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광된 무덤-
무(無)의 시간이 있었다. 얼마나 오래인진 알 수 없다. 내가 잠을 청할땐 아무것도 알 수 없다. 꿈도 감각도 없다.
나의 잠이 끝났다는 첫번째 징후는 추위와 고통이다. 폐하를 찬양하라, 추위와 고통은 내가 살아있음을 알리는 것일지니, 곧 나는 죽음의 문을 넘어서 그분을 다시금 섬기게 될 지어다. 찬양하라! 인빅투스 포텐스가 가동한다, 나의 영광된 무덤이 깨어난다!
추위는 곧 지나가지만 고통은 언제나 나와 함께한다.
나의 정신의 눈에 깜빡이는 커서가 생겨난다. 그것이 나에게 보이는 전부다. 인빅투스 포텐스의 눈은 아직 가동되지 않았다, 나의 눈으로 직접 무언가를 본지 500년이 지났다.
나의 시각 플레이트 위로 단어들이 지나간다.
코지테이터 알파, 베타, 감마, 가동. 생명 보조 시스템 각성. 그분께선 삶을 주시며, 삶을 쥐고 계시노라. 그분의 지배는 확고하도다. 로고스 메모란둠 가동. 과거의 기억에 복이 있나니, 그 안에 내일의 승리의 씨앗이 있도다.
인빅투스 포텐스엔 그 자체에 마음이 있으니 그것은 나의 정신과 맞물리는 야수의 정신이다. 인빅투스 포텐스의 영혼을 담은 로고스가 논리 엔진과 함께 깨어난다. 이것은 나와 드레드노트의 정신 상태를 기록할 것이다. 나의 생각을. 이러한 생각들을.
시험 시퀸스 개시
시험 시퀸스 개시됨. 엔진 가동. 연료 펌프 가동. 점화 시퀸스 시작... 3... 2... 1...
울림이 전신에 전해져온다, 커져가는 열기의 느낌. 인빅투스 포텐스의 관절이 움직인다, 구동 섬유가 팽팽해진다, 피스톤이 중력을 딛고 선다. 그가 일어서니 드레드노트의 움직임이 마치 나의 것 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감각은 나의 육신이 마비된듯 비현실적이다.
나에겐 육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엔진 테스트 성공. 옴니시아를 찬양하라! 시스템 배열 가동. 무장 링크 가동.
인빅투스 포텐스의 전체 시스템 배열이 눈부신 색상의 텍스트와 함께 온라인 상태가 된다, 룬과 정보가 담긴 문장이 나의 지각(知覺) 기관을 가득 채운다. 좌측 상단에 날짜와 시간이 표기된다, 시계는 내가 마지막으로 잠들었던 그 순간에 멈춰있다. 어둠 너머로 조준 십자선이 깔린다. 탄약 수치 0, 전력 상태, 장갑 손상정도, 온도, 윤활유의 상태, 연료, 고도, 기압, 공기 혼합, 영양 상태, 양막의 상태, 생체 부품의 상태, 그리고 더 많은 것들. 그것들은 어둠속에서 녹색으로 빛난다. 시스템은 굳건하다. 이 너머론 여전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원격 가동 시퀸스 결합 요청됨. 열쇠를 수호하라, 열쇠는 문일지어니. 원격 가동 시퀸스 결합 허가됨. 진행 코딩 생성 인식됨. 신원 코딩 AA/LIF/5538 드레드노트 차체 '인빅투스 포텐스' 원격 시스템 통제 허가됨.
외부에서의 개입이 느껴진다, 관찰하고 기록하는 전기적 존재가 느껴진다. 이것은 인빅투스 포텐스의 몸체를 타고 들어온다. 외부의 조종에 따라 무장 거치대가 가동되었다가 정지된다. 전력 공급 그래프가 치솟았다 가라앉는것이 보인다. 이것들은 허상 감각이다. 나의 관엔 사지가 없다, 내가 무슨 역할을 위해 깨워졌건간에 아직 무장은 장착되지 않았다. 고통이 커져간다. 나는-아악!
생물적 연결 오류. 로고스 메모란둠 중지. 재가동.
이건 허상 감각이 아니다. 여태껏 그래왔듯 점점 커져간다. 최고조에 달하겠지만 날 집어삼킬 정도는 아니다, 그리곤 견딜만해진다. 안정기에 도달하는것이 가장 어렵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나는 남은 이를 깨문다. 나의 턱엔 근육이 남아있지 않다. 나의 육신은 파괴되었다. 인빅투스 포텐스는 나의 힘이다, 그의 힘이 나의 힘을 대신한다. 그의 힘이 나를 고양시킨다, 아는 아직 섬길 수 있다. 찬양하라.
무장 연결 가동. 무장 거치대 가동. 무장 인터페이스 가동. 무장 전원 연결 가동. 옴니시아를 찬양하라! 자동-감각 가동.
나의 시야가 가동된다, 나의 청력, 나의 목소리. 인빅투스 포텐스의 감각이 밝게 빛난다, 나의 감각을 하얗게 물들인다. 할 수 있다면 나는 눈을 깜빡였을 것이다, 하지만 시야가 안정되는 순간까지 빛을 견디는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적절한 시기에 그렇게 되었다. 거칠고 불안정하다, 마지 생선의 눈을 통해 보듯이 시야가 뒤틀려 있다. 나의 무덤은 나의 성전의 공격 순양함 '권위' 호에서 이동되었다. 나가 속한 오더의 기함의 것이 아닌 '영원의 성전사'호의 묘지가 보인다.
