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호거던에 추가된 에고기프트 중 하나인 '진혼'임
보면 알다시피 가면의 형상을 하고 있고 화상 관련 기프트 답게 반쪽이 검게 탄 것처럼 물들어 있음
이 가면이 무슨 가면이냐 하면
바로 이 가면임
설명에 앞서, 일본에는 노가쿠라는 연극이 있다는 거 한 번 쯤은 들어봤을 거임
가면과 화려한 의상을 갖춘 채로 음악에 맞춰 춤과 대사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고전 예능이고 특이한 가면들 덕분에 나름 여러 매체에서도 모티브로 등장하기도 함
노가쿠의 원류에 대해서는 나라 시대(8세기 경)에 중국에서 유입되었다는 게 정설이고 처음에는 곡예, 환술과 일본 특유의 익살극이 합쳐진 산가쿠(散楽)의 형태로 시작됐다가 이후 해학의 의미가 큰 사루가쿠(猿楽)로 변모했음
본론으로 돌아와서 저 진혼의 모티브가 된 가면은 오키나멘(翁面)이라고 하는 이름을 가졌고 노가쿠가 사루가쿠였던 시절부터 쓰기 시작했다고 알려져 있음
덕분에 오키나는 현존하는 노가쿠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원류 취급을 받음
보통 노가쿠의 내용은 서민적이지 않고 주로 신에게 바치는 듯한 경우가 많은데 오키나 또한 노인의 모습을 한 신이 풍년, 장수, 번성 등을 축복하는 주문과 춤을 선보이는, 일종의 축도 의식과 같은 극이고, 오키나멘은 태평천하를 기원하는 신의 가면으로 신성시 되었음
여기에 더해 한 가지 재밌는 건, 오키나에 쇼토쿠 태자가 얽혀있다는 거임
쇼토쿠 태자가 직접 깎아서 자신의 측근인 하타노 카와카츠에게 준 오키나 가면은 현재도 도쿄 국립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라고 함
이 하타노 카와카츠는 노가쿠의 가장 오래된 유파인 콘파루(金春)류의 시조이자 노가쿠의 신으로 숭상되고, 불교의 마타라(摩多羅)신과도 동일시되는 인물이기도 함

사족으로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동방 프로젝트의 마타라 오키나 또한 여기서 모티브를 두고 있음
이 쯤에서 기프트 얘기로 돌아와서, 모든 에고 기프트는 전부 환상체들이 주는 선물이자 그들의 자아의 일부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임
그렇다면 오키나가 신의 가면이라는 점에서 기프트의 주인이 되는 환상체 또한 아마 일본의 신에서 모티브를 따올 것이고, 오키나의 신격을 생각해 볼 때 약한 환상체는 아니지 않을까 하는 게 내 결론임
또한 기프트의 이름인 진혼(鎭魂)이란 "죽은 사람의 넋을 달래어 고이 잠들게 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음
지금까지 살펴본 관점들에서 진혼을 잘 살펴보면 수감자 한 명을 떠올릴 수 있는데
바로 료슈임
진혼을 얻기 위해서 필요한 기프트인 재에서 재로, 먼지에서 먼지로
이게 유명한 영국의 추도시라는 점은 제껴두고, 이 기프트들은 공통적으로 아기를 안은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으며 재와 먼지는 불이 다 타고 남은 뒤에 생김
이 때문에 딸, 그것도 죽은 딸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되는 료슈와 연관이 있을 거라는 말이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계속 나왔음
망자의 넋을 달랜다는 뜻의 이름, 모티브가 일본의 신이라는 점, 진혼을 얻기 위해 합성해야 하는 기프트가 료슈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저것들인만큼 진혼의 원본이 되는 환상체는 료슈와 관련된 녀석으로 나오지 않을까 예상해 봄
예전에 썼던 이 글에서 문체만 살짝 다듬어서 다시 올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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