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산림구조대원으로 일하고 있어 #3

손님 · 2020.06.06 01: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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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야기는 무섭다기보다는 안타까운 이야기야.

어떤 젊은 청년이 한겨울에 실종되는 일이 있었지.

숲의 아주 깊은 장소였어.

그런 날씨에 그렇게 깊숙이 들어가는 사람은 정말 드물었지.

우리는 수색 작전을 시작했어.

하지만 6피트가 넘게 쌓인 눈을 감당할 수는 없었지.

눈이 기록적으로 많이 내린 해였거든.

우리는 눈이 녹는 봄이 와야 그의 시체라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지.

그리고 정말로 서서히 날이 풀리기 시작했을 때.

어떤 관광객 한 명이 시체를 찾았다고 연락을 해왔어.

그 위치는 큰길 근처에 있는 작은 샛길 옆이었지.

시체는 커다란 나무 앞에 녹다 만 눈에 파묻혀 있었어.

나는 그 모습을 보자마자 그 청년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건지 알아챘지.

아마, 스키나 스노보드를 타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 거야.

겨울에 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라면 벌써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눈치챘을지도 모르겠군.

보통 눈이 내릴 때 나뭇가지 아래쪽에 눈은 충분히 단단하게 뭉쳐지지 않지.

특히 전나무 근처로 내리는 눈이 더욱 심해.

전나무는 무슨 접힌 우산처럼 생겼잖아.

그게 눈이 뭉치는 걸 방해하나 봐.

그래서 그 나무 주위로는 엉성하고 푸석푸석한 눈이 공기와 섞여 누가 밟기라도 하면 푹하고 꺼지는 천연의 함정 같은 것이 형성되어 버려.

여기 사람들은 그걸 나무 구덩이라고 부르더군.

적당한 이름인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그 일종의 자연 함정은 정말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눈치채기 힘들어.

그래서 우리는 본부와 그 주위에 관광객들이 볼 수 있게 커다란 표지판을 세워두었지.

나무 구덩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서 말이야.

하지만 매년 눈이 좀 많이 내리는 때는 적어도 한 명의 관광객은 그 표지판을 건성으로 넘겨 버리고 말지.

혹은 읽더라도 경고를 무시하고 말이야.

그리고 그 관광객은 결국 눈이 녹는 봄이 되어서야 어딘가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고 말지.

그 젊은 청년에게 일어난 일도 비슷한 것 같았어.

그 청년은 하이킹 중 조금 지치고 말았을 테고.

나무에 기대 잠시 쉬려고 했을지도 모르지.

그 근처에 나무 구덩이가 있는지도 모르고 말이야.

그리고 결국 발을 디뎠을 때, 나무 근처의 눈은 푹하고 무너졌을 거야.

그렇게 그는 자연이 만든 함정에 빠져버리게 된 거지.

그의 키보다 높은 눈구덩이 속에 말이야.

그가 빠져나오려고 하면 할수록 주위의 눈이 그를 점점 파묻었을 거야.

끔찍한 일이지.

그는 점점 숨이 막히기 시작했을 거야.

눈사태에 휘말린 사람들이 제일 흔하게 겪는 사망원인이지.

보통 그런 질식으로 인한 사망은 아주아주 깊은 눈 속에서만 가능해.

하지만 눈구덩이의 무서운 점은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다는 점이지.

당황한 상태에선 사방을 둘러싼 6피트의 눈은 차고 넘칠 정도로 치명적이야.

피해자는 눈 속에서 도대체 얼마나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될까?

차가운 추위 속에서 사방이 온통 눈뿐인 채 숨이 막혀오겠지.

심지어 청년은 빠르게 죽지도 않았을 거야.

그의 힘이 빠지기 시작할 때, 그의 위쪽에 덮인 눈이 점점 단단하게 얼기 시작했을 것이고, 그는 그때쯤에 탈출하는 것을 포기하게 되었겠지.

나는 그가 마지막 순간에 무슨 생각을 했을지 차마 짐작조차 못 하겠어.

그러니까 너희들도 항상 두껍게 쌓인 눈을 주의하도록 해.

그 아래엔 뭐가 있을지 모르니까.

음.. 내 친구들 중 많은 녀석들은 내가 실제로 "염소인간"을 봤는지 궁금해하더군.

깊은 숲에 산다고 하는 그 염소 머리를 한 정체불명의 괴물 말이야.

불행히도 아니 어쩌면 다행히도 난 그런 이상한 괴물을 본 적이 없어.

아마 그와 가장 비슷한 일은 전에 말했던 그 까만 눈을 한 남자 사건일 거야.

공포에 질려 아무도 없는 숲에 소리를 지르던 여자의 사건 말이야.

그렇지만 염소인간과 더 유사한 일이 있기는 했어.

하지만 그걸 염소인간으로 단정 지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어.

아무튼 이야기는 이래.

우리는 언젠가 어떤 할머니가 길에서 기절하셨다는 신고를 받은 적이 있지.

