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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The Emperor's Gift, 먼지 속 생존자 -3-

리만러스(222.110) 2024.02.27 16:48:18
조회 144 추천 1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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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터 위로 홀로리스가 깜빡거리며 입체 이미지를 하나 띄웠다. 프로스트본 호는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제식 구축함이었다. 다른 말로 카라벨라 호와 비슷한 체급에 함포와 방어 시스템, 내부에 탑승한 육상 전력까지 갖추고 있다는 말이었다. 물론 카라벨라 호는 노바급 프리깃함을 개량한 함선이어서 타 챕터나 임페리얼 네이비의 동급 함선보다 성능이 더 뛰어났다. 다만 탑승한 그레이 나이트는 우리가 유일했다.


스페이스 울프 챕터의 호위함인 프로스트본 호는 익숙한 듯 아닌 듯한 함선이었다. 함포의 위치나 함수 모습 등 함선 자체는 통상적으로 봐오던 아뎁투스 아스타르테스 함선과 똑같았으나 챕터의 상징인 늑대 모습이 다르게 칠해져 있는 모습이 새로웠다. 말카디엘이 홀로리스 앞으로 다다가 천천히 회전하고 있는 프로스트본 호를 손가락으로 쓸었다.


"재미있군. 전투의 흔적이 전혀 없어."


완전히 집중했는지 그는 어딘가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렸다. 마치 가문의 유산을 들고 있는 어린 아이 같았다고 할까. 곧 그가 확신에 찬 목소리로 힘주어 말했다.


"틀리지 않았군. 이 배는 전투 때문에 버려진 것이 아니야."


우리 그레이 나이트 팀 전원은 안니카 휘하의 이단심문소 요원들과 같이 중앙 테이블을 둘러싸고 있었다. 우리의 마음 속에 갈레오의 텔레파시가 울렸다.


+포탑 부근이나 용골 부근에 훼손된 흔적이 있지 않나+


"네, 분명 선체에 데미지가 가해진 흔적입니다. 허나 전투로 생긴 것이 아니죠. 선체 표면을 보시면...."


말카디엘이 자신이 보고 있던 이미지를 갈레오에게 돌렸다.


"여기. 이쪽에 보이십니까? 이 배는 스페이스 울프 챕터 소속 함선이니 청회색이어야 맞습니다. 하지만 이 부근의 도색은 완전히 벗겨져 무색이에요.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전투로 인한 손상이 아닐 뿐이지, 확실히 데미지를 많이 입긴 했군요."


갈레오가 별로 놀랍지도 않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그리 말할 줄 알았네+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카탄이 마지못해 말했다. 말카디엘은 조용히 이미지를 돌려 카탄이 볼 수 있도록 했다. 함미 부분이 완전히 파괴되어 철근 구조물이 다 드러난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가 이어서 말했다.


"함미에서 선루까지 이어진 변형은 틀림없이 에테르의 흉터야. 함체 중앙 홀이 뜯겨져 나간 것 만으로도 이미 함선 내부는 돌이킬 수 없이 감압 되었을 거야. 굳이 이...주변 손상들이 필요하지도 않지. 그러니까 모두의 생각처럼 함선은 충분히 많은 데미지를 입은 것이 많아. 문제는 그 손상을 전투로 입은 것이 아니란 말이지."


말카디엘이 손가락으로 프로스트본호의 이미지 이곳 저곳을 쿡쿡 찔렀다. 말이 끝나자 달포드가 목을 가다듬으며 끼어들었다.


"잠깐만요. 에테르의 흉터가 뭡니까?"


말카디엘은 프로스트본호의 이미지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대답했다.


"워프의 급류에 휩쓸렸다는 뜻이지. 저 정도의 손상이라면 겔러 필드를 켜지 않고 워프에 진입한 것이 확실해."


"그럼 얼마나 워프 속에서 표류했다는 말이죠?"


안니카가 물었다. 말카디엘은 조용히 고개를 흔들었다.


"몇 초, 몇 시간, 몇 년이 걸렸을 수도 있죠. 혹은 그 전부일 수도 있고요. 저 함선에 환승하여 항해 아카이브를 확인해보기 전까진 알 수 없습니다. 그것도 함선의 아니무스 마키나이(Animus Machinae)가 온전히 살아있다는 행운이 따랐을 때 가능한 일입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뭐, 정보를 얻기까지 몇 배는 더 많은 노력과 자원이 소모되겠지요."


달포드가 헛기침을 했다. 그는 하이 고딕을 배운 적이 없었기에 방금 말한 아니무스 뭐시기가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다.


"어, 그러니까...방금 그게 뭡니까? 마키나이?"


보다 못한 내가 조용히 끼어들었다.


"아니무스 마키나이. 머신-스피릿을 뜻하오. 배에 깃든 영혼이자 함선의 의지 그 자체지. 혹시 생명 활동이 발견됐나?"


"아니. 계측 불가라네. 무언가 생체 신호가 잡히기는 하는데 카울의 환경이 너무 가혹한 지 어스펙스 스캔이 잘 작동하지 않는군."


나는 홀로 이미지에서 눈을 떼고 스크린에 포착된 프로스트본호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함선은 마치 잠든 것 마냥 공허 속에 조용히 떠 있었다.


"전력도 끊겼고, 쉴드도 없이 우주에 그대로 방치되었다가 워프의 흐름에 휩쓸리기까지 한 함선이지. 그런데도 내부에서 생체 신호가 잡힌다고?"


말카디엘은 홀로리스에서 여전히 눈을 떼지 않았다. 깜빡거리는 초록색 빛이 그의 얼굴에 반사되었다.


"형제들, 이 사건은 아직 미궁에 묻혀 있네. 2사분면과 4사분면에 나있는 데미지가 보이는가?"


카스티안 분대원들은 전원 고개를 끄덕였으나 카탄은 몸을 앞으로 숙여 빤히 바라보았다. 말카디엘은 홀로리스를 그녀의 눈 앞에서 슬쩍 치웠다. 마치 장난감을 빼앗기기 싫어 몸을 돌리는 어린애처럼.


"선체에 구멍이 났군요? 그런데 이건 아까 말한 이마테리움 때문에 만들어진 손상 아닌가요?"


"우리는 그걸 에테르의 흉터라고 표현하지. 어쨌든, 그것과는 다르오. 손상 부위를 잘 보시오. 장갑이 안 쪽이 아니라 바깥쪽으로 찢겨져 나간 것을 볼 수 있지. 이건 내부로부터의 충격으로 생긴 손상이야. 폭발이든 생물체든, 무언가가 바깥으로 장갑을 뚫고 나간 모양이오. 여러 군데 있는 것을 보니 그 숫자가 많았겠군."




뭔가 요즘 들어서는 프라이마크니 거대한 전역이니 하는 스케일 큰 내용들보다


이렇게 아기자기하게 분대별로 모여서 노가리 까는 부분이 더 재밌는 듯.


물론 그만큼 뽕차는 맛은 없어서 심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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