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커키 입문한지 1달된 키린이야.

한달 동안 킥보두라는 취미에 대해 여기있는 갤럼들에게 도움을 많이 받아서 나도 다른 키린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 하여 이렇게 글을 써봐.

뉴비들이 이번에 대체로 QK100으로 입문을 시도하려고 하는 것 같던데,

우리 손가락 공주님들이 이 글 하나로 괜찮게 킥보두에 입문했으면 좋겠어.

0. 용어 정리 - 키보드학개론 정독하고 와라.

폼떡 - 플렉스컷 기판 사용: 흡음재를 있는대로 꽉 채워넣어서, 이 흡음재로 하여금 소리를 "먹게" 한 빌드야. 근데 여기서 키린이들이 착각하는게, 흡음재를 꾸역꾸역 집어넣었으니 당연히 소리가 작겠거니하고 생각을 할텐데, 그 반대야. 조금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흡음재들은 오히려 소리들이 분산되지 않게 막아서, 온전히 사용자의 방향(위)쪽으로 소리를 나오게 만들어. 그래서 생각과는 달리, 굉장히 큰 소리가 난다.

클래키 - 논플렉스컷 기판 사용: 흡음재를 아예 안넣거나, 하부 흡음재만을 넣은 빌드야. 소리를 먹어줄 흡음재가 없으므로 소리가 분산되며, 이 과정에서 폼떡보다는 잡소리가 상대적으로 부각되게 된다고 이해하면 좋겠어. 이런 점에서, 클래키 빌드를 하기 위해서는 하우징 자체를 굉장히 잘 설계해야 흡음재 없이 이쁜 소리가 나오게 된다. 키린이들이 처음부터 클래키 빌드를 하기에는 난이도가 좀 있고, 하우징 가격도 좀 나가는 편이니 우선 폼떡으로 입문하기를 권장하는 바야.

흡음재: 크게 종류는 3가지야. 기보강 흡음재(기판-보강판 사이), 스위치폼(기판-스위치 사이), 하부 흡음재(기판아래). 폼떡은 이 세가지 흡음재를 모두 사용한다.

1. QK100의 성향

qk100(이하 바100)은 폼떡의 원조이자 근본인 Owlab(오울랩)의 자회사인 Qwertykeys에서 출시한 키보드야.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바100 또한 성향이 클래키(노폼)보다는 폼떡(올폼)에 더 어울려.

결합 방식은 클래키 빌드도 할 수 있는 탑마운트를 지원하지만, 갤럼들의 리뷰에 의하면 클래키 빌드로 할 시 소리가 너무 샌다는 평이 많아. 특히 스페이스바 소리가 텅텅거려서 그다지 권장할 빌드는 아닌 것 같아보인다.

즉, 실패하지 않는 바100의 빌드 조합은

a. 플렉스컷 1.2t(mm) 기판

b. FR4, PC, POM 보강판 사용

c. 폼떡에 어울리는 스위치

d. 잘 잡힌 스테빌

e. 굉장히 두꺼운 PBT 키캡

이라고 볼 수 있어. 이 조합에 대한 설명은 아래에서 이어진다.

2. 왜 플렉스컷 기판인가?

나도 많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플렉스컷 기판은 기판 사이사이에 틈을 만들어 둔다. 이 "틈"이 존재함에따라, 소리가 기판 사이사이로 새게 만든다. 

그러면 질문이 있을 수 있어. "시발련아, 소리가 새면 안좋은거 아니냐?"라고.

하지만, 여기서 "새는 소리"는 고주파 영역, 즉 고음이 샌다는 이야기다.

폼떡 빌드에서는 이 "고주파(고음)"이 타건음에 영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근데 우리는 흡음재를 꽉꽉 채워넣지? 바로 이 흡음재가 불필요한 고음을 먹어주는 역할을 한다. 흡음재가 고음을 다 긴빠이쳐가면, 남는 것은 저주파(저음) 영역의 소리만 남게되고, 이 소리는 사용자 방향으로 곧장 올라와 흔히들 키린이들이 말하는 "도각도각", "또각또각", "조약돌 굴러가는 소리" 등이 들리게 되는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한 고닉이 적어둔 "키보드공학"에 잘 서술되어있으니 궁금하면 참고 바란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echanicalkeyboard&no=1469138

[키보드공학 1편] 클래키에는 솔더링 핫스왑 뭐가 나을까 - 기계식키보드 마이너 갤러리

이걸 이해하려면 우선 소음의 특징부터 알아야 할 것 같아사람의 귀로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는 20~20,000 헤르쯔(Hz) 이지만 이건 굉장히 민감한 사람만 가능한 범위이고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람의 목소리 범위인

gall.dcinside.com

3. 왜 FR4, PC, POM 보강판인가?

