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파워 아머라고 하면 그냥 근력만 적당히 강화해주고 방호 기능만 제공하는 갑옷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던데, 파워 아머도 SF에서 나오는 강화복들이 지닌 기능은 다 갖고 있음.

예를 들자면...

1. 통신: 이건 뭐 당연한 거고. 여담이지만 슈트에 있는 통신이라고 딱히 기능이 딸린다는 묘사는 본 적이 없음. 다만 통신 담당 장교는 보다 더 본격적인 장비를 슈트에 탑재해놓긴 함.

2. 전투 데이터 기록: 좀 알려져 있는 건데, 모 구린이 루비콘 시술 받고 자기 장비 지급받았을 때, 그동안 자기 슈트에 쌓여 있던 전투 기록이 다 초기화된 거 보고 경악하는 씬 있음.

3. 인터페이스: 이건 묘사된 게 정말 많은데, 하나하나 떠올려보자면...

-신체 및 슈트 상태 보고: 영원의 메아리에서 제폰이 카'반다한테 얻어맞은 후에 슈트가 신체와 슈트의 손상된 부분을 짚어주는 장면이 나옴

-목표물 표시: 게임에서 나오는 락온처럼 목표물을 짚어서 딱딱 표시해줌. 이건 여러 소설에서 나오던 것

-분대원 상태 보고: 던 오브 파이어에서 메시니우스 슈트가 분대원 하나 죽으니까 초록색으로 표시되던 분대원 상태가 빨간색으로 바뀌는 장면 나옴

-미니맵: 간단한 지도나 아군 위치를 표시해줌. 다만 본격적인 지도까지는 못 됨. 게임할 때 하단에 표시되는 미니맵-따로 펼쳐야 하는 지도 정도의 차이?

-기타 프로그램 탑재: 이번 종말과 죽음에서 파프니르 란이 로갈 돈이 고안해서 임피에 보급한 약점 파악용 알고리즘을 슈트에 탑재해놓고 쓰는 장면 나옴

-피아 식별: 댓글에서 언급해줘서 추가

-신원 확인: 데이터가 있고 대상이 식별 가능하다면, 대상이 누군지 알려줌. 게임이나 영화에서 CCTV 화면이 인물 비추고 신원 띄워주는 거 생각하면 됨

-지휘 보조: 설명이 좀 포괄적인데... 하여튼 대충 지휘에 도움이 될 것 같은 기능은 웬만해선 나올 수 있다고 보면 됨. 작가마다 조금씩 묘사가 다를 거임

4. 자기력: 부츠에 자기부착 기능이 있어서 무중력 상태에서도 땅이나 갑판에 발을 디딜 수 있고, 슈트에도 있어서 무기를 맘대로 붙일 수 있음.

5. 무중력 상태 보조: MK에 따라서는 백팩에 미니 제트팩이 달려 있어서, 무중력 공간에서도 어느 정도는 움직일 수 있음. 카스마들이 쓰는 분사구가 길쭉한 버전은 그 기능을 확대한 건데 정작 방사능이 새는 찐빠가 있어서...

6. 각 파츠 별 호환: 미니어쳐들 보면 여러 MK가 섞인 모델도 은근 있음

7. 추가 장비 부착: 40K 모델 보면 분대에서 한 명쯤은 백팩에 카메라나 통신장비 같은 거 달고 있고, 30K HQ 중 하나인 마스터 오브 시그널은 아예 손목에 홀로리스 지도+각종 통신 장비를 추가로 부착해놓기도 했음. 시야를 넓혀보면, 아포세카리의 나르테시움, 중화기 대원의 슈트 탑재형 탄창, 테크 마린의 서보암, 장교들의 아이언 헤일로도 여기 해당되겠지. 기계교가 이런 건 허용해줬나봐.

8. 중심 잡기: 영원의 메아리에서 선오호 하나가 뒤통수에 총 맞았다가 자이로센서? 같은 거 때문에 우뚝 서 있는 장면이 나오는데, 중심을 잡아주기도 하나봄.

9. 방음: 슈트 안에서 내는 소리가 바깥으로 나가지 않게 막는 기능도 있음. 다만 통신 과정에서 작동하는 기계 소리 같은 것까지는 막지 못해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용은 못 들어도 얘네가 통신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는 있음.

10. 블랙 카라페이스: 간단하게 설명하면, 슈트로도 촉각을 느낄 수 있고, 더 나아가 슈트와 착용자가 한 몸이 된 것 같음.

11. 뇌파 조종: 가끔 몇몇 모델에는 어깨나 등에 무기나 기계 팔이 달려 있는데, 이것들 전부 슈트랑 뇌를 케이블로 연결해서 뇌파로 조종하는 거임.

이런 식으로 웬만한 기능은 다 있음. 단순한 근력 보조용 슈트가 아니라, 다른 SF에서 나오는 강화복하고 충분히 견줄 수준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