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 게임을 할 때 클럽이 아닌 게이머 입장에선 팩션만 잘 골라 놓으면 향후 취미 생활이 매우 편해진다.

40k 위주로 쓰여지긴 했지만, 모든 미니어처 게임에 적용되는 사항이기도 함.

팩션을 고를때 고려해야할걸 개인적으로 뽑아본다면

파워 레벨(혹은 파워 랭킹, 티어 등등..)

플레이 스타일

편의성(도색 난이도, 필요한 모델 수, 구매 경로)

운반 난이도

외형

외형은 그냥 맘에드는거 고르면 되는데

초보자 분들이 너무 외형만 보고 고르는거 같아서 많이 고려가 되고, 또 주변에서 도움을 줬으면 하는 것들을 정리해봄.

1. 파워 레벨

먼저, 대결을 하는 게임인 만큼 파워레벨 이야기를 안할수는 없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고려 대상에서 빼고 생각해줬으면 하는게 개인적인 바람임.

바둑이나 체스처럼 룰이 천년 만년 가는게 아니고, 몇년 단위로 왔다갔다 하는 게임에서 파워랭킹 따지는게 장기적으로 봤을때 의미가 없다.

스타크래프트나 오버워치도 패치 한방에 메타가 바뀌는데, 미니어처라고 오죽할까. 더 심하면 심했지.

단적인 예로 그레이 나이트를 보자면, 그나가 5-7판동안 최강은 아니더라도 최약체라는 평가를 받은적이 없다.

비질루스니 챕어니 뭐가 많이 나와서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 한동안 그나 최약체라는 이야기를 엄청 많이 봤었다.

단순히 코덱스의 강약 유무를 떠나, 게임장별로 메타가 천차 만별이라 그거에 대한 고려도 감안 하면 강한 아미가 또 바뀐다.

한때 선파캐 OP론이 미갤을 지배한적이 있었는데, 그거 그냥 지형이 뻥 뚫려서 그랬던거다.

파워레벨 따지고 토너먼트 상위권 로스터 봐가면서 게임하면 피곤한것도 피곤한거지만 돈도 엄청 깨진다.

진짜 그렇게 센아미만 골라서 하는사람치고 오래하는 사람 못보기도 했다.

지금 미니어처 게임 올드비들치고 팩션 갈아타기가 잦은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다.

한때 팩션을 자주 갈아탔던 입장에서 이야기 하자면, 그렇게 팩션 갈아타봐야 남는거도 없다.

파워레벨의 하위개념에서 보자면, 특정 모델 스팸도 권장 사항은 아님. 패치 한방에 좆되는 꼴을 보기 너무나 쉽다.

또 스팸의 하위 개념에서 컨셉아미도 있는데 미니어처 게임에서 상당히 많은 사람들을 유혹하는게 컨셉아미다.

솔직히, 멋져보이는건 사실이다. 컨셉이 파워에 직결되는 경우도 있긴 한데, 흔하지는 않다. 강하다 하더라도 약점이 쉽게 파훼되는 경향도 있고.

강한 아미를 짜려는 노력 자체를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너무 집착하고 그거에만 목매지 말라는것.

솔직히 강한아미 짜고 싶으면 모델풀만 늘린 다음에 상대방 팩션 보고 카운터만 짜면 끝인 문제인데, 그렇게 한번 해보시던지.

2. 플레이 스타일

머릿수로 따지면 엘리트냐 호드냐, 아니면 소수의 엘리트를 고기방패로 보호하며 싸우는 일종의 대장전 식이냐

공격 방식으로 보면 사격이냐, 근접이냐

기동적인 면으로 보면 니가와 방어전이냐, 고기동 및 선제공격 우선이냐

아니면 모든걸 심도있게 고려해야 하는 알파 스트라이크 아미냐 등등.

따지려면 대충 이렇게 되는데, 로스터 짜기에 따라 한 코덱스 내에서도 방향이 상당히 갈림. 얘를 들자면 스마는 근접과 사격의 비중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게 타 팩션보다 편함.

이건 다른 것 보다 본인 성향을 알아야 해결이 되는 문제라 정답 찾기도 대단히 어려운 부분. 거기다 미니어처라는 현실적인 부분을 결코 간과해선 안되기도 하고.

아무리 자기 성향을 안다고 해도, 게임의 기본적인 분위기 자체도 무시할 수 없음.

얘를들어 사만은 사격의 비중이 높아서, 사격무기 배제하고 로스터를 짜는게 매우 힘든 반면, 아오지는 상대적으로 그게 쉽다.

이건 평소때 자신이 하던 보겜이나 PC게임의 성향을 한번 살펴 보는 것도 좋다.

나같은 경우, 방어적인 플레이를 최우선으로 삼기 때문에 방어스탯이 높은 팩션을 했을 때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아예 방어적 플레이에 이점이 많은 포우가 게임적인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

방어적 플레이에 이점이 거의 없는 워머신/호드 같은 경우 플레이가 너무 힘들었음.

