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무언가를 정교하게 하려는건 거의 대부분 장애를 받음

내가 한 노력으로 이룬 실력이 온전히 발휘되지 않고 땀이 나는 순간 연습의 질도 굉장히 떨어지고 퍼포먼스 자체도 내 실력에 비해 심각하게 떨어짐

단순히 땀이 차서 불편하다 이게 아니라 십수년간 꾸준히 노력해 최상위권을 찍은 분야에서 다한증 때문에 실력이 안나올때면 기껏 했던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느낌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참 좆같네 이게... 다한증이 아니었다면 지금보다 연습의 질도 훨씬 좋았을테고 실력도 내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도 다 달랐을텐데...

아주 가끔만, 하루 중 길어야 랜덤으로 고작 몇 시간만 정상인과 같은 손 상태를 누릴 수 있다는게 정말 원망스럽다

내가 좋아하는것들에 정말 애정을 갖고 오랫동안 연습했지만 결국 별 의미 없었던것처럼 느껴지네

한 분야의 최상위권이 되기 전엔 이렇게 뼈저리게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라 지금와서 후회해보기엔 너무 늦었고

추워지는 계절이 오면 이제는 수족냉증이 다한증과 함께 나를 괴롭히겠지...

다른사람들에게 감히 조언한다면 애정이 있는 분야라도 진득하게 노력해볼 취미로 선택할때는 자신의 선/후천적 환경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하고싶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싶은건 손의 감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공부나 스포츠 같은 분야에서는 직접적인 피해를 받는 건 아니니까. 감사할 따름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