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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Darktide) Short story: The Zealot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02 02:18:53
조회 1173 추천 28 댓글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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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 비테(생명의 물)

Jude Re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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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이 막히는 열기였다.


브로나 노르보크가 수자원 레클라마토리움(저수장) 안에 들어오는 건 처음이었다. 그리고 그녀가 제멋대로 군다면, 이번이 마지막이 될 터였다. 숨을 쉴 때마다 공기가 그녀의 목을 태웠고, 작업화의 두꺼운 밑창까지 뚫고 들어온 열기는 금속 마감조차 화상을 입을 정도로 뜨겁게 만들었다. 지난 10분 동안, 그녀의 수트는 땀에 흠뻑 젖어 온몸이 소금에 절인 꼴이 되었다. 그녀 옆의 경박하고 깡마른 멍청이는 물론이고, 이런 조건에서는 누구도 일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브로나는 손등으로 따끔거리는 이마의 땀을 닦았다. "그록스 꽁무니나 쫓는 듯한 이 헛수고가 끝나려면 얼마나 더 걸릴 것 같나?"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요." 노동자가 이빨 없는 입을 벌리며 사과하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 "부디 조금만 참아주시지요, 존경하는 집행관님."


"마지막으로 말하는데, 난 집행관이 아니다." 브로나가 투덜거렸다. 제대로 된 집행관, 즉 일터와 난개발이 진행되는 다운하이브 거주 블록을 오가며 감독관에게 고용되어 노동자들의 질서나 잡는 하찮은 팩토룸(공장) 경비병 따위가 아닌 인물에게는 식량 도난에 대한 그럴싸한 소문을 조사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 더 많았다. "정확히 뭘 내가 봐야 한다는 거지?"


브로나를 기쁘게 해야 한다는 일념으로 머리가 땅에 닿을 듯 굽신거리며 이 노동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다운하이브에서는 누구나 그렇듯 브로나도 키가 크지 않았으나, 하넥의 키는 그녀의 어깨에 겨우 닿을 정도였으며 신스위브 로브 아래의 뼈는 새처럼 가늘었다. 감독관에게 불만을 제기했을 때 그가 한 말을 믿는다면, 그는 10년 경력의 교대 조장이었다. 레클라마토리움에서 10년을 꽉 채워 일한 노동자는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하넥의 터무니없는 주장은 더욱 놀랍게 받아들여졌다.


"저기." 하넥이 앙상한 손가락으로 통로를 가리키며 다른 손으로는 브로나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저곳입니다요."


"다시 내 몸에 손을 대면 옥좌에 맹세코 널 죽이겠다."


"죄송합니다." 하넥은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흐릿한 시선은 여전히 어둠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런데 저들이 보이십니까?"


브로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좁은 통로를 바라보았다. 어둠에 눈이 익자 로브 차림으로 후드를 뒤집어쓴 세 명의 형체가 벽을 따라 난 뜨거운 구리 파이프에서 무언가를 하는 모습이 보였다. "맡은 일을 하는 부지런한 노동자가 보이는데, 교대 조장. 설마 저걸 보라고 날 여기까지 끌고 내려온 것은 아닐 테지."


"아니, 저들을 똑똑히 봐주셔야 합니다."


이 작은 남자의 목소리에는 필사적인 기운이 어려 있었다. 브로나는 불만스럽게 고개를 젓다가 세 노동자 중 한 명이 머리 위로 손을 뻗는 바람에 후드가 벗겨진 모습을 보고 멈췄다.


하넥의 연약한 모습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모습이었다. 하넥은 뼈와 거죽밖에 없었지만, 파이프 앞에 선 저 노동자의 몸은 탄탄했고, 손목은 굵었으며 목은 힘줄이 불거진 근육으로 가득했다. 정교한 문신이 덩치 큰 여인의 얼굴을 지나 바싹 자른 하얀 머리카락 속으로 이어져 있었다.


"저들은 음식을 훔치는 게 분명합니다요, 존경하는 집행관님." 브로나는 이번에는 하넥의 실수를 바로잡지 않았다. "배급받은 식량만으로 저렇게 체력이 왕성할 수는 없습니다요."


"지금 배급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인가, 교대 조장?"


하넥은 손을 들고 정신없이 사과의 말을 내뱉었다. "아닙니다요, 존경하는 집행관님. 감독관님의 관대한 처사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저 저 도둑놈들이 받아 마땅한 벌을 받기를 바랄 뿐이지요."


