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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35>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9 0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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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주희누나가 내 부름에 응해준 덕분에, 저번에는 맛있게 제육덮밥을 먹을 수 있었다.

원래 내가 제육덮밥을 좋아하기도 하지만...주희누나랑 같이 먹으니 평소보다 더욱 맛있는 느낌이었다.


"소시테...쿄오모 야쿠소쿠가 아룬다로."


그리고..오늘도 약속이 있지.
물론 이번에도 주희누나와의 약속이었다.



"얘들아~잘 지냈어?"


누나와 함께 도착한 곳은, 저번에도 이미 한번 와 봤었던 그 보육원이었다.


"어! 언니다! 언니~"


주희누나를 보자 이번에도 역시 반갑게 인사하며 달려오는 꼬맹이들.어느새 주희누나는 수많은 보육원 꼬맹이들한테 둘러싸여 있었다.

코도모타치...언제 봐도 귀엽단 말이지...


"아이고, 안녕하세요 주희씨."

"아~네 선생님. 오랜만에 뵙네요."


이윽고 보육원 선생님들 몇 명이 다가와 주희누나에게 반갑게 인사를 꺼내었고, 주희누나도 웃음지으며 인사를 받아주었다.

저번에 왔을 땐 잠시 머물다 가서 그런가 못 봤는데, 여기도 선생님들이 있었네.


"더우시죠? 안으로 들어오세요"


나와 주희누나는 보육원 선생님들의 안내를 받고, 에어켠이 켜진 시원한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선생님들은 곧 냉장고에서 시원한 음료수 몇 개를 꺼내왔다.


"아 주희씨 잠시만요. 네, 여보세요? 아 네."


같이 테이블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던 선생님 중 한 분의 휴대폰 전화벨이 울렸고, 선생님은 누군가와 통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5분여간의 통화가 끝났고, 주희누나는 궁금증을 살짝 띄운 얼굴로 선생님에게 말을 꺼내었다.


"누구랑 통화하셨어요?"

"아, 저희 보육원에 큰 도움을 주신 분이 있거든요. 그 분이 지금 오랜만에 여기 오신다고 하네요."

"진짜요? 그런 분이 있었나요? 처음 듣는 이야기라.."

"네. 저희 보육원에 기부도 꽤 하신 분이세요. 가끔씩 들르시곤 하는데, 아이들도 무척 좋아하고요."


아마도 이 보육원에 투자하고 기부한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근데 지금 여기 온다고? 딱봐도 금수저일거 아냐. 내가 흙수저에 아싸라서 그런가, 그런 레벨의 사람하고 같이 있기는 아무래도 살짝 좀 껄끄러운데...


'또각 또각'


이윽고 밖에서부터 들려와, 점점 커지는 구두소리.
어? 뭔가 익숙한 구두소리인데...


"안녕하세요~"

"아이고, 오랜만에 뵙습니다."


곧이어 모습을 드러내는 젊은 여자 한 명과, 반갑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는 보육원 선생님들.
사장누나...? 누나가 왜 여기서 나와요?


"..응? 주희랑 현수..네?"

"...사장언니?"


사장누나도 꽤 놀란 눈치로 우리 둘을 바라보았다.


"그럼 세 분이서 편하게 얘기하고 계세요. 저흰 일이 있어서."

"아..네."


그렇게 보육원 선생님들은 다시 일을 보러 돌아가셨고, 어느덧 어른은 우리 셋만 남게 되었다.


"..우리 현수, 오늘도 약속 있다더니 이거였구나?"

"네, 네.."

"언니, 현수 협박하지 마세요. 무서워하잖아요."

"협박은 무슨. 그냥 물어본 거야."


그리고 역시, 언제나처럼 서로를 노려보며 신경전을 벌이는 두 누나들.
그리고 또 그 사이에 끼어서 고통받는 나...


"..언니가 이 보육원에 기부를 했다는 건 처음 알았네요."

"아, 내가 투자한 곳이 한두군데가 아니라서. 그나저나, 여기서 너희를 만날 줄은 몰랐는데.."

"그러게요. 저도 여기서 언니랑 마주치리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그렇게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한 둘의 이야기가 흘러가던 중, 어느새 사장누나를 본 아이들이 사장누나에게 몰려들기 시작했다.


"어! 예쁜언니다! 언니~"

"응응, 언니 오랜만이지? 다들 그동안 잘 지냈어?"

"네! 언니..그동안 어디 갔었어요! 보고 싶었는데.."

"미안~언니가 많이 좀 바빠서. 일이 한두개가 아니거든."


어느새 보육원 아이들에게 둘러싸여 열혈한 환호와 사랑을 받고 있는 사장누나.


"아참, 그걸 까먹었네. 잠시만 기다려?"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한 사장누나는 잠시 보육원을 나가 자기 스포츠차에 가더니, 이내 냉기가 흐르는 박스 하나를 가져왔다.


