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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어마금 외전 - 제4장 (3)

ㅇㅇ(108.181) 2024.04.04 12:47:58
조회 152 추천 6 댓글 1
														

https://dengekibunko.jp/novecomi/novel/16817330665151822600/16817330665361494917.html

 



제4장 우주에서 놀자 3



 긴 금발과 하복 치마를 허공에서 펼친 쇼쿠호 미사키 또한 어이가 없었다.

 이번에는 우주라니.

 「이게 저희 세계입니다」

 공간에 영상이 떠 있다. 어떤 것은 3D로 구성한 모식도, 어떤 것은 함외 카메라의 각종 영상. 옆에서 나란히 움직이는 다른 함에서 촬영한 것 같은 전경 영상.

 거대한 배처럼 보였다.

 하지만 바다를 건너는 것이 아니기에, 구조는 상당히 달랐다.

 날카로운 유선형을 바라보며, 빅토리아라고 이름을 밝힌 차가운 인상의 갈색소녀가 말을 걸었다. 복장은 비키니 같았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푹신해 보이는 머플러와 장갑, 부츠 등을 장착해 몹시 불균형스럽다. 거대한 밀폐환경과 어떻게 대응된 걸까? 어쩌면, 언제나 쾌적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선내에서는 냉난방을 조절하는 게 아니라 자기나 공기 중의 염분 등 다른 것을 부분적 및 집중적으로 차단하는 걸 우선한 건지도 모르지만.

 「전체 길이 30킬로미터, 중량 1800만 톤. 권외 순양함 한 척당 크기란 이 정도입니다. 이 배 안에서 우리는 생산되고, 활동하고, 함대 하나에 만 척 정도 무리지어 전투하고 있죠. 당연히 함대는 수없이 많습니다」

 쇼쿠호 주변에 있는 것은 세계 각지의 모든 미남 미녀. 하지만 너무나도 완벽한 팔등신이었기에, 함께 있으면 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아무리 주위를 미남 미녀가 둘러싸도, 날것의 몸을 가진 본인이 더 압도적인 소수파임이 드러나기 때문일까?

 평소 『여왕』으로서 군림하는 만큼, 그녀는 이런 이물감에 익숙하지 않았다.

 ……어쩌면 옛날에 있던 고독감이 떠오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인간을 빼닮은 안드로이드」

 (지난날 아나토미 메카트로닉스(공과표본) 때도 꽤 놀랐었는데, 이렇게 보니까 이번력은 그것보다 품질이 더 좋은 것 같네……)

 「일찍이 인간으로 불렸던 생명체는 선내 생활 속에서 자신의 몸이 나날이, 그리고 서서히 변모하는 것을 참을 수 없었는지, 자신의 손으로 만든 기계제품에 실용성과 기능성을 무시하고 『인간답게』 행동하도록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이 시조인 제1세대이며, 지금 저희는 제5세대 다용도 안드로이드죠. 저희는 스스로 생산시설을 조종해 차세대기의 설계와 양산에 성공했습니다」

 「그러니까, 인류력은 이제 없는 쪽?」

 「아뇨, 사람과는 다른 것으로 진화해버린 다른 생명의 말을 따를 의의를 찾아내지 못했을 뿐이에요. 우리는 추악한 뒷골목에 가로막혀, 얼굴 인식도 DNA 대조도 불가능해진 추정부정 사용자의 존재는 인정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 쇼쿠호한테는 협력적인 걸까.

 소중한 인류의 샘플을 사육 · 조사하고자 당신이 죽을 때까지 감금하겠습니다. 이는 외계의 모든 위험에서 당신을 지키는 최적의 행동입니다,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참을 수가 없겠지만.

 (안이한 노동력……『노예』 측이 마구 이겨버린 이세계인가)

 역시 대조적인 이세계였다. 마법의 엘프와 기계의 안드로이드인 것도 그렇고.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제5위의 소녀는 한숨을 내쉬고 가방에서 텔레비전 리모컨을 꺼내더니,

 「주변은 다들 안드로이드뿐이네. 그럼 이런 것도 안 통하는 거잖아」

 「? 우리는 그런 간이조작 리모콘에 대응하지 않습니다만」

 「그런 의미력이 아니라」

 어이없는 듯 말하고 쇼쿠호는 엄지로 버튼을 눌렀다.


 움찔!! 하고.

 뭔가, 눈앞의 갈색 안드로이드가 차렷 자세로 굳어버렸다.


 「……, 응?」

 쇼쿠호 미사키는 눈이 동그래진다.

