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오리히메는 애니팀이 루키아 편애해서 원작의 서사적 장치들이 죄다 삭제된 희생자고 루키아와의 관계는 정말 친한 친구뿐의 관계였다.'

식의 프레임이 되게 만연했고 지금도 어느정도는 그런 분위기 있는데

단언코 아님, 피해를 받았다면 루키아나 오리히메나 둘다 큰 차이는 없게 또이또이 받았고 원래 원작의 방향성이 이치고x루키아였던게 맞다봄

일례로 이 장면은

애니에서 잘렸다고 알려진 장면 중에서 하나이고 특히 '오리히메에 대해 이치고가 생각하는 정도가 담긴 서사적 복선'이라고만 아는 블붕이들이 많겠지만

실제로는 전혀 사실이 아님, 그 직전에 나온 화를 봐라

보면 알겠지만 이 장면은 루키아가 이치고한테 사신으로서의 마음가짐을 가르쳐 주는 장면임, 오리히메가 구해지는건 이 직후고

즉, 이치고가 그런 소리를 한 이유는 오리히메한테 어떤 이성적인 호감,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직전 화에서 루키아한테 '목숨을 걸어서라도 구하라' 라는 가르침이 투영된 일종의 의무감이라고 말하는게 올바름

이 장면 또한 '애니에서는 삭제된, 히로인으로서의 오리히메 입지를 드러내는 서사적 장치'라고 미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이것도 위에 짤처럼 앞뒤관계를 왜곡시킨 일방적인 주장에 가까움

이 장면 전후에 오리히메의 행동을 보면 대략 이럼

이치고한테 참팩폭을 날리고 있는 듯 하지만 분명 저 장면에서 오리히메를 히로인으로서 간주한다면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은 오리히메의 연적(루키아)에 대한 경계를 암시하는 연출이라고밖에 할 수 없음

물론 이 장면 이후에 위의 대화가 전개되면서 이치고의 결정을 납득하고 행운을 빌어주는 대화가 나오게 되지만

그럼 저 위의 대화 이후에 무슨 장면이 나올까?

ㅏ.....

다른 만화들도 좋아하는 블붕이들한테는 아주 익숙하겠지만 이건 정말 아주 전형적으로 즐겨 사용되는 패배히로인 연출 중 하나다.

즉 애니 뿐만 아니라 원작에서도 이미 오리히메는 저 시점에서 패배히로인이었던 것

그렇다면 과연 소사편까지 오리히메한테는 만회할 기회 없이 이 장면 뿐일까?

이후에는 뜬금없이 타츠키랑 보빔각을 재질 않나

소사편에 가니까 대놓고 이시다랑 환승연애각을 잰다

+ 게다가 이건 아란칼편에서 한 번 더 반복됨

그리고 우르키오라 랑은 모두가 아는 그 장면

ㅏ.............

심지어 작가 공인 피셜 '우르키오라의 저 감정은 연심'

그런 반면에 루키아는 어떻게 나오는가?

이렇게 좋아하는 여자애 미래를 위해서 자기 마음도 억눌러버렸다는 묘사 나오던 새끼가

웬 굴러들어온 돌에 지나지 않았던 이치고한테 개털리고나서는

블리치의 상징이자 모든것이나 다름없는 존심이고뭐고 다 내다버린채로 좋아하던 루키아를 맡기는 장면이 나오고

뭐 말이 필요없을 정도의 장면

아란칼 편때는 좀 이런 존재감 없는건 맞지만 그렇다고 대신 많이 나오는 오리히메는 위에서 올린것처럼 계속 이치고 옆에둔채로 설거지 연출 일색인데

에피소드 끝나는 시점, 즉 이치고의 사라지는 비일상을 표현하는 중요한 장면에서 루키아는 마치 방점을 찍는 듯한 연출로 묘사됨

풀브링거 편에서는 모두가 알듯이 츠키시마상한테 낚여서 최면NTR물로 이치고 멘탈을 터뜨리는 오리히메와 비교도 안될 만큼 유능한 모습은 물론

'사신 에피소드의 재시작'까지 열어젖히는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 의의로서도 기능했고

심지어 쿠보 인터뷰로 이치히메 공인된 시점인 천년혈전 편 연재때 조차도 이치루키를 상기시키는 듯한 장면이 몇 번 있던것도 다들 알텐데

짤찾기 귀찮아서 안가져왔음 양해좀

암튼 결과적으로 보면 이치고가 쌓아온 유대관계적인 서사는 최소 천년혈전 전까지

오리히메 보다 루키아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많은게 확실하다는거

이걸 들어서 '여자 남자 사이더라도 친하다는 이유로 반드시 그런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다'라는 주장이 말도 안되는게

결국 '그럼 루키아랑 마찬가지로 오리히메도 굳이 반드시 이어질 이유가 어디 있냐?' 라는 역질문엔 무력할 수 밖에 없기 때문임

애초에 만화 내에서 정작 이치고 본인은 그 어떤 여캐한테도 이성적 호감(야한거 본 장면 제외)을 표시한 적이 없음

그런 마당에서 이성적 호감으로 연결될 만한 가닥을 찾으려면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작 중 서사적 연결고리를 가진 인물을 꼽는 걸 수 밖에 없는건데

맨날 ntr스러운 전개에만 등장하는 오리히메는 히로인이면서 이런 조건에 가장 적합하던 루키아만 왜 그냥 무작정 덮어놓고 찐친이라는 거임?

그런 논리로 굳이 따지자면 아닌 말로 이치고가 타츠키랑 이어지더라도 이상할게 없었지

말 나온김에 쿠보가 주장한 '이치고의 정말 친한 이성 친구사이'에 해당하는 포지션을 굳이 꼽자면 독자가 봐온 입장에선 루키아도 아니고 바로 타츠키임

오랫동안 봐오면서 서로 이성적으로 의식하는 장면도 없는 반면

서로 깊은 속내까지 터놓을 수 있는 사이기 때문에 오리히메 사라졌을 때만 해도 이치고랑 가장 갈등빚었던 타츠키가 딱 그런 포지션이지

따라서

이런 애들이 정병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싶은건 아니라는걸 미리 밝혀두겠음

게다가 완결난지 한참 지나고 애까지 낳은 마당에 누가 진히로인인지 갑론을박을 해봤자 의미가 있나, 뭐라 해도 결국 오리히메가 승자지 ㅇㅇ

그렇지만 왜 이런 극성 독자들의 악플, 백래쉬, 상품파괴 등등이 미친듯이 이어졌는가? 왜 오리히메가 유독 안티가 많았던 것인가?

왜 이치루키 언급만 나와도 이렇게 팬덤 전체가 민감해지는 준 금기시단어가 된건가? 등에 대한 원인을 그냥 넘기지말고 하나하나 파보면

원작에서도 작가 본인이 구축한 서사를 전부 다 뒤엎어가면서 제대로 된 빌드업 없이 오리히메를 이어버리겠다고 한것부터 시작된다는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