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39세에 2형 당뇨 판정 받았습니다.

원래 고혈압,고지혈증 있어서 약 타러 다니는 내과 병원 있었는데 피검사 1년 넘게 안하고 그냥 혈압약만 타러 다니다가

몇달 전부터 소변량 증가, 목마름 증상 같은게 생겼는데 날씨가 건조해서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러다 저번에 약 타러 갈 때 혈액검사를 해보자고 하여 했더니 혈당색소인가 8.5 라고 하고

아침에 홍초음료를 마시긴 했지만 거의 공복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혈당이 185 라고 간호사분이 말씀하니

의사선생님이 심각하신 얼굴로 당뇨라고 하시더라구요. 처음엔 겁도 많이 주시고 하시다가 제가 좀 놀라는걸 보셔서 그런지

체중 감량이 우선이고 체중 감량을 하면 많이 개선되고 약도 줄여나갈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거의 매일 스트레스 핑계로 술과 배달음식으로 저녁을 해결했고 그로 인해 체중도 점점 불어서 132.8키로가 나오는 지경에 이른 상황이었어서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였겠죠....

고지혈,고혈압은 그냥 약 먹으면 괜찮겠지 하면서 너무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당뇨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당뇨라는게 위험하긴 해도 이렇게 무서운 병이란 걸 인지를 확실히 못해서 병원에서 몇년만에 재본 체중에 더 놀랐던거 같습니다.

110kg 정도 이후에 안재봤거든요....

약 처방 받고 3주 정도는 가벼운 운동 정도만 시작하고 식단은 평소처럼 배달음식도 먹고 먹던대로 먹고 했습니다.

(정말 신기했던건 약 먹은날 부터 자다가 일어나서 소변을 보거나 심했던 갈증 증상이 아예 사라져서 첫날은 간만에 엄청 편하게 잤네요.)

그러다 당뇨에 대해서 혼자서 이것저것 알아보다보니 정말 심각하고 무서운 병이란걸 인지하게 되면서 식단 조절도 하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매일 마시던 술도 줄여서 일주일에 1회 정도까지 내렸는데 더 줄여야겠지요.... ㅠㅠ

운동은 체중이 많이 나가는 몸뚱아리 탓에 격하게는 못하고 매일 최소 30분-1시간 걷기와 종종 퇴근 후 아파트 계단 오르기 정도만 하는 중인데

이마저도 안 움직이던 몸뚱아리라 그런지 쉽지는 않네요.

수요일부터 어제까지 저녁 식사 후 2시간 후 혈당 수치를 3회 측정해봤는데 84,94,87 이렇게 나오네요.

다갈,다뇨 증상 사라진 것도 그렇고 공복에 180넘게 나왔던걸 생각하면 약의 힘이 진짜 대단하긴 한 것 같습니다.

의외로 간식 같은건 안먹고 단 음식 같은것도 잘 안먹었어서 식사량 줄이는건 솔직히 어렵지 않은데 이 지경으로 이른게 알콜중독+(폭식)야식의 결과물이라 아직까지 술 생각 나는 부분과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하는 걱정+두려움 때문에 당뇨에 대한 공포를 알게 된 이후부터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먹먹하고 우울감이 심하게 오네요.

삶의 낙이라고 할 만한게 하루 일과 끝내고 치맥 하면서 잠드는게 유일했던 한심하기도 하면서 별볼일 없는 인생인데 그 마저도 이제는 거의 포기해야 하고

자칫 잘못하면 무서운 합병증으로 인생을 마감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도 제대로 안오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