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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팬픽] 더 라스트 크루세이더스

2nd_prototyp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6.17 13:21:48
조회 379 추천 4 댓글 8
														

··················



붉은 노을이 하늘과 구름을 은은한 주홍빛으로 물들이는 해질녘. 


글렌은 오늘도 어김없이 시스티나와 루미아와 리엘의 손에 이끌려 늘 단골로 즐겨 찾는 카페로 가는 중이었다.


"그러니까 얼른요, 선생님!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구요!"


"거 참, 알겠다니까 진짜? 그보다 아직 시간은 한참 남았는데 말이지······ 좀 봐달라고. 난 오늘 하루 동안 쉬지도 못하고 뼈빠지게 일했거든?"


글렌은 아직도 활기차게 거리를 행진하는 시스티나를 수척한 눈으로 바라보며 힘없이 뒤를 따랐다.


"후후, 워낙 손님들이 많이 찾다 보니 전 시스티가 저렇게 초조해하는 것도 이해가 가지만요."


"응, 카페 인기 엄청 많아."


글렌의 기가 막힌 반응에 루미아와 리엘도 저마다 그렇게 맞장구를 치며 두 사람을 따라갔다.



'그건 그렇고, 벌써 일상 속에 이렇게 적응하다니. 역시 얘네들은 아직 애들이라 달라도 뭐가 다른 건가? 나는 아직 좀 어색한데.'


한편, 오늘따라 기운이 넘치는 세 소녀들 속에서 글렌은 눈부신 태양빛에 난반사되는 은발을 멍하니 쳐다보며 속으로 그런 감상을 품었다.


정작 오늘도 아무렇지 않게 누리는 이 세계가, 인류가 하마터면 멸망했을 뻔한 날이 고작 몇 주 전이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눈앞의 위태로운 상황에만 온 신경을 곤두세우는 걸로도 벅차서 제자들을 전혀 신경쓸 겨를이 없었지만, 그녀들은 각자 


알아서 생사의 고비를 무사히 넘기는 것도 모자라 이미 일당백 남부럽지 않은 무공을 톡톡히 세워주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렇게 다 함께 무사했다.


그 사실만으로도 이미 더할 나위 없이 충분했다. 


이 따스하고 소중한 일상을 학생들에게 그대로 되돌려줄 수만 있다면, 돌아올 장소를 지켜줄 수만 있다면 그보다 잘된 일은 없을 거라고······.


먼저 앞서가던 제자들을 지켜보는 글렌이 내심 흐뭇한 눈으로 조용히 입가를 끌어올린 그 때였다.



"······?!"


조금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알아차릴 찰나의 틈조차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여성이 가로수 뒤에 그림자처럼 홀연히 기척을 감쪽같이 지운 채 서 있었다.


마치 글렌이 여기로 오는 것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것처럼······.


나무 밑의 그늘 속에 감춰져 있어 자세한 용모는 알 수 없었으나, 허리춤까지 내려오는 깃털 같은 금발로 보건대 


절세의 미소녀란 건 대충이나마 유추할 수 있었다.


범상치 않은 위압감과 패기가 등골을 타고 몸을 서릿하게 만드는 감각을 느끼자마자 글렌은 그 즉시 뒤로 도약해 거리를 순식간에 벌렸다.  


'아차······! 하얀 고양이는······?!'


"후우, 하아······! 하아······!"


뒤늦게 깨달은 글렌이 금방에라도 돌격할 기세로 엄호하라 하기도 전에, 이미 그녀는 진작에 신속(神速)으로 발동한 슈투름으로 


잽싸게 멀리 떨어져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는 상태였다. 


아무래도 생사를 넘기는 과정에서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게 성장한 그녀 또한 무심결에 마도사로서의 감을 


터득한 모양이었지만, 지금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수라장을 몇 번이나 거쳐온 역전의 마도사인 글렌이 전혀 눈치채지 못한 이상, 그녀의 실력이 차원을 달리 한다는 건 명백했기에······.


이 거대할 뿐만 아니라 압도적이기까지 한 존재감은 아직도 글렌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었다. 일전에도 분명 경험한 적이 있었을 터.


글렌 일행의 적의를 한몸에 받은 소녀가 나무 밑의 그늘 속에서 숨기고 있던 아름다운 용모를 드러내자 글렌은 놀라서 눈을 부릅 떴다.