브로나는 통로를 흘끗 쳐다봤다. 그 건장한 노동자는 파이프의 한 부분을 분리하고, 동료들이 용접할 위치에 쓸 무거워 보이는 교체용 부품을 들고 있었다.


"그런데 저들이 도둑인 건 어떻게 알았나? 그저 황제 폐하의 축복으로 건장하게 태어났을 수도 있고, 시장에서 음식을 사 먹었을 수도 있잖나?"


브로나는 말을 내뱉자마자 어리석은 질문을 했다는 걸 알았다. 이곳에 신-황제의 축복을 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며, 이곳의 노동자들이 받는 쥐꼬리만 한 월급은 식비와 숙박비를 제외하면 방금 저 노동자가 보여준 힘을 유지하는 것은 고사하고 한 끼 식사나 더 사 먹을 수 있을지 의심스러운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저 노동자들이 허공에서 영양을 창조하는 방법을 발견한 것이 아니면, 이 쥐새끼 같은 교대 조장의 말이 맞았던 것이다.


하넥의 이빨 없는 입이 찢어질 듯 벌어지며 승리의 미소를 띠었다. "제가 놈들이 훔친 물건을 숨긴 곳을 봤기 때문입죠."


"사실인가?"


하넥은 브로나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대답했다. "사실입니다."


"그럼 그 장소로 안내하라. 지금 당장."


*


문은 대단치 않아 보였다. 그저 상부 지지대 중 하나의 플라스크리트 벽에 금속판 한 장을 박아놓았을 뿐이며, 청소 장비나 수리할 기계 부품을 보관하는 골방의 문처럼 보였다.


"저기에 훔친 물건을 보관한다고?" 브로나가 물었다.


"그렇습니다요." 수수깡 같은 목이 부러져라 세차게 흔들며 하넥이 고개를 끄덕였다. "시도 때도 없이 들락날락합죠. 놈들은 반드시 벌을 받아야 합니다요, 존경하는 집행관님. 도둑질도, 거짓말도 벌을 받아야 합니다요."


이 문제를 빨리 처리할수록 브로나 또한 이 레클라마토리움과 혐오스러운 하넥 옆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을 터였다. 브로나가 문을 밀쳤다. 그러자 낡은 경첩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며 문이 열렸다. 안쪽에서 눅눅한 냄새와 함께 막대한 청소 세제의 냄새로도 가릴 수 없는 부패의 기류가 흘렀다. 브로나는 안으로 발을 들이며 플래시-루멘(손전등)을 켰다가, 목구멍에 숨이 걸리는 듯한 감각을 느끼며 걸음을 멈췄다. 한 쌍의 눈이 빛을 번쩍이며 어둠 속에서 브로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브로나는 플래시-루멘을 떨어뜨렸고, 그 빛은 비좁은 골방을 가로질러 사나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젠장!"


"뭡니까? 무슨 일입니까요?"


"아무것도 아니다." 브로나는 쿵쾅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고자 심호흡을 하며 플래시-루멘을 줍기 위해 허리를 굽혔다. "부서진 서비터와 쓰레기 더미밖에 없다. 네 동료가 팍토룸에서 뭔가 훔쳐냈을지 몰라도, 물건은 여기 없군."


하넥은 못 믿겠다는 듯 얼굴을 찌푸리며 비좁은 공간으로 꾸역꾸역 들어왔다. "이럴 리가 없는데. 놈들이 시도 때도 없이 들락거렸다고요. 대체 이게 어떻게..."


브로나의 인내심이 무너졌다. "이 쓸모없는 쥐새끼 같은 놈. 내가 네 일터의 하찮은 실랑이나 파고들 만큼 한가한 줄 아나!" 브로나는 하넥의 작업복을 양손으로 거머쥐고 그를 부러진 대걸레 자루 쪽으로 밀어붙였다. 하지만 응당 느껴져야 할 벽의 반동 대신, 허공에 걸린 더러운 플라스-텍 시트만이 느껴졌다. 브로나는 하넥을 옆으로 거칠게 밀친 뒤 시트를 당겼다.


뜨겁고 역겨운 공기기 훅하고 브로나의 얼굴에 다가왔으며, 그 냄새만으로도 담즙이 그녀의 입까지 역류하는 데는 충분했다. 그 공간 너머에는 파이프와 밸브로 가득 찬 비좁은 통로가 어둠 속으로 길게 이어져 있었다. 브로나는 반짝이는 점액 위, 끈적거리는 발자국의 자취를 따라 플래시-루멘을 비추었다.


