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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번역] 번역) 기동전사 건담 SEED FREEDOM 상권 - 제 3장 3

스웨디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5 08:31:26
조회 3458 추천 18 댓글 15
														



쭈욱 읽다가 나중에 같이 틀면 좋은 BGM:






"――저것은!?"



키라는 높이 솟아오르는 버섯구름을 눈치챈다. 파운데이션의 방향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라크스는…? 라크스는 무사한건가?



하지만 생각에 빠져있을 겨를이 없었다.



달려들어 오는 시바를 향해 빔 사벨을 휘두른다. 시바는 가볍게 그 칼날을 실드로 받아낸다. 몸을 뒤로 젖히고 허리의 리니어 포를 발사하지만, 마치 공격하기 전부터 탄도를 간파했다는 듯, 시바는 살짝 몸을 비틀며 거리를 좁힌다. 올려찬 발끝에서 빔으로 된 칼날이 튀어나오고, 시바는 프리덤의 리니어 포를 두 동강 내버린다.



"큭…!"



키라는 일방적으로 내몰리고 있었다.







새하얗던 선체 곳곳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아크엔젤은 계속 강하하고 있었다.



"고트프리트, 이겔슈테른 전멸! 기관정지! 불길이 탄약고로 퍼져갑니다!"



이미 이 전함은 빈사상태다.



마류는 결단을 내렸다.



"엔진, 분리해라! 함선을 포기한다! 전원퇴함!"



마침내――.



두 번의 대전을 이겨내고, 자신들을 여기까지 데려다 준 전함이…침몰한다.



하지만 적막한 기분에 빠져있을 여유도 없다.



마류는 엔진을 잃고 흔들리는 함선 안에서 외친다.



"충격에 대비해!"



눈앞에 지면이 다가오고 있다.



아크엔젤은 그 지면에 코끝부터 충돌했다. 엄청난 기세로 토사가 깎여나가며 함선의 양쪽으로 분출한다.



마류는 필사적으로 시트를 붙잡고, 충격을 견뎌냈다.



함선은 지면 위를 미끄러지면서, 여전히 기세를 멈추지 않는다. 뒤틀린듯이 오른쪽 날개가 접히고, 탄약고가 유폭하여 불길이 치솟는다.







마즈와 헬베르트의 겔구그는, 류와 다니엘의 루드라와 교전하고 있었다.



추락하는 아크엔젤을 앞에 두고, 마즈가 이를 갈고 있다.



"누님 부재중일 때 이렇게 제 멋대로――"



엄청난 기동력을 자랑하는 루드라를, 정확한 사격이 명중한다. 하지만, 빔은 검은 장갑에 튕겨나가며, 상처 하나 내지 못한다.



헬베르트가 신음한다.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펨테크 장갑인가!"



《정답. 봤으니까 죽어라!》



의기양양한 목소리가 머릿속에서 울린다



――뭐지, 이 녀석들은!?



마즈는 사벨을 뽑아 들고, 적기를 향해 돌진한다.



루드라의 망토처럼 생긴 백팩 장비가 펼쳐지며, 선홍색 빛을 발산한다.



"!?"



마즈의 사벨은 적기를 꿰뚫었다――였을 터야 했다.



하지만, 아무 반응도 반동도 없이, 겔구그는 검은 기체를 통과해버린다.



――뭐라고!?



뒤돌아 보려는 순간, 겔구그의 콕핏을 빔 칼날이 관통했다. 방금 전 잡아낸게 분명한 루드라가, 어느새 배후로 돌아와 있었다.



마찬가지로 헬베르트도 환영에 현혹되어, 빈틈이 생긴 옆구리를 베여버리고 말았다.



"칫, 이게…괴물…!"



"미안해, 누니…."



폭발하는 불길이 후회의 탄식을 삼킨다.



역전의 용사들의 최후는, 너무도 허무한 것이었다.







"마즈! 헬베르트!"



동료들의 기체들이 추락하는 것을 보고, 힐다가 아연실색하며 외친다.



설마 그 둘이, 그렇게 쉽게 당했다고――!?



넉살좋게 웃는 그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친다.



――너희들, 지옥의 신께서도 너네가 싫대. 아직 올 생각은 하지도 말라더라!



그들과 가볍게 주고 받던 농담이 떠오른다. 그 때 헬베르트는 태연히 말했다.



――거 참 너무하네, 누님. 당신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나는 천국에 갈 생각이거든.



힐다와 마즈는, 정말로 뻔뻔한 녀석이라면서 까무러치듯 폭소를 터뜨렸다.



