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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투자 고수가 되고 싶나요?

주식투자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10.11 20: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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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고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


‘무술 고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란 동영상이 있다. 이 영상에서는 보통 사람들이 나와 더미와 샌드백을 가격한다. 혼자 넘어지고 부딪치는 모습이 어설프기 짝이 없다. 하지만 그냥 웃어 넘기기엔 교훈적이다. 영상에는 무술 고수가 되고 싶은 이들이 원하는 것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어느 종목 사야 해?”


나는 전업 투자자니까 오늘도 이런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대답한다. “모르겠는데요.” “아니 그것도 몰라? 이 기사 봐봐. 조선주를 사는 건 어떨까?” “그건 더 몰라요.” 다 알면 좋을 텐데… 정말 모른다. 성시경의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괜찮은 사람인지 아닌지 한번 본 적도 없는 내가 알아?”


물론 처음부터 이런 태도인 건 아니었다. 신입사원 면접 때는 세계 경제와 금리를 감히 예측했고, 증권사에 다닐 때는 종목 상담과 추천을 매일 뽑아냈다. 하지만 지금은 모르는 것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 아이러니다. 투자를 모를 때는 투자 전문가인 척했는데, 투자에 인생을 건 지금은 자신 있게 말한다. “몰라요. 아는 것 빼고는 전혀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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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렌 버핏도 모른다는 답변을 많이 한다. 버핏도 모르는데 나는 더 모른다. ©야후 파이낸스


투자를 처음 하는 사람들은 경제TV의 투자 전문가처럼 찍는 종목마다 오르고, 시장이 언제 오르고 내릴지 다 알기를 원할 것이다. 마치 한 방에 상대방을 제압하는 무술 고수처럼, 투자 고수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필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고수의 필살기는 이렇게 탄생하지 않는다.


필살기, 강자에게 맞서기 위한 약자의 몸부림


UFC에서 한국인 최초로 10승 달성. 지금은 예능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김동현 선수의 별명은 스턴건(전기 충격기)이다. 김동현은 일본 격투기(DEEP) 무대에서 상대를 감전시키듯 쓰러트리는 펀치로 이 별명을 얻었지만, UFC에서는 통하지 않았다. 그래서 타격이 아닌 그라운드(바닥에서의 근접전) 기술로 전략을 바꿨다.


그는 승리했지만, 상대의 등 뒤에 매달리는 등 재미없는 경기에 관객은 야유를 보냈고, UFC 퇴출설로 이어졌다. 김동현 퇴출설은 2013년 재계약을 앞두고 절정에 달했다.


2013년 10월, 그의 격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가 다가왔다. 그보다 강하다고 평가받는 에릭 실바와의 경기였다. 당시 김동현은 위기 속에 있었다. 링 밖에는 UFC 퇴출설이, 링 안에는 화끈한 타격가 에릭 실바가 있었다. 그가 살 길은 오직 하나, 타격전으로 에릭 실바를 이기는 것뿐이었다.


하지만 에릭 실바의 타격은 김동현보다 노련했다. 김동현의 주특기인 테이크 다운(상대를 바닥에 눕히는 기술) 이후의 근접전이 통하지 않았다. 누가 봐도 경기는 실바 쪽으로 기울었고, 김동현은 지쳐 보였다. 김동현은 원치 않는 난타전 속에 맞고 또 맞으며 거리를 좁혔다. 그렇게 2라운드를 2분 남겨두고 마지막 힘을 짜낸 카운터 펀치가 기적적으로 들어가며 KO승을 거두었다.


언론은 행운의 펀치라 평가했지만, 김동현은 연습의 결과라고 말했다. 그의 필살기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아래 인터뷰에 힌트가 있다.


“일본에서도 그랬지만 평소 하루에 100번, 1,000번 연습했던 기술이 자연스럽게 나올 때 상대를 KO 시킬 수 있다. 에릭 실바가 먼저 나오려는 찰나에 내가 먼저 빠르게 움직여 들어간 것이다. KO 시켜야겠다고 마음먹고 던지면 늦는다. 몸에 밴 대로 펀치를 던졌는데 손에 아무 느낌이 없었고 에릭 실바는 쓰러져 있었다.”

