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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흐루드에게 궤멸당하는 아이언 워리어 (2)

Mark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25 11:51:18
조회 1184 추천 52 댓글 10
														

전편  -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blacklibrary&no=195587&exception_mode=recommend&search_head=20&page=1


흐루드들이 있던 곳에는 언제나 그 흔적이 남았다.


흐루드의 규모가 얼마 되지 않았던 처음에는 흐루드 각 개체가 펼치는 시간 왜곡 장막의 범위를 반경 1.5미터라고 계산했다. 이제 그것들은 일종의 선발대이자, 길잡이에 불과했음을 이해했다.  


어쩌면 흐루드 이주 함대가 골그히스 행성계를 사용했던 이유는 페투라보 역시 자신에게 이 곳을 지키라고 명한 이유와 마찬가지일지도 몰랐다. 사크트라다 심연의 불안정한 천체 사이에 좁게 난 안전한 회랑을 통제할 수 있는 핵심 요충이었다. 사크트라다 심연은 불안정한 수많은 소항성들이 냉혹한 변덕 속에서 고에너지 입자를 예상치 못한 폭발 속에 내뿜었다.  


하지만 왜 흐루드들이 함선에서 내려 자신의 요새 앞에 이런 엄청난 규모로 나타났고, 왜 그들이 짧은 수로를 파고 지나가는가? 이에 대한 의문에는 답할 수 없었다. 어쩌면 흐루드는 처음에 달아났을때부터 자신의 요새를 표적으로 삼았을지도 모른다. 이는 골그히스의 '순응' 동안에는 그런 통로들이 깔끔했던 현상과 연관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면 아이언 워리어들이 요새를 세웠던 장소가 놈들의 추측할 수 없는 이주 경로와 우연히 겹쳤을지도 모른다. 둘 다 맞을수도, 틀릴수도 있었다. 그에 대한 답은 구할 수 없었다. 흐루드는 위험성만큼이나 의문스러운 존재였다.


서전트 졸란이 분대원들과 함께 합류했다. 원래는 20명이었거늘, 이제 겨우 여섯 명에 불과했다.


단티오크가 지시했다.


"다들 준비하라. 놈들의 대규모 침입이 임박했다.


"알겠습니다, 워스미스."


답하는 졸란에게 며칠전의 분노(애초에 불가능한 임무인 만큼, 무지한성에게 갈굼당할지라도 철수하는게 옳다고 건의함)는 사라졌다. 대신 방벽에 선 아이언 워리어들이 적과 마주하며 다진 강철같은 결의가 남았다.


일곱은 골그히스의 거친 지표의 산에 자리한 요새의 동쪽 보루로 이어지는 통로로 들어섰다. 단티오크가 작은 입력 패널에 다가선 순간, 그것의 표면에서 빠르게 녹이 스는 모습이 비쳤다. 끔찍한 냉기가 갑주의 장갑을 뚫고 전해지자 황급히 손을 떼었다.


"물러나라!"


시공간이 비틀렸다. 단티오크는 흐루드가 주변 환경에게 미치는 영향은 고대에 기록된 기술적 특이점의 최첨단과 어느정도의 유사성이 있다는 테크마린 타바레의 말을 떠올렸다. 하지만 그 추측을 시험할 만큼 흐루드나 별들의 소용돌이에 가까이 접근했던 적은 없었다.


6정의 볼터가 동시에 겨누어졌다. 단티오크 역시 문을 걷어차며 자신의 볼터를 겨누었다. 그의 발이 문 너머에서부터 펼쳐진 시간 왜곡 장막을 거치며 살이 쪼그라들었다.


문이 삐걱거리며 힘겹게 열렸다. 흐루드 한 마리가 그 너머에서 통로를 가로막았다. 놈의 키는 일반인보다 컸지만, 군단원 만큼은 아니었다. 그것의 형체는 기름기 띤 시간 왜곡의 장막으로 가려졌다. 단티오크는 그 장막의 틈새 너머로 그것이 입은 너저분한 로브와 아마도 무기일 예리한 손톱을 지닌 손, 그리고 너무나 불거진 눈들의 동공이 큰 나머지 얼굴 전체가 시커멓게 보이는 머리를 언뜻 보았다.


