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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실험은 미국의 대북 핵정책 실패에 따른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11일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린 ‘한반도의 현실과 4대국’이라는 주제의 특강에서 북 핵실험에는 미국의 책임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은 “클린턴 정권은 1994년 이래 우리가 주장해온 ‘주고 받는 일괄타결’ 방식을 적극 수용, 거의 성공단계에 이른 적이 있다”면서 “부시 정권이 이를 외면하다가 오늘의 실패를 가져온 것”이라고 밝혔다.

김전대통령은 “북한의 NPT 탈퇴, IAEA 요원 추방, 미·북간 제네바 합의 파기 등도 미국의 대북 정책 실패를 입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전대통령은 또 “미국은 이제 핵을 갖게 된 북한과 어떻게 대화할 것인가”라고 되묻고 “군사적 조치와 경제 제재는 오히려 북한의 도발을 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미국의 신중한 대응을 촉구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핵실험은 별 성과도 얻지 못하면서 미·일의 강경정책만 부추기는 일로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전대통령은 나아가 “핵실험을 통해 북·미간의 직접대화를 이끌어내려는 벼랑끝 전술은 성공하기 어렵다”면서 “핵무장을 단념해야 하고, 그 대가로 북·미 양자간 직접 대화를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햇볕정책’과 관련, “남북간에는 성공을 거뒀으나 북·미 관계가 장애가 돼 완전한 성공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경의선·동해선 철도 연결 등의 큰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김전대통령은 한반도 안정을 위해 주변 4대 강국과 우호·친선·공동승리의 협력관계를 튼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우리의 안보에 가장 중요한 나라이고 경제분야도 마찬가지”라고 언급한 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거듭 지적했다. 김전대통령은 강연이 끝난 후 가진 전남대생들과의 일문일답에서도 햇볕정책의 계속 추진, 북·미간 대화, 정부의 역할 등을 역설했다.

그는 “지금 대북 포용정책을 그만둬야 한다는 해괴한 여론이 돌아다니는 것은 비정상”이라며 “북한의 핵실험은 햇볕정책이 아닌 미국이 못살게 굴고 살 길을 열어주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평화와 옳은 것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 “미국은 대북정책을 재조정하고, 북한도 한반도 비핵화에 동조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제재에 대해선 “우리 정부가 현시점에서 북한을 징계하는 데 앞장설 필요는 없다”면서 “유엔과 주변 4대 강국의 태도를 살핀 후 북핵문제가 평화적으로, 이성적으로 해소되도록 신중하게 처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이날 아침 광주를 방문한 김전대통령의 숙소로 전화를 걸어 “어제 불편하게 했던 일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교동측은 김전대통령이 노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전화주신 김에 한 말씀 드리겠다. 대북 포용정책이 왜 죄인가”라며 햇볕정책 실패론은 타당하지 않고 대북 포용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강조했다고 밝혔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0610111834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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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민위천(以民爲天), 대동세상(大同世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