나는 무덤의 속박에서 자유로워졌다. 유조(油槽)가 비워진다, 폭풍막이가 바닥으로 내려간다, 하지만 난 아직도 벽감(壁龕)에 들어있다. 아직 전쟁으로 나아갈 시간이 아닌것이다. 이건 표준적인 초기 활성화 단계다. 난 모든것을 기억하면서도 그 무엇도 기억하지 못한다. 오직 나의 의식만이 나의 것. 찰나의 순간이지만.
갑옷을 착용한 테크마린과 아포세카리가 나의 앞에 서있다. 성가를 부르는 시종들도 가까이 있었고 노예들도 거기에 참여했다. 로브를 입은 채플린이 폐하에 대한 찬양을 외쳤다. 나의 시선의 귀퉁이에 인빅투스의 광각(廣角) 센서의 왜곡에 의하여 나의 무덤의 비석이 보였다, 그것은 방청유에 의해 노란 얼룩져 있었다.
'인빅투스 포텐스여! 깨어나소서!' 테크마린이 나에게 향유를 뿌렸다. 블랙 템플러의 테크마린은 옴니시아-황제 폐하의 의식을 꼼꼼히 따르고 있었다. 나는 그가 누군지 모른다.
'깨어났다,' 인빅투스 포텐스가 말한다. 나는 이 목소리를 나의것이라 여길수 없었다, 너무나도 깊고 거친; 인간이 아닌 기계의 목소리였다.
'찬양하라! 찬양하라! 옴니시아를 찬양하라, 그분은 가장 신성한 기계의 형상을 취한 인류의 황제일지어니. 육신과 강철의 융합을 찬양하라. 그 융합이 구현된 황금 옥좌를 찬양하라. 우리 주님의 신성한 반향인 인빅투스 포텐스를 찬양하라.'
'찬양하라,' 아포세카리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테크마린이 나의 겉면을 바라본다, 반면에 아포세카리는 마치 기계의 장갑판 뒤에 있는 나를 보려 하는듯이 인빅투스의 왜곡된 눈을 깊히 들여다 보았다.
'모든 시스템이 신성한 매개변수 속에서 작동하고 있나니. 인빅투스 포텐스는 오작동의 오염없이 작동하고 있도다."
아포세카리가 몸을 기울여 인빅투스의 전면부에 끼워진 장치를 조작했다.
'생물학 스캔상으론 건강하시군요. 안녕하십니까, 아델라드 형제님?'
그가 장갑뒤에 숨겨진 드레드노트의 귀에 말했다. 그는 기계과 인간의 융합체가 된 나란 존재가 아닌 나에게 직접 말했다, 그렇기에 그는 나의 옛 이름을 불렀다. 나를 환영하려는 그의 시도가 고마웠다, 하지만 이름에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인빅투스 포텐스는 나의 세번째 이름. 꼬리표,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고통,' 인빅투스의 목소리에서 중압감이 느껴진다. 고통은 아직 최고치에 도달하지도 않았다, 이것을 측정할 게이지따윈 없단것을 안다. 아포세카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무언가를 비틀었다. 따쓰한 파동이 시들어버린 나의 유해를 타고 흐른다.
'낫군,' 인빅투스 포텐스가 삐걱인다. 아포테카리는 동정을 표하며 내 석관 위에 잠시 손을 얹는다. 그의 행동은 헛수고다. 나는 전쟁의 추진 행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한다.
이 아포세카리가 누구인지 알 것 같다.
'내게 주어진 명령은 무엇인가, 헹기스트 형제?' 내가 말했다, 인빅투스 포텐스가 나를 대신해 말해준다.
틀렸다.
'전 클로비스 입니다, 아포세카리 헹기스트 형제는 저의 스승이었습니다만.' 그가 머뭇거린다. '그는 73년전에 전사했습니다.' 나는 그에 아무런 할 말이 없었다. 헹기스트가 견습생을 받았던 기억은 없다. '형제님의 오류를 이해합니다. 그가 전사했을때 저는 그의 축복받은 워기어를 물려받았습니다, 찬양 받으소서. '영원의 성전사'는 아마게돈 섹터로 항해중입니다. 오크의 침공입니다. 아주 큰 규모로. 많은 형제들이 모였습니다. 과도하게 흥분하지 마시지요, 곧 다시 숙면을 취하실 수 있습니다.'
그의 뒤에서의 활동이 보였다. 다른 드레드노트-아이언클래드 드레드노트-가 드러나고 있었다. 그의 관 위로 번쩍이는 빛은 유조(油槽)가 비워졌음을 뜻했다. 그의 관의 '캔투스 맥심 글로리아' 라고 표기되어 있는 문이 아래로 내려왔다. 그의 무덤 주변으로 향이 피어올랐다. 그는 진정으로 고대인이었다. 기억해낸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정보가 표기된 것이었다.
'얼마나 됐지?'
테크마린이 그의 커다란 장비를 조절했다. 나의 시야에 새로운 줄이 생겨났다.
시간 점검. 내장 시간 기록장치 초기화. 초기화.
디스플레이에 표기된 시계가 깜빡인다. 시계가 다시 정상화되며 돌아가기 시작한다.