"문을 닫아라." 그렇게 말한 다음 브로나는 스텁-건을 뽑아 들고 파이프와 벽 사이의 비좁은 통로로 비집고 들어갔다.


*


파이프라인을 따라 좁은 길을 비집고 가는 동안, 빛의 질이 바뀌어 기름진 회색이 되었고, 그에 비해 그림자는 더욱 깊어져만 갔다. 이제 열기는 참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졌으며, 실체가 있는 힘처럼 브로나를 사방에서 압박했다.


"돌아가야 합니다요." 부러진 대걸레 자루를 손이 하얗게 되도록 움켜쥔 하넥이 뒤에서 중얼거렸다.


브로나가 고개를 저었다. "날 여기까지 끌고 온 건 너다. 이제 와서 돌아갈 수는 없어."


하지만, 왜 돌아가면 안 된다는 말인가? 이보다 더 쉬운 일이 세상에 있을까. 왔던 길을 되돌아가서, 브로나는 감독관에게 하넥의 주장을 입증할 만한 것은 아무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교대 조장은 그에 따른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호기심을 가지고 말았다. 게다가 한없이 단조로운 교대 근무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은 영 마뜩잖았다. 지금 브로나는 하넥이 오해하며 줄창 자신을 부르는 데 쓰던 바로 그 집행관이 된 기분이었다. 지금 그녀는 자기 행동에 의미가 있다고, 신-황제 앞에 나아가 한 조각의 공적이라도 인정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희미한 광원의 정체가 분명해졌다. 앞쪽의 통로는 격자 형태의 지지대 쪽으로 나 있었으며, 이 지지대는 마누팩토리움(제조소)의 거대한 탱크실 여럿 중 하나의 위에 매달려 있었다. 머리 위에서 내려온 파이프 다발은 작은 거주 구역 하나 정도는 거뜬히 들어갈 만한, 지붕이 없는 강철 탱크에 갓 정화된 물을 방출하고 있었다. 파이프에서 쏟아진 물이 마치 축복처럼 반짝이는 폭포가 되어 떨어졌고, 브로나는 얼굴을 위로 들어 피부에 난 땀을 씻었다.


그곳에는 못 보고 지나치기 쉬운 작은 신단이 있었다. 그 신단은 탱크실 정중앙 위에 매달린 지지대에 놓여 있었는데, 신단의 촛불 빛은 더러운 탱크실의 글라신 지붕으로 스며드는 회색빛보다 더 따스하고 아늑했다.


"노동자들의 예배당이 있지 않나?" 브로나가 물었다.


"물론 있지요, 존경하는 집행관님."


"그러면..." 브로나가 손으로 신단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건 뭐지?"


간이 신단을 향해 허공에 매달린 격자 형태의 통로를 나아가는 브로나의 발이 금속제 지지대와 부딪히며 시끄러운 소리를 냈다. 낡은 구리통을 빛이 나며, 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게 만들 정도로 손질하여 만든 신단이었다. 브로나는 뚜껑이 열린, 금박을 입힌 성물함이 잘 보일 정도의 거리에서 멈추어 섰다. 불안한 감각이 그녀의 등골을 타고 흘러내렸다.


"존경하는 집행관님?" 시야 한구석에 하넥의 윤곽이 스치자 브로나는 짜증스럽게 손을 휘저었다.


"기다려라."


브로나가 앞으로 몸을 기울였다. 성유물 안에 담긴 손가락뼈는 보통 인간의 손가락이라기에는 너무 컸다. 고대의 미라화된 피부 조각이 변색된 뼈에 아직도 달라붙어 있었고, 성물함에서 올라오는 썩은 악취는 그녀의 목구멍 안쪽에 진득이도 머물렀다. 화농성 액체가 손가락 주변에 고여 작은 웅덩이를 형성했으며, 그 액체는 성물함의 바닥으로, 신단의 구리 아래로, 지지대의 바닥으로, 그 아래의 지붕이 없는 거대한 탱크로 떨어지고 있었다.


"존경하는 집행관님!"


지지대가 브로나의 뒤에서 삐걱거렸다. 그녀는 급히 몸을 돌려 하층에서 보았던 건장한 여인을 필두로,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세 명의 노동자 무리를 보았다.


