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 후 이야기 시리즈 링크
■■■■■년 전의 최후의 전쟁 시기, 다크 메카니쿠스를 중심으로 뭉친 한 거대한 카오스 연합군은 아바돈의 블랙 리전이 일으키는 테라로의 대침공에 합류하기 위해 수많은 병기의 개발에 힘쓰고 있었다.
함선, 데몬엔진, 카오스 웨폰 할것없이 이 헤러텍들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모든 종류의 가장 흉악한 병기를 개발해내는 데 착수했다.
그리고 그 흉물스러운 역작들 중에서도 가장 으뜸가는 지옥의 기계가 오랜세월끝에 마침내 완성되었다.
네파리우스(Nefarious) 호.
다크 메카니쿠스 사상 최흉의 발명가 네파리우스가 자신을 이름을 따서 인류제국과의 최후의 전쟁을 위해 모든 걸 바쳐 만들어낸, 은하계 사상 다시는 없는 최악의 데몬엔진이라 전해지는 궁극의 전함.
그걸 만들기 위해서 네파리우스는 그 동력원에 수많은 그레이터 데몬 여러마리를 빙의시킨것도 모자라, 아예 아수랴니의 크래프트월드에서 떼내온 인피니티 서킷과 네크론의 툼 월드에서 노획해온 수많은 크탄을 조각들을 박아넣어 그 무엇보다도 부정한 워프 에너지로 넘쳐나는 궁극의 엔진을 만들어냈다.
그렇게 드디어 네파리우스 호가 탄생하였다.
마치 거대한 갑피곤충이 날아오르는 듯한 모습을 따온듯한 그 외형의 위용은 인류가 그때까지 만들어낸 그 어떤 함선보다도 거대했고 흉악했다.
그리고 그 흉악한 모습만큼이나 그 위력도 행성 하나는 거뜬히 부술수 있을 정도의 화력을 뽐냈다.
그런데 어느날, 기동하기 하루 전 네파리우스가 전함에 몸을 싣는 모습이 목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잠시 후 갑자기 네파리우스 호가 기동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소문으로는 그가 자신이 만들어낸 역작을 다른 이들이 이용하지 못하도록 오로지 혼자서 독차지하기 위해, 아예 자신을 함선과 영원히 연결시켜 한몸이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동력원에서 뿜어져나오는 광기와 광포함을 억제할 수 없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전함과 한몸이 된 네파리우스 본인이 그 힘에 취해 미쳤기 때문이었을까, 완공되고 기동하자마자 그 데몬엔진 전함은 마치 피에 굶주린 야수처럼 스스로 눈앞의 모든것을 파괴하기 시작했다 - 다크 메카니쿠스 주인들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학살에 미쳐 날뛰는 전함의 난동 끝에 결국 다크 메카니쿠스 연합군의 함대는 자신의 창조물의 손에 결국 자멸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카오스 연합군의 테라 침공이 더뎌지게 되었다
또한 그 날 이후로 네파리우스 호 또한 종적을 감추어 그 누구도 찾을 수 없게 되었다....
"미친...."
박쥐 갑주의 거인들 중 한 명이 경악스럽다는 듯이 입을 열었다.
"진짜로......있었던거야...?"
헤브론과 나이트 로드들은 돌덩이 행성에 착륙해서 이곳저곳을 조사하고 있었다.
정말 그 우주해적 놈이 이 곳에서 발견했다는, 이 불모의 잊혀진 행성에서 잠들어있다는 그 전설의 데몬엔진을 찾기 위해서 말이다.
그리고 수일 간의 조사끝에 하얀 모래로 이루어진 바람한점 없는 사막 속에서 그들은 마침내 발견했다.
자신들이 타고다니는 함선보다도 수십배는 더 거대해보이는 갑피곤충이 날아오르는 형상의 초거대 전함을.
지금껏 자신들이 봐온 그 어떤 카오스의 전함보다도 더 흉악해보이는 잠들어있는 기계괴수를.
"하...하하..."