– 김동현 인터뷰, 종합격투기 미디어 ‘엠파이트(MFIGHT)’ (2013.10.10)


타격의 약자 김동현은 타격으로 실바를 이길 수 없었다. 근접전을 강화하며, 동시에 실바의 타격을 맞받아치는 펀치를 수천 번 연습했다. 그리고 경기에서 연습했던 것과 비슷한 상황이 오자 자신도 모르게 펀치가 나갔다. 의도했다면 강자는 즉시 알아차리고 반응했겠지만, 이 펀치는 김동현도 모르게 나갔기에 실바 역시 눈치채지 못했다.


강자는 약자를 그냥 이길 수 있기에 강자에게 필살기는 필요 없다. 필살기는 약자가 강자에 맞서, 혹은 인간이 고난에 맞서 살기 위한 몸부림에서 나온다.


불행을 대하는 관점에서 탄생한 필살기


벤자민 그레이엄의 가치 투자 역시 대공황의 역경 속에 탄생했다. 가치 투자로 가장 성공한 사람은 워렌 버핏이지만, 이를 창시한 사람은 그의 스승 그레이엄이다. 1894년생인 그레이엄은 25살 때까지 네 차례의 금융공황과 세 차례의 불황을 겪었다. 9살에 아버지가 죽고, 1907년 경제공황으로 집안은 풍비박산 났다. 어린 그레이엄은 피아노 외판원으로 가족의 생계를 도왔는데, 그는 이 시기를 돌이켜 ‘굴욕의 위기가 아니라 비참함의 위기였다’고 회상했다. 그리고 또 한 번의 위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대공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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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시장은 대공황 전의 고점을 회복하는 데 25년이 걸릴 만큼 엄청난 충격을 겪었다. (출처: Macrotrends.net)


그레이엄은 1929년 금융시장의 과열을 깨닫고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지만, 그레이엄-뉴먼 투자회사 역시 큰 충격을 받았다. 다우존스 지수는 1929년에만 380에서 200으로 내려갔고, 4년 동안 그레이엄의 회사 자산은 250만 달러에서 37만 5,000달러로 줄어들었다. 코스피 지수가 2,000에서 320으로 떨어진 것과 같은 충격이었는데, 수익률로 당시 고통을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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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은 산산이 부서지면서 살아남을 방도를 찾았다. 우선 차를 팔고, 집을 월세로 돌리고, 모든 곳에서 비용을 줄였다. 그리고 투자를 받기 위해 《포브스》에 글도 썼다. 제목은 ‘미국 기업의 가치는 살았을 때가 아니라 죽었을 때 기준으로 보아야 하는 게 아닌가?’였다. 그의 투자 철학이 모두 들어있는 이 글 덕분에 그는 명성을 되찾고, 투자도 받았다.


그에게는 마지막으로 본업인 ‘투자’를 성공적으로 돌리는 일이 남았다. 그레이엄은 수많은 기업들의 파산을 보면서 청산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업들을 주시했다. 이중 재무구조는 탄탄하지만 대중에게 인기가 없어 싼 이류 회사들의 주식을 샀다. 망해도 청산가치가 더 높았기에 잃을 게 없었고, 망하지 않는다면 워낙 싸게 샀기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레이엄의 가치 투자는 ‘대공황’이라는 불황을 대하는 관점에서 탄생했다. 그레이엄은 남들이 대공황의 공포에 떠는 동안 잃을 것이 없는 회사들을 사 모았다. ‘남들의 공포에 주식을 사라’,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버핏의 말은 모두 대공황을 겪은 그레이엄에게서 나왔다.


가치 투자는 그가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끈이었고, 그에겐 다른 선택이 없었다. 이 끈을 잡고 그레이엄-뉴먼 투자회사는 1936년부터 1956년까지 연평균 수익률 20%를 달성하고, S&P 지수의 12.2%를 상회하며 당대 최고의 투자 성과를 이뤘다.


