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내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나는 음 내가 누굴까?
사람은 평생 천 개의 가면을 마음속에 가지고 살지 언제든 갈아끼울 수 있다고 믿으면서 말야 하지만 가면은 절대로 벗겨지지 않아 그 가면은 마치 마음속에 들러붙은 거머리 같은거야 천 개의 나를 마음속에서 꾸미며 나를 위로 하는거지. 그 위로는 거머리가 매달릴 수 있는 흡착구가 되지 거머린 떨어지지 않아 한번 쓴 가면은 덮어 쓸 수 밖에 없어
이제 내가 누군지 설명할 때군 나는 음 기자라고 해두지
기자란 직업은 사실 나에게 큰 이득이 된적이 없었어 그냥 돈벌이 수단이였을 뿐이지
하지만 추억해보면 나쁘지 않은 순간들이였지 모든 추억이 그렇듯이 그래 추억이란 회상 해볼수록 모든 감정이 무뎌지고 결국 회상하는 지금의 나만이 남지 노인들이 행복한 이유도 그것일지도 몰라 기억들의 감정이 표백되 결국 백지의 지금의 나만이 남는거지
이런점에서 보면 취재란 건 마치 삶을 덧씌우는 것과 같아 (녹음길 멈추며)이미 낡아버린 카메라의 말이지만 그래도 자네에게 도움이 될듯 싶네 한번 들어보게 나는 취재를 남의 삶을 바라보며 직시해 그의 시체를 해부하는것과 비슷하다네 그는 카메라란 메스 앞에선 이미 도마 위에 물고기 신세지 그의 사건,특종이란 적출부위 앞에 그의 인생은 조용히 눈을 감고 기다릴 수 밖에 없지 적출이 시작되면 그는 비록 시작된지도 모르지만 끝나기란 영겹에 가깝지 취재란 그런 과정 일세
(다시 녹음기를 키며) 오랜 세월 내가 간 그곳은 역사에서 지워졌지 이건 그 회복 과정일세
음 어디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 시작은 내가 수습기자일때 일세 그때의 기억은 다시는 잊어버릴 수 없지 그래 순간은 영원이니깐 기억에서 남는 그 순간부터 그 순간은 일종의 뭐랄까 잘려버린걸세 기억은 사라진 순간의 단절이기도해 그렇기에 우린 그 기억을 기억할 수 있는걸세 잡설이 너무 길군 하지만 노인네 넋두리라 생각하고 조금 시간을 주게 그 날의 기억은 그 순간에서 잘려버렸거든 다시는 잊을 수 없지 놓칠 수 없지 그건 내 가면이자 거머리였네
조금 긴 이야기가 시작될걸세 자네에게 차를 대접하지 어떠한가?
역시 거절 없이 받는구만 자네 다워
내가 수습기자로 발령 받은건 20XX년일세 그때 나는 서울에 있던 조그마한 빈민가를 취재 중이였지 취재 내용은 간단했네 바로 그들을 취재하고 -사실 취재라기 보단 사진 몇장 찍는 불행 포르노에 가까웠지만- 그들의 삶을 그들이 얼마나 불행한 운명을 타고나 그 운명의 짐을 이고 살아가는지에 대해 기사를 써 이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는 역할을 하는 기사를 작성하는데 도움될 예정이였지 -그런 점에서 보면 카스트 제도는 참으로 합당하네 운명이란 굴레를 제도화 시켰으니- 그들을 찍으며 나는 생각했네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지? 불편하게 듣진 말게 젊은이란 다 그런것 아니겠는가 남의 고통에 눈을 돌리기보단 자신의 고통이 눈에 밟히고 스스로 책임 질 수 없는 짓거릴 저지르고 그런식으로 스스로를 망쳐가다가 결국 후회하는 그런 존재 아니겠는가 물론 그 후회의 유예기간, 기한에 따라 자신의 젊음을 누릴 시곗 바늘의 회전속도가 정해지겠지만 말일세 젊음이란 영원치 않으니 그 대가는 자신의 운명으로 치르게 되겠지. 뭐 이번에는 그런식으로 대가를 치르게 되는건 나겠지만 말이지 잡설이 길었네 다시 돌아오지 (그는 물 한컵을 마셨다.) 나는 당시 지루해하며 -물론 그설 들킨다면 해고니 최대한 주의했지만 말일세- 이 사람들의 불행에 대한 이야기를 찍고 있었지 그 사람들의 불행의 시나리오는 다양했네 사업 파산, 자식의 불치병, 당장 내일 밥이 없는 이들 기타 등등 그런식으로 자신의 불행을 털어놓기 꺼려하던 처음과 달리 말문이 트이자 봇물처럼 자신의 불행을 털어놓더군 마치 그 모습은 자신의 모든 울분을 여기서 털어 놓겠단 의지가 보였어 불행히도 대부분 편집 되겠지만 말야 자신의 정신건강을 위해 내장까지 뱉어낼 기세더러군 -불행히도 내장 대신 침 구경은 실컷 했지만- 아무튼 그렇게 침으로 샤워를 한후 우리는 새로운 인터뷰 대상이 필요했네 그전의 아줌마한테 지겨울정도로 얘기는 들었지만 1명 가지곤 많이 부족하지 않겠는가 적어도 2~3명은 더 필요했지. 그렇게 인터뷰 대상을 탐색하던중 새로운 대상이 찾아졌네 이 지역에 봉사중인 작은 성당의 신부였지. 그는 이 지역에 대해 잘 알 것으로 예상되었네 왜냐니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는이라면 지역주민들과 친근감이 높을꺼라 사료되어 그들의 불만점 개성 요구점을 멀리 돌아가지 않더라도 찿을 수 있을꺼라 생각했고 이건 그대로 적중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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