 부자연스러울 만큼 미남 미녀로 보이더라도 인간형 정밀기기에 불과한 빅토리아. 그렇다면 『멘탈아웃(심리장악)』은 안 통해야 할 텐데.

 「우향우」

 「……, 」

 「앉아, 손, 자 배 보여줘야지─☆」

 「……, 」

 한다.

 아무렇지 않게 따랐다.

 이쪽을 기만하는 것이라면 대단한 일이지만, 그들은 학원도시제 능력개발 자체를 모를 것이다. 전제의 정보가 없다면 속이기 위한 판단이나 행동도 불가능하다.

 다시 말해,

 (……세상에. 그럼 인간에 너무 가까워진 나머지 『멘탈아웃(심리장악)』이 통하는 상태력이 된 거야!?)

 「윽. ? ??? 방금 무슨 짓을 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만」

 안드로이드 주제에 빅토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고 보니, 형태가 너무나도 달라진 지금 인류의 말을 따를 『의의』를 찾아내지 못했다고 했던가. 기능도 제약도 아닌, 의지나 감정을 이해하고 자발적으로 행동하는 정밀기기였다.

 인간이 다른 생물을 노동력으로 삼는 검과 마법이 전부인 이세계와 인공물이 지나치게 변해버린 인간을 밀어내버린 SF 이세계. 이 대조에는 무슨 뜻이 있는 걸까?

 내심 꽤 놀라면서,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게 토키와다이의 여왕이었다.

 「차, 참고로─, 사람 형태를 안 한 기계도 너희처럼 『마음』을 갖고 있어? 예를 들면, 이 큼지막한 우주선 전체처럼」

 「당신들이 『마음』이라고 부르는 어플리케이션은 그렇게 용량이 필요하지 않기에, 하드웨어에 여유가 있는 기계라면 일단 전부 설치되어 있을 겁니다. 취급은, 글쎄요, 컴퓨터 한쪽 구석에 있는 계산기나 트럼프 게임 같은 걸까요?」

 (응? 안드로이드가 컴퓨터를 쓰는 세계관이야???)

 하지만 그렇다면.

 쇼쿠호 미사키는 아연실색하면서도,

 (……이쪽 이세계라면, 모든 인간과 똑같이 로봇과 컴퓨터까지 리모컨 하나로 『세뇌』해서 조종할 수 있는 건가?)

 인간이든 기계든 상관없이 지배하는, 여왕을 위한 이세계.

 그렇다기보다, 아마 휴머니즘에 대한 동경심을 너무 강하게 품은 채 기술이 진보한 나머지, 양자의 선이 소실된 애매모호한 이세계.

 뭐야 이건.

 이곳은 그렇게까지 쇼쿠호 미사키한테 형편이 좋은 이세계인 건가!?

 「지나치게 진화한 인류와 우리 안드로이드는, 쌍방이 삶의 터전을 우주로 옮겼습니다. 지구는 격리구로 방치한 채, 이대로 거대한 배를 계속 제조할지, 아니면 목성의 거대한 위성이나 화성의 작은 위성까지 개발할지로 파벌이 갈렸습니다만, 그것 자체에 큰 문제는 없습니다」

 「큰 문제가 없다니……. 그야 뭐, 기계제품인 너희라면 진공인 우주를 척척 헤엄쳐도 멀쩡하겠지」

 「오해가 없도록 보고합니다만, 우리 안드로이드는 실용성과 기능성을 무시해서라도 『인간다움』에 치중해 제작되었스니다. 지금 우리는 물과 산소가 필요한 시스템 구성을 선택했고, 이는 진공인 우주로 내던져지면 당연한 듯 전손되어 기능 정지가 발생합니다」

 ……그건 그냥 탄소를 쓰지 않고 제조한 인간이 아닐까? 쇼쿠호는 의문스러웠지만, 뭐 그들도 그들대로 안드로이드라고 불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길 것이다.

 인간과 똑같이 보지 말라는 뜻이기도 할 것이며, 영상자료에 따르면 갈색인형 빅토리아가 떠올리는 인류란 것은 촉수가 달렸고 이족보행하는 사마귀 같았지만.

 (그건 그렇고……)

 멀쩡한 육지가 없고, 바다밖에 없는 별과 부서져 떠오른 부자연스러운 대지로 둘러싸인 세레스아크피아. 역시 검과 마법과는 대조적인 이세계였다. 근본이 SF이기도 하고.

 뭔가 비꼬는 걸까, 일부러 정반대의 장소로 날려버린 걸까.