돈보다 중요한 것, 생존


버핏 역시 여러 번의 위기 속에서 자신의 선택지를 시험당했다. 그중 가장 큰 위기는 투자 원칙이 의심받은 1999년 닷컴 버블이었다. 모두가 인터넷과 기술주에 투자해 돈을 벌었고, 며칠 만에 수천 억 원을 버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모두가 버핏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했고, 버핏의 추종자들도 전부 떨어져 나갔다. 돈을 잃는 건 참을 수 있었지만, 자신의 명성이 무너져 내리는 건 참기 어려운 고통이었다. 그러나 버핏은 이 열풍이 언젠간 끝날 거라며 묵묵히 자신의 투자를 고수했다.


“컴퓨터를 자기의 ‘능력 밖’이라고 여겼던 버핏이 만일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의 주식을 샀었더라면 게이츠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부자 자리에 오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버핏은 여전히 이등이었다. 그래도 버핏은 상관하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상관했다. 그것도 많이. 이등이 아니라 일등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었다. 과도한 위험을 피하는 것이었다. 이 문제를 더 많이 상관했다. 그는 어떤 회사가 제2의 마이크로소프트나 인텔이 될지, 그리고 어떤 회사가 쓰레기나 다름없는 종이쪽지로 사라질지 알지 못했다. 이 와중에 버핏은 안전 마진이라는 지침을 절대 놓치지 않았다.” (워렌 버핏 인터뷰)

– 앨리스 슈뢰더, 《스노볼 2》, p.352


버핏도 사람인데 왜 돈을 벌고 싶지 않았겠는가? 그에게 투자는 생존의 문제였다. 돈을 버는 일보다 살아남는 일이 중요했다. 전쟁터에서 적군 한 명을 더 죽이는 것보다 자신이 살아남는 게 우선이다. 돈을 못 버는 것보다 돈을 잃는 게 더 싫었다.


닷컴 버블의 열풍에도, 명성에 먹칠을 당할 때에도 그는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았다. 버핏의 기준으로는 손실이 나지 않는 회사라는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확신이 없으니 움직일 수 없었고, 잃지 않는 쪽을 택했다.


그는 투자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투자라는 링 위에서 맞는 펀치가 얼마나 아픈지를 알았다. 그래서 한 대 더 때리기보단 덜 맞는 쪽을 택했다. 그러나 현대의 투자는 펀치를 맞아본 적 없고, 줄넘기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한 대 더 때리기 위해 오르는 링이 되었다. 이처럼 잃어도 될 돈을 들고 투자판에 오르는 사람들은 잃으면 안 되는 돈을 든 사람들의 펀치 한 방에 KO를 당한다.


버핏의 필살기, 잃지 않는 투자


버핏의 투자 원칙은 세 가지다.


제1원칙: 돈을 잃지 않는다.

제2원칙: 제1원칙을 지킨다.

제3원칙: 빚을 지지 않는다.


‘잃지 않는 투자’의 의미는 무엇일까? 말 그대로 평가 요소가 하나란 뜻이다. 돈을 잃는가, 잃지 않는가? 반면, 투자에서 대다수의 평가 요소는 정반대다. 돈을 버는가, 벌지 않는가? 이 둘의 차이는 투자에서 느끼는 감정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투자해서 돈을 벌면 소위 ‘나는 천재 투자자’라고 느끼고, 누군가 돈을 많이 벌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부럽고 배가 아프다. 이 감정의 원인은 가격이 오르는 데 집중한다는 사실이다. 즉, 투자의 성공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이 가격 상승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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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 기준이 어디에 집중되어 있는지는 이후 행동으로 나타난다. 투자의 평가가 ‘수익’에 집중되어 있으면, 수익이 날 때 이를 실현하고 싶어 진다. 두 배의 수익이 났을 때 어서 팔고, 그 수익을 자랑하고 싶은 심리이다. 또한 남들이 잘 벌었다는 소식에 나 역시 이제라도 투자를 시작해야 하나 마음이 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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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버핏은 ‘잃는지 아닌지’만 본다. 즉 그의 투자 원칙은 손실에 집중되어 있다. 평가 기준이 ‘손실’에 집중되어 있으면, 손실이 났을 때의 행동 계획이 있다. 바로 손절이다. 이 방식에서는 수익이 났을 때의 행동 계획이 없기에 수익이 2배가 되든 10배가 되든 계속 들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평가 기준이 ‘수익’에 집중되어 있으면, 손실이 났을 때의 행동 계획이 없기에 방관하게 된다.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 이처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버핏의 투자를 돌아보면 손절선은 매우 낮고, 때로는 파산을 경험하기도 했다. 그는 사실 손절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떻게 잃지 않는 투자를 할 수 있을까? 그는 손실을 싫어하고, 손절도 싫어하기에 미리 대응한다. 돈을 못 벌어도 손실이 나지 않을 회사를 고르는 것이다.