헤브론도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자신의 눈앞에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이 나이트 로드들, 특히 헤브론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다크 메카니쿠스를 중심으로 뭉쳤던 카오스 연합군과 잠시 함께 했었을때 보였던 그 전함의 위용을,
그리고 완공되어 작동하는 순간 자신들마저 도륙하려고 했던 그 악몽같은 괴수의 모습을 말이다.
그리고 그 괴수가, 지금 그들의 앞에서 조용히 잠들어 있었다.
마치 이미 한참 전에 작동을 멈춘듯, 이 행성에 추락한 네파리우스 호가 그들의 앞에 죽은듯이 잠들어 있었다.
"흐...하...하하하하하하하!!!!!"
헤브론이 광소했다.
"설마!!!! 나도 설마했는데!!!!!!!!! 여기에 있던 거냐!!!!!!!"
그러면서 외쳤다.
"헤러텍 네파리우스의 역작이!!!! 아직까지도 이 시대까지 살아남아 있었을줄이야!!!!"
"진짜야?!?!?! 진짜 그 네파리우스 호야???"
"이거!!!! 이제 우리꺼지?!?!?! 그런거지?!?!?!?! 으하하하하하하!!!!!"
헤브론의 웃음에 다른 나이트 로드들도 덩달아 따라 광소하기 시작했다.
그들도 설마설마 했었다.
어쩌다가 이 곳 바르낙 성계에서 서성거리는 우주해적들을 족쳐서 노예로 삼으려고 했던 것뿐인데, 설마 그 해적놈들한테서 본인들은 폐허 함선이라고 치부하며 지나쳤던 네파리우스 호의 행방을 찾아낼 수 있었을 줄이야!
그리고 이제 이 궁극의 전함을 차지할 수 있다니,
대박이다, 완전 대박이다, 그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방심은 금물이었다.
어떻게든 다시 작동시켜야 쓸 수 있는 법, 그렇기 위해서는 일단 내부에 들어가서 내부가 멀쩡한지 체크해야 했다 - 헤브론은 그렇게 생각했다.
"어이, 니들! 그만 쳐웃어! 워프스미스랑 소서러는 나랑 들어가서 조사한다! 일단은 안에 들어가서 멀쩡한지 확인해야 하니까! 나머지는 혹시를 대비해서 주변을 지키고 있어! 이상한 날파리들 꼬이면 안되니까!"
헤브론의 명령에 워프스미스들은 함선 내부로 진입할 준비를 하고, 나머지는 함선 주변에서 보초를 서기 시작했다.
"빨랑 플라즈마 커터 꺼내! 후딱 들어가게!"
"저...헤브론."
"뭐?"
옆에 있던 워프스미스 한명이 입을 열었다.
"저, 정말 들어가도 되는걸까? 그......있잖아..."
워프스미스는 우물쭈물 거리면서 말했다.
"혹시 모르잖아......설마 그 놈이 아직......살아있을지도...."
"그놈? 그게 뭔-"
"...아."
갑자기 헤브론은 뭔가 깨달았다는 듯이 말을 멈췄다.
"......네파리우스?"
네파리우스.
지금은 완전히 작동을 멈춰버린 이 데몬엔진 전함을 만든 은하계 사상 최흉 최악의 헤러텍이자, 아예 자신의 마지막 창조물과 한몸이 되어 작동이 멈출때까지 학살의 광기를 발산한 전설 속의 미치광이 테크-프리스트.
"......설마 아직도 살아있다고 믿는거냐? 진심? ■■■■■년이 지났어. 이 전함도 이렇게 작동정지되서 이렇게 난파되었는데, 그 기계성애자 틀딱도 진작에 이 전함의 조종 옥좌에 앉아서 말라 뒈졌겠지 등신아."
"그...그래도..."
"빨랑 따라오기나 해 새끼야. 지금 중요한 건 그딴 전설말고 이 함선을 우리 걸로 개조하는 거라고."
"그...그렇지? 좋아, 빨리가자."
헤브론의 갈굼에 워프스미스도 발을 떼며 함선에 진입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헤브론도 속으론 뭔가 찜찜했다.
설마......진짜로 그 미치광이 헤러텍이 아직도 살아있고 우리가 들어왔다는 걸 알고 바로 죽이려드는 건 아니겠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는 그 때의 광경을 기억하고 있었다.
