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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왜 칠레에선 K-pop이 변혁적으로 사용되는가

로붕이(122.34) 2024.05.15 01:39:20
조회 407 추천 8 댓글 14
														



예에전에 겨울왕국 고닉이 아이돌 자짤가지고 욕먹었을 때


남미에선 시위하면서 K-pop을 상징으로 쓰기도 하고 미국 BLM시위나 필리핀에서도 시위에 Kpop팬들이 참여한 적이 있어서

(Soo Youn, 「How K-pop stans are shaping elections around the globe」, 『MIT Technology Review』, 2023-02-16, Policy. (https://technologyreview.com/2023/02/16/1067943/kpop-fans-shaping-elections-worldwide/))


단순히 아이돌을 (그 때 이런 말을 쓰면서 비난했는진 잘 모르겠지만) 반동문화의 일부로 분석하는게 무리가 있다고 생각했음


그러다보니 실제 kpop이 어떻게 쓰이는지 흥미가 생겨서 이것 저것 사례 조사하다가 


마침 학교 교양 수업 주제랑 맞아서 과제로 냈고 그 보고서 일부를 로갤에 정리해보려함




디시에서 K-pop이 외국에선 찐따들이나 소수자들이 열광하는 문화라고 조롱하는 글을 본 적이 있을거임


근데 이게 어느 정도 맞는 말이긴 함. 해외에선 소수자들이 본인의 상징으로 Kpop을 사용하기도 함.


그러면 우리나라에선 외모지상주의(어떻게 보면 반페미니즘적인)와 신자유주의 기업 운영의 상징인 Kpop이 


어떻게 해외에선 소수자의 상징이 되었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해외 K-pop 소비자들의 사회 실천적 행동을 제대로 분석한 논문은 많이 없지만


외국 사람들이 K-pop을 어떻게 내면화하는가에 대한 논문은 어느정도 있는데


런던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고 유럽 발 경제위기가 사회통합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K-pop을 통해 대안적 가치를 추구하고, SNS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네트워킹을 시도하고 있고


헝가리와 루마니아 등 대화 과정에서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모두 경험했던 동유럽의 한류 수용자들이 


한류 영상물을 통해 그들이 처한 위기와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밑으로부터의 진정한 사회 재건의 요구를 구성한다고 분석함.


즉 K-pop 팬과 팬덤들은 자신들이 향유하는 콘텐츠를 자신이 처한 맥락에 따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전유하고 있음


몇몇 K-pop 팬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K-pop으로 뭉친 집단을 통해 자신들의 사회적 요구를 드러내기도 하는데


나는 여기서 칠레의 사례에 주목하고자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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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팬들이 주축이 되어 조직된 칠레 반정부 시위 'La Marcha K-pop Mas Grande De Chile'>


다들 2019년에 있었던 칠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기억하고 있을 것임.


이 때 뜬금없이 Kpop팬들이 조직되어 시위를 벌이게 되었는데 그 배경을 좀 살펴보자면


2019년 12월 19일 칠레 내무부 및 공안부에서 시위 초기의 SNS 게시물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시위의 배후로 러시아, 쿠바, 베네수엘라 등이 언급되다가 갑자기 K-pop 팬들 역시 시위의 배후라는 결론이 나옴.


당연히 칠레 사람들은 황당해했는데 이게 마냥 칠레 정부가 개삽질을 한건 아닌게


칠레 정부는 시위 주최자들을 우스꽝스럽게 만들고 싶어했음. 


그래서 K-pop팬이라는 마니아적인 취미를 시위의 배후로 주목하여 대규모 시위의 동력을 약화시키려함.


그러나 칠레 정부의 예상과는 다르게 국민들의 분노는 더 커졌고 


Kpop 팬덤이 반정부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됨.


이 여파로 La Marcha K-pop Mas Grande De Chile 시위 역시 벌어지게 된 것임.



