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내용: 카오스의 시대 초기, 그룽니는 아쿠쉬의 전투를 지켜본다

새어나오는 한 쌍의 강에서 피가 스칸 카락을 따라 흘러내렸다. 한때 그 경로를 따라 흐르던 마그마보다 더 빠르게 흐르고, 훨씬 더 뜨거웠으니, 그것이 액체였게 한 것은 전혀 없었고, 그것이 흐르게 만들었던 어떤 살아있는 온기도 없었다. 이 용암이 식으면 어떤 돌도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다. 비트리올 해로 흘러들어간 자리에 어떤 대륙도 형성되지 않을 것이다. 아니. 부자연스러운 샘들로 향하는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갓 베어낸 시체들과 부서진 방패들로 뒤덮인 광활한 평원에서 부서지고 지친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내장과 선혈이 흘러내려 부드러워진 땅에 발은 가라앉고, 짙은 쇳내로 숨쉬기조차 힘든 공기에 폐는 지칠 대로 지쳤을 것이다. 그때까지도 스칸 카락에서 그 거대한 강들이 가득 차도록 하기 위해 싸우고 피를 흘리고 죽어갔던 전사들에게 불의 렐름과 피의 신의 파멸적 지배권 사이에 그런 구분은 존재하지 않았다.

인접한 봉우리에서 그 전투를 지켜보고 있는 제작자는 그런 어리석은 오해들을 용서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더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 강들을 따라갔고, 그 평원에 서봤고, 피의 신 자신의 왕좌를 바라봤고, 그의 황동 요새를 해체하는 데 자신의 무한한 기술을 쏟아부었다. 그리고 그는 실패했다. 그의 길고 긴 기억 속에서 어떤 금속이라도 그의 의지를 거스른 건 단 두 번뿐이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수많은 세기 동안 쌓아온 모든 후회 중에서도, 그 후회가 가장 생생하게 남아있었다.

그룽니는 아지르의 문이 닫히기 이전, 카오스의 시대 초창기에 코른과 일대일을 떴고 코른의 요새를 파괴하려 했지만 코른의 홈그라운드에선 금속 또한 그룽니의 권능을 거슬렀기에 패배했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