전함 네파리우스 호가 그 무엇도 막을 수 없는 광기과 함께 다크 메카니쿠스 연합군을 불태우고 박살내었던 그 모습을.
그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했다.
하지만, 이제와서 무슨 상관인가? 이제 그 힘이 곧 자신들의 것이 될지도 모르는데.
네파리우스 호의 힘만 있다면, 조용해져버린 지금 시대의 은하계의 그 누구도 자신들을 막지 못하리라!
헤브론은 그리 기대하며, 워프스미스들이 플라즈마 커터로 뚫은 진입로로 들어갔다.
함선 내부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그나마 다행히 나이트 로드의 종특 그 자체인 어둠을 뚫어보는 시야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그 누구라도 이 복잡한 어둠의 미궁에서 미아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또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아니면 당연하다고 해야할까, 오랜 세월이 지나서인지 별다른 경호 시스템도 작동하지 않는듯 했다.
그리고 계속되는 탐사끝에 나이트 로드 일행은 뭔가 거대한 대문 앞에 섰다.
"여긴.......?"
"아무래도 조종실인거 같은데? 이렇게 거창하게 대문으로 막혀있는거 보면. 최소한 함선에서 중요한 장소인 건 확실해."
워프스미스가 말했다.
"어우 근데 단단하게 막혀있구만...일단 플라즈마 커터로 뚫어볼테니까 기다-"
콰아아아앙-
워프스미스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폭발음과 함께 연기가 터져나왔다.
헤브론이 멜타건으로 그냥 쏴재낀 것이었다.
연기가 걷히자, 대문이 거대한 구멍이 생긴채 힘없이 열렸다.
"미쳤어?!?!?! 설마 진짜로 그 미친 테크-프리스트 놈이 살아있으면 어쩌려고!!!!!"
"그러니까 그럴리가 없다고 했잖아 이 등신아. 여태까지 누가 있다는 기척도 없었잖아. 일일히 플라즈마 커터로 뚫었다간 시간낭비-"
"저....헤브론....?"
옆에 있던 소서러가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 목소리에는 뭔가 불길함이 섞여있었다.
"왜?"
"저...저거......!"
헤브론은 소서러의 손가락이 향한 곳을 보았다.
그리고 가리킨 끝의 대문 너머의 방의 중심에는...
"어...어어??"
"서, 설마...!!"
옥좌에 앉아있는 누군가의 검은 형상이 비추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 형상을 자세히 보자 그 모습이 더 명확이 드러났다.
바로, 검붉은 피와 같은 색깔의 후드를 쓴, 흉물스럽게 뒤틀린 헤러텍 테크-프리스트의 모습이었다.
"..!!! 네파리우스????"
"그러게 내가 말했잖아!!!!"
"으허어어어억-!"
헤브론과 나이트 로드들은 바로 전투태세를 갖추며 무기를 들었다.
설마 그 미치광이 헤러텍이 진짜로 살아있었단 말인가, 그리 경악하며 나이트 로드들은 바로 싸울 준비를 했다.
그런데......
"어....?"
뭔가 이상했다.
옥좌에 앉은 네파리우스는 미동조차 하지 않았다.
이상하게 여긴 헤브론이 조심스럽게 다가가며 그 모습을 확인하자...
"미...미라?"
옥좌에 앉은 테크-프리스트는 이미 뼈와 신체에 이식되어있던 낡은 사이보그 장기만 남은채 이미 미라가 되어있었다.
그 모습을 확인한 소서러도 가까이 다가와 사이킥으로 그 상태를 확인해보았다.
"...뭐야? 성불했는데?"
"...뭐?"
"영혼이 이미 소멸했어. 이정도면 아무 미련도 없이 깔끔하게 간 수준이야."
성불했다고? 이 미친 헤러텍이? 아무런 미련없이?
"아니...그럴리가......옥좌에 앉아서 자기를 이 함선과 영원히 연결시키고는 날뛴 이 새끼가 미련없이 성불해? 그게 뭔 개소-"
"연결 안되어있는데?"
"뭬?"
