀고 있어). 그의 손이 콘솔을 조종하고, 방의 음향 차단 강도를 높인다. 경보 나팔의 울음소리는 작아지지만, 작업대 위에 느슨하게 널린 물건들이 계속 덜컹거린다.

“자, 이제.”

포가 입을 연다.

“내가 아까 말했던 것들 말이네만…”

“혈액 샘플을 원하는 게 맞소?”

크산투스가 입을 연다.

“내 피면 되오?”

“그래, 그 피면 충분하지. 그리고 세포 물질 약간이 필요하네.”

“난 당신을 전혀 믿지 않소, 포.”

크산투스가 대답한다.

“내가 보기에, 이것은 딱히 우리에게 이득이 안 될 탈출 시도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글쎄, 그럴 수도 있겠지.”

포가 대꾸한다.

“하지만 진지하게 말하는데… 그래서 내가 어디로 도망가겠나, 지금? 서두르게. 당신은 평범한 인간이 맞겠지? 유전자 조작이 없는? 지금 대조군으로 신선한 샘플이 필요한데, 지금 여기 있는 사람 중에 평범한 사람은 자네뿐이란 말일세. 나를 샘플로라도 쓰고 싶지만 그건 자네가 원하지 않을 테고. 당장 소매 걷게, 크산투스. 지금이 옥좌의 자랑스러운 대전사 중 하나가 되는 순간이라고 여기면 되네. 물론 가장 겸손한 방식으로 기념하도록 하고.”

“뭐라고?”

“오,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꼭 세라마이트 갑주를 두른 거대한 괴물이 될 필요는 없어. 지금 우린 저마다의 작은 방식으로 목전에 닥친 파괴자들에게 맞서는 걸세. 먼 훗날의 역사는 우리를 그 시대의 대전사로 칭송하겠지. 심지어 나조차도 말일세. 이건 우리 싸움일세, 크산투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싸울 방법이고.”

크산투스가 눈살을 찌푸려 보인다. 포는 샘플 채취용 바늘을 들어 올린다.

“자, 끝났네.”

포가 입을 연다.

“안 아팠지, 안 그런가? 이제 자넨 불멸을 향해 한 걸음 내디뎠네, 선택받은 자여. 자네 주인이 정말 자랑스러워하겠군. 그리고 자넨 누가 묻더라도 진심으로 ‘그래, 난 황제 폐하의 대전사였다.’고 할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