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xxxv 차가운 무언

"어둠의 왕 말씀입니까?"

신더만은 답하며 눈살을 찌푸린다.

"우리는 그것이 그에게 예비된 이름이라 여겼습니다. 앞으로 올 신을 위해 예언된 이름이고-"

"나도 그것이 뭔지 아네."

아흐리만이 말을 끊는다.

"아주 긴 세월 동안, 차가운 무언 아래 말해진 바 없는 이름이지."

"그리고… 그 이름이 온 사방에 있더군요."

신더만이 답한다.

"저희가 여는 모든 책마다 그 이름이-"

"그리고 보고도 있었죠."

마우어가 머뭇대다 말한다.

"반역자들의 대열에서, 불생자들의 불경한 외침 사이에서 그 이름들이 오르내린다는."

"직접 들으신 바가 없습니까?"

신더만이 묻는다.

"나는 들은 바 없네."

아흐리만이 답한다.

"미래를 볼 수 없듯이, 현재에는 귀를 닫았거든. 키릴 신더만, 나와 같은 이에게 지금의 워프는 귀청이 터질 것 같은 상태일세. 그래서 내 작업을 진행하는 동안 내 지혜를 잃지 않기 위해 그것의 영향을 차단했지. 하지만 그 이름이 불리고 있다면, 지금 그때가 여기 이르렀다는 뜻일세…"

"무언가 의미를 느끼시는 것 같군요."

마우어가 입을 연다.

"그렇다네."

아흐리만이 답한다.

"만약 호루스 루퍼칼이 진정 승천한 어둠의 왕이라면, 그의 힘은 내가 두려워했던 것보다도 훨씬 강대하겠지. 나는 그가 신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될 것을 두려워했다네. 너무도 강력해서, 사실상 신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그런 존재 말이지. 하지만 그가 어둠의 왕으로 기름부음을 받는다면, 그는 신과 다름없는 존재가 아니라 신 자체가 될 걸세. 신성하고 전능한 존재가 되는 거지."

"그것이 어떻게 다른 것입니까?"

신더만이 묻는다.

"카오스의 네 주역은 호루스에게 제 힘과 영향력을 쏟았지."

아흐리만이 말한다.

"그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할 힘으로 축복했고, 자네나 나에게는 그 덕분에 그가 신처럼 보일 뿐이지. 하지만 지금의 그는 저들의 도구이자 어둠의 노예에 불과하네. 하지만 그가 지금 어둠의 왕이 되었거나, 되는 중이라면, 저들이 그의 완벽한 성화를 경솔히 허락한 거겠지. 그는 그 자체로 승천자가 될 걸세."

아흐리만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셋을 바라본다. 모두 두려움에 떨며 물러선다.

"그 이름이 있던 작품들을 보여주게나."

아흐리만이 말한다.

마우어는 움찔한다. 사방에 책이 쌓여 바닥을 뒤덮은 채다. 죽은 새들의 무더기마냥 쌓인 책에서 잉크가 흘러나온다.

"다-다시 찾을 수는 없을 겁니다."

마우어가 답한다.

"그럼 자네들의 정신을 살펴봐야겠군."

마술사가 대꾸한다.

"자네들의 기억을 좀 읽어야겠어."

그리고 그의 푸른 눈이 번쩍 빛나고, 피부 아래 자리한 해골이 빛난다. 신더만과 마우어, 그리고 기록관은 갑자기 그들의 척추 깊숙히 파고들어 뇌의 살아있는 연조직을 영구 동토층처럼 얼어붙게 만드는 차가운 손길을 느끼며 몸을 떤다. 그를 그들의 머리에서 몰아낼 수 없다.

"알겠군."

아흐리만이 쉿쉿거린다. 하나하나, 상처 입은 책과 원고들이 바닥을 가로질러 끈적한 책의 시체 더미와 잉크의 웅덩이에서 벗어나 그의 발을 향해 미끄러진다. 마치 발에 밟히고도 아직 살아 있는 벌레들처럼 바닥을 긴다. 그리고 그 중 첫 번째가 잉크를 뚝뚝 흘리며 독서대의 다리를 기어오르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