"자세히 살펴보니까 이 옥좌, 이 함선 시스템과 연결되어 있는것도 아냐. 그냥 의자야. 이 새끼는 그냥 앉아있는거고. 대체 뭐지?"
자기도 황당하다는 듯이 내뱉는 워프스미스의 말에 헤브론도 벙쪘다.
"대체.......그게 뭔......."
"....음?"
그때, 소서러의 눈에 뭔가가 띄였다.
이미 미라가 된 네파리우스의 기계손에 무언가가 쥐어져 있었다.
"뭐지...? 이...이익....합!!!"
소서러는 네파리우스의 손에 단단히 쥐여져 있던 것을 빼내었다.
"어? 그건 뭐냐?"
"책....?"
말그대로 책이었다.
"아무래도 이 새끼가 쓴 일기장 같은데...."
소서러는 책을 펼치며 그 내용을 읽어갔다.
"어디보자...OO월 XX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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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다크 메카니쿠스의 연합군의 높으신 분들이라는 놈들이 말도 안되는 걸 요구하고 있다.
아바돈의 테라 침공을 거들 최강의 무기를 만들라나 뭐라나.
겨우 이 정도로 제국과의 최후의 전쟁에 쓰일 역대급 데몬엔진 전함을 만들라고? 이 쥐꼬리만한 예산으로?
말도 안된다고 항의해봐도 들은척을 안한다. 애초에 내가 하는 말을 제대로 들은 적이 있긴하냐만은...
손발이 닳도록 싹싹빌면서 울면서 절까지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 쌍놈의 새끼들...
악마에 빙의된 척하면서 외골격이고 뭐고 싹다 벗고 알몸차림으로 싸돌아보기까지 해보았지만, 데모넷들한테 빤쓰나 마저벗고 그러라는 얘기를 들었다.
이 연합군 조직은 이미 그른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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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설계도 제출기한이 오늘까지다.
어쩌지. 이제와서 아직 백지라고도 말할수도 없는데;;;
자포자기해서 선금으로 받은 예산도 전부 신체개조에 써버렸다고;;;
아직 백지인 설계도를 앞에 두고 고민하고 있자니, 옴니시아 맙소사, 종이 위로 내가 극혐하는 돌연변이 딱정벌레가 올라왔다.
그걸 보고 나는 비명지르며 바로 기계촉수로 때려죽였다.
.......하필 인피 설계도 위에 있는 채로 말이지.
ㅈ됬다는 걸 알았을때는 이미 늦은 이후였다.
비싼 인피지 변상할 돈도 없다.
아몰랑, 그냥 이대로 제출해버릴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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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그 설계도가 예상 외로 호평이다.
연합군의 높으신 카오스 로드라는 놈들은 이렇게 신박하게 생긴 전함 설계는 처음본다며 평소에는 해주지도 않던 찬사를 내뱉었다.
그거 벌레 때려죽여서 묻은 흔적인데 그게 멋지게 생겼다니 취향 참 독특하시군요 같은 소리는 절대 못한다.
그보다 계획이 어째 점점 진행되가고 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그저 기계촉수로 날벌레 때려죽인 것 뿐인데.
이런 내가 총책임자다 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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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뭐지, 나는 아무것도 안했는데 뭔가 착착 진행되고 있다.
이미 내가 현장에 와있을때는 대부분 건조가 끝난 상태였다.
이거 나 필요없었던거 아녀?
뭐, 됐어. 알아서들 하면 나야 좋지.
근데 윗선에서 동력원이랍시고 그레이터 데몬 몇마리 봉인시킨 유물 몇개 던져줬는데, 고작 이정도로 저 괴물딱지만한걸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건가? 진심?
저걸 움직이고 싶다면 최소한 귀쟁이 제노들 크래프트월드 움직이는 인피니티 서킷 아니면 네크론 크탄 조각들이라도 더 가져오던가라고 나는 윽박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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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진짜로 가져와 버렸네? 그것도 인피니티 서킷하고 크탄 조각 둘다?