지금까지 함께, 어떤 절망적인 싸움에서도, 꿋꿋하게 살아남아 왔었는데….



아크엔젤도 추락해버렸다. 그 함선도, 지금까지 수 많은 격전을 헤쳐나왔는데.



힐다는 단단히 주먹을 움켜쥔다.



역시 파운데이션에는 괴물이 존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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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레베이터에 브릿지 크루가 탑승한다. 문이 닫히기 전에, 노이만과 챈드라가 경례하는 모습이 보였다.



마류는 아무도 남지 않은 함교를 둘러본다. 모든 계기판에서 이상을 알리거나, 혹은 이미 죽어 있다.



지금껏 자신들이 헤쳐온 수라장들을 떠올려보면, 좀 더 빠른 시점에 이렇게 되었어도 이상할 것이 없었다.



나도 퇴각해야겠어.



감상을 떨쳐버리고, 그렇게 생각했을 때――



정면에 검은 기체가 날아와, 라이플의 포구를 이쪽으로 향했다.



전신의 털이 거꾸로 솟는다.



마류는 내려치듯이 손안의 버튼을 조작한다.



포구가 하얗게 빛나고, 그 끝으로 빔이 거슬러 올라오기 직전, 캡틴 시트가 강제 배출되어, 마류의 몸은 아래층으로 삼켜져 들어갔다.







"네 이놈드으을!"



무우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무라사메를 변형시켜 두 대의 루드라를 향해 공격했다.



――아크엔젤이!



백악의 거함이――이제는 그에게 있어 돌아가야 할 집이라고 여겨지던 장소가, 무참히 파괴되어, 화염과 검은 연기에 휩싸여있다.



마류는, 다른 녀석들은 전부 탈출했는가!?



최소한 그들이 살아남을 시간을 벌기 위해, 무우는 무턱대고 라이플을 쏘아댄다.



하지만 루드라는 마치 순간이동을 한 것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무라사메에게 다가와, 무우가 회피하는 것보다 빠르게 팔과 함께 라이플을 잘라버린다.



"젠자아아앙!"



다른 한 기의 루드라가 민첩한 연계를 보이며 습격해온다. 무우는 다리가 잘려나가는 와중, 적에게 그레네이드를 발사한다. 지근거리에서 폭발이 일어나, 양쪽 다 날아가버린다.







나선을 그리며 추락해가는 무라사메를 내려다 보며, 류는 시계를 확인했다.



『축포』 가 올라갈 시간이다.



"타임 리미트인 것 같네요."



그가 말하자, 다니엘이 이런이런 거리면서 대답한다.



《드디어인가――.》



목격자도 제거했다. 아직 살아남은 자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곧 『저것』이 자신들을 대신해서 마무리를 지어 줄 것이다.



류와 다니엘은 기체를 돌려, 그 자리에서 이탈했다.







신도 검은 연기를 내뿜고 있는 전함을 눈치챘다.



"아크엔젤이!?"



숨을 삼킨다. 하지만――



《어따 대고 한 눈을 팔아!》



누군가의 목소리가 조롱하듯 머릿속에서 튀었다.



뭐야아――!?



의아해할 할 겨를도 없이, 루드라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안 좋아!



막으려고 했지만, 상대의 칼날이 더 빠르다. 루드라가 내려친 사벨이, 저스티스의 몸통을 두 쪽으로 갈라버렸다.



"우와아아앗!"



모니터가 벗겨져 떨어지듯 사라진다. 유폭하기 직전에, 신은 탈출버튼을 눌렀다. 엄청난 G가 걸린 후, 신은 단신으로 공중으로 내동댕이 쳐지고, 밑으로 두 동강이 나버린 저스티스가 떨어져가는 모습이 보였다.



하지만 아직 위기가 끝난게 아니다. 탈출용 팩의 버니어를 점화해서, 도망치려는 신을, 루드라가 잡기위해 쫓아온다.



거대한 손이 뻗어온다. 저것에 붙잡히면 끝이다.



신은 필사적으로 버니어를 조작하지만, 따라 잡히는 미래가 뻔히 보였다.



――이런 곳에서!



공포와 분노로 이를 악문 순간, 거대한 채찍과 같은 것이 허공을 가르며 루드라를 공격한다.



걍의 히트 로드다.



히트 로드가 루드라를 감고, 전류가 흐른다. 한 순간, 움직임을 멈춘 루드라의 아래쪽을 향해, 걍이 미사일을 전탄 쏟아붓는다. 거기에는 낙하중인 저스티스가 있다.



재빨리 히트 로드를 떼어내고, 걍이 신을 향해 몸을 바짝 붙인다. 콕핏이 열린다.



