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부테 길리먼

Roboute Guilliman

울트라마린의 프라이마크 길리먼은 워드 베어러가 공격했을 때 마크라그의 명예 함교에 있었다. 이는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고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천둥 같은 폭발이 중간과 후미 구획을 찢자 길리먼의 배틀 바지가 흔들린다. 강대한 함선이 우주에서 천천히 회전하는 동안 클락슨이 울려 퍼진다. 워드 베어러 타격함이 발사한 어뢰들이 강타하자 근처 울트라마린 함선들이 작은 태양처럼 폭발한다. 그 아래에선, 거대한 플라즈마 폭발이 전율하며 대기를 끓이고 칼스에 파문이 인다.

프라이마크는 몇 분 만에 자신의 함대와 아래 행성에 가해진 공격의 규모를 파악한다. 심각하게 손상된 배틀 바지가 비틀대며 공격자들에게서 멀어진다. 무기체계는 작동 불능이고 비워프 엔진은 겨우 절반의 속도만을 낸다. 함대는 기습 공격으로 유린당했다. 울트라마린 전투함과 수송선 중 4분의 3이 완전히 무력화되거나 파괴당했으며 나머지는 공격자를 피해 베리디안 성계 전역으로 흩어졌다. 행성 지표에서는 더욱 우울한 소식이 들려온다. 워드 베어러의 궤도 폭격은 엄청난 파괴력을 발휘했다. 지상군 수만 명이 희생되었고 많은 핵심 거점이 파괴당했다.

로부테 길리먼은 불구가 된 배틀 바지 안에서 이미 자신이 워마스터 호루스가 놓은 치명적인 함정의 희생자임을 깨달았다. 워마스터가 그를 베리디안으로 보내었고, 길리먼이 울트라마린 함대를 칼스에 소집하겠다는 계획을 말한 상대도 호루스뿐이었다.

길리먼에겐 비겁한 공격을 자행한 것이 로가의 워드 베어러 군단이라는 사실도 놀라운 일이다. 로가를 좋아한 적은 없지만, 워드 베어러 프라이마크는 황제에 대한 충성을 의심할 어떠한 이유도 준 적 없었다. 사실 길리먼이 그를 심란하고 불쾌하게 여긴 건 황제에 대한 극단적인 종교 숭배 때문이었다. 길리먼은 두 명의 형제 프라이마크가 자신을 노린 음모를 꾸몄음에 깊은 불안에 휩싸인다. 이런 일이 가능하다면 독립적인 배신행위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떤 성간 텔레파시 통신도 주고받을 수 없다는 사실이 프라이마크의 불안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하나 울트라마린의 상황 안정화가 길리먼에게 닥친 최우선 과제이다. 군단에 치명적인 타격이 가해진 것은 분명하다. 전멸의 위기에서 군단을 구하려면 그의 모든 전략 전술적 천재성이 필요하다.

길리먼은 작전 가능한 몇 척의 함선으로 일련의 힛 앤 런 반격을 조직하기 시작한다. 울트라마린 지휘부와 대원들의 비범한 군율과 훈련이 아니었더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적 함대는 자만심에 찼고 응집력이 부족하다. 워드 베어러 전함들은 계속해서 고립된 뒤 파괴당한다. 충성파 함선들은 공격마다 흩어진 뒤 반역파 함대와 먼 곳에서 재집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성파가 상대하는 적은 수적으로나 화력으로나 압도적인 적이다. 반역파에선 새 함선이 무한정 등장하는 듯 보이나 울트라마린에겐 손실하는 함선 하나하나가 큰 부담이다. 하지만 로부테는 포기하지 않는다. 반역자들은 비겁한 공격의 대가를 피로 치르리라.

길리먼은 불구가 된 함대를 지휘하는 와중에도 궁지에 몰린 지상 병력에 명령을 하달한다. 반역파는 두 가지 요소를 예상하지 못하였다. 첫 번째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굴복하지 않는 울트라마린이 가진 불굴의 투지와 끈기이다. 최초의 공격 제파 이후 충성파 스페이스 마린들은 이제 강력히 방어된 거점에 틀어박혔으며 반역파는 이들을 몰아낼 수 없었다. 로가의 군세가 간과한 두 번째 요소는 길리먼의 천재적인 지휘 능력이다. 고립당한 모든 저항군은 번개 같은 속도로 평가되고, 즉각 방어 성공률을 높이기 위한 계획이 수립된다. 명확 간결한 명령이 방아군에 전파되기 시작하고 울트라마린은 반격에 착수한다.

