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갤 눈팅만 하다가 재미진 글이 없길래 내가 한번 적어봄.


필자는 나름 과학으로 설명이 안되는 진귀한 경험들을 살면서 겪었지만 그래도 아직 미신을 100% 믿지는 않는다.
그리고 필자늬 친구중에는 박수가 있기 때문에 나의 나이프 인생과 그 친구에 얽힌 에피소드 하나를 풀어본다.
필자는 스스로 기억하는 인생의 가장 어린 무렵 약 4살 때부터 칼을 본능적으로 좋아했다.
첫시작은 아버지의 면도칼이었다.
질레트 같은게 아니라 굉장히 옛날 방식의 폴딩 면도칼이었다.
그 면도칼로 여러가지를 자르는걸로 시작해서 부모님께 많이 혼나기도 하고 초5때부터는 본격적으로 부모님 몰래 용돈으로 칼을 하나씩 사모으기 시작했고 고3쯤에 이미 내가 모은 칼은 40여개가 넘어 갔었다.
그러다가 21살때 군대를 가게 되고 거기에서 아까 위에서 말한 문제의 박수 친구를 만나게 된다.
당시에 박수 친구는 아직 신내림을 받기 전이었고 나이는 동갑이었지만 군번은 나보다 10개월 선임 이었다.
그렇게 짬찌 생활을 이어가다가 이 박수선임이랑 처음으로 같이 초소 야간 경계근무를 나가던날 나는 박수 선임이 평소에 워낙 천사 이미지 였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군기가 풀렸는지 부사수로 근무를 서다가 잠깐 졸아버렸다.
그때 박수 선임이 빡친 목소리로 XX야....라고 나즈막히 나를 불렀다.
나는 순간적으로 아...내가 졸았구나 X됐구나 얼차려 받고 조인트 좀 까이겠다. 아무리 천사 이미지라도 선임은 선임인데 라는 생각에 긴장 하며 즉시 관등성명을 했다.
그렇게 얼차려 받고 몇대 쳐맞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데 박수 선임이 나한테 뜻밖의 말을 하는 것이었다.

"XX야...니 중대 처음 온날 부터 그랬는데 왜 항상 니만 보면 시퍼런 칼들이 팔에 잔뜩 매달려 있어. 여기에 대해 할말 없나?"

라는 이상한 소릴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죄송합니다. 제 생각이 모자라서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뜻이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자세한 설명을 베풀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라고 대답하니 박수 선임은 간단히 자신의 인생 예기를 해주었는데 어릴때부터 이상한걸 보거나 불현듯 다른사람의 지병 상태나 근미래가 보일때도 있고 나를 볼때처럼 이상한 사물이나 동물이 잔뜩 볼때도 있었으며 지금 눌림굿을 두번 받은 상태라는 얘기를 해주었다.
박수 선임이 워낙 진지한 투로 얘기 하길래 나도 최소한 듣는 시늉 정도는 진지하게 해주었고 박수 선임은 나에게

"전부 괜찮으니 솔직하게 니 이야기도 들려주라. 아무에게도 발설 안할게. 도대체 니 볼때마다 주렁주렁 몸에 매달린 ㅈ같은 칼을 도대체 뭐꼬?"

라는 질문을 했고 나도 살아온 얘기를 간략 하게 해주었다.
박수 선임은 내 이야기를 듣더니

"누구를 볼때 너처럼 특정한 사물이 잔뜩 보이는 경우가 간혹있다. 나도 아직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나를 굿 해주었던 선생님의 말씀으론 그런 사람은 전생에 그 물건 자체였을 경우가 크다고 하더라. 그리고 현생을 인간으로 살아도 그 물건의 본질적인 성향이 마음에 강하게 끼치지. 예를 들어 누굴 봤는데 바구니로 보이면 그 사람의 전생은 바구니고 어떠한 사연에 의해서 창작자의 염원이나 사용자들의 강한 염원으로 그 바구니는 영성을 가지게 되었으며 그렇게 오랜 세월이 지나서 자연스레 천도를 걸어서 운이 좋게 인간으로 다시 태어난 거야. 그리고 그 사람은 영성의 본질이 바구니 이기 때문에 무언가를 담는 것을 좋아하고 모으는 것에 집착할 경우가 많지."

이게 대충 박수 선임의 설명이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설명으로는

"그런데 너는 하필 칼이라서 문제인거다. 칼에 대한 끌림과 무언가를 가르고 찌르는 행동에 강한 갈증을 매번 느끼면서 살았을거야. 항상 마음가짐을 올바르게 해서 그 대상이 식재료나 최민수씨처럼 집단을 베어야지 그 대상이 동물이나 사람으로 가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이도록 해라."

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필자는 미신을 믿지않는 입장이지만 이때 박수 선임의 얘기를 듣고 상당히 충격에 빠졌었다. 나의 심리상태나 그런것들을 속속히 들여야 보듯이 다 맞힌것이다. 그리고 내가 전생에 칼이었을수 있다는 이야기도 아주 괴상하고 충격적인 이야기 였다.
이 후로도 이 박수 선임과의 썰은 굉장히 많고 전역 후 사회에서 나와서도 서로 도움을 주고 받으며 같이 경험한 많은 썰이 있지만

내용이 너무 길어서 이정도로 줄인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철갤러 중에도 나와 같은 경험을 한 이들이 있을것 같다는 걸 말하고 싶다.

칼에 대한 끌림과 소위 무속인이라는 사람에게 이상한 소릴 들었다던지 아니면 아직 스스로 모를뿐.

분명 나처럼 본질이 인간이 아닌 칼 그자체인 사람들이 분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