할머니를 숲 밖으로 옮기려면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었어.

우리가 출동했을 때 할머니 옆에는 남편이자 신고자인 할아버지가 서 계셨지.

우리는 그녀를 본부로 옮기기 시작했고 할머니는 여전히 의식을 되찾지 못한 상태였지.

우리가 본부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갑자기 정신을 차렸어.

그리고 난데없이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지.

우리는 겨우겨우 그녀를 진정시키고, 그녀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물었어.

그녀가 했던 말을 정확히 기억할 수는 없지만, 그 요지는 대충 이래.

그녀에게 일어났던 일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것이었지.

그녀는 잠깐 소변을 보러 간 자신의 남편을 기다리고 있었대.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려온 거야.

그녀는 그 소리가 마치 고양이가 내는 소리 같았지만, 어딘가 분명 석연치가 않았대.

하지만 그녀도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었지.

그녀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조금 나아갔어.

더 자세히 듣기 위해서였지.

그러자 그 소리도 그녀 쪽으로 가까이 다가오는 것 같았대.

그녀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질수록 자신의 몸 상태가 이상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뭔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았지.

그것은 고양이가 아니었어.

사람이었지.

입으로 "야옹." 하는 소리를 내고 있는 사람 말이야.

하지만 그건 엄밀히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었어.

왜냐하면 그 누구도 그렇게 갸르릉거리는 소리를 낼 수는 없었으니까.

그녀는 자기 보청기에 문제가 생긴 거라고 생각했대.

하지만 아니었지.

그녀가 보청기를 어떻게 조작해도 그 낮게 떨리는 듯한 야옹 소리는 계속해서 들려왔어.

소리는 내던 남자는 점점 그녀에게로 가까이 다가왔대.

하지만 그녀는 그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어.

그녀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어두운 숲 저편에서 마침내 모습을 드러낸 무언가였어.

그리고 그녀는 그렇게 기절하고 말았지.

그 어떤 것도 명확하지 않았어.

나는 숲속에서 사람들에게 야옹거리는 소리를 내며 천천히 접근하는 남자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알 수 없었어.

그래서 내 상관에게 찾아가 그 지역을 수색해서 그놈의 정체를 알아내 보겠다고 했지.

그는 고민하다가 내 요청을 허락해주었고, 나는 즉시 무전기와 가방을 챙겨서 그녀가 기절해있던 곳으로 출발했어.

하지만 그 근처는 그저 조용할 뿐이었지.

그래서 나는 그 주변을 서서히 움직이며 주위 깊게 사방을 수색했어.

하지만 숲이 점점 깊어질수록 해도 점점 지고 있었어.

나는 밤중에 홀로 숲에 남아있는 상황은 피하고 싶었지.

그래서 내일 이 지점부터 다시 수색을 재개하자고 마음은 먹고 원래의 장소로 돌아가려는데 저 멀리에서부터 어떤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

나는 멈춰 섰지.

그리고 소리가 나는 쪽을 향해 즉시 신원을 밝히라고 소리쳤어.

놀랍게도 그 소리는 어떤 남자가 "야옹." 하며 굉장히 기묘한 음색으로 고양이의 흉내를 내는 소리였어.

할머니의 얘기를 듣지 못했다면 나 역시 그저 평범한 고양이로 착각했을지도 모를 거야.

나는 정체를 밝히기 위해 그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향해 더 깊숙이 진입하기 시작했지.

하지만 그 소리는 마치 온 사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았어.

결국, 나는 반쯤 길을 잃은 상태가 되었고 갑자기 소리는 내게서 멀어지기 시작했어.

나는 어쩔 수 없이 복귀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겨우겨우 방향 감각을 회복해 본부로 돌아올 수 있었지.

그 후로 할머니가 겪으신 것과 그리고 내가 겪었던 것과 비슷한 사건이 추가로 발생하는 일은 없었어.

나는 그 일을 그냥 관광객 꼬마 하나가 사람들에게 질 나쁜 장난을 쳤던 거라 생각하기로 했지.

그러지 않으면 앞으로 숲에 들어가는 일에 겁을 먹게 될 거 같았거든.

내 직업은 숲을 뗴놓고는 생각할 수 없는 일이지.

그러니 매번 겁을 먹어서는 아무것도 못 할 게 분명하잖아.

하지만 스스로를 속이는 일에는 한계가 있나 봐.

내가 절대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은 그 소리가 절대 평범한 꼬마가 낼 수 있는 영역이 아니었다는 거야.

그 음침한 낮게 깔리는 울음소리는 사실 고양이가 내기에도 힘든 것이었지.

다음에 다시 비슷한 녀석을 마주친다면 그때는 꼭 정체를 밝혀내고 싶어.

자, 일단 오늘은 여기서 줄일게.

사실 아직 들려줄 얘기가 더 남아있기는 하지만 다음에 올 때 풀어놓기로 하자고.

다들 좋은 밤 보내.

그리고 숲에선 항상 조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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