지하세계 전쟁

The Underworld War

워드 베어러의 칼스 공격은 행성의 대기와 생태계를 난자했다. 플라즈마 불길이 하늘을 뒤덮고, 지표는 베리디안 성계 중심부에서 불구로 전락해 죽어가는 태양에서 부식성 방사선을 빗발치며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었다. 수백만이 사망한다. 생존자들은 칼스 지하세계의 피난처로 도망친다. 그들은 충성파와 반역파를 가리지 않고 지하 깊숙이 자리한 아콜로지 연결망으로 내몰린다.

그들의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 전쟁은 이제 어둡고 척박한 환경에서 생존하려는 치열한 싸움으로 뒤바뀐다. 그나마 찾아서 확보할 수 있는 식량과 물, 공간은 빠르게 소모된다.

며칠, 몇 주가 지나면서 이 어둡고 무자비한 장소에 갇힌 자들은 살아남기 위해 더욱 절박해진다. 굶주린 난민들이 맨손으로 잔해와 흙을 파헤쳐 먹을 음식 쪼가리나 마실 물 한 방울의 희망을 품은 새 터널에 닿고자 하며 자연 동굴은 광란의 굴착 작업 속에 확장된다. 서로 전쟁하는 파벌들이 지하 연결망을 광범위하게 연장하지만, 건축 자재가 부족하고 전문 지식이 제한적인 탓에 새로운 굴착은 필연적으로 부실하게 이루어진다. 파멸의 권세에 맹세한 광신 세력은 충성파의 어설픈 굴을 고의로 무너뜨려 혼란과 공포, 절망을 심는 데 거리낌에 없다.

그렇게 지하세계 전쟁은 계속되었고, 결국 울트라마린은 1년여 만에 병력을 철수할 수 있었으나 반역파 군세는 연결망의 가장 어두운 곳으로 후퇴하여 공고하게 자리 잡는다. 이는 반역파가 마침내 패퇴 당하기 전 거의 10년 동안이나 지속된 기자긴 게릴라 전쟁을 촉발한다. 끔찍한 돌연변이가 칼스 지하 깊숙이 살며 다시금 제국의 백성들에게 공포를 안겨줄 때를 기다린다는 소문은 그 이후로도 오랫동안 끊이지 않는다.

레드마크

Red-marked

길고 고단한 헤러시 시기 동안에는 많은 스페이스 마린 무리가 명성을 얻거나 악명을 떨치었다. 레드마크는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축에 속한다.

에오니드 티엘이 이끄는 레드마크는 울트라마 변방에서 반역파의 존재를 지우기 위해 지칠 줄 모르고 노력하였다. 로가와 앙그론의 그림자 성전은 앙그론이 누세리아 전투에서 악마로 승천하기 전까지 울트라마린의 왕국을 유린한다. 월드 이터와 워드 베어러의 주력은 이후 오백 세계를 떠나 집결하는 워마스터의 함대에 합류하지만, 도적만도 못한 여러 약탈자 무리는 외곽 지역을 괴롭히길 계속한다. 대다수 무리가 겨우 몇 척의 함선과 수십 명 스페이스 마린으로 구성되긴 했으되 고작 한 줌의 레기오네스 아스타르테스조차 도시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다. 여러 세계가 약탈당하고, 그 인구는 베어 넘겨지며 전초기지들이 파괴당한다.

레드마크는 이 변절자 무리와 싸우며 기적을 일으킨다. 붉은 투구를 쓰는 지휘관 티엘을 기리는 붉은 띠가 이 대테러 부대를 상징한다. 적은 울트라마린 갑주를 훔치거나 XIII 군단 상징색으로 변장하는 데에 능숙했고, 하여 붉은 투구와 줄무늬는 전투의 열기 속 아군을 알아보도록 해준다. 티엘의 용맹한 전사들이 노고한 덕에, 시간이 흐르며 붉은 투구는 스페이스 마린 부대의 서전트를 구별하는 용도로 사용되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 말이다. 처음에, 붉은 투구는 견책의 표시였다.

티엘은 스페이스 마린과 스페이스 마린이 싸우는 시뮬레이션을 실행해 칼스 전투 전야에 견책받았다. 티엘은 군단병이 서로 싸울 수 있다는 오싹한 생각 자체와 모든 군단의 집단적 명예에 가해진 끔찍한 비방으로 인해 처벌받았다. 사실, 티엘은 울트라마린에 잘 어울리지 못하였다. XIII 군단은 순종적이고 심지어는 둔한 전사들이라는 평판을 지녔던 반면 태생적으로 독립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티엘은 모든 일에 의문을 제기하고 상관이 무어라 하건 자신이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했으니 말이다. 이런 태도 탓에 군단 지휘 체계와 여러 번 갈등을 빚긴 했지만, 이런 성격은 게릴라 전쟁에서 비범한 성공을 거두기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하였다. 그의 위업은 수치의 표식이 명예의 상징으로 바뀌며 오랫동안 기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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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파트인 '어둠의 시대'는 사실상 소설 시리즈 요약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