760998.M41
9-9-8
난 89년이나 자고 있었다.
초기화 완료. 인류의 주인을 찬양하라, 기계의 주인을 찬양하라. 둘의 2진법을 찬양하라
'89년?'
'죄송합니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해 형제님의 신경계가 악화되었습니다. 저지는 되었습니다만,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리고 마샬 리카드께서 형제님이 안정될때까지 위험에 빠트리길 원하지 않았습니다.'
'마샬' 리카드? 리카드를 기억한다. 그는 견습생 꼬맹이었는데.
'자네가 지금 나를 깨운건가?'
'모두를 깨우고 있습니다,'
인빅투스 포텐스의 엔진이 정지한다. 시스템의 전력이 흘러나온다. 불빛이 희미해진다. 나는 하고싶은 질문이 많았지만 인빅투스의 목소리도 빼앗긴다. 관의 죔쇠가 뻗어져나와 나의 무덤의 장갑을 고정한다.
테스트 완료. 테스트 완료.
강철의 팔에 축복 있나니, 강철의 발에 축복 있도다.
'육신에서 사지를 잃었음에도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임시 셧다운 개시
어둠이 돌아와 세상을 밀어낸다. 나의 앞에 덮어씌워진 시야가 깜빡이고 근육 다발에서 힘이 빠진다. 인빅투스 포텐스가 힘없이 늘어진다. 내게 남은건 고통 뿐이다. 결코 나를 떠나지 않는다. 내가 꿈도 없는 잠 속으로 빠져들어도 고통이 그곳에 있다. 지금 그곳에 있다.
승정 갑판이 소란스럽다. 분대원들이 각자의 드랍 포드로 달려간다. 잠깐 브루스크가 보였다, 나의 마지막 네오파이트 제자, 지금은 크루세이더 분대를 이끌고 있다. 그가 맞다, 확실하다. 그가 얼마나 검의 형제로 있었던 것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갑옷을 알아볼 순 있었다. 그리고 그는 사라졌다.
기계의 소음과 맞먹는 기도, 찬송가와 맹세의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이 폐하의 축복을 받고자 채플린 앞에 무릎을 꿇고있다. 그들의 이마 위에 재의 십자가가 그어지고 시종들은 타오르는 밀봉 스탬프로 그들의 갑옷에 맹세의 서약문을 고정한다.
왁자지껄한 소리와 함성 안에서 사람들이 집중하지만 이것을 보는 관찰자들에겐 오직 무질서로만 보일 것이다. 형제들과 신병들이 뒤섞인 분대에 축복이 내려지면 그들은 기원의 외침을 내지르며 드랍포드로 달려간다, 그리고 다른 분대가 기도를 위해 그 자리를 차지한다.
마지막 남은 몇몇의 드랍 포드들이 장갑화 격납고에서 적재용 집게에 집힌채로 흔들리며 천장을 따라 수송된다. 드랍 포드들이 발사관 위의 정해진 위치에 내려지면서 인빅투스 포텐스의 어깨보다도 큰 사슬들이 잘그락거린다. 귀가 먹을듯한 소음이 들려온다. 자동-예배자들의 강철로 된 입에선 끝없이 기도가 흘러나왔다, 썬더호크의 엔진이 울었다 사그라들길 반복했고 전차들은 엔진을 울려댔다. 적재용 집게들이 쿵쿵 거리는 소리를 냈다. 사이렌, 경적, 기계, 서비터, 형제들... 모든것이 전쟁의 준비를 위한 신성한 소란이다.
아포세카리 헹기스트-
오류
아포세카리 클로비스가 나를 나의 드랍 포드로 이끈다. 나의 발이 갑판을 무겁게 짓누른다. 내가 지나가자 나의 형제들과 시종들이 함께 고개를 숙이고 그들의 앞에 거꾸로 검을 쥔다. 나는 챕터의 고대인, 살아있는 유물이다. 나의 매립이라는 명예에서 그들은 페하의 메아리를 본다. 나에겐 그렇게 비교될 가치가 없다. 나는 그런 숭배를 받을 자격이 없다.
나의 드랍 포드는 새롭게 도색되어 있었고 곧 타서 없어질 씰로 장식되어 있었다. 포드의 전면부에 인빅투스의 명판이 붙어 있었다.
군화의 발걸음과 오크들의 표격, 그리고 우리의 열의의 중압 속에 영원의 성전사가 요동친다. 이것은 전면 전투강하다. 오크 전함들의 함대가 외부에서 우리들을 향해 몰려온다. 우리는 두려움 없이 과업을 행할 것이다. 영원의 성전사는 강인하며 우리의 신념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폐하께선 그분의 아들의 아들들을 보우하시니. 찬양하라.
드랍포드에 들어섰다. 램프 문이 위로 오르자 우리의 평(平) 설교사가 우리들의 전투 함성을 외친다,
'연민 없이! 후회 없이! 두려움 없이!
그는 다른 시종들과 마찬가지로 갑옷을 입고 무장을 한 상태였다. 가장 하찮은 자들도 전사의 역할을 할 수 있다. 그것이 우리의 방식이다. 나약함이 있을 곳은 없다. 지위를 막론하고 무기를 쥘 수 있는 자들은 그러기를 요구된다.
