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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원의 묘지기3

금딸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5 15:14:54
조회 136 추천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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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뉴스(아이가니유스의 별칭) 오랜만이야.

손 좀 볼 도구가 있어서, 잠깐 시간돼?"


"묘지기씨 오랜만입니다.

한....8년만인가요?"


"아기뉴스 이 송곳이 말이야 표범 발톱처럼 뭉퉁해졌지 뭐야,

날카롭게 갈아주세. 그리고 손목에 감을 만한 천이랑, 

송곳의 손잡이를 쿠션감 좋은 걸로 좀 바꿔줘.

손이 매번 덜덜거려서 아파."


"묘지기 양반님, 뭘 하시는지 자세히는 모르겠다만

조각하는 일도 쉬엄쉬엄하세요.

 말도 안된다만 얼굴이 그새 삭은거 같아보여서요."


 말이 안된다.

인류는 더 이상 늙지 않는다.

하지만 어째서인가 묘지기는 천천히

늙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기원년의 세상에서 묘지기 정도의 외모는

"중년"이라는 칭호가 붙곤 했다.

묘지기는 송곳을 맡겨놓곤 흔들의자에 앉았다.

해가 저물고 있었고 노을의 강렬한 마지막을 눈에 담았다.

떠올랐다.

묘지기는 계란후라이를 떠올렸다.

노을의 강렬함은 그가 과거를 떠올리게 만들었다.

묘지기는 기원년의 세상에서 계란후라이와 베이컨이라는 것을 먹었는데,

계란후라이는 닭의 알을 쪼개어 식물성 기름을 두른 팬에 익힌 음식을 말한다.

베이컨은 돼지라는 발굽동물을 도축한 후

숙성과 양념을 거친 뒤 기름에 달군 팬에 구워 먹는 음식이었다.

묘지기는 항상 아침밥을 해주시던 어머니를 떠올렸다.

무기력한 대학시절 항상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건 어머니의 집밥냄새였다.

묘지기는 겨우겨우 일어나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고 

또 다시 교수의 콧바람 소리를 들으러 갔었다.

봄이 되면 벛꽃이 폈는데 석양이 질때만큼이나 아름다운 절경이었다.

흔들흔들 부는 바람에 맟춰 몸을 흔들곤 했다.

그럴때면 마음도 같이 흔들거렸다.

흔들거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정신을 일직선상에 놓는다.


"끝났어요."


흔들거리길 멈췄다.


"아기뉴스, 지금 거의 잠들 뻔 했는데 왜 깨우는거야."


"송곳은 너무 닳아서 그냥 새것으로 교체해드렸어요.

 손잡이도 덜 딱딱할겁니다.

 그리고 여기 말씀하셨던 천의 길이는 2m정도니까 아껴서 쓰세요."


"그래, 고마워. 자네 책 좋아하나?

 내가 갖고 다니는 책이 하나 있는데 그걸 주고싶네."


"뭐 한가한 인생이니까, 책 읽기도 좋겠네요.

 잘 읽을게요. 8,9년마다 오지 마시고 좀 더 자주 오세요.

 뭐하고 지내시는지 얘기도 하고 식사도 하면서요, 들어가셔요."


묘지기는 송곳과 천을 건네 받고는 품에 있는 책 한권을 주었다.


 "이 책이 말이야, 과거 인류의 가장 찬란한 시절을 담고 있다고, 영광인줄 알아."


묘지기는 송곳과 천을 주머니에 쑤셔놓곤 다시 길을 나섰다

 밤이 되니 날씨가 쌀쌀했다.

가는 길이 심심해 콧노래도 흥얼거리고 몸도 이리저리 휘저었다.

계속 걷다보니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깊은 밤이 찾아오자

묘지기는 잘 곳을 찾기시작했다.

근처에 커다란 나무를 발견한 묘지기는 

그곳에서 잘 준비를 했다.

 새끼 양 한마리가 먼저 자리를 차지하고 누워 자고 있었다.

 묘지기는 새끼양을 끌어안고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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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새끼양의 따듯함 속에서 잠을 자던 묘지기는 강렬한 햇빛에 눈을 떴다.

 배가 고파진 묘지기는 새끼양을 근처 민가의 양떼 무리에 넣어놓곤

자신의 거처로 향했다. 거처로 향하던 중 신기한 나무 열매를 발견했다. 

 맛은 사과와 포도를 섞은듯한 맛이었다.


묘지기는 평안한 지금의 세상에 만족한다.

 더 할 나위 없이 고요하고 풍요로우며 행복한 곳이다.

 사람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지배하려 들지 않으며

월등한 존재의 지배를 받으며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최대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묘지기는 그러한 행복이 영원히 무한히 반복된다는

사실에 정신이 아득해져만 갔다.

 "80년을 살다 가는 것보단 낫지 않겠어?"

 

묘지기는 동굴 입구에 도착했다.

 집에 들어가 커피콩을 갈고 커피를 한잔 한 뒤 잠을 청했다.

 오랜 시간 일을 한 탓인지 망가진 몸은 계속 누울 곳을 찾았다.

 묘지기가 일어난 것은 3일 뒤의 일이다.

 커다란 굉음이 동굴에 있는 그의 집까지 울려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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