3. 편의성

필요한 모델의 수, 도색 난이도, 구매 경로, 비용에 관한 이야기.

먼저 돈이야기부터 하자면

커가나 임나, 비클처럼 극단적인 엘리트 아미, 오크, 니드, 구 뱀파이어 카운트 처럼 호드아미는 분명 차이가 나지만, 그 외의 경우 다 따져 봤을때 드는 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판이 바뀌면 필요한 유닛이 바뀌기 때문에 꾸준히 돈이 들어가서, 장기적으로 보면 차이는 옅어진다.

진짜 커가나 임나정도 아니면, 돈을 아끼는건 힘들다고 보면 된다.

게임을 하다보면 실질적으로 아주 큰 고려대상이 되는게 모델링 편의성이다.

이거는 좀 정답을 찾기 쉬운편인데

스페이스마린이 최고로 쉽고, 그 바로 아래 네크론

가장 어려운걸로 따지면 40k 오크 정도.

평가 기준은 단색으로 커버되는 비율, 디테일의 유무, 필요한 모델 수.

단색으로 커버가 많이 되는 팩션이 쉽다. 마린이나 네크론 단색으로 커버되는 비중이 진짜 미니어처 통틀어서 최고순위를 다툰다.

반면, 맨살을 드러낸 팩션들.(오우거, 케인딸, 오크 등등)은 일단 옷색깔+피부색으로 단색으로 커버되는 비율이 상당히 감소한다.

또 디테일이 많은 오크나 그레이나이트, 원더러, 하이엘프 들도 귀찮은 축에 속한다.

프마린은 구마린에 있던 제국 스러운 장식들도 엄청나게 빠져서 도색이 쉽다.

그리고 머릿수. 머릿수 많은건 그냥 시간밖에 해결해주지 못한다.

몇몇의 40k 팩션을 높음에서 낮음으로 비교해 보자면

등등... 이런거 다 따져보면 된다.

모델 구입 난이도는 그냥 스페이스마린이나 스톰캐처럼 옼타에서 구매 가능한 물건이 많은 팩션이 압도적으로 편함.

아오지도 신모델을 받지 못한 구팩션은 태반이 직구품목이고, 40k도 드루카리처럼 직구가 많은 팩션은 힘들다.

4. 운반 난이도.

숨겨진 복병이라 할 수 있다. 이게 생각보다 되게 게임에 지장을 많이 주기 때문에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툭 까놓고 말하자면, 새로나오는 아오지 팩션은 죄다 운반이 좆같고, 40k는 그나마 편하고, 15미리 이하 게임은 대체로 다 쉽다.

그냥 모델 모양만 보면 되는문제니까 초보자들도 쉽게 판별 가능한데, 대표적인 운반 힘든 아미들을 몇개 꼽아보자면

아오지의 모든 거대모델들 - 진심 게임하라고 만든건지 잘 모르겠다.

이도네스 딥킨 - 애들이 다 존나 삐죽삐죽하고, 베이스를 벗어나려고 하는데다, 지지대도 형편없음. 정말 역사상 최악의 운반 난이도.

비클 - 애들이 다 존나 크고 삐죽삐죽함

드루카리, 카오스, 케인딸 - 애들이 다 삐죽삐죽함

나이트헌트, 글룸스파이트 - 애들이 다 온힘을 다해 베이스를 벗어나고, 지들끼리 잘 꼬임.

임나, 커가 - 커가 바이크 같은경우 창든 손을 자석질 하면 쉽고, 임나는 파츠별로 자석질 하면 쉽다. 안하면 둘다 지옥불.

5. 존나 고려할게 많은데, 그래서 입문을 뭘로 하라고?

사실 맘에드는거 하는게 정답이긴 함.. 위에 장황하게 써놓은건 감성적인면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게임적 편의성만 따지는 글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용할 수는 없음.

40k 입문 종족은?

개인적인 사견이지만, 40k는 근접위주나 엘리트 아미는 초보자가 게임을 배우기 너무 힘들거라 생각한다.

좀 건조하게 감성적인 면을 싹 빼고 게임의 편의성이나 앞으로의 방향을 모두 고려했을 때, 게임은 40k, 팩션은 스페이스마린이 정말 좋은 시작인것은 부정할 수 없다. 위에서 말한 수많은 고려 대상중 모든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종족은 스마가 독보적이다. 모든 게임을 다 뒤져봐도 이만큼 편한 아미가 없을정도.

도색이 매우 간편한 축에 속하고, 방어 스탯이 모자라지도 않고, 그렇다고 화력도 괜찮은데다, 사격위주 아미이고, 도색 난이도까지 낮다.

그리고... 좀 웃긴 장점이긴 한데 미니어처 게임 안전자산이라 하면 스페이스 마린일 정도로 중고거래도 활발함.

스마가 마음에 안든다면 별 수 없지만.

정말 이 취미에 발을 들이고 게임을 오래 즐기고 싶다면, 시작을 스마로 해서 자신의 성향을 어느정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