난 기다린다. 시계가 없었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지 몰랐을 것이다.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시간은 의미를 잃었다. 동면상태가 아니라면 나는 잠들지 않는다. 다만 명상을 한다, 나의 목적과 폐하의 의지와 끝없는 성전에 대한 명상한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그것을 일부라는 사실에 감사한다.
나의 영광된 무덤의 신성한 기술력이 나의 정신속에 벨소리를 만들어냈다, 임무 시계의 설정을 알리는 소리다. 두번째 시간 계수가 시계 밑에 나타난다. 붉은색으로 세번 점멸하더니 0이 되었다가 녹색으로 변하며 시간이 흐른다. 나의 강하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유일한 경고다.
나의 무게 중심에 약간의 변화가 생긴다. 난 활송장치로 옮겨지고 있다. 추진기에서 소음이 터져나온다. 중압감이 느껴진다, 양수액 속에서 나의 육신이 움직인다, 그리고 잠시동안 나의 옛 피부가 느껴진다. 내가 흔들리면서 고통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것도 잠깐일 뿐이다.
가속이 이어진다. 난 대기를 뚫고 떨어지고 있다. 그들이 우리 모두를 깨운다, 클로비스 형제는 아마게돈 전역에서 평소완 다른 움직임이 있다고 했다, 나의 죽은 형제 7명이 다시 전장으로 나선다. 세번의 성전이 이루어졌다. 전쟁은 항성계 전체와 이 섹터의 온전한 부분까지 파멸로 몰아넣었다. 이곳에 벌어진 오크의 침공은 심각한 규모였다.
어서 참전하고 싶다. 난 너무 오랜 시간을 잠들어 있었다.
강하는 짧았고 끔찍한 물리력에 끝이 났다. 나를 지켜주는 양수액 안에서 나의 몸이 흔들린다. 내가 다른 삶을 살았을 당시의 강하가 생각난다, 내가 살과 피로 이루어진 인간이었을 당시의 일이다. 착륙의 일격에 온몸의 뼈마디가 삐걱거렸다. 이제 나는 가장 최악의 것들로부터 보호받고 있다, 무감각하다. 나는 모든 감각으로부터 멀어졌다, 그리고 마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오직 고통만이 나의 무덤에서 주위를 휘감고 산산조각 난 내 몸을 친밀하게 감싸안고 있을 뿐이다.
문이 터지듯 밖으로 열린다. 창백한 빛이 인빅투스의 강철 몸체 위로 내리쬔다. 나의 앞에 추악한 오크의 요새가 보인다, 행성 표면에 직격한 소행성이다. 대지는 말랐으되 가장 마르진 않은 반-초원의 상태였다, 낮은 가시 나무들과 회색 풀들은 메말라 있었다. 무성한 풍경은 아마게돈의 표준적인 모습이었다. 모든것들이 재에 덮혀있다. 불의 계절이 최근 막을 내렸다. 날씨가 진정되고 있다, 쉬이 예측하진 못하겠지만. 그림자의 계절이 시작되었다.
'락'의 파괴를 지원 하는것이 나의 임무다. 가치있는 임무다. 이미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나도 가슴속에 큰 기쁨을 품고 전투에 나선다. 찬양하라!
'찬양하라!' 인빅투스 포텐스가 외친다.
나의 주변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드랍 포드로 가득하다, 제트 엔진이 우거진 초목을 불태운다. 난 첫번째 인원들중 하나다, 잿더미 폐허 성전의 두번째 그룹의 창끝인 것이다! 찬양하라! 56명의 배틀-브라더들과, 49명의 네오파이트 신병들. 다양한 기갑 전력이 먼곳에서 썬더호크의 공중 지원을 받으며 전개된다. 이것과 다른 정보들이 나의 지각 기관의 끝자락에 표기된다. 재로 오염된 하늘을 뚫고 밝은 섬광과 전쟁의 번개가 비친다, 궤도상에서 우주의 성전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위가 그렇듯 아래도 그러하다.
캔투스 맥심 글로리아가 나와 함께한다, 나의 우측 63미터 부근에 위치한 드랍 포드에서 그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이미 사격중이다, 그의 팔 아래 달린 스톰 볼터에서 가속된 질량 반응탄이 번쩍인다.
나는 형제로서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한다. 그의 이름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없다. 그는 여태까지 그래왔고 앞으로 캔투스 맥심 글로리아일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다른 형제들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이다. 검의 형제이자 한때 마샬이었던 아델라드가 아닌 인빅투스 포텐스로.
나는 인빅투스인가? 아니면 아는 아직도 아델라드인가? 난 더이상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 상관 없다. 오직 폐하의 의지만이 중요한 것이다. 나는 그분의 뜻을 섬길 지니. 찬양하라.
나는 캔투스 막심 글로리아 쪽으로 걸어가며 목표물을 탐색한다. 오크들의 락 주위로 사각형과 원이 깜빡이며 잠재적인 위험 요소, 임무 우선순위와 전략적 관심 요소들이 표시된다. 나는 괴성을 지르는 외계인들을 골랐다, 놈들이 우리에게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가장 근접한 위협 요소들이다. 인빅투스는 계속 칸투스 쪽으로 다가간다, 하지만 나는 인빅투스 상체를 90도 회전시켜 외계인들과 직선을 맞춘다. 의지 하나로 나는 그들에게 스톰 볼터를 퍼붓는다. 반동은 나의 영광된 무덤에 달린 거대한 팔엔 너무나도 미약하다, 숭고하도다. 전쟁은 가장 위대한 숭배의 행위일지니 나는 주를 위해 기꺼이 행한다.