어쩐지 눈에 낯이 익은 길게 늘어트린 금발. 


시선이 맞는 것만으로 오싹함마저 느껴질 정도의 고혹적인 푸른 눈동자.


그녀의 한쪽 허리에 찬 세검에서는 그야말로 일당백 따윈 코웃음치며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상상을 초월하는 법력광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다, 당신은······!"


그 소녀ㅡ 루나 프레아를 본 루미아가 숨을 삼키며 긴장한 목소리로 먼저 말했다.


"넌······ 분명 루나 프레아?! ······큭! 대체 여기에 무슨 용건으로 온 거지?! 레자리아 왕국의, 아니, 저번처럼 


또 성 엘리사레스 교황청의 명령으로 찾아온 거냐?!"


글렌이 식은땀을 흘리며 허리춤에서 손에 보이지 속도로 총을 겨누고 묻자 루나는 사정 따윈 개의치 않는다는 듯 태연히 대답했다.


"흥, 별 거 아냐. ······아, 맞아. 그러고 보니 거기 금발 여자애는 전에 한 번 봤던 적이 있었지?"


싸울 생각이 전혀 없는 건지 세검에서는 손을 완전히 떨어트린 채로······.


"실은 나, 빚 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라 썩 내키지는 않지만, 해야 할 말이 있어서 왔어. ······글렌, 당신한테."  


"뭐라고?! 너, 그럼 설마 그 때의 결판을 마저 짓자고 온 건······!"


"됐어, 이제 와서 그러게? 안심해. 그럴 생각은 추호도 없으니까. 이번에 내가 이 먼 데까지 직접 찾아온 건 단지······ 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구원해준 당신에게, 제대로 사과하러 온 것뿐."


"······뭐?"


글렌의 입에서 적기가 사라지자 얼빠진 소리가 흘러나왔지만, 루나는 몇 걸음 앞으로 더 다가와 진지하게 고개를 숙였다.


"내가 당신한테 가했던 행동들을 겨우 이런 사과 한 마디로 갚을 순 없다고 생각해. 각자 얽힌 사정이 교차하다 어긋난 것뿐인걸. 


그러니 적어도 사과는 할 수 있게 해 줘. 이걸로 날 용서하든 말든 상관없어. ······나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고, 또 다른 목표를 향해서 


걸어갈 수 있도록 은혜를 끼친 당신에게. 이번에야말로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어."  


루나의 입에서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말에 그 자리에 서 있던 글렌도, 세 소녀도 눈만 깜박인 채 그 자리에 멍하니 굳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아, 아니. 하든 말든 딱히 상관은 없다만. 으음······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을 텐데."


"말했잖아? 이러니저러니 해도 당신은 내 은인이라구. 그래, 당신에게 있어 난 부외자에 목숨까지도 위협한 적에 불과하겠지. 


······그래도 난 우리 왕국이 그동안 타국에게까지 행해왔던 추악한 일들을 더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


그렇게 털어놓은 루나는 한없이 무겁고 진중한 표정으로 깊숙히 고개를 떨구었다.


"정말 미안. 관계없는 당신들을 끌어들인 내 잘못이야. ······분하지만 그 아니꼬운 저티스가 한 말이 다 맞아. 난 터무니없이 약해. 


아직도 새장 밖을 갈구하는 어리석은 인간일 뿐이야. 인간으로서 불가능한 일들을 뭐든지 해내는 당신이 부러워서 견딜 수가 없었어. 


나에겐 그게 안 됐으니까. 하지만······ 당신만큼은 나랑 달랐어. 응, 분명 분했던 거겠지. 인간인 채로, 남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무수히 노력해서 쟁취해낸 결과로서 증명해낸 당신이 말야."


"아니, 나는······."


"······사실 속으로 저번에 그 아니꼬운 장발의 남자가 내게 했던 말들이 기억났거든. 언제나 무구한 가능성이 열려 있는 인간이기에 숭고한 


가치가 있다고. 그런 의미에서 보면 당신은 정말 대단해. 내가 반대였다면 엄두도 안 날 일을 매번 그렇게 잘난 듯이 해내니까. 그러니 이번에는 


이 사과가 당신에게, 나에게 가치있는 한 마디가 되길. ······만약 나도 과거를 떨쳐내고 당신처럼 떳떳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거야. 없던 일로 해달라고는 못하겠지만 다시 한 번 사과할게. 당신에게, 당신의 소중한 제자들에게······ 진심으로 폐를 끼쳐서 미안."

