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인윗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쭉 자신이 사용해왔던 털가죽 로브를 입고, 다왈라기리 구역의 다리를 걸으며 마지막으로 그곳의 아름다움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곳은 황궁에서 몇 안 되는 원래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구역이었다. 아다만티움 장갑판, 칙칙한 락크리트 그리고 자동 터렛들은 아직 그곳의 신비로움을 더럽히지 못했다.
로브는 원래 돈의 할아버지가 사용하던 것이었지만, 돈은 이제 그를 키워낸 인윗의 얼음-카스트와 그 자신이 혈연 관계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전혀 다른 유전적 혈통, 그것도 매우 특별한 혈통을 타고났으며, 황궁의 깊숙한 중심부의 무균 밀실에서 만들어진 존재였다.
황궁. 이제는 황궁이 아닌 요새가 되었군.
돈은 통치하기 위해, 그의 아버지의 지치지 않는 야망을 보조하기 위해,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그는 프라이마크, 이 은하계에 단 스물밖에 없는 존재 중 하나, 인류 최고의 건축가, 석공술의 극의에 달한 유전적 정보를 타고난 이였다.
'제국에게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 필요할 때는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그 아가리에 단단한 스무 개의 이빨을 달아놓은 것이지.'
공격하는 것은 놀라우리만치 쉬운 일이었다. 돈의 기량에 맞먹는 이는 인류 역사상 단 20명밖에 존재하지 않았고, 그 20명은 그의 아버지와 19명의 형제들이었다. 돈의 생각에, 진정한 기예는 언제 공격하지 않을 것인지 아는 것이었다. 그의 할아버지, 나이든 인윗의 지배자, 얼음-하이브 일족의 가주는 돈에게 바로 그것을 가르쳐주었다.
돈은 7번째로 황제와 다시 조우한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의 병사들이 그를 찾았을 때, 프라이마크는 인윗 성단을 돈 가문의 가주로서 통치하며 스스로 상당한 규모의 군벌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의 할아버지가 죽고 40년이 흐른 뒤였지만, 밤마다 돈은 여전히 그 털가죽 로브를 덮은 채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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