"붙잡아, 꼬맹아!"



거기에는 몸을 앞으로 내미는 힐다의 모습이 있었다. 신은 내민 손을 잡고, 콕핏 안으로 뛰어든다.



저스티스가 폭발하고, 루드라는 그 불길에 가로막혀 보이지 않는다. 흔들리는 콕핏에, 신은 필사적으로 매달렸다.







폭발로 인해 거리를 벌린, 그리핀은 "칫!" 하고 혀를 찼다.



걍은 이미 멀리 떨어져 있었다.



뒤쫓아가서 마무리를 지을 수도 있었지만,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동료들 사이에서는 거침없이 제멋대로 날뛰는 타입의 그리핀이지만, 깊이 파고들어 자신을 위험에 빠트릴 만큼 바보는 아니었다.



그는 단호히 그 자리를 떠난다.



뭐 문제 없겠지. 대세에 영향은 없다.



실제로 맞붙어보고서 확신했다. 신·아스카는 별거 없다.



피라미가 죽든 살든, 내 알 바 아니다.







어디를 어떻게 도망친건지, 마류는 아크엔젤의 후방 덱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하지만, 거기서 주저앉고 만다.



바로 눈 앞의 덱이 부숴진 채로, 불똥 섞인 연기가 자욱하게 피어오르고 있다. 밑에서는 뭔가가 아직도 격렬하게 타오르고 있는지, 가라앉은 바닥으로 열기가 전해져 오고 있다. 곧 여기도 불길에 휩싸여 붕괴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다.



머리 위로 외투를 뒤집어쓰고 불똥을 막아가며, 마류는 심하게 기침을 했다.



함장답게, 배와 운명을 함께 마쳐야 하는걸까…?



하지만, 그녀는 아직 더 살고 싶었다.



아니, 살아 남아야만 한다. 파운데이션이 한 짓을 누군가에게는 전해야한다.



그리고 그들이 앞으로 무엇을 하려는지를, 파악해야만 한다.



얼추 보더라도 제대로 된 일을 하려는게 아닌 것이 분명하니까.



그들을, 막아야만 한다.



조바심난 마류의 눈앞에, 그토록 기다렸던 모습이 내려왔다.



많은 부위가 손상된 무라사메가 착지하고, 콕핏 해치가 열리며, 무우가 몸을 내민다.



"미안, 기다리게 했지!"



그 목소리를 듣자마자, 안도의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아니, 대부분 연기탓 일지도 모른다.



"…늦었잖아!"



마류는 불평을 내뱉으며, 무라사메가 내밀은 손을 잡고 기어올라갔다.







키라는 시바와 계속 싸우고 있었다.



시바는 사벨을 빠르게 휘두르고, 등쪽의 망토도 마치 생물같이 휘어서는, 꿈틀거리며 프리덤을 덮친다. 약간의 쉴 틈도 없이 이어지는 연속 공격으로, 프리덤의 기체는 한계에 몰리고 있었다. 파워와 PS장갑은 최저 라인에 다다라, 아까부터 콕핏에선 경고음이 울려 퍼지고 있다.



《네놈은 이길 수 없다.》



또 다시 머릿속에서 소리가 들렸다. 슈라의 목소리다.



키라는 반사적으로 대답한다.



"――뭐라고!"



《그것이 너의 운명이기 때문이지.》



슈라가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밑으로 내리친 사벨이 프리덤의 오른팔을 잘라내고, 이어서 시바의 흉부가 열리더니 무언가가 사출된다. 그것은 무수한 바늘이다.



"…으윽!"



예상치 못한 공격을, 프리덤은 정면에서 받아 버린다. 무수한 바늘이 기체 곳곳에 꽂히고, 마침내 한계에 달한 페이즈 시프트가 해제된다.



바늘은 콕핏까지도 관통한다. 키라는 가까스로 몸을 비틀어, 꿰뚫리는 상황만큼은 면했다. 하지만, 이미 전투불능이다. 파워가 완전히 바닥나서, 모니터가 차례차례로 어두워진다.



그 때――.







"그 자식은 내가 끝낸다!"



아그네스는 외치며, 프리덤을 향해 달려들었다.



굴욕, 분노, 증오가 폭발하여, 걍의 칼날에 가세한다.



그 칼날은 PS다운한 장갑을 가볍게 찢으며, 팔을, 다리를 베어낸다.



오뚝이같이 되어버린 기체가 저항도 못하고 쓰러진다.



콕핏의 해치가 날아가면서, 안에 탑승해있던 남자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 얼굴이 놀란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아그네스는 우쭐거리며 내려다 보았다.



