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INFJ남친과 11개월 연애 후 이별했습니다.

2월달까지 여행도 많이 다니고, 연락도 문제없었고, 결혼도 생각하고 있던 터라

양쪽 부모님께도 인사드린 상태였어요 (웨딩플래너도 계약 한 상태....ㅎ)

그런데, 갑자기 2주 전부터 톡에서도 느껴질 정도로 감정 없는 무뚝뚝한 말투로 바뀌었어요(싸운적 없음)

잠도 뒤척이고 잘 못잔다하고 피곤해서 일찍잔다하고..

그래서 이별하기 일주일 전에 제가 혹시 고민있냐, 스트레스 받는거 있냐 먼저 물어보면서 대화를 유도했지만

모르겠다면서 일단 자러가겠다더니, 다음날 아침에 장문의 톡이 왔어요

일주일 서로 생각할 시간 좀 갖자면서 통보를 하더라구요

저는, 서로 안 맞거나 문제되는 일 또는 고민이 있으면 대화로 푸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남친이 통보하고 자기 동굴에 들어간게 너무 답답하고 화가났어요

일주일을 기다려 집 앞에서 만났는데,

설 이후로(헤어지기 3주 전부터) 갑자기 절 좋아하는 마음이 줄었대요

자기가 결혼 때문에 저를 만나는 것 같은 마음? 물론 그전까지는 진짜 좋아해서 만났지만 지금은 아닌 것 같대요

본인이 노력해서 이 관계를 이어나간다 해도 언젠가는 이렇게 얘기할 날이 올 것 같다고 지금 얘기 하는거래요

성격, 식습관 등등

자기가 미련이 있었으면 일주일 생각하는 동안 연락을 먼저 했을거다.

그런데 연락을 안 한거보면 미련이 없는거 같다 라고..ㅎ

주변에서는, 그런여자없다 니가 쓰레기다 미친놈이다 라고 했다는데

뭐 저 위로하려고 하는 말 일수도 있겠죠

혼자 점수 매기고 판단하고, 대화해볼 생각 없이 자기 혼자 이미 결론내고 헤어지자 통보하는게 이해가 안돼요

아예 헤어진다 정하고 왔는지, 제 짐 다 챙겨왔더라구요

저도 헤어질 거 같아서 남친 짐 다 싸놓은 상태였는데 까먹은 짐이 몇개 있었어요

만나러 오기전에 우리집에 무슨 짐이 있는지 다 생각해놓고 왔나보더라구요

그 헤어지는 와중에 이것도 줘라 그것도 줘라 ㅎ...

펑펑 울면서 짐 찾아서 빨리 나가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눈물 한 방울 안 흘리고 짐 챙기는 모습이 진짜 남이됐더라구요

헤어지고 온 톡에는, 저를 더 행복하게 해주는 남자만나래요 미안하대요 ㅋㅋ....하...

아무문제 없이 잘 지내다가(저만 그런거였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헤어지는게 당황스럽기도하고

이제 앞으로 다른사람을 만나면 처음엔 잘 지내다가 또 이렇게 급변할지 모르니 새연애가 하기싫네요...ㅠ

저렇게 헤어질 정도로 고민이 많았다면 쌓아두기전에 얘기라도 좀 했으면 알았을텐데

제입장에서는 대화라는 중간 단계가 없이 끝나버린 느낌이라...

봄에 날씨풀리면 꽃구경하러 어디놀러가지

야구(남친 때문에 관심생긴) 개막하면 언제보러가지

결혼식 청첩장은 뭐로해야 이쁠까

고민하고 미래를 그리고 있던 제가 너무 바보같아요

제가 이런생각 하고 있을 때 남친은 이별을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