보강판의 재질에 따라, 타건음과 타건감이 변하기 때문이다.

우선, 재질에 따른 표를 보자.

이 자료는 이미 썩은물이라면 한번 쯤 본 표일 것이다.

(출처: 

https://youtu.be/zt-WsH7Z9c8

다 필요없고, 제일 오른쪽의 "변형에 대한 비강성"을 보자.

그냥 저기 나와있듯이, 저 값이 높을수록 "고음"을 내는데에 특화되어있고, 낮을수록 "저음"을 내는데에 특화되어있다.

우린 폼떡 빌드를 해야하므로, 당연히 값이 낮은 FR4, POM, PC 중 하나를 택하면 된다.

사실 POM이랑 PC는 극단적인 차이가 없는데, FR4는 차이가 좀 있다.

FR4는 변형에 대한 비강성이 14로, 폼떡 빌드를 FR4로 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폼떡임에도 불구하고 타건음의 피치(Pitch)가 올라간다.

의성어로 표현하자면, PC나 POM이 도각도각이라면 FR4는 또각또각이다.

이것은 개인의 취향 영역이므로 무엇을 선택할지는 자유이다.

그런데 타건감에 대한 차이는 없을까? 당연히 있다. FR4는 유리섬유로, 영률(Y-modulus)가 POM의 8배, PC의 12배정도이다.

"아니 씨발아 영률이 뭔데?" 라고 질문한다면, 단순히 고체의 강성이라고 답해주고 싶다. 강성이 뭔지는 알지?

아무튼, FR4는 POM이나 PC에 비해 단단한 타건감을 선사한다. 그만큼 POM이랑 PC는 부드럽고 물렁물렁하다는 거겠지?

본인 취향이 어떨지는 유튜브나 갤럼들이 올린 보플을 참고해서 선택하자.

참고로,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나는 현재 폼떡으로 빌드한 QK100+플렉스컷 기판+FR4보강+HMX Cheese를 사용하는 중이다.

내 타건음은 보플로 올릴게.

4. 폼떡에 어울리는 스위치가 뭔데?

사실 이건 정말 취향의 영역이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그래도, 키린이들이 실패하지 않는 "검증된" 스위치를 기준으로 몇가지만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폼떡에 어울리는 스위치는 어느정도 잡음이 있어도 용서가 된다. 어차피 폼떡 빌드를 한 킥보두는 소리도 존나 크고, 몇몇 잡음은 폼이 잡아먹어서 잘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말은 반대로, 혹시 자신이 클래키 빌드를 한다면 잡소리가 적은 스위치를 사용해야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갤럼들이 폼떡에 주로 사용하는 스위치들을 추려봤다. 

a. HMX의 스위치들 (i.e., 치즈, 히야신스v2 (v2u), 윈드라이트, 신하이, 펄, 마키아토)

b. BSUN RAW (주의사항: 틱틱 소리가 들릴 수 있음)

c. KeysU Bunny (주의사항: BSUN이 만들어서 틱틱 소리가 들리는 개체가 있음)

사실 아무거나 써도 된다. 그래도, 대세픽을 알면 키린이들이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으니 몇개 적어봤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냥 본인이 저압충이다? = HMX 신하이, 치즈 / 조금 키압이 높아도 된다? = 윈드라이트, 히야신스, 펄 을 추천한다.

피치는 솔직히 키붕이들이 "HMX 윈드라이트"를 사용했으면 좋겠다. 폼떡에 정말 어울린다.

5. 사은품으로 주는 오울테빌 관련 이슈

오울테빌은 말이 참 많은 스테빌이다. 철심이 형상기억합금이라, 순정 상태에서 수평이 틀어져있으면 가망이 없다. 버려라.

수평이 맞아서 오면 GOAT인데, 수평이 안맞으면 진짜 씹씹JOAT다. 홀리모드해도 뭔지랄을 해도 거슬린다.

그러니, 키린이들은 안전하게 줄테빌 혹은 나테빌을 사두자.

여기서 중요한게, 바100은 스테빌이 총 7개가 들어간다. 2U 6개, 6.25U 1개.

즉, 일반적으로 파는 줄테빌이나 나테빌을 하나만 달랑 사면 스테빌이 모잘라서 빌드를 할 수가 없다.

