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게이가 초승달의 침대에서 일어났을 때, 초고리스를 떠난 이래도 매 주기마다 그러했듯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땀이 흥건한 얼굴과 두근거리는 가슴.

꿈의 잔여물들이 여전히 아른거렸다. 매번 똑같은 꿈이었다. 잉걸불의 행성, 이름도, 얼굴도 없는 그림자와 싸우는 칸. 예수게이는 항상 같은 순간에 깨어났다.

칸이 쓰러질 때.

칸은 자신이 이기지 못한 적을 만난 적이 없다. 아마 페러스도 펄그림을 만나기 전까지는 그랬으리라. 과거에 벌어진 잔혹한 일을 전하는 속삭임은 프라이마크만이 다른 프라이마크를 죽일 수 있다는 소문에 힘을 실어주고 있었다.

예수게이는 무릎에 얹은 두 손을 쥐었다 폈다. 그는 명상을 위해 가부좌를 틀어, 이 옛 방식이 마음의 고통을 덜어주기를 바랐다. 그러나 소용없었다.

레닥을 심문한 기억이 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자’벤이 말리지 않았다면 그는 폭풍 번개를 계속 내보냈을 것이다. 워드 베어러의 얼굴에서 살점이 떨어지고 비명소리가 피에 잠길 때까지.

그렇게 자제력을 잃은 적은 이제껏 없었다. 자신들이 살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고통을 가하는 건… 그것은 통합 이전의 야만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현관의 차임벨이 은은하게 울렸다. 예수게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벽에 설치된 세숫대야로 걸어갔다. 그러는 동안 문이 열렸다.

“시간 괜찮소?” 문 밖에 서 있던 자’벤이 물었다.

“들어오시게.”

셀러맨더 군단원이 몸을 살짝 숙이며 들어왔다. “또 같은 꿈이오?”

“그렇소.”

“달리 더 본 건 없고?”

“평소와 똑같았소. 혹시 생각나는 게 있다면…”

자’벤은 유감스러운 얼굴로 웃었다. “녹턴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소만. 그 외엔 모르겠소.”

예수게이는 얼굴에 물을 묻히며 땀을 닦아냈다. “레닥 일은 내가-“

“이해하외다, 정말로. 슬슬 놈을 살려두는 게 위험한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하오.”

“어쩌면 좋겠소?”

“지금 당장은 살려둡시다. 아직 유용한 구석이 있으니.”

예수게이는 마른 수건에 손을 뻗었다. “레닥 일로 찾아온 게 아닌 걸로 보이오만.”

“헨리코스가 뭔가를 찾아냈소.”

“아.” 예수게이가 망토를 둘러 상아색 천을 수도복 위로 걸쳤다. 살갗에 닿은 촉감이 시원했다. “좋은 소식이오?”

“그대가 한 번 보고 말해주시오.” 자’벤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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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분량상 짜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