몇몇의 오크들이 제거되었다. 나머지가 엄폐물을 찾아 흩어진다.
더 많은 드랍 포드들이 착륙한다. 15대가 지상에 내려왔다. 아마 모두가 내려온것 같다. 문이 개방되고 사이에 끼어있는 스톰 볼터와 데스윈드 런처의 엄호를 받으며 블랙 템플러들이 나타난다. 머신-스피릿에 의해 조종되는 이것들은 기계적인 신속함과 정밀함으로 앞뒤로 전환되며 오크들을 처치했고 그 사이 나의 형제들은 돌격을 위해 준비를 했다.
락의 최고점은 79.4미터로 마치 부주의한 거인이 던진 조약돌처럼 외계의 절벽이 풍경 사이에 떨어진 모습이었다. 강철 문과 셔터가 구멍들을 덮고 있었다. 그것들이 뒤로 젖혀지면서 오크의 대구경 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문과 사다리에서 오크들이 쏟아져 내려왔다, 오크들이 험준한 꼭대기를 따라 있는 총안구 위에서 괴성을 지른다. 주변의 경치가 놀라울 정도로 훼손되지 않았다. 그을린 초목도 충돌로 생긴 구덩이도 없다. 섬세한 착륙이다.
오크들은 놀라운 생명체다, 생존자의 기질이 있는 종이다. 나는 늪, 숲, 사막, 하이브, 눈이 오는곳, 바다, 우주에서 놈들과 싸웠다. 그들은 모든것을 똑같이 오염시킨다. 그들의 성공은 그들을 더욱 비열하게 만든다. 그것들은 야만스럽고 폭력적이며 모든 질서에 적대적이면서 분별이 없다. 나는 그들을 존경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을 증오한다. 나는 인류의 모든 적들을 만족스럽게 죽이지만 특히 오크를 죽이는 것을 즐긴다. 찬양하라.
'전진한다.' 나는 캔투스의 지시를 따른다. 그가 락의 벽에서 쏟아지는 사격을 받아내도록 나의 앞에서 전진하게 한다. 여섯기의 센츄리온 나의 뒤로 집결한다. 우리는 돌파조다. 형제들이 가능한 곳에 제압 사격을 가한다. 물러서는 것은 우리가 선호하는 방식의 전투가 아니었기에 그들은 우리의 진격을 부러워 할 것이다.
우리가 진격하는 와중에 나는 많은 오크들을 스톰 볼터로 사살했다, 하지만 나의 어썰트 캐논은 사용하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다. 탄약 수치가 완충 상태다, 보기 좋은 검녹색을 띄고 있다. 3만발이 들어있다. 상당한 숫자다, 하지만 전투가 끝날때까지 이 이상으로 탄약을 받을수 없을 것이다.
'탄약을 아끼는 자에겐 폐하께서 승리로 보상을 내리시니,'
채플린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누가 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많이들 알고 있었는데.
관문을 향해 접근했다. 캔투스 맥심 글로리아의 사이즈믹 해머가 위로 들리며 작동한다.
나는 브리핑 당시를 회상했다. 3개의 성전 모두 새로운 이름이 붙었다 - '헬스리치', 헬브렉트는 몇달전 이곳을 리클루시아크 그리말두스에게 맡기고 떠났다, 새롭게 지어진 '재의 폐허'는 마샬 리카드와 마샬 아말리크에게 넘겨졌다. 마지막으로 '공허의 성전'은 하이 마샬 헬브렉트가 직접 지휘한다. 우리는 이 전쟁에 너무 늦게 도착했다. 우리는 그 값을 적들의 피로 치룰 것이다.
나는 어제 전 까지만 해도 그를 만난적이 없었다. 나에게 로고스 메모란둠 다시 보기에 그의 연설이 들어있다.
'승리가 필요하다. 사기가 그것을 요구한다. 이 항성계에서 이미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오크들은 그들의 요새를 불가침이라 믿지만 그것보다 더 나쁜 것은 제국의 전사들도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샐러맨더는 설익은 성공을 즐겼지만 우리 또한 그 것이 반대라는 것을 증명할 것이다. 오크들이 블랙 템플러의 분노를 맛보게 하라,' 그가 말했다. '모든 영광을 샐러맨더에게 넘길순 없다! 신자들이여, 폐하의 망치를 정확히 내리쳐라. 돈의 후예들이여!'
그는 성질이 불같고 무용이 뛰어나다고 들었다. 자기 지위에 걸맞는 것 같다.
캔투스 맥심 글로리아가 락의 넓고 높은 관문에 접근한다. 오크들의 건축은 거칠다, 이 문 또한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튼튼하다.
'내가 진입하겠다, 엄호하도록'
그의 강력한 사이즈믹 해머가 작업을 시작했다, 급격히 앞뒤로 움직이며 가차없이 문을 두들긴다. 부착된 멜타건이 금속을 파고든다. 센츄리온들이 그와 합류한다, 그들의 공성 드릴이 접시 크기의 구멍을 파낸다, 그들의 발 주위로 깍여나간 조각들이 떨어진다. 나는 달아오른 금속의 냄새를 상상한다. 총알, 미사일, 그리고 많은 암석들이 우리의 장갑에 튕겨 나간다.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죽인다, 별로 성과가 없다. 각도가 나쁘다.