"짜잔~어때. 맛있겠지?"

"우와아아..예쁜언니가 아이스크림 사주셨다!"


박스를 가득 채우고 있는 갖가지 종류의 아이스크림이 눈에 보였다.

아이들은 군침을 질질 흘리며 박스로 달려들었고, 각자 하나씩을 가져가 입에 물고는 꺄르르거렸다.


"감사합니다 언니!"

"뭘~신경쓰지 말고 맛있게 먹어."


감사인사를 하며 사장누나에게 안기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쓰다듬어 주는 사장누나.

사장누나는 나와 주희누나에게도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갖다주었다.


"...언니.

"왜?"

"..왜 제 거는 민초 아이스크림이에요?"

"글쎄? 남은 게 그거밖에 없는걸."

"...."


주희누나는 사장누나를 노려보며, 민초 아이스크림을 입에 넣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민초 아이스크림도 나온 모양이네.
하여튼 민초단 새끼들..무섭다 무서워...


"아이스크림 사주셔서 감사했어요. 언니, 이만
가볼게요. 저희가 좀 바빠서요."


아이스크림을 대충 다 먹은 후, 자리에서 일어나며 그렇게 말하는 주희누나.


"응? 벌써 가려고? 좀 더 있다 가."

"거절할게요. 현수야, 가자."


주희누나는 내 손을 잡았다. 나도 주희누나의 손길에 이끌려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수야, 누나랑 같이 있어줄 거지?"

"죄송해요. 저도 가볼게요."

"어...?"


내 말에 사장누나는 상당히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빼지 말고..응? 우리 요즘 거의 못 봤잖아..한 번만 같이 있어주면 안돼?"

"보시다시피..안 될것 같아요."

"그, 그럼..그래, 딱 10분만! 10분만이라도 주희랑 같이 여기서 더 있다 가..응? 누나가 이렇게 부탁할게..."


이내 기가 죽은 채 간절한 눈빛으로 나에게 그렇게 부탁하기 시작했다.

솔직히 마음이 안 흔들린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거절해야지. 난 주희누나랑 같이 함께해야 할 시간이 많으니까. 더 이상 사장누나에게 신경써줄 수는 없다.


"죄송해요."

"......"


난 그런 사장누나의 손을 가볍게 놓았다.
주희누나는 보란 듯 내 팔짱을 꼈고, 우린 그렇게 보육원을 빠져나왔다.



* * *




현수와 주희가 보육원을 떠난 뒤, 나도 얼마 있지 않아 집으로 돌아왔다.

요즘 하루종일 영 기분이 좋지 않았다.
정확히는, 현수가 어째선지 나와 거리를 두고 피하기 시작한 이후로부터 내 기분은 어느샌가 심하게 다운되어 있었다.


"그래. 난 매력없다 이거지? 어디 둘이 잘해봐."


짜증이 난 나는 순간적으로 그렇게 혼잣말을 내뱉어 버렸다.

초조했다. 정말로 현수가 이대로 주희랑 사귀어버리는 건 아닐까. 날 떠나버리는 건 아닐까.

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둘이 즐겁게 어울리는 현수와 주희를 볼 때마다 자꾸만 마음속에서 그런 불안감과 초조함이 올라오고 있었다.

처음에는 그냥 기분탓이라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
하지만 그 감정들은, 날이 갈수록 사그라들기는커녕 오히려 점점 커져만 갔다.

반쯤은 주희에 대한 복수로 시작했었던 싸움이었다.
현수가 그저 착하고 순수한 아이라고 생각했고, 주희에게 복수도 할 겸 친해지고 싶었다.

승리를 확신하며 여유롭던 나는 어느새 초조해하기 시작했고, 이 싸움에 필사적이 되어 있었다.


'...아무것도 안 왔네.'


휴대폰을 켜 현수의 카톡을 잠시 확인봤지만, 역시 오늘도 현수에게선 아무런 연락도 오지 않았다.

내가 어제 보냈던 메시지도 아직 읽지 않았는지, 1이 아직까지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래..이젠 나랑 확실히 선을 긋기로 한 거야? 내가 싫어서?


'주희랑은 잘 지내면서..왜 나랑은..'


현수는 지금쯤..주희랑 다른 곳에 가서 즐겁게 놀고 있겠지.
그 모습을 상상하니, 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하고 올라오는 느낌이 들었다.


"....."


계속 생각에 잠겨 있던 난, 내 마음을 이제서야 알 수 있었다.

나..현수를 좋아하는구나.

난 헛웃음을 흘렸다.
나 없이는 못 사는 몸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했었는데...오히려 내가 현수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버렸네.
참, 웃픈 상황이다.

나는..난 안 되는 거야?
주희 대신..내가 네 곁에 있고 싶은데.
내가 더..잘해줄 자신 있는데.

대체 왜...날 멀리하는 거야...


"흐윽...흑..."


어느샌가 난 방 안 침대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며, 오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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