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장을 세팅한 뒤, 시작된 첫번째 프로젝트.

첫번째 디자인을 앞두고,

가죽가방을 제작 및 판매했던 경험과, 다양한 명품들을 해체했던 기억들, 그리고 수많은 고객님들과의 상담을 통해 알 수 있었던 취향들을 기반으로 하고

가장 중요한 현재시점의 디자인 트렌드까지 최대한 담아내려 노력했어.

뭐 간단하게, 옛날보다 더욱 신중하게 한거지 뭐 ㅋㅋㅋㅋㅋ 한번 잘못되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뻔히 아니깐 ㅎㅎ

자, 이제 디자인보드를 봐보자

먼저, 초안 스케치를 통해, 대략적으로 그려낸 가방의 모습이야.

소재는 천연가죽 외의 소재를 이용해 가격대를 낮추고, 앞뒤 포켓을 넣어 수납력을 증가시켜, 출퇴근시에 유용한 가방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적으로 했어.

전체적인 디자인은 요즘 트렌드인 더블 핸들형 서류가방의 형태를 띄게끔 디자인 했지 ㅎㅎ

(요즈음 대세인 더블 핸들형 서류가방의 원형 모습)

이 사진은 상당히 클래식해 보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있지. 하지만 너무 클래식해서 모든 내 옷을 신사답게 입어야 할것만 같아 ㅎㅎ

조금만 더 살짝쿵 개조해, 요즘 스타일대로 제작해 본다면?

바로 요렇게!

비슷한 질감을 공유하면서도, 디테일을 미니멀한 감성으로 바꾸어 주면,

즉, 형태적인 아름다움은 유지하되,

포인트가 되는 디자인과 가격적인 측면이 대중적으로 접근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온다면,

대중들의 선택을 받는 '꽤나 잘 팔리는 가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

(실제로 리뷰수도 정말 어마무시 하고, 심지어 출 퇴근길에 저거 몇명 보기도 함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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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소재적인 측면의 기획인데,

다양한 브랜드의 수많은 가방을 수선, 리폼회사에서 직접 관찰해보고, 제작 보조를 하며 얻은 지식으로는

천연가죽을 이용한 가방이라는 것은,

브랜드 값어치가 아주 살짝은 필요하다. 라고 판단했어.

내가 생각한 적당한 천연가죽 가방의 시작가격은 25만원이야. (안감 및 보강재가 포함된 아주 기본적인 디자인의 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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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형 사이즈의 핸드백이 가죽 7평(스트랩포함) : 35000(5000원 기준)

* 안감 및 보강재 및 실, 본드 등등 기타 포함 : 15000원

* 제작 공임비 : 40000원(+@)

벌써 원가가 9만원 정도가 잡히네. 근데 쇼핑몰 수수료나 마진등등을 안넣었지 ㅋㅋ 즉 +@가 존재한다는 사실.

+

25만원 정도의 가격을 흔쾌히 처음보는 브랜드의 '아주 기본적인 디자인을 가진 물건'을 산다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야.

물론 20만원~30만원짜리 가방에 특별한 디자인적 매리트가 있고, 멋진 모델들, 좋은 착장을 꾸며 룩북을 구성해 준다면,

그리고 그것을 뒷받쳐줄 좋은 광고매체 선정까지.

당연히 판매 가능성이 올라가겠지.

허나~~~~~! 디자인적 매리트를 확실히 잡기위한 연구개발기간과 비용, 결과물들을 확실히 밀어줄 광고비용을 생각해 본다면,

그것을 진행할 수 있는 브랜드는, 브랜드 값어치가 낮은 브랜드는 아닐꺼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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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인조가죽을 사용하자니, 인조가죽 특성상 내구도 이슈가 생길것이 확실하다고 판단했어 ㅎㅎ

딱히 사용하고 싶지도 않았고 ㅎㅎ

그래서 첫 프로젝트를 앞두고 정한 소재는 나일론 이었어.

먼저 가볍기에 큰 가방도 무리 없게 만들 수 있고,

본드 접착 작업을 최소화시켜 봉제로만 가방을 구성할 수도 있기에 생산력도 좋고,

가장 중요한건 비슷한 가격대의 천연가죽 가방보다 미적인, 혹은 기능적인 디테일을 올리면서도 가격적 포인트를 내릴 수 있다는 점이 매리트로 다가오더라.

나일론으로 극한의 퀄리티를 보여주는 부라다

또한 나일론 소재를 사용한다 해도,

본딩접합만 잘 해결하면, 나일론 특유의 얇은 조직감을 이용해 피할 작업 없이 퀄리티를 극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것 또한 강점이야.

(시접부분에 심지를 대어, 일반 기성품과는 다른 복원력이 있는 개구부를 만들어냄)

수선작업을 하며 해체해본 나일론 소재의 부라다 가방은, 그냥 핸드백과 동일하게 만들어진 것을 확인하였어.

나일론 면을 그냥 사용하지 않고 뒷부분에 솜과 거즈를 사용해 보강해준 뒤, 시접또한 lb를 이용해 접어주는 등...

사실 그냥 가장자리 시접처리가 된 핸드백 가방을 해체하는 것과 같더라.

실제로 수선시에 해체해본 부라다 가방의 모습이야.

자~! 이 나일론 겉감 속엔 뭐가 있을까?

나일론 겉감 뒤 올풀림 방지를 위해 인타로크 처리가 되어있고, 강성보강을 위해 거즈천이 쓰였어 ㅎㅎ

덮개 앞부분에는 얇은 탈린 심지를 대어줬을 것으로 추정이 되는 가방.

실제 카메라 백처럼 굵은 스펀지를 때려박아 각을 잡는 것이 아닌, 부드러운 나일론과, 파이핑라인, 적당한 보강처리로 카메라 백의 형태를 완성시켰어.

또한, 나일론을 이용해 제작하는 만큼, 조금 더 미적인 디자인에 특별성을 더하고 싶었어.

자, 다음 사진을 볼까?

위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스케치와 비슷한 느낌의 필통이야.

옆면과 앞면이 나뉘어져 있어, 각 파츠별로 제작 한 뒤, 한번에 합봉을 하는 방식이야.

위에서 본 더블 핸들형 서류가방과 다를게 없지 ㅎㅎ

얘를 조금 더 특별하게 제작해 보고 싶었어.

H 형태의 옆면을 가진 필통이야. 앞 옆 아래 면이 모두 한장으로 이루어져 있지.

그래서 옆면이나 윗면, 앞면의 경계가 모두 모호해.

이러한 패턴(설계)적 특징을 나일론 가방에 접목시킬 수 있다면? ㅎㅎ

상당히 아름다운 가방이 나올것 같았어.

(예상 도식화)

지퍼 상단 부분이 원단의 텐션에 의해 봉긋하게 위로 올라갈 것이라 예상했어. 마치 보물상자와 같달까 ? ㅎㅎ

아무튼, 클래식한 서류가방 스타일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

또한 옆면과 앞면의 경계선이 없기 때문에, 조금 더 부피감이나, 볼륨감적인 측면에 있어 풍성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디자인 했어.

조금 더 특별하면.. 어떻게 조금 더 특별할 수 있을까? 이 수많은 가방이 있는 세상에서 말이지 ㅋㅋ

그런 고민을 골똘히 해서 짜낸 디자인이야 ㅎㅎ

-5화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