일곱은 문이 열리는 즉시 일제사격을 퍼부었다. 흐루드가 자신의 옆구리에 달린 무언가를 손으로 찰싹 내리치자, 시간이 기어가듯 느려졌다. 단티오크는 허공을 가르며 날아들던 볼트 탄환들이 공방의 무기 시험장에 설치된 표적용 젤에 틀어박힌 마냥 느려지는 모습을 목격했다. 게다가 일곱 가운데 여럿의 볼터가 장약의 급격한 노후화로 불발되었다. 겨우 몇 발만이 놈의 방어막을 통과했지만, 그것들 역시 놈 주변의 자연 법칙 그 자체가 왜곡되는 섬광속에 어디론가 사라지며 단 한 발도 맞지 않았다.


흐루드 역시 무언가를 발사하며 쉿 소리가 들렸다. 번득이는 플라즈마가 분대원 한 명의 흉갑에 명중했다. 그는 갑주 내부에서부터 타오르며 처절하게 몸부림쳤다. 헬멧의 렌즈가 깨져나가자 검은 연기 새는 것과 더불어 부글거리는 무언가가 흘러나왔다.


단티오크는 볼터를 내던지고 파워소드를 빼들었다. 흐루드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그것과의 접촉은 죽음 그 자체와 마찬가지였고, 몸에서 활력과 더불어 생명이 빠져나감을 느꼈다. 그는 고통에 비틀거리며 몇 발짝 물러섰다.


그때 뒤에서 고함이 들렸다.


"워스미스를 보호하라!"


아이언 워리어 두 명이 놈에게 달려들었다. 흐루드가 소름끼치는 포효성을 내지르는 와중에 다른 이들이 단티오크를 끌어냈다. 파워아머가 불타듯 뜨거웠다. 


군단원들은 흐루드를 그대로 쓰러뜨렸다. 놈의 시간 왜곡 장막이 깜빡이다 사라지면서 기괴한 외계인의 시체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었다. 유연한 팔과 다리, 길쭉한 목, 불필요한 아래턱을 지닌 아기같은 얼굴. 그리고 시체는 악취나는 무언가로 기화하며 바로 사라졌다.


단티오크를 구했던 한 명이 비틀거리며 다시 합류했다. 다른 한 명은 이미 사망해 쓰러졌다. 삭아 부스러진 헬멧 너머로 비친 얼굴은 고대의 미라처럼 바싹 말라붙었다.


과열되었던 단티오크의 갑주가 식으면서 갑주 여기저기에서 갈라지고 삐걱거리는 소리가 났다. 팔의 세라마이트 장갑판에도 녹이 슬었다. 주먹을 움키자 근육이 욱신거렸다.


골그히스의 수자원은 매우 빈약했기에 하늘은 맑았다. 골그히스를 도는 위성은 없었고, 저 멀리의 별들만이 빛을 제공했다. 그러나 지금의 밤 하늘은 하늘에서 요동치는 화학반응의 빛에 압도당했다. 엄청난 에너지가 분출되며 군단원들의 기력을 앗아갔다. 단티오크 역시 끔찍한 두통을 겪으면서도 프라이마크에게 보고할 수 있도록, 자신이 치를 대가는 무시하고 온 힘을 쥐어짜 그것을 응시했다.


검은 무언가가 요동치는 에너지 장막 너머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흐루드 함선들, 아니 함대였다. 그것들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행성계 하나를 지워버리기에 충분했다.


단티오크는 고통을 견디며 지시했다.


"전원, 전투위치로! 지금 당장!"


골그히스 행성 전체가 진동했다. 지진과 성간 폭발은 흐루드의 대규모 침입에서 항상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요새의 통로 위편 절벽에 검은 균열이 생기더니 그대로 무너지며 방벽을 덮쳤다. 그 위로는 각지고 견고한 요새 감시탑의 윤곽이 드러났다.


단티오크와 다섯은 괴현상이 뿜어내는 죽음의 광채 속에서도 비틀대며 움직였다. 그들의 갑주가 끼었다. 사지는 약해졌다. 요새를 나서고 문을 거쳐 10미터 너머의 방벽에 닿는 사이에도 100년은 늙은 것 같았다.


서전트 졸란이 헐떡거리며 말했다.


"이렇게 상황이 나쁜적은 없었습니다. 수백만은 몰려있는게 분명합니다."


"저쪽 평원을 보십시오!"


군단원 한 명의 외침에는 명백한 패닉이 섞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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