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공 너무 잘 보고 와서 안 쓰던 후기를 쓰기로 했어

진짜 의도치 않게 웃겼던 거는ㅋㅋ
하필 한국 최대 가족명절인 설날에 하필 가족모임 극혐이다 가기싫어 죽겠다는 대사를 하며 아빠 붙잡는 시씨..
가족단위로 꽉 찬 객석에서 군데군데 묘한 공감대가 느껴지고..
(엄마가 친척들을 다 불러모으셨대요 시끄럽고 끔찍할 거야 / 너두? 야나두)
하지만 난 굳이 따지자면 전부치기 튀고 공연보러 가는 아빠에 가까웠기에 정말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일단 그동안 깡케니를 못 잡은 과거의 나를 원망함
늘 이렇게 컨디션 좋았는지 모르겠는데 오늘 밤공 최고였어
루케니 단독씬마다 아주 무대를 뒤집어 놓음ㅋㅋ 진짜로ㅋㅋㅋ
그 중 최고 포인트는
1. 과연 정상인가~ 아닌 것 같은데?(주섬주섬) 내 거울...
2. 잘생겼어! 귀여워! 떽띠해! (정색) 농담입니다. 아 사실 진심이에요. (중얼중얼)
3. 이런 사람들이 정말 위험하니까 여러분 조심하셔야 돼요! 알겠습니깤! (호응 별로 없자) ..왜이래 전 같은거 안 먹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개웃겨 진짜 왤케웃겼지 기분나쁜 선도 안 넘고ㅋㅋㅋㅋ
저런 포인트마다 호응도 잘터져서 분위기 겁나 좋았음
오늘 목 겁나 짱짱해서 밀크 고음도 쫘악 올리고 끝에가서 감옥 바닥 내리치면서 울부짖는 디테일도 좋더라
컨디션 레전회차를 운좋게 봐서 다행이지만 앞으로 남은 깡케니 표가 없다는 게 에러..
진심 아쉽다 어떻게 시간이 쏙쏙 안맞아가지고..ㅠㅠ

그리고 오늘 태양돌프 실수ㅋㅋㅋㅋ
소용없어 그만두렴
-누구세요?
네 친구지
이건데 저 질문 대사를 아예 안 쳤음ㅋㅋㅋㅋㅋ
그래 어쩌다 대사 한 번 안 칠 수 있어! 애기는 그래도 돼! 자연스러웠어 괜찮아!
회전러는 내심 크게 움찔했지만 토드가 멀쩡하게 이어가서 다행이었음
꼴이 좀 뻘쭘해지긴 했지만 뭐 어때 나는 토드를 그 맛으로 보는 사람ㅋㅋㅋ

엘리는 디테일 발견해 나가는 맛에 소소하게 돌고 있는데
난 지금까지 토드가 볼프살롱에서도 나오는지 몰랐어ㅋㅋㅋ 카페씬에서만 특출하는 줄.. 항상 거기서 마담볼프 루케니 앙상블만 보고있다 보니까 이걸 지금 알았네
근데 왜 나오는지는 모르겠다 엘리한테 닥칠 불행의 서막 같은 건가? (팬텀의 모 샴페인 씨가 떠오르지만 넘어갑시다)
오글을 까먹고 안 들고 가서 생눈이었는데 2층에서도 택톧이 목걸이에 집착하는 거 잘 보이더라
난 갠취로 토드가 비주얼적으론 세상 묵직하고 언행 하나하나가 간지 작살날 것 같은데
+의외로 유리멘탈에다가 개그캐적인 모먼트가 뜬금없이 튀어나오고
+본인은 진지해서 뭐라 못 하겠는데 어딘가 하찮음
이런 캐해석을 좋아하거든? 근데 딱 택톧이 그래ㅋㅋㅋㅋㅋ
엘리가 성병 진단받고 분노해서 '난 이 사슬을 끊어낼 거야 가!' 하고 목걸이 던질 때
라이토 -계획대로- 짤이 뒤에 투명도 40퍼센트로 보이는 효과ㅋㅋ
또 문을열어주오에서 엘리가 '아니 난 살 거야! 포기하기엔 아직 젊어!' 할 때
'아! 다 됐는데 진짜! 아ㅡㅡ!!' 같은 동작? 하는 거 너무 취저얔ㅋㅋㅋ 내 해석이랑 개잘맞아ㅋㅋㅋ
그 씬에서 뒷자리 남자가 일행한테 뭐하는 놈이냐고 물어보는데 그 반응마저 웃겨ㅋㅋㅋㅋㅋㅋㅋ 참느라 죽는줄

옥엘리는 볼 때마다 상향 평준화됐다고 해야 하나 매번 너무 만족해서 디테일 쓰기가 힘들어ㅜ
문장력의 한계인지 아 좋다 잘한다 에서 나아지지가 않으뮤ㅠㅜㅠ 하지만 최대한 써본다
엘리가 마춤에선 정말 인형처럼 토드한테 끌려다니기만 하는데 탄젠빌에서 세상 강하게 흐름 휘어잡는 그 변화가 좋았어
최애 안무는 엘리의 거부하는 손에 떠밀려 뒷걸음질치는 토드와 죽천들!
내 생각엔 엘리가 죽음에게 정면으로 대항하면서 부르는 넘버가 헝가리 독립 씬에서 나온 이유가 분명 있을 것 같아
그 일옌 일옌 엘씨벳 씬에서 루케니가 이제 제국은 멸망하고 전쟁과 아나키즘이 지배할 것이다? 비슷한 말을 하잖아
그런 걸 보면 엘리자벳이 이 제국이, 자기 삶이 내버려두면 언젠가 침몰할 걸 알지만
그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헝가리 독립을 지지하지 않았나 싶었어
헝가리 사람들이 무너지는 제국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목숨바쳐 싸우는 모습이 본인과 닮아 보였던 걸까?
내 과대해석이면 머쓱타드~
그리고 난 몸단장 넘버도 좋아해! 그게 민중들한테 온당한 일도 아니고 분명 무책임하고 방탕한 일인 건 맞지만
한 발짝 물러나보면 엘리한텐 그 숨막히는 현실을 도피할 방법이 외모관리밖에 없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거든
난나것 맆에서 엘리가 '내가 당신을 이해해주길 원한다면 당신도 나를 이해해주고 존중해줘' 라는 대사를 요제프와 토드 모두에게 하잖아
그게 그동안 두 남자에게 휘둘려 살아왔던 엘리의 각성이자
엄청난 몸단장의 개연성을 주는 거라고 생각했어
말하자면 장군이 전쟁 나갈 때 근육 만들고 갑옷 챙긴 거라고 봐
자기 인생이 다 담긴 그 말을 하기 위해서...ㅠ
전쟁과 다른 게 있다면 서로를 죽이는 게 아니라 사랑으로써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 거였겠지?

어쩌다보니 옥엘리 디테일이라기보다 엘리 해석이 됐는데 느낀 그대로 쓴 거라 그냥 적었음
하이네 소환송이랑 거울송이랑 조각배랑 기타 등등... 마음같아선 씬 하나하나 감상 쓰고 싶은데 기억이 안 따라준다ㅠㅠㅠㅠ
나중에라도 더 써볼게! 어쨌든 오늘 밤공 진심 좋았어ㅠㅠㅠㅠㅠ
막공 이제 4일 남았다 갤주야 컷콜데이라도 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