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군, 주군의 시간을 제가 많이 빼앗은 것 같습니다. 제게 이런 개인적인 관심을 기울이시는 것은 큰 영광이나,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주군께 임한 과업은 막중하기에, 제가 다시 시간을 돌려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해야 하는 것은 메시니우스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 프라이마크 앞에서 이런 따뜻한 일광을 받는 것 같은 기분을 계속 누리고 싶건만.

“네 말이 맞다. 많은 과업이 주어져 있지.”

길리먼이 메시니우스에게 답했다.

“하지만 너와 처리할 다른 일이 있다.”

복스 픽업(Vox Pick-Up)에 대고 길리먼이 교신을 보냈다.

“메시니우스 중대장의 무기를 가져와라.”

곁방에서 나가는 문 하나가 열렸고, 제복을 갖춰 입은 하인 한 명이 현수장(Suspensor Field)으로 들어 올려진 상자를 하나 밀고 들어왔다. 길리먼은 하인에게 그 상자를 메시니우스의 앞까지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하인은 문 쪽으로 물러나 조용히 차렷 자세로 서 있었다.

“비트리안 메시니우스, 너는 나를 충성스럽게 잘 섬겨 주었다. 이제 그 충성에 보답이 임할 때라 하겠다. 상자를 열어 보도록 해라.”

메시니우스가 길리먼을 바라보았다.

“네 프라이마크가 명하는 바를 주저할 셈이냐.”

길리먼의 신적인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따뜻한 말이었다. 스페이스 마린의 신경계는 모든 종류의 내상과 외상에 대비해 강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메시니우스가 떨리는 엄지손가락으로 잠금 판독판을 눌러 상자를 열었을 때, 그가 느낀 것은 명예 그 자체였다.

자물쇠가 울리고, 뚜껑이 쉿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렸다. 완벽하게 재단된 젤 거품 속에, 아름다운 파워 피스트가 안겨 있었다. 상부 구성품과 손가락은 화이트 콘술의 상징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메시니우스의 개인 문장에 맞게 다듬어져 있었다. 손 부분은 풍성하고 윤이 흐르는 금빛 금속으로 둘러진 채, 말을 탄 고대의 전사들이 창병대와 격돌하는 정경이 아주 정교하게 세공되어 있었다.

“테라에는 많은 보물들이 있지. 너무 많은 보물들이 그저 비축된 채 잊혀졌다. 이제 그 보물들이 다시 빛을 발할 때이다. 그 중 일부는 스페이스 마린에게 쓸모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물건을 네게 하사한다.”

“너무… 아름답습니다.”

메시니우스의 목이 메었다. 그의 두 손이 파워 피스트 위를 맴돌았다.

“만져 보거라. 곧 전장에서 네 오른손이 될 물건이니. 익숙해지는 것이 좋을 것이다.”

메시니우스가 손가락을 파워 피스트의 양각 위로 올렸다. 마치 금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웠지만, 세라마이트처럼 단단했다.

메시니우스가 힐끗 올려다보았다.

“오라마이트제입니까?”

길리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드문 영예지. 폐하를 직접 수호하는 이들 외에 누구도 오라마이트제 무구를 쓰지 않으니.”

메시니우스는 손가락으로 살육을 위한 장비를 계속 어루만졌다. 그의 영혼이 노래하고 있었다.

“나를 위해 네가 가장 아끼는 무구를 잃었으니, 그것을 대체할 새 무구를 주는 것이 내 기쁨이다. 이 형식의 파워 피스트는 몇천 년 전의 대량 생산이 마지막이었다.”

길리먼은 말을 계속 이었다.

“현용 모델들보다 여러 측면에서 우수한 물건이고, 카울 본인이 스스로 정비했다. 널 실망시키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자, 이제 상자 아래쪽도 보도록 해라.”

그에게 주어진 귀한 무구에 주저하며 메시니우스가 엄지손가락으로 두 번째 식별 자물쇠를 열었다. 파워 피스트가 실려 있던 칸이 반중력장을 펼치며 조용히 들어 올려졌다. 이런 평범한 상자에 이런 강력한 기술이 적용되다니, 메시니우스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다가오는 황금 시대의 전조였다. 길리먼은 실로 인류의 위대함을 회복시키리라.

더 얇은 층의 젤 거품 아래, 길쭉한 플라즈마 피스톨이 잠들어 있었다. 파워 피스트에 맞춰 외장이 장식되어 있었다. 기수 한 명이 하마해 검을 뽑아 패잔병들을 향해 휘두르는 정경이었다. 그리고 정교하게 새겨진 작은 스페이스 마린들이 총의 충전 코일 가장자리를 따라 행진하고 있었다.

“이 무구는 새로운 것이다. 벨리사리우스 카울이 만든 무구들은 대부분 현존하는 스페이스 마린들의 장비에 쉽게 대응할 수 없다. 그는 새로운 판본을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임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의 새로운 무구들이 기존의 것보다 우수한 지점이 있기 때문에, 나는 내가 가장 아끼는 전사들을 위해 그의 기술을 적용한 무구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이것은 너를 위한 것이다. 오직 너를 위해 토염하고, 과열로 널 데이게 할 일도 없을 것이다. 이 파워 피스트와 피스톨이 함께 뭉쳤을 때, 지금까지 쌓인 인류의 지식의 정수가 너와 함께 할 것이다.”

메시니우스는 피스톨을 집어들고 무게를 가늠했다. 본래 그가 쓰던 플라즈마 피스톨보다 가볍고 날렵했지만, 코일 수와 설정 다이얼의 범위로 봐선 더 강력함이 분명했다.

“네 권총을 교체하고 뚜껑을 닫도록 해라. 익숙해지려면 시일이 좀 걸리겠지. 네 숙소로 이 상자를 보내 두마.”

“뭐라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주군.”

“그 무구들이 네 혀가 되도록 해라. 비트리안, 나는 항상 너를 필요로 하겠다만, 지금 너를 더욱 필요로 하는 것은 바로 제국이다.”

* 순간 땡겨서 번역한 파트. 앞으로도 번역되어 올라갈 부분이지만, 41K에 프마를 만난 스마의 뽕이 어디까지 이르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라 그냥 번역하고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