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 5 - 문학평론 마이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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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설일

2019-11-19

[시] Free 5앱에서 작성

고오급

2021.04.28 12:28:45

조회 69 추천 13 댓글 0

"Free 5"

화풍이 맑았다면 말야, 자전거 바퀴 굴리는 소리와 자동차 배기음을 섞어 들었을 텐데. 한가로운 공원에 핀 달빛 아래 슬피 울지 않아도 꽃인데. 흥겨우면 축제가 되고 정겨우면 가족이 됐을 텐데. 웃으면 웃고 슬플 땐 울어주고, 사랑이란 단어도 입체적인 어감이 됐을 텐데. 햇살이 푸르고 바다 끝이 멀다고 해도 그저 우린 기쁠 텐데. 화풍이 맑았다면, 지하철에선 어떤 사람도 웃을 텐데. 손님이 손님이고 직원은 직원일 텐데. 돈은 급하지 않고 굶주린 사람도 외롭지 않을 텐데. 밤에도 별이 빛나고 하늘은 높을 텐데. 사람이 좋을 텐데. 모든 낯선 장소가 모든 날의 추억일 텐데. 한가할 텐데. 또한, 한가한게 미안할 텐데. 또한, 한가한게 고마울 텐데. 때론 고마움을 받고 내 화풍은 스스로 떳떳할 텐데. 괴팍한 사람을 위해 이야기를 들을 텐데. 야윈 사람을 위해 죽을 쒔을 텐데. 우는 아이를 달랬을 텐데.

화풍이 맑았다면, 허리가 가벼운 만큼 무릎이 가벼운 만큼.

아니

화풍이 맑았다면, 그저 화풍이 맑았을 텐데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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