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오나드 티엘이 깨어났다. 그는 잠시 수면에 빠졌을 뿐이었다. 따분했고, 오랫동안 기다렸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가 깨어난 것은 더 이상 제 40 갑판 대기실에 혼자 있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티엘은 즉시 머리를 숙였다.

“그대가 티엘인가?” 길리먼이 물었다.

“그렇습니다, 주군이시여.” 티엘이 대답했다.

“저...저는 훈련으로 시간을 보내고자 하였습니다.” 티엘이 대답하였다. “이곳엔 제게 익숙지 않은 무기가 많아 어쩌면 그러한 것들에서-”

길리먼이 고개를 끄덕였다. 조용히 하라는 뜻이었다.

티엘은 입을 다물었다.

길리먼은 그가 들고 있는 검을 살폈다. 그는 티엘을 쳐다보지 않았다. 티엘은 주의를 기울이며 기다렸다. 견책 당했음을 의미하는 엉성하게 붉은색으로 칠해진 투구를 겨드랑이에 끼고 말이다.

“나는 그대를 찾아서 여기 온 것은 아니네.” 길리먼이 말했다. “생각을 좀 하려고 이곳에 왔지, 자네가 여기 있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네.”

티엘은 대답하지 않았다.

“우울한 생각이로군.” 길리먼이 무기걸이에 다시 검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내가 무언가를 잊어버렸다는 것 말이네, 이 고백을 다른 이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면 고맙겠네.”

“물론입니다, 주군. 어찌 주군께서 저를 잊어버리셨음을 탓하겠습니까. 제 존재는 아주 사소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제 프라이마크는 그를 바라본다.

“자네가 기억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네, 서전트. 하나는 사소한 존재라는 것은 없다는 것이네. 정보는 그 자체로 승리일세. 어떠한 데이터라도 그것의 중요성을 평가할 수 있기 전까지는 그 데이터를 중요치 않은 것으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해서도 안 되는 것이네. 뒤늦게 깨닫는다면 이미 늦어버리니 말이네. 그러니 쓸모가 없어지는 상황이 오기 전까지는 어떤 존재던지 모두 중요한 것이지.”

“알겠습니다, 주군이시여.”

“그렇다면 다른 하나는 무엇이겠는가, 티엘?”

“에오니드 티엘은 대답하기 전에 잠시 망설였다.

“어떠한 기준으로 보던지, 제 위반행위는 비난받아 마땅했습니다. 그러므로 전 사소한 존재는 아니었던 것이겠지요.”

“조용.” 길리먼이 말했다.

프라이마크는 돌아서서 방의 높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훈련용 우리의 천장엔 티엘이 몇시간 동안 과로한 흔적인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내가 그를 불쾌하게 한 것일지도 모르겠군.” 길리먼이 말했다.

“주군?” 길리먼이 생각에 잠긴 시선으로 티엘을 돌아보며 시선을 고정시켰다.

“오늘은 대단히 예민한 날일세.” 그가 말했다. “우리는 항성계를 순응시키듯이 제국의 미래를 만들어내고 있네. 관계를 굳히고, 약점을 보완하지. 정치적으로 말이야. 13군단과 17군단 사이의 균열은 제국 방어선의 균열과 다름없지. 호루스도 알고 있네. 그래서 균열을 봉합하려 하는 것이고, 우린 서로 간의 혐오를 속으로 삼켜버리겠지.”

길리먼은 수심 어린 표정을 짓고서 손가락 끝으로 그의 광대뼈를 비볐다.

“미래는 군단들 간의 결속에 달려있네.” 그가 말했다. “만약 결속이 약하거나 부족해진다면, 결속을 고치거나 강화해야 하네. 이건 강요된 것이고. 오직 대의를 위해서 서로 어울리고 있는 것이지.”

티엘은 침묵하는 쪽을 택했다.

“그는 너무… 변덕이 심해.” 길리먼이 말했다. “너무 극단으로 잘 기울어. 다른 이의 비위를 맞추려 하고, 쉽게 불쾌감을 느끼지. 그에겐 중간이 없어. 가장 친한 친구가 되고 싶어 하지만, 조금이라도 모욕을 느끼면 바로 화를 내지. 맹렬히. 또 불쾌해하지. 어린아이처럼 말이네. 그가 내 형제가 아니었다면, 정치적인 골칫거리가 되었을 것이고, 제국의 지배를 막는 장애물이었을 걸세. 형제가 아니었다면 내가 그를 어떻게 했을지 뻔하지.”

“주군의 생각을 어떻게 행할 것인지 제가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군.” 티엘은 그렇게 말하곤 스스로 움찔하고 놀랐다.

“방금 그건 농담이었나, 서전트?”

“방금 제가 아주 부적절한 유머를 시도한 것 같습니다, 주군.” 티엘이 인정했다.

“사실 꽤나 재미있었다네.” 길리먼이 말했다.

그는 방을 나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

“이곳에 있게, 때가 되면 자네를 데리러 오겠네.”

“알겠습니다, 주군이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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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원 에오니드 티엘은 누구도 못막아

가끔씩 이야기 나오는 길리먼이 로가 욕하고 그 부하놈들이 비웃었다는 그 이야기. 티엘이 스마 VS 스마로 견책당해서 온거라 자기 견책당한 이유로 농담하는거에 가까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