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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29>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2 01:49:17
조회 750 추천 28 댓글 16
														







"하아..."


아무래도 불안해서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다.

일단 어떻게 명분을 만들어서 아조씨를 주희언니와 함께 카페 밖으로 보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그래도 주희언니 앞에서 어버버거릴 아조씨를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답답한 것은, 사장언니가 대놓고 여우짓을 하면서 자길 가지고 놀고 있는데도, 그걸 알아채지도 못하고 그저 헤벌레하고만 있는 아조씨의 모습이었다.

내가 매일같이 붙잡고 강의하면서 제발 사장언니랑은 선을 그으라고 몇 번씩이나 강조하고 또 강조했는데도, 아조씨는 계속 우유부단한 모습만 보이면서 선을 거의 긋지 않고 있다.


'아니, 이 아조씨 애초에 주희언니 좋아하는 건 맞는 거야?'

이쯤되니 이제 정말로 아조씨가 주희언니를 좋아하는 건 맞는 건지 진지하게 의심이 되기 시작했다.

설마..내가 모르는 사이에 이미 사장언니한테 넘어가서 저러는 건 아니겠지?

진짜 만약 그런 거면 라떼언니를 시켜 아조씨를 죽기 직전까지 때려패게 해서라도 정신을 차리게 해 줄 것이다.

내가 자기를 주희언니랑 이어주기 위해서 지금 얼마나 생고생을 하고 있는데, 저 걸레같은 언니의 여우짓 몇 번에 주희언니를 버리고 넘어가 버린다고? 절대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


아까 내가 주희언니와 아조씨를 단둘이 카페 밖으로 내보내서일까, 사장언니는 카운터에서 언짢은 눈초리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사실 초반만 하더라도 사장언니에 대한 적개심은 딱히 없었다. 그냥 딱 봐도 남자를 잘 홀리게 생겼는데다가 은근히 아조씨에게 여우짓을 하길래 경계했지만, '저 언니 존나 싫다' 라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느날부턴가 주희언니와 사장언니가 서로 신경전을 벌이며 싸우는 걸 본 이후로 나도 마음이 달라졌다.

틈만 나면 주희언니를 은근히 디스하고 꼽주는 사장언니를 보며, 나도 마음속에서 사장언니에 대한 적개심이 점점 생겨나기 시작했다.


"마실래?"


어느새 나에게 다가와 커피 한잔을 내주는 사장언니.
난 꿍한 표정으로 한동안 가만히 있다가,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받아 마셨다.


"..언니."

"응?"

"아조씨한테..왜 그러는 거에요?"

"내가 뭘?"

"틈만 나면 아조씨한테 작업 거시잖아요. 대체 무슨 목적이냐구요."

"작업 걸다니? 그냥 애가 착하니까, 친해지고 싶을 뿐이야. 오해하지 말아줬음 좋겠네."


아무리 봐도 진심이 아니었다.
그냥 착해서 잘해준다고? 거짓말 하지 말라고 해.


"..언니, 그리고 이건 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건데요.."

"응, 얘기해."

"남자친구..있어요?"

"없어. 저번에 말 안해줬었니?"

"...."


누가 봐도 거짓말이었다.

그래, 남친은 없더라도 섹파는 있겠지.
하는 짓을 보면 썸남을 가장한 어장 속의 물고기들만 해도 일자리수가 넘어갈 것 같은데, 나더러 그 말을 믿으라고?

애초에 이 언니의 목적이야 안 봐도 뻔했다.
사장언니가 아조씨한테 잘 대해주는 것은 진심이 아니다.

그저 아조씨가 찐따같고 만만해 보이니까, 어장 속의 물고기로 가지고 노는 것일 뿐이다.
빨리 아조씨가 정신을 차려야 하는데...

자신의 재력과 외모만 믿고 나대고 있는 사장언니를 어떻게 하면 아조씨한테서 떼어낼 수 있을까?

아조씨한테 찝적거리지 말라고 대놓고 말할 수도 없고...아니, 애초에 말해도 안 듣겠지.



"잠깐 여기 앞에 좀 다녀올게."

"네..."


사장언니는 자신의 손목시계를 쓰윽 보더니, 이렇게 말하고는 카페 밖으로 나갔다.
아마 잠시 일이 있는 모양이었다.


'띠링-'


그리고 이어서 카페로 들어온 사람은 라떼언니였다.


"아 라떼언니.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긴. 잠시 심심해서 들렀지. 그것보다 너 오늘 카페 마치고 시간 있냐?"

"아니요, 왜요?"

"에휴..할 것도 없어서 그냥 너랑 오랜만에 술이나 먹을까 했는데, 뭐 바쁜 일이라도 있는거야?"

"아조씨랑 진지하게 얘기할 게 좀 있어서요."

"씹덕이랑? 야, 걔랑 진지하게 대화할 게 뭐가 있다고 그러냐?"

"사장 언니 때문에요."

"그 언니가 왜?"


난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라떼언니도 알듯이 요즘 사장언니가 아조씨한테 막 들이대잖아요. 근데 제가 보기엔 암만봐도 그게 어장 같단 말이에요. 아조씨가 불쌍해서라도 얘기를 좀 해 줘야죠. 라떼언니는 어떻게 생각해요?"

"사장언니 어떻게 생각하냐고? 몰라서 묻냐? X같지!"


라떼언니의 말에 난 잠시 놀라 흠칫했지만, 이내 그러려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라떼언니는 원래 입이 좀 험한 편이니까...


"아니 솔직히 어장이고 뭐고 그런건 난 잘 모르겠고, 일단 X발 존나 재수없잖아. 그래도 요즘은 잘 안그러긴 한데, 내가 씹덕이랑 좀 장난칠 때마다 나한테 와가지고 괴롭히지 말라니 하면서 뭐라뭐라 꼽준다니까? 근데 내가 빡이 안 치겠냐고."


