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 공부"와 "법무사 시험 공부"는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법학 공부"는 말 그대로 법학 그 자체를 공부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배우는 "법학"은 "조문 해석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학 공부의 요체는 법조문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죠. 법조문을 정확하게 해석한다는 것은, 비유하자면 "빙산" 전체에 대해서 객관적이고 심도있게 고찰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외부에 텍스트로 현출되는 법조문이라는 것은 마치 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빙산의 일각에 해당하는 것인데, 법학은 그 드러난 텍스트의 진정한 함의와 규범적 당위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외부에 텍스트로 현출된 법조문 그 자체 뿐만 아니라 그 수면 아래에 잠겨있는 거대한 나머지 부분...즉 "법리"를 중요한 학습대상으로 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법무사 시험 공부"는 수험 공부 그 자체에 포커스가 맞추어집니다. 법무사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학자가 아니라 법률 실무가가 될 사람이므로, 수면 아래 잠겨있는 부분 보다는 수면 위에 드러난....즉 눈에 보이는 빙산에 집중해서 수험공부를 하게 됩니다. 즉, 조문을 중심으로 학습을 하게 되는 것이죠. 다만, 어떤 법도 장황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고 매우 함축적인 텍스트로 되어 있다보니, 법조문의 해석이 실생활의 법률분쟁에서 문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법률 실무가를 뽑는 시험인 법무사 시험의 특성상....."법리"에 대한 학문적 논의 보다는.....국가의 최종적인 법률 유권 해석기관인 사법부의 판례를 "그 정확한 해석"으로 간주하고 학습을 하게되며, 시험 문제 또한 이런 관점에서 출제됩니다.

법무사 시험 공부를 한다는 것은 결국 "조문"과 "판례"를 통해서 일상 법률분쟁에서 적용될 수 있는 법조문을 찾아낼 수 있고, 그 의미를 판례의 견해에 맞게 해석해 낼 수 있느냐가 요체라고 봅니다. 기타 "법리" 그 자체는 조문과 판례를 이해하는데 필요한 정도로만 봐두면 족합니다. 따라서 두꺼운 기본서를 바이블처럼 맹신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참고용 서적으로 활용하면 그 효용을 다할 수 있을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개인적으로 "법학 공부"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비록 법무사 시험 합격을 바라지만, 젊은이들처럼 빨리 붙을 필요는 없기 때문이죠. 아울러, 법학공부가 주는 귀중한 이점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법학공부는 우리 삶에 대한 이해를 폭넓고 깊게 만들어주며, 사고력 또한 길러 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지식"의 차원을 넘어서는 "법률가로서의 통찰적 내공"을 함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죠....

"법학 공부"는 평생 공부입니다. 우보천리라는 말이 있듯이 착실히 한걸음 한걸음....매일 성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