 「지구가 바로 앞에 보이는데 아무도 안 돌아가는 건가. 안 갑갑해?」

 「딱히. 저는 배 안에서 제조되어 행동하고 있으니까요. 그것과는 별개로, 수많은 문제가 희미해져 보일 만큼 거대한 안건이 따로 올라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요」

 「?」

 「행성을 충돌시켜 다른 행성을 파괴하는 초대질량 임팩터」

 모르는 단어가 나왔다.

 하물며 듣기만 해도 뒤숭숭해지는 말이었다.

 「정확하게는 그것의 비라고 할까요. 멀리서 날아오는 목성 규모의 거대한 행성 5개. 이 초대질량 임팩터는 원래 중심이 되는 항성을 잃고 먼 우주를 떠돌아야 하는데, 『오르트 구름』과 접촉해 궤도가 변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아십니까?」

 「……분명히, 엄청 멀리 있는 얼음 알갱이의 집합체였어. 개수는 어림잡아 1조 개 이상. 이렇게 보여도 태양의 인력으로 고정되어 있어서 태양계의 일부이며, 수많은 혜성은 여기서 발생한다고 했던가」

 「맞습니다. 그리고 태양계에 있느 모든 천체는 태양에 끌려가고 있죠. 핼리 혜성이 거대한 호를 그리며 접근하듯 말이죠. 다시 말해 방치하면, 이것들 초대질량 임팩터는 곧장 태량으로 돌진할 겁니다」

 「그건……. 솔직히 말해 어떻게 돼?」

 「태양계에 있는 모든 천체 가운데, 태양을 제외한 모든 물질을 긁어모아봤자 태양의 1%도 미치지 못합니다. 초대질량 임패터가 직격한들 별다른 영향은 없겠죠」

 우선 빅토리아는 간결하게 말했다.

 하지만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한편으로, 태양의 주위를 도는 천체는 상황이 다릅니다. 지구나 화성 정도의 행성에 직격하면 으깨지는 건 물론이고, 스치기만 해도 모든 행성이 거대한 중력에 이끌려, 모든 별은 태양계의 순환에서 벗어나 뿔뿔이 날아가게 되겠죠. 그렇게 되면 태양계에 있던 모든 행성은 광대한 우주를 빛도 없이 떠돌기만 하는, 죽음과 얼음의 별로 변모합니다」

 규모가 너무 커서 이제는 쇼쿠호조차 상상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이세계에서는 이게 『보통』이었다.

 「우주를 날아가는 거대한 배가 있어봤자 시스템은 태양의 빛과 열을 이용하는 것이 전제이며, 자원 채굴과 채집은 다른 행성이나 위성에 의존하는 상황입니다. 다시 말해 태양과 행성이 멀어지는 전개만큼은 어떻게 해서든 피해야 해요. 빛이든 자원이든, 어느 한쪽만 없더라도 우리에게 미래는 없습니다」

 「하지만……」

 쇼쿠호는 잠시 말을 머뭇거리며,

 「다가오는 건 목성에 필적력하는 크기의 거대 행성이잖아? 질량은 지구의 얼추 300배 이상이고, 게다가 전부 5개나 날아온다면서. 아무리 큰 우주선이 있다고 한들, 그런 걸 너희 힘으로 어떻게 하려고?」

 「가능합니다」

 단언했다.

 「……얼마나 발달된 거야, 너희 과학력은」

 「기술이란 하나의 축일 뿐입니다. 시간과 정보의 비축만 있다면 누구나 도달할 겁니다」

 아무렇지 않게 안드로이드는 말했다.

 오히려 아직 이곳까지 오지 못한 쇼쿠호를 부러워하는 기색까지 있었다.

 「중요한 것은 질량에 질량을 부딪히는 초대질량 임팩터 비에 대해 이쪽도 반드시 같은 싸움에 임할 필요가 없는 점, 그리고 목성 규모의 초대질량 임팩터 정도는 아닐지라도 우리 역시 상당량의 질량을 우주로 전개시키는 기술이 있습니다」

 「큼지막한 대포라도 만들어서 초대질량 임팩터를 날려버리게?」

 「포격시의 반동으로 우리가 탄 권외 순양함이 태양계 바깥까지 날아가거나, 부차적인 충격파로 태양계의 모든 행성이 파괴되겠군요」

 뭐 그렇게 단순한 이야기는 아닌가.

 하지만 빅토리아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전제를 감안했을 때, 사실 가장 위험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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