라떼언니는 사장언니한테 당했던 일화들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저번에 사장언니랑 싸울 때부터 알아봤지만, 확실히 이 둘도 엄청 사이가 안 좋구나..


"야야 됐어. 생각할수록 기분만 잡치니까 그 언니 얘긴 이제 그만하고, 이거나 마시자."


라떼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자기가 사온 음료수캔 하나를 꺼내어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어? 뭐야. 분명 내가 니도 줄려고 두 개 사왔는데.."


일어서서 호주머니를 뒤적이던 라떼언니는 이내 뭐가 생각났는지, 다시 테이블에 앉았다.


"아 씨..오면서 흘렸나보네. 짜증나게 진짜..야, 미안. 나눠서 마시자."

"네."


라떼언니는 음료수캔을 따서 자기가 한 모금 마시고는 나에게 주었다.
나도 그걸 받아서 한 모금 마셨다.


"야, 야! 그걸 입대고 마시면 어떡해?"


내가 입을 대고 마시자 당황한 듯이 소리치는 라떼언니.


"따, 딱히 상관없잖아요. 우리가 뭐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얼굴이 살짝 화끈해지는 것을 느끼며, 난 라떼언니를 향해 그렇게 대답했다.


"뭐, 뭐래...빨리 다시 주기나 해. 목마르니까.."


라떼언니도 똑같이 볼을 붉히며 그렇게 말했다.
난 음료수캔을 라떼언니한테 다시 갖다주었고, 그렇게 우리는 약간 어색해진 상태로 음료수를 번갈아 마셨다.




* * *



"현수랑은 잘 놀다왔어?"


카페에 돌아오자 날 향해 웃으며 말하는 사장언니.
승아는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현수는 잠시 배달을 간 상태라 지금 카페에는 우리 둘밖에 없는 상태였다.


"목마르지? 마셔."


사장언니는 나에게 김이 모락모락 나는 에스프레소 하나를 갖다주었다.

분명 또 커피에 무슨 짓을 해 놓은 거겠지. 이제 나도 더는 속지 않는다.
난 테이블에 올려진 종이컵을 손으로 거칠게 내쳐버렸다.


'탁!'


바닥으로 떨어지는 종이컵과 여기저기 흩뿌려지는 에스프레소 커피.


"어머..먹기 싫으면 말을 하지."


사장언니는 아무것도 아니란 듯 웃어보이며 휴지를 가져와서는 여유롭게 바닥을 닦기 시작했다.

이상했다. 평소같으면 내가 이런 짓을 하면 날 디스하면서 뭐라뭐라 했을 텐데, 오늘은 왜 이렇게 여유로운 거지?


'설마...'


사장언니의 여유로운 모습을 보자, 저번에 꾸었던 악몽이 떠올랐다.

아니야..아닐 거야. 나도 모르는 사이에 둘이 벌써 그렇게 됐을 리는 없어.
꿈은 그냥 꿈일 뿐이다.


"사장언니..설마 현수랑 무슨 일 있었어요?"

"왜, 무서워?"

"안 무서워요. 그냥 오늘 언니 행동이 이상해서 묻는 거니까 착각하지 말아주세요."

"아쉽지만, 아직은 아무 일도 없어."


아직은...?
그럼 언젠가는 현수에게 무슨 짓을 할 거라는 건가?

절대 안 되지, 그럴 수는 없다.
어떻게 해서라도 이 언니가 현수 몸에 손대는 일이 없도록 내가 막을 것이다.


'띠링-'

"다녀왔습니다."


그 때, 어느새 배달을 마치고 카페로 돌아온 현수.
잘 됐다. 마침 곧 점심시간이니까, 현수한테 같이 먹자고 해야지.


"현수야, 마침 잘 왔어. 같이..점심이라도 먹을래?"

"점심이요? 저야 좋.."

"아, 미안. 오늘 주희는 해줄 일이 좀 있어."


그 때, 갑자기 나타나 말을 거는 사장언니.
내가 할 일이라고?



"..무슨 일인데요?"

"따라와 보면 알아."







그렇게 난 사장언니의 차를 타고 5분쯤 되는 거리의 도로변에 도착했다.

바로 앞에는 한창 공사가 진행중인 건물 하나가 있었고, 사장언니는 그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번에 여기 앞에 있는 건물을 하나 새로 지을 거거든. 근데 이걸 봐주고 나한테 보고해 줄 사람이 없어서. 주희 너가 좀 해줬으면 좋겠는데. 괜찮지? 수고비는 줄게."


누가 봐도 이걸 핑계로 날 현수와 떨어뜨리려는 속셈이었다.


"..오늘만 봐주면 되는 거죠?"

"아니? 건물 완공되려면 최소 한달은 걸릴 텐데. 그때까지 거의 매일 와서 봐줘야지?"

"네? 한 달이라니, 그게 무슨.."

"아, 하기 싫으면 그냥 가도 돼. 대신...조금의 '불이익' 을 감수해야겠지만."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었다.

오늘따라 유난히 사장언니가 여유로워 보였던 게...이것 때문이었구나.
손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사장언니의 권력 앞에서 어쩌지도 못하는, 이런 무력한 내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미웠다.


"그럼 수고해 줘? 난 현수랑 카페에서 둘이 오붓하게 시간 보낼 테니까."


사장언니는 나에게 그렇게 속삭이더니, 곧 스포츠카에 타고는 카페 쪽으로 사라져 갔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이가 갈렸다. 입술을 꽉 깨물자 입에서 혀를 타고 내려오는 비릿한 철분 맛이 느껴졌다.
제발, 현수가 한 달 동안 저 여우같은 언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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