얼마나 한심한 모습인가.



이것 밖에 안되는 남자가 감히 나한테 상처를 주다니, 용서할 수 없다!



아주 꼴이 좋다!



아그네스는 높이 사벨을 치켜들고, 키라 위로 내려치려고 했다.



자신의 오점을 완전하게 지워버리려는 듯이.



하지만, 실행하기 바로 직전 충격이 덮치고, 자세가 무너졌다.



"뭐야!?"



뒤에서 공격을 받았다. 급하게 뒤를 돌아보니, 물안개를 가르고 수면 위를 따라 날아오며 접근해오는 기체가 보였다.






――누구냐!?



슈라는 예상치 못한 새로운 난입자를 파악하기 위해 눈을 가늘게 뜬다.



등에 플라이트 유닛을 장착하고 있지만, 땅딸막한 기체는 수중용 모빌슈트로 보인다.



처음 보는 기체였다. 식별 시스템도 <UNKNOWN> 이라고 알려주고 있다.



그 모빌슈트는 머리 끝 부분을 둘러싼 발사구에서 미사일을 쏘고, 자세를 고쳐 물보라를 일으키며 감속한다. 아그네스의 걍이 실드를 내밀어 미사일을 막아보지만, 연달아 손바닥에서 발사되는 빔은 정확하게 실드의 틈새를 노리고 있다. 슈라는 옆에서 끼어들어와서, 그 빔을 대신 맞았다.



"재밌어…."



무심코, 중얼거림이 새어 나왔다.



앞으로 나섰더니, 상대방도 정면으로 돌진해 온다. 서로가 스쳐 지나가는 순간, 상대의 갈고리 손톱 (클로) 과 슈라의 검이 맞부딪히며, 무시무시한 스파크가 휘날린다. 빠져나가면서 상대방이 미사일을 발사하고는, 이쪽의 공격을 회전하면서 피한다.



"꽤 하는군!"



슈라의 피가 뜨거워진다.



프리덤이 상대로서 부족하다고 느낀 만큼, 이 미지의 모빌슈트가 싸우는 모습에 매료되고 있었다.



강한 적을――더욱 강한 적을――슈라는 끊임없이 요구하는 바 였다.



나 자신이야말로 최강이라는걸 증명하기 위해서.







격추된 프리덤의 콕핏에, 키라의 모습이 보였다.



"키라!"



<아스란!?>



노이즈 섞인 목소리가 들리자, 아스란은 안도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쪽을 신경 쓸 여유가 없다.



시바가 내리치는 칼날을 갈고리 손톱로 받아내고, 회전해서 망토의 빔 커터를 날개에 달린 빔 커터로 받아친다. 연달아서 내질러지는 참격을, 어떻게든 후방으로 점프해서 피해준다.



――제법이야!



매우 짧은 시간동안 벌어진 공방으로, 완전히 숨이 막힐 지경이다.



무시무시한 기체 성능과 파일럿이다.



슈라는 깜짝 놀란다. 대치하는 모빌슈트의 조종사를 알아차린 것이다.



"…아스란·자라인가?"



몇 번이나 전투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했다. 자신이 분석한 무수한 파일럿들 중에, 최강일거라 점 찍어둔 남자――그 아스란·자라가, 지금 내 눈 앞에 있다!



흥분이 온 몸을 휘감고 돌아다닌다.



기적과도 같은 만남에 환희하는 슈라였지만, 그 때 방해가 들어왔다.



《슈라! 시간이 다 됐어!》



리델의 목소리다.



모처럼 만나게 된 호적수를 앞에 두고, 슈라는 이를 악문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계획이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이다.



슈라는 힐끗 옆에 있는 걍을 바라본다.



아그네스는 콕핏 안에서 울고 있었다. 원통함과 공허함이 섞인 감정이 전해져 온다.



슈라는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오겠나?"



아그네스는 고개를 들고, 답했다.



"갈게. 당신과 같이"



그래도 나름대로 우수한 파일럿이다.



슈라가 데려가기로 결정한 이유는, 그녀의 실력이 아까웠기 때문이었다.







갑자기, 시바가 전투를 멈추고, 아그네스의 걍을 안고서 날아올랐다.



너무나 갑작스러운 행동에, 키라는 당황한다.



그리고, 아그네스의 반역도.



"아그네스…어째서?"



자신이 그녀의 유혹을 차버렸기 때문인가?



모르겠다. 아무것도 모르겠다.



아스란의 모빌슈트가 옆에 착지한다.



"도망가자, 키라!"



