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기마다 한 번 씩 나오는 인외물이다
소설의 시작은 캐릭터의 스텟을 분배하면서 시작하게 된다
여섯 가지 스텟 중
주인공은 정신력과 잠재력에 20을 투자하고
출신성분에 1을 투자했다
아무리 출신이 미천해도, 잠재력과 정신력이 있으면 극복할 수 있으니까
여덟 영웅 중 하나, 군터라는 사내가 있었다
다른 영웅들과 달리 비천한 천민 출신이었지만
그 누구보다 강한 정신력과 뛰어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대수림의 메두사 서펀트라는 괴물을 단 한번에 정리하는 위엄을 보여줬다
아, 주인공이 군터라는 영웅이 되었구나
비천한 출신을 극복하고 영웅이 되는 소설이겠구나
라고 생각했을 때
이 소설의 제목이 떠올랐다
종말의 뱀이 되었다
군터는 뱀이 아니라 인간이다
그렇다
주인공은 군터가 아니었다
군터가 죽인 메두사 서펀트
그 메두사의 머리에 달려 있는 수많은 뱀들
그 뱀들 중에서도 유난히 작고 하얀 뱀
흰머리 같은 아주 약한 존재
그게 주인공이었다
다음화를 누르게 하는 좋은 시작이었다
적어도 나는 굉장히 흥미롭다고 느꼈으니까
그 이후의 전개는 모두가 아는 인외물이다
주변 적들을 물리치고
레벨을 올리고
결국 진화를 하고
더 강한 적을 만나고
내가 소설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일본 라노벨 거미 인외물에 영향을 받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시스템과 상태창이 본토의 그맛이었다
중간 중간에 츳코미 넣는 것도 그쪽 맛이기도 했고
이게 끝이라면 이 소설이 공모전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지 않을 거다
내가 리뷰를 쓰지도 않았을 거고
일단 글을 굉장히 잘 썼다
동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약간 유치한 독백이라던가
꿈틀꿈틀꿈틀.
몸이 변한다.
꿈틀꿈틀꿈틀꿈틀.
이런식의 서술을 보면 이게 글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거다
그 부분은 나도 조금 아쉽지만 작가의 장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한 건 작가의 장면 전환 능력이다
굉장히 유연하다
군터라는 영웅을 활용한 서술트릭은 흥미를 가질 수 밖에 없게 만들었고
다른 진영에 있는 인물들의 대화로 현재 주인공이 어떤 상황에 직면했는지 독자인 우리에게만 설명해주는 것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계속해서 울리는 닭 울음소리
군터와 영애의 대화로 알게된 정보들
코카트리스라는 마물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도
모든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적당히 끊고
주인공 쪽으로 장면 전환
9화의 내용이다
이 일련의 과정이 너무나 매끄러웠다
나는 여기를 보고 작가가 글을 굉장히 잘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고수의 냄새가 난다
이 작가도 전작이 없는데, 아무리봐도 첫작일 수가 없다
멀티 프로필의 농간에 속아 넘어간 거다
물론 상술했던 것처럼 단점이 없진 않다
가끔 유치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 빼고도
인외물의 그 쓸쓸한 좁밥 감성이 너무 빨리 사라졌다
노망난 종족차별주의자 엘프 마법사 할배(아이템, 꼬리에 끼고 다님)에게 마법을 배우는데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난 좁밥 뱀의 온몸 비틀기를 조금 더 오래 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초반부터 인간 마망에게 나데나데 받는 것보단 낫다
종합하자면
어디서 많이 본 인외물 소설
그런데 작가의 비법 소스를 곁들인
호불호가 갈릴 요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근래에 이 정도로 쓴 인외물을 본 적이 없다
나는 쭉 따라갈 거 같다
장붕이들도 그 시절 인외물이 그립다면 한 번 봐봐라
흡입력 있는 글 구성에 어느샌가 끝까지 다 읽은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거다
종말의 뱀이 되었다
https://link.munpia.com/n/412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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