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itage] 바르낙과의 연인 - 필름카메라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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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7-03-02

[응모] [Heritage] 바르낙과의 연인앱에서 작성

ㅍㅇㅎㅇ

2024.05.13 23:54:37

조회 261 추천 9 댓글 4

군대 일병시절, 나는 갑자기 사진에 빠지기 시작했다. 휴대폰으로도 찍지 않던 사진이었지만 어떤 연유로 빠지게 되었는지 기억도 안나지만 그때 빠지기 시작했단건 알고 있다.

유튜브를 찾아보고 용돈과 군 월급을 모와 소니 a5000을 시작으로 a6000, a7m3이렇게 업그레이드를 하고 사진 생활을 이어갔다. 그러던 와중 할아버지가 사진 작가로 활동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말에 나와 할아버지 집으로 향했다 (카투사로 복역해서 주말 외출이 가능했다). 그당시 할아버지는 몸이 좋지 않아 사진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카메라 상태가 좋지 않았고, 오버홀을 해야한다는 나의 건의로 할머니의 허락하에 몇개의 카메라를 가져왔다.

필름 카메라에 무지하던 나는 정보를 얻기 위해 처음 디씨라는 커뮤니티에 들어왔고 디지털 사진 갤러리에 카메라 기종에 대한 질문을 올렸다 (할아버지 장농으로 찾아보면 나올꺼임).

많은 카메라 중 내 눈에 가장 띄었던 카메라는 이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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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 바르낙.

정확한 명칭이 있는데 까먹었다. 중요하지도 않고.

처음 가져와서 한 것은 오버홀을 진행했는데, 이때 뭣도 모르고 대구에 있는 수리점에 맡겼다ㅠ 다행이 문제 없지 지금까지 잘 사용 중이다.

이 카메라는 내가 처음 필름을 접하게 된 계기다. 처음 맛보는 이중 합치에 눈 빠지게 돌려보고 맞춰보는 시행착오도 겪어보고, 휴대폰에 측광 어플 다운 받아서 적용 시켜서 찍어보고, 한컷 찍고 돌리고 한컷 찍고 돌리고, 필름실에 필름 넣는게 빡세도 정신없이 넣어보려고 시도하고. 지금보면 다신 하기 힘든 작업들이지만 처음 필름에 맛들인 그때는 참 재미 있었다.

첫 필름 카메라가 번거로워서 오히려 재미있게 입문했다는 생각도 한다. 만약 자동 필카로 입문 했으면 디카랑 차이를 많이 못느껴서 이렇게 오랫동안 취미 유지가 가능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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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 필름 사진들이다. 초점이 나간 사진이 많고 뚜껑 덮어놓고 찍은 사진도 많아서 건진게 많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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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상태는 좋아서 아직까지 현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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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f2를 넘어 f3를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긴 하지만 바르낙 특유의 불편함과, 그 불편함의 댓가로 나오는 사진의 맛은 가끔 생각이 난다. 연식이 너무 오래되서 사용하기 무섭기도 하지만 여름이 오기전에 더 써보려고 한다.

나한테 남겨진 할아버지의 유산이 나를 통해 내 후손에게 전해진다면 그것보다 멋진게 있을까? 내가 이 카메라를 처음 받았을 때 부터 내 의무는 잘 사용하고, 잘 보관하고, 잘 유지하는 것이다. 이 유산이 또 어떤 사진을 남길지는 모르지만 다음에 또 사용하게 된다면 작례를 필갤을 통해 남기도록 하겠다.

핫셀, 니콘, 미놀타, 콘탁스, 라이카, 등 많은 카메라를 넘겨주셨지만 내 첫 필름 카메라는 라이카 바르낙이다!

여러분도 바르낙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면 꼭 한번쯤은 시도해보길 추천한다.

고정닉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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