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전, 일본의 헤이안 시대에는 손가락이 20개, 눈이 4개인 이형의 주술사, 료멘스쿠나가 있었다.

모든 일본의 주술사가 총력을 다해 그에게 도전했으나 그를 이길 수 있는 주술사는 아무도 없었다.

음침한 기운의 검은 머리 소년이 자신의 앞에 나타나기 전까지..

스스로를 타케후루쿠마(武振熊)라고 지칭하는 이 남자는 자신의 죽은 애인의 영혼을 매개체로 스쿠나를 몰아붙였다.

난생 처음으로 패배와 죽음을 경험하게 되는 스쿠나는 죽음의 직전

스스로 20개의 손가락을 잘라내어 전국 곳곳으로 흩어지게 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본 각지에서는 괴이한 사태들이 연달아 속출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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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센다이의 한 고등학교.

'센다이의 호랑이'라고 불리는 한 학생이 있었다.

50m를 3초 안에 달리고, 파칭코에 가다가 경찰관에게 걸리고, 여사친 노바라한테 매일매일 초밥값을 뜯기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학생이었다.

그의 이름은 이타도리 유지.

유지는 얼마 전, 치매 걸린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학교를 조퇴하고 장례식장으로 가던 도중

파칭코 가게 앞에 배치된 곰 인형을 발견한다.

왜인지는 몰라도 죽기 전부터 계속 곰 인형이 갖고 싶다던 할아버지

그러나 그 어떤 곰 인형을 사와도 할아버지는 이것이 아니라고 완강히 거부하셨다.

파칭코에서 돈을 따 곰 인형을 상품으로 얻은 유지는 할아버지의 유골함에다 곰 인형을 놔두었다.

그리고 들려오는 소년의 목소리

"멈춰"

곰 인형에서 음산한 기운이 흘러나오고 이윽고 바닥에 내려 깔려진 어둠 속에서

사극에서나 볼 법한 복장을 한 소년이 나타난다.

"고약한 짓을 했구나"

그리고 갑자기 유지를 향해 검을 뽑아 달려드는 소년, 유지는 소년과 추격전 끝에 옥상에 몰리게 된다.

"너는 뭐야, 왜 날 죽이려는 건데"

"난 할복했어. 더 이상 이형의 주술사와 싸우기 위해 그녀와 나를 소진하기 싫었거든. 헌데 네놈이 멋대로 나와 그녀의 영혼을 유린해서

다시 싸움에 끌어들이려고 수작을 부렸지. 무엇보다 그녀의 영혼에 손을 댄 것이 용서가 안돼"

유지는 마치 유동닉이 댓글로 자아분열하는 소리를 듣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

그리고 소름에 반응하여 몸은 저절로 움직였고 소년의 얼굴에 체술을 시전했다.

'만자치기'

소년은 타격을 입은 듯 비틀거렸지만 금세 자세를 잡고 유지의 목에 칼 끝을 들이밀었다.

그 순간,

"지나간 시간이 1000년입니다.타케후루쿠마. 당신이 죽이려는 소년은 스위치를 누르게끔 조작된 사람이지, 만든 사람이 아닙니다"

영문을 알 수 없는 소리를 하는 노안의 안경잡이 아저씨가 걸어온다.

"우선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이타도리 유지. 저는 이지치라고 합니다. 직업은 중개사인것만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타케후루쿠마, 고문헌에서 의하면 빈번하게 감정적인 언동을 하셨다고 보았는데 고대의 기록을 눈 앞에서 쉽게

증명해주신걸 보니 저도 그에 대응할 방법을 세워야겠군요."

남자의 주머니에서 전화벨이 울렸다.

"예, 고죠 씨. 드디어 전화를 해주시는군요. 오늘 오전 10시32분, 센다이 공항 주차장에서

장애인 주차구역에 허가받지 않은 차량이 주차했다는 민원이 접수되었고 제 앞으로 벌금 2만엔이 청구되었습니다.

왜 장애인 주차구역에 당연하다는 듯이 주차를 하시는 겁니까? 스스로가 몸이 불편하시다 느끼시면 장애인의 공간을

무한으로 침범하지 마시고 사직서를 내십시요"

"우왓, 엿같구만. 부디 이게 이지치 씨의 망상이길 바랄게"

남자가 전화를 끊자마자

소년은 유지를 죽이기 위해 검을 움직였다.

"탄압되는 두창","미군과 스모","항문의 잔치"

남자가 주문을 외우듯 단어를 읊조리자 소년의 몸은 바닥에 쳐박혔다.

"술식 반전, 그래비티 폴"

소년은 부릅뜬 눈으로 남자를 응시했다.

"그녀를 아니, 리카를 꺼내게 하지는 않게 할 겁니다. 스쿠나를 패배시켰지만 죽이지는 못한 당신은 도망친 것 밖에 되지 않아요.

료멘스쿠나의 손가락 20개는 일본 전국으로 흩어졌습니다. 각각의 손가락을 먹은 먹은 저주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이유와 여정은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그러니 남을 도와주십시요, 다른 사람의 아픔에 진심으로 분노해 주십시요.

타케후루쿠마라는 이름 뒤에 숨어서 죽은 여자에 대한 순애보로 도망치는 행위는 이번 시대에는 안 될 겁니다.

옷코츠 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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