밝은 빛 줄기가 센츄리온중 하나에 명중했고 아래쪽으로 파고들어 그의 목과 몸을 관통했다. 그 안에 있던 나의 형제가 죽었다, 그의 센츄리온 슈트가 시신을 고정시키고 있었다. 난 인빅투스를 뒤로 물러 몸을 뒤로 젖혔다. 나 스스로를 위험에 노출시키는 행위였지만 반드시 이 격노에 대한 복수를 해야했다. 인빅투스의 정교한 조준 시스템이 놈을 찾아낸다, 이해 불가능한 에너지 병기를 든 건장한 오크가 돌출된 보루위에 있었다. 그날 처음으로 어썰트 캐논이 대화를 하도록 했다. 총열이 끼릭 거리는 소리를 내며 속도를 냈다. 최적의 효율 한도내에서 작동하고 있다. 의식은 근면히 치루어졌다.
탄환의 줄기가 락에 튕기며 돌파조의 위로 자갈이 빗발친다. 위의 오크들이 물러서며 위에서의 공세도 사그라들었다. 인빅투스가 판독하지 못했기에 내가 그 오크 사수를 죽였는지는 알 수가 없다.
문이 굉음과 함께 안쪽으로 터졌다, 틀에서 너무 거칠게 뜯겨나가 작은 암석의 산사태를 일으켰다. 캔투스는 파워 피스트로 잔해를 뜯어버렸다. 그리고 우린 안으로 진입했다.
그 순간 이후로 나의 어썰트 캐논은 침묵하지 않았다.
우리는 울부짖는 녹색 얼굴들의 바다를 헤치고 거칠게 잘라진 암석과 혐오스러운 기계들로 이루어진 미로 속으로 걸어 들어간다. 센츄리온들이 기계들을 파괴한다. 오크들의 조잡한 도끼와 화기들은 우리의 장갑을 뚫지 못한다-누구도 우리 앞에 설 수 없다. 캔투스와 나는 아무런 피해 없이 그들을 내리쳤다. 우리는 포위되었다, 허나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의 임무는 성공에 가까워졌다.
고통은 나의 동반자다. 고통엔 끊임이 없으며 모든 것을 아우른다. 죽음의 유산, 내가 더 이상 살아있지 않는다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것, 폐하께서 주신 선물, 그리고 내가 기꺼이 이 오크들과 나누고자 하는것. 외계인의 무기에 의한 플라즈마 폭발이 스페이스 마린으로서의 나의 마지막 행위를 끝냈다. 나는 그 열기를 기억한다, 나의 육신은 갑옷 아래에서 타들어갔다 - 고통, 고통, 고통이 나의 눈을 태웠다. 그들은 내가 안치된 이후로 나의 얼마나 많은 부위가 남아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우리는 기도하고 기념했지만 우린 나의 부상에 대해선 이야기 하지 않았다. 장갑 안에서 보낸 세월이 어언 5세기, 난 나의 육신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결론지었다. 팔한쪽. 상반신. 내 머리의 대부분. 아마 내 얼굴도 여전히 내 두개골 위에 붙어 있을 것이다. 아닐지도 모르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고통은 그때 느꼈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 고통은 항상 나와 함께한다. 난 이 고통이 나의 분노에 기름을 붓도록 한다, 나는 우리의 탄환을 고통으로 축복한다, 고통은 인빅부스 포텐스의 주먹을 날리게 한다, 고통은 회전하는 어썰트 캐논의 포열에 분노를 더해준다. 이 무기, 아주 훌륭하다! 어썰트 캐논이 눈 깜짝할 사이에 그린스킨으로 가득한 복도를 쓸어버린다, 놈들의 시체가 벽에서 흘러내린다.
경고 장탄량 50%
나는 탄약 수치를 점검한다. 그것은 이제 오렌지색이다. 14,361발이 남았지만 속도를 늦출 여유가 없다. 수천의 오크가 있다. 나는 그것들을 산산조각 내고, 발로 으깨고, 부숴버린다. 내 거대한 손에 두개골이 으깨진다. 그래서 많은 놈들이 죽고, 죽고, 죽지만 항상 더 많은 놈들이 있다.
'임무 지점에 가까워졌다, 준비해라'
우리는 장갑화된 또다른 문을 뚫고 요새의 심장부에 위치한 커다란 구멍으로 들어갔다.
'여기다,' 캔투스가 앞으로 전진한다. 그는 권위적이다. 그가 살아생전에 누구였을지 궁금하다. 마샬일까? 카스텔란? 아마 그냥 형제였을지도. 죽음은 사람을 바꿔놓는다.
우리의 뒤에 있던 센츄리온들이 뒷걸음으로 우리들의 취약한 후면 장갑을 보호한다. 시스템이 나에게 이제 그들중 4명만이 남았음을 알린다; 나머지는 내가 보지 못한 곳에서 전사한 것이다. 이곳엔 문이 많다. 모든 문들이 열리고 있다. 그안엔 수많은 오크들이 들끓고 있었다.
'텔레포트 비콘 가동.' 그의 후면에 장갑에 자석식으로 부착된 모듈이 푸른 빛으로 천천히 깜박거리기 시작한다. 나도 하나 가지고 있으며 센츄리온들도 가지고 있다. 모두를 활성화 시켰다. 이것은 신호다. 나머지 재의 평원 성전군들이 푸그노 글로리오사 문디를 노래하며 요새로 돌격할 준비를 할 것이다.