"할아버님의 신단에 참배를 하러 왔나?" 건장한 여인이 말했다.


브로나가 한 걸음 물러서며 스텁-피스톨을 겨누었다. "물러서."


건장한 여인이 기분 좋게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머리 위에서 비치는 빛 아래, 건강하고 활력이 넘치는 것처럼 보였던 여인의 몸은 뭔가 부자연스럽고 사악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여인의 살은 두툼하고 창백했으며, 피부는 팽팽하게 펴져 그 아래 부풀어 오른 조직 위로 번득였다. 브로나가 문신이라고 생각했던 여인의 얼굴 문신은 실은 혈관이었고, 그 혈관은 붉은 피 대신 곰팡이 수프가 흐르는 것처럼 칙칙한 녹회색이었다. "댁이 우릴 방해하게 놔둘 수는 없거든."


브로나는 여인의 오른편에 있는 노동자를 겨누고 총을 쐈다. 스텁-피스톨의 반동으로 브로나의 손은 밀려났고, 발사된 총알은 오른쪽 남자의 오른쪽 눈 바로 위에 깔끔한 구멍을 뚫어 놓았다. 그는 기절한 그록스처럼 쓰러졌다. 덩치 큰 여인이 분노하여 고함을 지르며 몸을 낮춘 뒤 돌진했다. 브로나는 여인의 가슴에 총을 쐈다. 한 방, 두 방. 하지만 그 여인의 속도는 줄지 않았다. 하넥이 앞으로 나서며 다른 노동자의 얼굴에 대걸레 자루를 휘둘렀고, 그러자 덩치 큰 여인은 속도를 위반한 지상 차량처럼 브로나를 들이받아 신단으로 밀어붙였다. 성물함이 날아가고, 브로나는 땅에 처박혔다. 건장한 손이 브로나의 손목을 꽉 쥔 채로 그녀의 손을 바닥에 처박고 또 처박았지만, 브로나는 손에서 피스톨을 놓지 않았다.


브로나의 가슴을 압박하는 컬티스트의 체중 때문에 숨을 쉬기가 어려웠다. 브로나는 자유로운 손을 위로 뻗었다. 그러자 그녀의 엄지는 부드럽고 쉬이 들어가는 곳으로 잠기듯 깊숙이 들어갔다. 덩치 큰 여인은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고, 그녀의 창백한 뺨 위로 축축한 붉은 핏덩이가 흘러내렸다.


"내 눈! 개 같은 년, 내 눈!"


잠깐의 틈이면 충분했다. 브로나는 자리에서 재빨리 일어나 다시 피스톨을 겨누었다. "하넥! 엎드려!"


그 깡마른 노동자는 제때 엎드렸다. 하넥을 공격하던 노동자의 어깨에 총알이 적중했다. 그는 중심을 잃은 채 비틀거렸다. 그 총알의 위력은 난간까지 그를 밀어버릴 정도로 강력했고, 그는 브로나가 덩치 큰 여인에게 총구를 돌릴 때까지 비명을 지르며 떨어졌다.


"네놈들은 몇 명이나 있지?"


"우린 군단이다. 우린..."


브로나가 다시 총을 쐈다. 총알은 여인의 허벅지에 박혔고, 곧이어 동물의 소리 같은 고음의 비명이 따랐다. 브로나는 그녀를 불쌍하게 여길 뻔했다.


그럴 뻔했다는 것이다.


"몇 명이나 있지?"


"너무 늦었어." 여인이 피 때문에 선홍빛으로 물든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날 죽이든 성물을 부수든 마음대로 해라. 허나 이미 우리의 할아버님께서는 손수 이 물의 축성을 마치셨다. 이 팍토룸의 모든 노동자가 그분의 정수를 마셨다. 곧 하이브 전체가 그분의 축복을 알게 되리라."


여인의 시선이 옆으로 돌아갔다. 브로나는 그 시선을 따라갔고, 그 시선은 지지대 가장자리의 성물함에서 튀어나온 곪은 손가락뼈로 이어졌다. 브로나가 방아쇠를 당겼지만, 이교도 여인이 더 빨랐다. 컬티스트 여인의 손이 불경한 유물을 감싸 쥐었다. 승리감에 도취된 그녀의 얼굴이 밝게 빛났고, 이내 그녀는 지지대 아래로 자신을 기다리는 물에 몸을 던졌다.