그렇다고 Kpop팬들이 이 보고서의 영향으로 인해 조직된 것이냐? 그건 또 아님. 원래 Kpop팬덤은 진보적 성향이었음


논문에서는 이것이 한국의 미디어가 칠레의 소외된 커뮤니티에 새로운 대표성을 부여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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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칠레의 유럽 이민자들>


이는 칠레의 사회적인 배경을 알아야 하는데 다른 남미 국가들과 비슷하게 칠레 역시 19세기 초반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 대규모 이민자가 들어왔고


20세기 초반에도 독일, 영국등 많은 유럽 이민자가 칠레에 정착함. 이들은 곧 칠레의 상류층으로 자리잡아 오늘날까지 기득권으로 남게 됨.


이런 칠레의 사회학적 배경때문에 칠레는 유럽 중심주의가 강하게 나타나며 서구적 아름다움과 서구적 미디어가 주류 문화로 자리잡음.


주류문화는 다시 칠레의 독재정권에 의한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위계를 만드는 중심 재료가 사용됨


이것에 피해를 받는 사람들은 칠레에서 주류 문화에 속하지 못한 사람들, 


다시말해 가부장주의에 억압받는 여성, 성소수자들이나 저소득층, 남미 원주민들임.


이 상황에서 K-pop의 콘서트나 미디어를 통해 동아시아인의 신체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행위와


K-pop의 미적 기준이 서구 중심 미디어에서 인정받고 기존의 틀을 벗어나면서도 대단한 것으로 여겨지는것이 겹쳐져


기존 유럽 중심적 미와 남성성을 벗어난 새로운 민족적 미를 고양하는 것임.


결국 칠레의 소외된 커뮤니티는 Kpop을 통해 주류의 시선에 맞서면서도 집단적 정체성을 갖게됨.


이것이 칠레의 가부장적 이데올로기와 사회적 위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K-pop이 보수 정권에 대한 저항적 수단으로 기능할 수 있게 만듬


칠레 반정부 시위 이후에도 Kpop팬덤은 '파시스트에 맞서야한다'며 (지금은 남미 핑크타이드의 금쪽이가 되어버린) 보리치 대통령 선거 운동에도 참여하는 등


사회 참여를 이어나갔음.




비록 이것이 칠레만의 사례를 분석한 것이지만 이를 통해 얻은 결론은 다른 나라에서도 일반화 될 수 있다고 생각함


미국에서 BLM시위에 Kpop팬덤이 참여한 것도 미국내 소수인종이 새로운 대표성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며


브라질과 필리핀의 경우도 kpop이 소수 커뮤니티가 뭉칠수 있게 만들었다고 추정해 볼 수 있음


더 나아가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돌아가는 과정에서 여러 피해가 생기는 것은 로갤에서 비판해야할 요소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문화가 다양하게 민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보면


로갤에서 오타쿠들의 반동문화, kpop의 반동문화 얘기하면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하면 탄압해야 한다.. 이러는 것도 좀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듬



관련 논문

최진옥, 조영한. (2020). "칠레 한류 팬덤 이해하기 : 따라하기, 함께하기, 그리고 따로하기 전략을 중심으로." 한국방송학보 34(3) 249-280.

윤선희. (2014). “신 한류의 동유럽 수용과 문화 정체성 확산의 작은 정치.” 한국방송학보, 28(3), 94-131.


윤선희. (2013). “케이 팝의 유럽적 수용과 문화 확산의 청소년 수용전략.” 한국언론학보, 57(3), 135-161.


Camilo Diaz Pino. (2021). “K-pop is Rupturing Chilean Society”: Fighting With Globalized Objects in Localized Conflicts, Communication, Culture and Critique, Volume 14, Issue 4, Pages 551–567,


Marcy L. Tanter 외, 『Here comes the flood: Perspectives of Gender, Sexuality, and Stereotype in the Korean Wave』, Rowman & Littlefield, 2022.


Jeehyun Jenny Lee, Kar Yee Lee, R., & Ji Hoon Park. (2020). Unpacking K-pop in America: The Subversive Potential of Male K-pop Idols’ Soft Masculinity. International Journal of Communication (19328036), 14, 5900–5919.


Min, W., Jin, D. Y., & Han, B. (2019). Transcultural fandom of the Korean Wave in Latin America: through the lens of cultural intimacy and affinity space. Media, Culture & Society, 41(5), 60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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