인빅투스의 추산에 따르면, 이곳에 900마리가 넘는 오크들이 있다. 큰 놈들의 비중이 크다, 리더와 특화종들이다. 나는 이것들을 강조표기하여 인빅투스의 표적 기억장치에 그들의 위치를 새겼다.
"버텨라." 내가 말했다.
오크들이 우리를 노려보고 포효하며 상스러운 위협을 가했지만 놈들중 아무도 우리에게 달려들지 않았다, 커다란 야수 하나가 군중 속에서 뛰쳐 나와 달려들 때까진. 다른 놈들도 따라서 달려든다.
나의 어썰트캐논이 말이 없어지는 순간까지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그 후 나는 그것의 붉게 달아오른 포열을 사용해 오크에게 죽음의 낙인을 찍어줬다. 그것은 성스러운 표식이지만 면죄는 없다, 오직 소멸만이 있을뿐.
대형 폭발물과 조악한 미사일로 무장한 한 무리의 오크들이 다른 오크들을 헤집고 돌진한다. 인빅투스의 스톰 볼터를 들어올렸지만 그것 역시 비었다. 붉은색이 나의 녹색 시스템 배열을 먹칠한다 - 탄약 없음, 과열, 연료 감소.
오크들이 캔투스 막심 글로리아를 향해 돌진한다. 그를 구하기 위해 내가 끼어든다, 그리고 스스로 파멸한다.
나의 무덤 곳곳에 그들이 가득하다, 그리고 사지에 폭약을 부착한다. 놈들중 하나가 나에게 기묘한 로켓 망치를 휘둘렀다, 하지만 난 놈을 붙잡았다, 인빅투스의 주먹으로 놈의 머리와 어깨를 붙잡아 찢어서 펄프로 만들어 버렸다.
방의 중앙에서 흐릿한 푸른 빛이 뿜어져나왔다. 기름진 연기가 공기중에 퍼진다. 형태가 갖추어진다. 마샬 리카드와 터미네이터 아머를 입은 검의 형제들이 빛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우리의 임무는 완수되었다. 하지만 내겐 너무 늦었다.
인빅투스의 하부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또 다른 부분에서도 폭발이 있었다. 인빅투스가 쓰러지자 땅이 나에게 달려든다. 내 무덤의 고통이 나를 붙든다, 하지만 내 스스로의 고통에 비하면 미약했기에 곧 사라졌다.
경고. 경고. 경고. 시스템 손상. 지원을 기다릴것. 강인함은 궁극의 요새일지어니.
붉은색 글씨와 룬이 깜빡이며 손상된 부위의 목록이 길게 표시된다. 그것들 너머에 보이는건 오직 모래로 가득한 바닥 뿐이다. 나는 목록을 읽지 않았다. 읽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엔 인빅투스의 등에서 또다른 폭발이 일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시스템 배열이 깜박거리다가 꺼졌고 다시는 켜지지 않는다. 나와 인빅투스의 연결이 완전히 끊어졌다.
나는 고통과 함께 어둠 속에 남겨졌다.
깨진 관의 틈으로 나의 양수액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인빅투스는 심하게 다쳤지만 백만의 그린 스킨들이 있더라도 나의 형제들은 인빅투스와 그들 사이에 있는 모든 오크를 죽일 것이다. 인빅투스는 다시 싸울 것이다. 하지만, 나는, 아닐것이다.
나는 기도한다.
나는 전투의 소리, 형제들의 찬송가, 3점사로 발사되는 볼터의 소리, 타오르고 폭발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미소지었다, 아니면 그러려는 시도를 했다. 나는 5세기 만에 처음으로 내 귀로 직접 소리를 듣게되었다 - 마지막으로.
나는 다음으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실제로 더 많은 것을 기대한다는 것, 일련의 사건들이 끝나지 않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의 인류는 불굴의 존재인 것이다. 죽더라도 우리는 멈추지 않는다. 어쩌면, 종으로서, 우리가 지금 죽는다 하더라도, 내가 처한 상황이 우리 종의 모든 남자, 여자, 아이들이 처한 상황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오직 죽음만이 있을 때, 다음에 일어날 일을 기다리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결코 알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인류가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내게 믿음이 없다면 내게는 무엇이 있을까? 패배다. 난 믿음이 있다. 내가 죽더라도 나는 승리를 안다.
이것이 나의 생각이다. 우리가 죽으면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폐하께서 더 이상 살아계신게 아니기에 온전한 영혼으로서 나를 곁으로 부르시어 함께 테이블에 앉기를 기다리고 계시는가? 그저 끝나는 것일 뿐일까? 황금의 불빛도, 임박한 파멸의 감각도, 두려운 감각도 없다. 편안함도 없다.
마지막 양수액이 흘러나가고 내 피부가 공기에 노출되었다. 이제야 이 영광스러운 무덤에 갇힌 나의 몸이 얼마나 조금 남았는지 알겠다. 인빅투스의 인터페이스의 파이프와 케이블이 내 살을 잡아당긴다. 끔찍한 추위가 나를 움켜쥔다. 숨을 쉬고 싶은 충동에 몸부림치지만 나는 폐가 없다. 내 혈중 산소 농도가 위험할 정도로 낮아지고 있다. 피부가 스멀거린다, 이제는 부서졌지만 나의 남은 유전적 선물인, 나를 스페이스 마린으로 만들었던 폐하의 거룩한 은총이 나를 살리기 위해 분투하고 있다. 너무 늦었다, 너무 늦었어. 마지막 여정이 다가온다.