따라서, 줄테빌이나 나테빌을 구매할땐 tkl셋에 2U셋을 하나 더 구매하도록 하자.

"야 그럼 1.6mm를 구매해야하냐, 1.2mm를 구매해야하냐?"

이거는 우리 QK100의 플렉스컷 기판은 두께가 1.2mm이기에, 1.2mm용 스테빌을 구매하면 좋다.

근데 나는, 1.6mm 전용 스테빌을 사용중인데 전혀 문제 없다. 기판 위에 스테빌 스티커 붙이고, 나사에 와셔 박아서 결합하니 전혀 문제없더라.

그래도 키린이들은 1.2mm를 구매하는게 좋을거같아.

참고로, 줄테빌 혹은 나테빌은 그냥 Krytox 205g0 하나만 가지고도 윤활이 가능하니, XHT-BDZ나 퍼마텍스 같은건 사지 말자.

스테빌 윤활에 관한 내용은 우리 검색이라는 것을 좀 해서 한번 해보도록 하자. 키보드학개론에도 나와있고, 유튜브에도 영상들이 많다.

5. 굉장히 두꺼운 PBT 키캡? 좆까 난 이쁜거 살건데

니 맘대로 해도 된다.

하지만, 너네가 원하는 유투-바 들의 두걱두걱 소리는 존나 두꺼운 PBT 키캡을 사용함으로써 비로소 완성된다.

두꺼운 PBT 키캡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 스위치가 뚜껑 치는 소리를 먹는다

- 스위치의 소리를 더욱 로우하게 만들어준다

이러한 이유로, 폼떡에는 두꺼운 PBT가 선호되는 것이다.

필자도 현재 QK100에는 1.7mm라는 무식한 두께의 PBT키캡을 사용중이다.

내가 추천하는 두꺼운 PBT 키캡 중 가성비들은 다음과 같다. 사실 좀 아는 키붕이들이라면 이미 다 알것이다.

a. 부추 키캡 (국내에서는 지온웍스에서 구매 가능하다)

b. 새우 키캡 (국내에서는 몬스타기어에서 구매 가능하다)

c. 신파열 키캡 (국내에서는 지온웍스에서 구매 가능하다)

근데 아쉽게도, 부추키캡과 신파열키캡은 재고가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중순인가 말에 재입고 한다던데, 얘네들이 일정을 지키는걸 못봐서 신뢰가 안간다.

그리고, 디자인도 한정적이기에 키린이들에게는 안타깝지만 장터에서 건지거나, 혹은 타오바오를 이용해서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특히, 새우 키캡은 무려 "커스텀"이라는 것이 가능하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echanicalkeyboard&no=1457943

새우 키캡을 커스텀 주문 해보자! - 기계식키보드 마이너 갤러리

새우 키캡이 이제 QQ가 아닌 타오바오에서도 커스텀이 가능하다고 해서 이렇게 정보글을 쓰게 되었음!자 그럼 들어가보자!!-----------------------https://m.tb.cn/h.UCAhZDq?tk=ZP

gall.dcinside.com

여기에 잘 나와있다.

타오바오 사용이 너무 어려운 키린이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구매대행을 이용하던, 배대지를 쓰던 이건 본인이 발품 팔아서 알아서 해야한다.

공지에 분명히 타오바오 사용 가이드가 있으니, 따라한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mechanicalkeyboard&no=1498768

뉴비들을 위한 타오바오 정보글 링크 모음 - 기계식키보드 마이너 갤러리

공지용 링크 모음알아두면 유용한 기키 중국어 사전춘절 중국직구 꿀팁타오입문 - 핫스왑 정방향중한e젯 발송 건 무게 측정 내역 보는법중한E젯중한e젯 배송비타오바오 환불 및 개입신청타오바오 시엔위 동기화타오바오 가입부터

gall.dcinside.com

기키갤 갤럼들은 핑프새끼들 좆같다고 욕은 존나하지만, 누구보다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다. 너네들을 위해서 정보글들을 아주 정성스레 적어두었으니, 제발 읽어보았으면 한다.

6. 결론

키린이들은 어설프게 QK100을 클래키로 빌드하려하지말고, 그냥 폼떡으로 빌드했으면 좋겠다.

폼떡으로 빌드할 경우 정말 좋은 입문기이자 동시에 종결기도 될 수 있는 것이 QK100이다.

기억해라.

본인이 실패하고싶지 않다면 하우징의 무게추와는 상관없이 적어도

플렉스컷 기판 + FR4/POM/PC 보강판

을 선택한다면,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긴 글 읽어줘서 고맙고,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