어쩌지;;;
전 우주가 난리인 이 시국에 가져올 수 있을리 없다는 생각에 적당히 둘러댄건데;;;;
이걸로 안움직였다간 나 사형아녀?;;;
아니, 사형은 고사하고 악마들 장난감으로 던져지는거 아녀?;;;;
옴니시아께 빌건대 제발 움직여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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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내일이 기동시험이라는데, 솔까 말해서 난 아무것도 안했어.
한 거라고는 딱정벌레 하나 때려죽인 것 뿐이지.
의자에 앉아서 거드름 피우는 것도 오늘까지라 생각하니 괜시리 열받네.
뭐, 됐어! 전자마약이나 빨자!
오늘은 더이상 남아있는 다른 헤러텍들도 없고 눈치볼것도 없어!
어차피 이게 최후의 만찬이니까 갈때까지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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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눈을 뜨니까 뭔가 땅이 심하게 흔들린다.
뭐지? 아직 마약에서 덜 깻나?
아니, 애초에 필름이 끊기기라도 한건지 기억이 거의 없네.
[그레이터 데몬 봉인]-[인피니티 서킷]-[크탄 조각]으로 이루어진 삼위일체 동력원이 있는 중추 부분으로 가서 그 앞에서 신세 한탄했던 것까지는 기억난다.
그 후는 기억이 안난......음....? 아니 잠깐만;;;
시각 카메라에 저장된 기억 뒤져보니까, 그 뒤에 이 썩을 놈아 너땜시 내가 개고생이니 스턴건빵이나 먹어라 하면서 동력원에 기계촉수로 스턴건을...
그리고 지금 나 지금 이 전함 위에 있네??
그리고 이거 또 기동하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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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무슨 일인지 겨우 파악했다.
현재 이거 실시간으로 확실하게 폭주중이다;;;;
어쩌지;;;; 이거 틀림없이 내가 통수 날리고 저지른 거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이제와서 울면서 빌어봤자 씨알도 안먹히겠지;;;;
어쩐다냐......전함에서 끌어내려져 조져질려나? 씨부럴!!!
아 지금 다크 메카니쿠스 연합함대가 실시간으로 박살나고 있네 ㅈ됬다!!!!!!!!!
전멸하고 있네 ㅈ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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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O월 XX일
조졌다.
이딴 연합군 망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진짜 망했네.
다크 메카니쿠스 연합군이 망해버렸어! 그것도 테라 침공군에 합류하기도 전에!
살아남은 놈들은 전부 뿔뿔히 흩어져서 도망친 모양이네.
근데 왠지 상쾌해졌다!
이젠 날 갈궈댈 카오스 로드들도 없고, 주변에서 권력 눈치싸움 볼필요도 없어졌다.
좋아! 결정했다!
식량이랑 생필품도 충분하니, 이제 이 전함에서 여생을 보내도록 하자!
그도 그럴것이 애초에 내릴수도 없기도 하고;;;;;;
이거 멈출 수도 없고 말이지;;;;;;
이 전함 만든새끼 분명 등신이겠짘ㅋㅋㅋㅋㅋㅋㅋ
...............................................
...............................................
.......................................아 맞다.
이거 만든 책임자 나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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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
"............"
......일기장의 내용에 그 누구도 차마 입을 열지 못했다.
"......어..."
오랜 시간의 침묵 끝에, 워프스미스가 겨우 입을 열었다.
"그......헤브론...?"
털썩,
워프스미스가 뭐라 말을 하려고 하기도 전에, 헤브론이 힘없이 옆으로 털썩 주저앉으며 땅에 팔을 짚었다.
"............"
"어...헤브론...? 괜찮-"
"닥쳐."
소서러가 뭐라 말을 하기도 전에 헤브론이 말을 끊었다.
"그 이상...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마..."
헤브론은 한탄하듯이 손으로 얼굴을 짚었다.
그 모습에 워프스미스도 소서러도 차마 뭐라 말하지를 못했다.
잠시동안의 멘붕의 침묵끝에 헤브론은 숨을 천천히 골랐다.
그러니까......전설의 그......사상 최흉의 데몬엔진 전함과 한몸이 되었다는......그 미치광이 헤러텍의 실체가......이딴 공밀레 허당이었다고........?