의식이 사라져간다. 내가 안치된 그날 이후로는 거의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 자부심, 열정, 용기, 명예 – 죽음의 순간이 찾아오자 모두 나에게로 돌아온다, 그것들을 다시 느낄 수 있어 고마움을 느낀다. 블랙 템플러로 선택된 그 날. 검의 형제로의 승진. 나의 마샬 시절. 시메트리 월드를 파괴한 벨리누스 전투, 거짓된 성자 클레온의 잘못된 열정, 오크 싸이커 사냥. 모든 것이 피와 죽음으로 끝났다. 브루스크, 오베론, 대니퍼, 씨일레드, 샤르딘... 내가 알던 많은 얼굴들이 모두 어둠속으로 사라진다. 내 손으로 이룬 수많은 죽음들. 모든것이 의로운 것은 아니었다면, 대부분은 의로운 것이었다. 그 이상은 바랄 수 없다. '한 명의 배신자가 풀려나는 것보다 천 명의 의인이 죽는 것이 낫다'고 말했던 아르테미시아는 축복받은 자가 아니었을까?
오랜 기억들, 오랫동안 방치된 기억들이, 다시 떠오른다. 황금빛, 남자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나의 아버지다, 아마도. 무지몽매 했던 나의 고향 행성에선 드물게 평화로웠던 순간이다. 그네를 탄 나를 아버지가 밀어준다, 밧줄은 수 킬로미터 이내에 유일하게 안전한 물가에 있는 나뭇가지 위에 묶여있다. 얼마나 높이, 그리고 빠르게 밀었는지 나는 무서워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아버지는 더 세게 민다.
'겁먹지 마라 켈론! 겁먹지마!'
난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꼬마의 비명이다. 아버지는 젠타 파충류들이 왔을때도 내가 얼마나 용감했는지 상기시켜 주셨다. 어머니가 끌려갔을때도 내가 얼마나 용감했는지를. 난 이미 죽음에 익숙했다, 이미 전사였다, 하지만 그게 나의 비명을 막아주진 못했다, 약간의 무서움, 하지만 대부분은 즐거움이었다. 아버지는 사랑을 담아 나를 놀렸다.
'전 언제나 용감했다고요! 전 무서운게 뭔지 몰라요!' 난 꼬마의 목소리로 외쳤다. 하지만 나의 아버지는 기억일 뿐이기에 나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다.
난 눈을 감고 웃음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이 일이 있고 4년후 나의 아버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집도 없어진다, 하지만 아직 그 순간은 오지 않았다. 즐거움; 단순하고, 강하면서도 순수하다. 전투의 신성한 즐거움과는 다른것이다, 숭배의 환희와는 너무나도 다른 것이다. 목표도 없다, 이유도 없다-그저 그럴 뿐이다. 내가 요새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면, 내가 시험을 치루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어떠한 것이었을까. 그런 생각은 잠깐이었다, 주여, 하지만 난 이것에 대한 생각이 든다. 아 폐하, 저의 마지막 죄를 용서해 주소서.
나의 유년의 공기는 따뜻하지만 나는 춥다. 그림자가 드리운다, 태양이 흐려진다. 나의 아버지는 알지 못한다. 난 아버지의 시선을 끌려 했다. 아버지는 나의 말을 듣지 못했다, 아버지는 과거에 갇혀있기에. 아마도 이게 맞을 것이다, 내가 가진건 과거 뿐이기에. 나의 삶 위로 마지막 커튼이 드리운다. 나는 잘 싸웠다, 그렇지 않습니까 인류의 주인이시여? 저의 고행은 끝났으니 저는 기꺼이 그에 대한 보답을 받겠습니다.
나의 신념에도 불구하고 내가 들리지 않을까 나는 두렵다.
허나 찬양하라! 폐하께서 들어주셨다! 귀 기울여주셨어! 마지막 축복이 온다. 추위가 사라진다. 따뜻하다. 난 자유다. 난 뒤돌아 사라져가는 나의 과거의 비전을 향해 말했다, 짙어가는 어둠 속 그림자를 향해 기쁨을 담아 외쳤다.
'고통이 사라졌다, 고통이 사라졌어!'
++블랙 템플러 포지 기록 부록, 987721/3/2 AA/LIF/5538 드레드노트 차체 '인빅투스 포텐스' 내부 데이터로그. 아델라드 형제의 로고스 메모란둠 기록 종료. '인빅투스 포텐스' 회수됨++
++찬양하라++
===================================================================================================================
The Glorious Tomb의 오디오 드라마를 듣고 Crusaders of Dorn에 실린 The Glorious Tomb의 텍스트를 보고 번역을 한건데 오디오랑 텍스트를 비교하면 중간중간에 차이가 있음 오디오는 오디오에 맞게 필요 없는 단어를 몇개 뺏던가 하는 식으로
마지막에 ++ 쳐진 부분도 오디오 드라마엔 없는 부분임
글로만 읽는거랑은 다르니 개인적으로 The Glorious Tomb의 오디오 드라마 버전을 들어보길 매우 추천함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