해치가 열리고, 아스란이 외친다. 고개를 올리니, 상공에 원반형의 비행체가 내려온다. 메이린의 목소리가 보고한다.



〈아크엔젤의 크루 분들도 같이 있어요!〉



아크엔젤도…?



라크스는…?



나를 내친건가, 라크스도? 아그네스처럼…?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채, 혼란스러운 마음을 안고, 키라는 몸을 질질 끌며 아스란의 콕핏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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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르시죠!"



바위산의 요새 터에서는, 측근들에게 둘러쌓인 채, 한 남자가 아이들링 중인 헬리콥터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 남자는 바로, 키라 일행이 그 행방을 계속 찾아다니며, 붙잡으려 했던 인물――미켈 대령이었다.



남자는 거점을 버리고, 저항을 이어나가는 병사들도 버리고, 홀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



이 앞으로도 세계에 죽음과 파괴를 흩뿌리기 위해――



하지만, 그가 헬리콥터에 탑승하려던 순간, 상공에서 뭔가가 빛났다.



뒤돌아 본 남자의 얼굴을 무시무시한 섬광이 태워버리고, 이어서 몇천 도나 되는 열을 품은 폭풍이 그의 몸을, 헬리콥터를, 바위산 전체를 날려버렸다.



마치 엘도어 상공에, 또 하나의 태양이 출현한 것 같았다.



힐다의 걍에 동승해서, 물 속으로 숨어 이탈하려던 신은, 깜짝 놀라 위를 올려다본다.



섬광 직후, 수면을 폭풍이 건드리고, 충격이 덮쳐온다. 물살에 떠밀려 강바닥에 격돌할 뻔한 기체를, 힐다가 힘겹게 컨트롤한다.



"뭐지, 지금 그건!?"



힐다가 토해내듯 중얼거린다. 신은 불길한 땀이 등골에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그런…!"



방금 전 파운데이션에서 피어오른 버섯구름을, 그도 목격했었다.



설마…엘도어에도?







엘도어 상공에서 폭발한 핵탄두는, 전장에 남아 있던 모든 것을 전부 태워버렸다.



격추된 저스티스도, 프리덤도, 아직 움직이고 있던 모빌슈트들도….



상처 입은 거체로 땅 위에 누워있던 아크엔젤도, 작열하는 빛을 받아 장갑이 녹아내리고, 그 후폭풍에 의해 원형도 채 남기지 못하고 날아가버렸다.



핵의 불길은 숲을 불태우고, 모래성이 무너지듯이 도시를 날려버렸다.



물론, 그곳에 남아있던 늦어버린 도망자들 까지도….







거대한 버섯구름은, 성층권을 상승하는 셔틀 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



붉은 빛에 물든 거무칙칙한 구름에, 가끔씩, 녹아내린 금속 같은 오렌지색 빛이 솟구친다.



저 밑에는 아무것도――아무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라크스는 너무 큰 충격을 받아, 비명조차 지를 수 없었다.



"키라…!"



헤어질 때 봤던, 쓸쓸한 얼굴이 뇌리에 떠오른다.



――멈추어 주세요…키라를….



자신이 내뱉은 배신하는 목소리가 떠오르며, 압박해온다.



그런 소리를 했지만, 라크스는 키라가 패배할 거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키라가 죽는 일 같은건.



하지만, 아무리 후회해본들, 이미 늦어버렸다.



저 불길 속에다, 사랑하는 남자를 버린 것은 나――다름아닌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같은 불길을 내려다 보며, 오르페는 몰래 미소지었다.



저건 제물을 태우는 불이다.



모든 것은 정해져 있던 대로, 행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낡은 세계는 불타서 사라지고, 새로운 세계가 오늘, 태어난다.



그래, 모든 것이 새롭게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하권에 계속.




상권 끝.


기가 막힌 곳에서 끊어주는 상권.


너무나도 비극적인 장면이 이어지고


맨날 나오면 죽는 운명의 성대를 가진


욕받이년이 발암의 피크를 찍는 순간에


분위기를 뒤바꿔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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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피☆등☆장!


솔직히 이거 읽으려고 소설 샀다.


이 장면 보여주려고 번역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


진짜 극장에서 큰 화면으로 보고싶어진다.


내가 사는 나라에선 개봉 할 예정 없는대다 설령 어떻게 좀 풀린다 치더라도


너무 멀리 떨어진 대도시에서나 며칠만 한정개봉 할거 같아서 슬퍼짐.


한국분들은 정식개봉 하면 꼭 보러 가십시오.


하권 발매일은 3월 26일.


4월에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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