그리고 연합군을 전멸시킨 그 데몬엔진 전함의 폭주사태 원인이.......꽐라 마약쟁이가 동력원에 쏜 스턴건이었다고....?
"............"
이 진실에 헤브론은 자괴감에 여전히 계속 얼굴을 손으로 짚은 채 옆으로 주저앉아 있었다.
"어.......헤브론?"
워프스미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너무...그렇게 멘붕하진 말고...뭐가 되었든 이제 이 함선이 어차피 우리꺼가 된다는 거잖아? 그게 중요한거지..."
"............"
"그러니까...너무 그러진 마...진상이 어찌되었든지야...우리에겐 득이니까..."
".....하..."
워프스미스의 위로에 헤브론도 겨우 일어섰다.
"그래...네 말이 맞아...뭐가 어찌되었든, 중요한건 이제 이 전함을 다시 작동시키는 것 뿐이니까..."
그리말하면서도 헤브론의 말에는 힘이 빠져있었다.
"일단 동력실로 가자...동력 상태를 확인해야 하니까..."
"상태 생각보다...괜찮은데?"
워프스미스가 동력실의 동력원 상태를 점검하며 말했다.
일행의 앞에는 건물 몇개는 합쳐도 모자랄 듯이 거대한 링모양의 동력로가 세워져있었다.
"4대 그레이터 데몬의 봉인에......귀쟁이 놈들한테서 뜯어내온 인피니티 서킷에......게다가 복수의 크탄 조각들을 봉인시켜서 만들어낸 삼위일체 동력원이라니......만든 놈 성격이 띨빵한 새끼인건 별개로 실력이 엄청난데....?"
"본론을 말해 새끼야. 작동시킬 수 있어 없어?"
"아 가만히 있어봐 쫌......조금만 손보면 될것 같아..."
그리 말하며 워프스미스는 동력실의 작동패널을 조작했다.
"이 버튼을 누르고......기어를 조금 올리고.....스위치를 오른쪽으로 돌려서.......워프압차를 줄이면서 에너지를 링 속에서 순환시키도록 유도하면..."
패널을 조작하는 워프스미스의 모습을 헤브론과 소서러는 기대반 걱정반과 함께 빤히 바라보았다.
약간의 오랜시간이 지나고...
"좋아, 이제 남은 건 이 버튼만 누르면 돼."
워프스미스는 조심스럽게 손가락을 갖다대었다.
그 모습을 나머지 일행들도 긴장과 함께 지켜보았다.
"그럼 간다...3, 2, 1....!!!"
꾹
버튼을 누르자, 굉음과 함께 엔진이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작동에 성공한 모양이었다.
"성공이다!!!!"
"됐다!!"
"으하하하하하!!!!!"
작동이 성공했다는 확신에 모두가 환호했다.
"이걸로 은하계 사상의 최강의 데몬엔진이 우리 것이 되었다!!!! 이제는 그 누구도 우리 앞을 막을 수 없-"
왜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그때, 별안간 갑자기 함선 내부 전체에 거대한 사이렌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뭐, 뭐야!!!!"
"야!!!! 너 이새끼 뭘 건드린거야!!!!"
"아무짓도 안했어!!!!! 다른 함선에서 하던 메뉴얼대로 한것 뿐이라고!!!!!!"
그런 서로 간의 실랑이도 잠시,
[네파리우스 호 내의 전 옴니시아의 진정한 사도들에게 알리노라.]
갑자기 함선 내부의 복스 캐스터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본 기체에 복구불가한 심각한 손상이 감지된 관계로, 내장 프로토콜을 실행시키겠노라.]
"내장 프로토콜...?"
그게 무슨 소리인지 의문을 품기도 잠시, 곧 이어진 말에 의문이 풀렸다.
[아무리 함선 본체와 머신 스피릿이 활동 불가할 정도로 손상을 입더라도, 시체-황제의 개들에게 우리들의 최고의 역작을 넘겨줄 순 없는 법, 그러한 관계로...]
[30분 후, 삼위일체 동력 코어의 폭주를 통한 네파리우스 호의 자폭이 실시될 예정이니, 옴니시아의 사도들은 신속히 대피하길 바라노라.]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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