  

"그 전에 네가 뭔가 성대하게 오해를 하나 하고 있는 것 같다만······."


하지만 루나의 사과를 가만히 듣고 있던 당사자는 어이가 없다는 듯 어깨를 으쓱일 뿐이었다.


"난 애초에 널 원망한 적 없거든? 대체 무슨 착각을 해야 그런 쪽으로 결론이 나는 건데?" 


글렌의 말에 루나는 고개만 들더니 눈만 깜박이며 그를 쳐다보았다.


"······뭐? 원망 안 해? 그치만 난 전에 실제로 검으로 당신을······. 귀여운 제자를 납치하기까지 했는데······."    


"알고 있어. 그건 저티스 자식의 소행이었는걸. 넌 그 녀석한테 무슨 약점이라도 잡혀서 별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거지?" 


"어? 당신이 그걸 어떻게······."


애써 감추려 했던 사정을 글렌이 먼저 언급하자 루나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몇 번 주먹을 맞부딪혀보고 안 건데······ 넌 결코 그런 악행을 벌일 만한 사람은 아니었어. 아무튼 마지막으로 남은 소중한 사람은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지켜내겠다는 견고한 의지가 느껴졌거든. 그러니 내 원한을, 아니 모두가 겪은 수모를 저티스 자식한테 다시 그대로 되갚아준 거야. 


그리고 까놓고 말해서 나 혼자 한 건 아무것도 없거든? 하얀 고양이가, 루미아가, 리엘이, 2반 학생들이, 그 외의 모두가 응원해주고 내 힘이 


되어줘서 가능했던 거라고. ······뭐, 결론은 다시 말해서 날 너무 과대평가하지는 말라는 거다. 난 네가 존경할 그런 인간은 못 되니까."


글렌의 말을 유심히 듣던 루나는 갑자기 뺨을 부풀리더니 시선을 홱 피했다.


"······당신은 얼핏 보면 진짜 섬세함은 글러먹었지만, 가끔은 좋은 면도 있네. ······그래서 주변에 이상하게도 이성이 넘쳐나는 걸지도."       


"뭐? 야 너, 지금 나 골탕먹이려고 하는 소리지? 여자랑 인연이 동떨어진 나한테 이렇게 불쑥 파고들면 나도 확 울어버리는 수가 있다?"


"흐응, 뭐 울어도 어쩔 건데? 여긴 인식 조작 결계 안이거든? 있는 힘껏 울부짖어도 들어줄 사람은 없다구."


"쳇. 거 참, 일일이 성가신 녀석이네······. 이런 점 하나하나는 정말로 그 녀석이랑 완전히 똑 닮았구만?"


루나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격식없는 태클을 걸었지만 글렌은 못마땅한 얼굴로 시선만 피했다.  


"저기······ 선생님이 아닌 당신에게 잠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요."


지금까지 뒤에서 지켜보면서 묵묵히 듣고만 있던 시스티나가 갑자기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었다.


"솔직히 말해서 전 아직도 당신을 신용할 수 없어요. 아무튼 마리아를 납치한 건 사실이고, 언제 그런 일을 또 벌일지 모르니까요."


일전에도 본 적 있었던 은발 소녀가 내놓은 타당한 의견을 들은 루나는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야, 야······ 하얀 고양이?" 


글렌이 싸한 분위기가 감도는 두 사람의 표정을 살펴가며 눈치를 봤지만, 시스티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말했다.   


"아무리 제국과 왕국의 관계가 개선됐다지만 불과 얼마 전에도 제 13 처형 부대로 활동한 당신이 신원을 들킬 위험까지 감수해가면서 


이 먼 타국까지 온 이유는 다시 말해, 뭔가 사과하고 싶은 것 외에도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거 아닌가요?"


"과연, 제법이네. 당신의 제자, 시스티나······라고 했었나? 꽤 예리한걸. 마술 제전이 개최될 당시 유력한 우승 후보였던 게 납득이 갈 정도야."


그러자 루나는 시스티나를 보고 자신이 졌다는 듯 순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맞아. 내가 제국에······ 그것도 당신들 눈앞에 이렇게 직접 나타난 건 고작 그런 시시한 이유로 나타난 게 아니야. 실은 오늘 하루 동안 


당신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걸 지켜보기도 하고, 아무도 모르게 마술학원에 침입해서 수업을 진행하는 걸 지켜보기도 했었거든."


