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카욘이 보낸 누더기 기사가 텔레마콘을 쫓음. 방에 가보니, 누더기 기사는 모든 엠칠을 다 죽이고 텔레마콘만 남음. 텔레마콘은 믿을 수 없는 능력으로 블써와 대등하게 맞서싸우는데...)

믿을 수 없게도, 이성과 허구에 반하게도, 텔레마콘은 내가 지휘하는 가장 강력한 악마와 맞서고 있었다. 상처 입긴 했지만, 검사의 지구력은 내게 충격을 주었다.

그 다음 그는 후려쳤다. 마침내 공격할 수 있을 정도로 멀리 악마의 칼날을 옆으로 치워버렸다. 텔레마콘의 황금빛 두 검이 베어냈다. 녹아버린 내장의 분출이 그를 덮쳤고 내 생각엔, 확신할 수는 없지만, 그가 고통스럽게 울부짖는 소리도 들었다. 그렇게 했다고 그를 과소평가할 수는 없었다. 이 이야기를 좀 더 진실 되게 말하게는 해주지만 말이다. 난 어쨌든 그를 과소평가할 수 없었다.

악마는 비틀거렸다. 그 살점은 찢어졌다. 인간의 눈들은 펼쳐진 열상 속에서 공포에 빠진 채 바깥을 내다보았고, 인간의 손가락과 이빨과 혀들은 피 흐르는 틈에서 나타나 탈출하려고 갈퀴질을 해댔다.

텔레마콘은 내려왔다. 식탁에서 갑판으로 굴러 떨어졌다. 난 그가 녹아내리는 갑옷을 할퀴며, 김을 뿜는 조각들을 떼어내는 것을 보았다. 악마가 내 시야를 가리기 전까지 말이다.

(블써가 텔레마콘 안 죽이고 통수쳐서 카욘과 일행이 처치함) 

대답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데, 녹아가는 세라마이트가 신랄하게 김을 내뿜는 소리에 내 생각이 다시 살아났다.

텔레마콘. 그는 무릎을 꿇고 있었다. 신경이 손상되어 손을 떨었고, 한 손은 여전히 황금빛 칼을 쥐고 있었다. 코를 찌르는 증기가 그의 녹아버린, 마맛자국 생긴 갑옷과 융해된 육신에서 뿜어져 나왔다.

“놈을 잊고 있었구만.” 복스로 들려오는 레오르의 목쉰 웃음소리는 숨이 가빴다. “이제는 그렇게 예쁘장하지 않네.”

“놈을 일으켜.” 내가 말했다. “해줄 수 있으면.”

“뭐? 싫어.”

“내 말대로 해, 레오르빈.” 나는 그를 생포할 기회를 갑작스럽게 포착했다. 내가 시도하길 바랐던 것이었다.

월드 이터는 논쟁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싶었지만 입을 다물었다. 우리 사이의 힘의 균형이 지금은 바뀌어 있었다. 내가 이 배를 탈출할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텔레마콘은 조금밖에 남지 않은 얼굴로 우리를 올려다보았다. 불가능한 일이지만, 그의 두 눈은 손상 없이 깨끗했고 놀라울 정도로 푸른색이었다. 그는 정확하게 나를 바라보고 똑바로 나와 시선을 마주했고, 초의 왁스로 굳힌 것처럼 미소를 지었다.

“얼마나 다쳤어?” 

함부로 베면 뜨거운 쇳물이 쏟아져서 좆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