이런 버핏의 인내심을 보면 다른 분야의 한 사람이 떠오른다. 바둑의 이창호다.


역전당하지 않는 길


이창호의 별명은 돌부처다. 그는 느리지만 철저한 계산을 바탕으로 두터운 바둑을 둔다. 그는 화려한 바둑을 둔다고 평가받는 조훈현 아래에서 정반대의 스타일로 자신만의 바둑을 만들었다. 이창호와 조훈현의 일화를 보면 이 둘의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한 번은 창호의 대국을 복기하고 있는데, 녀석이 둘 수 있는 좋은 수가 있는데도 그걸 두지 않고 안전한 길을 택한 것을 볼 수 있었다. 왜 그 수를 두지 않는지 물어보았다. “그쪽은 강하지만 역전당할 위험이 있어요. 하지만 제가 택한 길로 가면 100번 중에 100번을 반집이라도 이길 수 있어요.” 비슷한 바둑이 계속 반복되었다. 하루는 복기 중에 창호가 너무 답답한 수만 놓고 있는 것 같아 한마디 했다. “그 길도 나쁘지는 않아. 하지만 이 길이 더 간명하지 않을까?”

창호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자신의 판단을 접고 싶지 않은 표정이었다. 보통 스승과 제자라면 닮아갈 법도 한데, 창호와 나는 뼛속부터 달랐다. 나는 날쌔다. 그는 느리다. 나는 공격한다. 그는 피한다. 나는 도박을 한다. 하지만 창호는 안전한 길을 택한다.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p.95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1988년 첫 패배를 당하는데, 그것이 반집 차였다. 조훈현은 이창호를 잘 알았기에 이 승부가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았다. 그리고 ‘100번 중의 100번을 반집이라도 이길 수 있다는 창호의 바둑에 나는 준비가 되어있는가?’ 자문했다. 결과는 곧 드러났다.


조훈현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이창호에게 반집패로 졌다. 1989년 국수전 도전기에서 3 대 1로 이겼지만, 1패가 반집패였다. 1990년 최고위전에서 2 대 2로 팽팽한 승부 후의 마지막 5국에서도 역시 반집 차로 졌다. 이후 이창호에게 모든 타이틀을 뺏길 때까지 조훈현은 이창호에게 119승 188패를 당하는데, 조훈현의 반집승은 5번, 이창호의 반집승은 20번이었다.


이창호는 화려한 길보다 역전당하지 않는 길을 택했다. 버핏 역시 욕심이 앞설 때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묵묵히 잃지 않는 쪽을 택했다. 닷컴 기업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몇 달 만에 수십 배 오를 종목에 왜 투자하지 않느냐고 버핏에게 물었다. 버핏은 이렇게 답했다. “바뀐다는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모릅니다.”


그는 자신의 투자를 고수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고,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자신의 판단을 접고 싶지 않았던 이창호와 닮았다.


투자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인 이유


버핏의 투자는 예술적이다. 버핏의 투자가 과학이 아니라 예술인 이유는,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다. 예술가는 남이 뭐래도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한다. 그들의 예술성을 그림의 가격으로만 평가할 순 없다. 그의 투자는 성공적이었지만, 그는 자신의 투자가 성공적이지 않을 때에도 자신만의 투자를 계속했다.