"뭐어?! 그 엄중한 경비망을 전부 피해서 들어왔다고?! 아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


"아······ 그치만 기척을 전혀 느낄 수 없었는걸요?"


도무지 이야기를 종잡을 수 없는 글렌과 시스티나는 그저 황당해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응, 덕분에 엄청난 양의 법력을 써서 결계를 설계하느라 진 좀 빠졌지만 말야. 그래도 제법 알찬 시간이었어."  


"너 말이다······."


글렌은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내가 느낀 건······ 세계를 구한 당신도, 결국 평범하게 지내는 건 변함없었다는 거지. 왠지 모르게 안심이 되지 뭐야? 


거기다 제국의 강력한 마도 기술은 이런 탄탄한 기반과 원천에서 나오는구나 하는 것도."


"선생님, 이번만큼은 루나 씨를 그냥 한 번 못 본 척 넘어가드리는 게 어떨까요?"


그러자 루미아가 글렌에게 검지를 입에 살며시 올리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그렇게 제안했다.


"응, 글렌······ 그렇게 하자. 이 사람, 나쁜 기척도 안 느껴져."


"뭐랄까, 후우······ 애초에 안 봐준다고 잡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지만."


적의에 민감한 리엘마저 동의하자 글렌은 잔뜩 피곤한 눈으로 어느새 반댓편으로 등을 돌린 루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한 번 소진된 법력은 충전하려면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리니 며칠 동안은 여기에 머물러야 할 텐데? 하다못해 무리수로 


전개한 인식 결계도 얼마 안 가 끝날걸? 설마 무모하게 이대로 그냥 가려는 건 아니겠지?"


"······."


"내가 지금 가리키는 저기 보이지? 저기라면 학원으로부터 거리도 제법 가까울 테니 너한텐 제격 아닐까?"


할말이 없어진 루나가 입을 다물고 고개를 떨구고 있자 글렌은 한숨을 내쉬며 엄지를 뒤로 세워 마술학원 뒷편의 거리를 척 가리켰다.


내로라 하는 명문가들이 살기로 유명한 고급 호텔들이 즐비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종과 인종으로 이루어진 사람들의 


만남의 장으로도 불리는 페지테의 북쪽 구역이었다.


"······뭐? 느닷없이 저기라니······ 뭐야, 당신. 이해가 전혀 안 되거든?"


"하아~ 넌 지금 요컨대, 갈 데가 없는 거잖냐? 뭐······ 너만 괜찮으면 나중에 따로 네 이름으로 예약을 잡아줄 테니 알아서 잘 살아봐. 


대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한다는 조건 하에."


"······어째서?"


루나는 지나치게 타산없이 도와주는 글렌을 보고 되물었다.


"왜 이렇게까지 잘해주는 건데? 아까도 말했지만 이러니저러니 해도 내가 당신에게 심한 짓을 저질렀다는 건 변함없어. 그런데······ 왜지?" 


"글쎄, 왜일까? 굳이 따지자면······ 그동안 네가 잘 맞서싸워온 자그마한 보상이라고 하면 되려나? 뭐, 알아서 생각해라." 


"······보상, 이구나. 당신이 나한테 주는."


루나는 그런 글렌을 빤히 쳐다보며 작은 목소리로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자, 더는 할 말 없지? 그럼 이만 해산! 으하하, 난 시간이 한참 지났으니 퇴근이나 할 거다!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셔~!"


"아, 아앗?! 잠깐! 알아서 생각하라니 그게 무슨 소리야?! 당신, 적어도 확실히 대답은 남겨주고 가란 말야!"


하지만 글렌이 뒤로 깍지를 끼고 느긋하게 남일처럼 떠나가자 발끈하며 씩씩거리더니 그 뒤를 바짝 쫒아갔다.



그리고 남겨진 세 소녀들, 특히 루미아, 시스티나는······.


"아하하하, 시스티······? 나, 왠지 모르게 지금 아주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


"나, 나도 그래! 갈수록 이상하다구! 요즘 들어 경쟁률이 높아지는 것 같지 않니?!"


"······으음?"


그 나이대 소녀다운 두 사람이 아웅다웅 불안하게 말을 주고받는 가운데, 리엘만이 전혀 모르겠다는 얼굴로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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