"망할." 브로나가 자리에서 곧바로 일어났다. 하넥은 난간을 짚고 일어나 브로나보다 거친 숨을 내뱉고 있었다. "이 탱크에서 나온 건 어디로 가나? 어디를 공급하는 거지?"


"팍토룸 전체로 갑니다요." 하넥이 생기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여기 일꾼들은 몇 달 동안 저걸 마셨습니다요."


"도시는? 도시 상수도에도 흘러가나?"


하넥은 고개를 저었다. "직접 들어가지는 않지요."


브로나는 난간에 몸을 기댔다. 난간은 손을 대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 그녀의 입을 바싹 말렸다. 레클라마토리움에 발을 들인 뒤로 자신이 물을 마셨던가? 단 한 방울에도 오염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물을 마셨는지 아닌지 불확실한 것이 마음에 걸렸다.


"존경하는 집행관님." 하넥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브로나가 예상하던 아첨하는 태도는 깔끔하게 사라진 채다. "부탁을 하나 드리고 싶습니다."


"뭐냐?"


하넥이 브로나가 들고 있는 스텁 피스톨을 가리키며 말했다. "황제 폐하의 자비를 부탁드립니다."


브로나가 고개를 저었다. "안 돼. 이 일은 감독관께 말씀드려야 한다. 그분이라면..."


"존경하는 집행관님." 하넥은 간신히 체념하는 미소를 지어냈다. "여기서 일하는 모든 사람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시잖습니까. 집행관님과 바깥쪽 경비들은 무사할지도 모르지만, 노동자들에게 남은 것은 죽음뿐입니다. 친절을 베풀어주신다면, 저는 지금 죽고 싶습니다."


하넥은 눈을 감고 소리 없이 기도를 읊조렸다. 브로나는 머릿속에서 자신이 올릴 수 있는 기도를 찾았다. 브로나가 목을 가다듬고 말했다.


"신-황제시여, 당신의 충실한 종인 이 남자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순간, 브로나는 맹세코 하넥의 얼굴이 빛에 물드는 모습을 보았다.


피스톨의 총성이 드넓고 텅 빈 탱크실에 메아리쳤다. 곧이어 빛이 사그라들었다.


*


화면의 이미지는 거칠고 어두웠지만, 감방 중앙에 앉은 형상을 보기에는 충분했다. 한 여인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고 있었다. 머리를 민지 얼마 안 되어 저품질의 비스-아우구르스(시각 장치)에도 불구하고 맨 두피의 흠집과 긁힌 자국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였다.


"정말 이자를 원하십니까, 심문관 예하?" 종자가 자신의 데이터 슬레이트를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브로나 노르보크. 그녀는 단지 팍토룸 경비일 뿐입니다. 팀에 힘쓸 자가 필요하다면 하이브 집행관이 어떨지..."


종자의 스승이 손을 들자 그녀는 말을 멈췄다. "끈기. 용기. 불을 붙이는 진실된 신념의 불꽃. 그녀는 파멸을 마주하고도 자신의 영혼에 생채기 하나 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 몸이 불탈 때 공기를 악취로 가득 메우는 불운한 공장 노동자가 보여줄 수 있는 것 이상이지." 심문관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멸하듯 킁 소리를 냈다. "저 여자를 페네텐티움에서 데려와라. 그리고 파일럿에게 건-거터가 출발할 준비를 하라고 일러라."


"예, 심문관 예하."


"우리의 새로운 동반자는 첫 번째 믿음의 시련을 견뎌냈다." 심문관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어렸다. "서둘러 그녀에게 안겨줄 새로운 도전을 찾아주도록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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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온지 벌써 며칠이나 지났는데 이제 봤네 ㅋㅋ


앞으로 한달 좀 넘게 남았는데 그동안 어쩌다 다크타이드의 개판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단편 짤막짤막하게 풀리나봄?


이번건 4가지 아키타입 질럿, 베테랑, 사이커, 오그린 중에서 첫번째로 질럿인 브로나 노르보크가 어쩌다가 평범한 팩토룸 경비에서 질럿이 되어 이단심문관에 의해 이번 작전에 투입되는지에 대한 단편인듯


와... 안되는 영어 실력으로 낑낑거릴 필요도 없고 파파고 돌릴 필요도 없고 누가 번역 해주는거 기다릴 필요도 없고... 공식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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