시스틴 성당입니다. 나는 그림을 그리고 있습니다. 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할 때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이야아! 그림 정말 죽이네요!” 하지만 이건 내 그림입니다. 어떤 친구가 와서 파란색 대신 빨간색을 더 쓰는 게 어떠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면 나는 “예, 고맙습니다만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말합니다. 이건 내 그림이니까요. 나는 그 사람들이 내 그림을 얼마 받고 파는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그림은 절대로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이것이 내 그림에 대한 위대한 진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를 예측하는 것과 관련된 커다란 질문은 이 사람들이 내면의 점수판을 가지고 있는가 아니면 외면의 점수판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내면의 점수판에 만족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나는 언제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네가 세계에서 최악의 연인이라고 생각하게 하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연인이 되려 하는가? 아니면, 모든 사람이 네가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연인이라고 생각하게 하면서도 세계 최악의 연인이 되려 하는가?’라고요. 흥미로운 질문 아닙니까?

또 다른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만일 세상이 여러분의 결과를 볼 수 없다고 칠 때, 실제 현실에서는 세상에서 최악의 기록을 내면서도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투자자로 비치고 싶습니까 아니면, 실제로는 최상의 기록을 내면서도 세계 최악의 투자자로 비치고 싶습니까? (워렌 버핏 인터뷰)

– 앨리스 슈뢰더, 《스노볼 1》, p.76


닷컴 버블은 너무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장이었다. 여기에 뛰어들지 않는 것이 어리석은 일로 보였다. 그래서 기술주에 투자하지 않는 그는 세계 최악의 투자자로 평가받았다. 그 역시 돈을 벌고 싶었지만, ‘내면의 점수판’의 기준은 하나였다. 얼마나 돈을 더 버는지가 아니라, 잃지 않는지가 중요했다. 또한 자신의 투자를 자기 맘대로 하는데 남들의 조언을 듣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는 최악의 투자자로 평가받을 때에도 쉽지 않았겠지만 스스로를 최고의 투자자라 평가하며 자신을 믿었다.


필살기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김동현과 벤자민 그레이엄의 위기 탈출 방식은 다르다. 김동현은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자신에게 없던 기술을 연습했다. 반면 그레이엄은 위기 속에서 자신의 강점을 더욱 갈고닦았다. 이 둘은 달라 보이지만 한 가지 관점에서 같다. 그들에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서 남은 선택지 하나를 물고 늘어졌다.


알파고와의 제4국 대결에서 이긴 이세돌은 신의 한 수로 평가받는 78수를 어떻게 두었냐는 질문에 “그 장면에서 다른 수는 보이지 않았다. 그 수밖에 없었다”면서 “어쩔 수 없었던 한 수였는데 칭찬을 받아서 오히려 어리둥절하다”고 대답했다. 언론은 그가 겸손하다고 평가했지만, 그의 말은 진실이다.


신의 한 수는 조훈현 역시 비슷한 과정을 통해 탄생한다.


특히 후반부에서 밀리고 있던 내가 순식간에 살아날 수 있었던 129수에 대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초읽기에 몰려 있던 순간에 어떻게 그런 수를 생각해낼 수 있었습니까?” 나는 대답한다. 그건 지금의 나도 알 수 없다고. 나는 그저 생각 속으로 들어갔을 뿐이다. 내가 답을 찾은 것이 아니라 생각이 답을 찾아낸 것이다.

– 조훈현, 《고수의 생각법》, p.22


필살기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필살기와 신의 한 수는 불행을 대하는 그들의 절박함 속에 만들어진다.


그들은 자신을 녹여 주먹 한 번을 뻗고, 바둑돌 한 수를 두었고, 투자 결정 한 번을 했다. 이것이 더 멋져 보이는 다른 길을 가지 못하는 이유고, 그들이 자신의 필살기를 믿을 수 있는 이유다.


출처 blog.toss.im/article/masters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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