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담방파 주둔지엔 초대받지 않은 낯선이들에 의해 포위되고 있었다. 그들은 언제든 칼을 뽑을 듯 흉험한 기운을 줄기차게 뿜어내며 압박을 가했다. 심상치 않는 상황, 영문 모를 모담 방파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웅성거리며 불안한 시선으로 불청객들을 바라봤다. 그 불청객들 가운데에는 그럴듯한 폼을 잡고 있던 이가 있으니, 심성이 추악하기 짝이 없는 푸연맹 용두 지후왔다, 그리고 그의 옆에 지후왔다의 왼팔인 니드세가의 가주 니드런이 자리잡고 있었다. 니드런은 뭔가 마음에 안들다는 듯 외쳤다.

"여봐라 여기 방주는 없는가? 어찌하여 안나오고 예例를 안갖추는가!"

모담방파원 가운데 제법 직책이 있어보이는 한 노인이 나섰다.

"실례지만 누구신지.."

니드런은 얼굴을 한껏 인상을 구긴 채 한심한듯 혀를 찼다.

"쯧쯧.. 이래서 촌 무지렁이 방파들이란.. 잘들어라! 이 분은 만리살 총타주님이시다 예를 갖추거라!"

"아이고 몰라뵈서 죄송합니다 이 소신이 무지한지라.."

노인은 황급히 고개를 숙인다.

이에 지후왔다는 가볍게 손을 들어 제지하며 말했다.

"되었다. 그대가 여기 방주인가?"

"소신은 일개 장로를 맡고 있고 현재 방주는 잠시 출타중이옵니다"

지후왔다는 모여있는 사람들을 스윽 살핀다.

"그건 그렇고 그자는 어디있느냐"

"누구를 말씀이신지.."

"악인 항부대협이 여기 있다는 걸 다 아느니라"

모담장로는 비록 얼굴은 모르지만 강호의 정의正義 인의人義 선의宣義 삼의三義를 몸소 실천하는 삼의지사三義志士 항부대협을 들어본 적은 있었다. 다만 최근 소문으로는 홀로 푸 연맹한테 했다가 행방불명되었다고 한다. 그 항부대협을 왜 여기서 찾는 것일까. 모담장로는 짐작가는 바가 있어 등에 식은땀이 났다. 최근에 보이던 한 인물, 부상이 심하여 방주가 데려왔다고 들었다. 필시 그 자를 찾는것이 틀림없을터. 하지만 방주의 일에 자신이 함부로 발설할 순 없었다.

"소신은 잘 모르는..."

옆에 있던 니드런이 나서서 크게 노호성을 터트렸다.

"네이놈!! 정녕 화를 당해야 정신을 차리겠는가!"

니드런은 허리춤에 칼을 스윽 뽑았다. 당장이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바로 내리칠 기세. 니드런은 살기로 모담장로는 전신이 압박을 가한다. 하지만 모담장로도 비록 늙었지만 무림인이다. 살기를 견뎌내며 침착하게 말했다.

"송구하오나 소신은 잘 모르 일입니다"

"이놈이!! 팔 하나는 잘라야 입을 열겠구나!"


자신의 운명을 직감하듯 모담장로는 눈을 질끈 감았다. 여기서 반항하면 애꿎은 방파원들이 피해가 갈 수가 있었다. 모담장로는 마음속으로 자신만으로 끝나길 빌었다.
하지만 그 순간,

퓌요오오오오오

"크아악"

니드런은 칼을 내리치러하자 포효하는 매소리가 가까이 들려왔다. 니드런은 반사적으로 소리에 고개를 들자 빠르게 돌진하던 매가 눈을 공격했던 것. 빠르게 강기로 눈을 보호한 탓에 실명은 면했다. 모든인원이 어찌된 영문인지 몰라 어리둥절한 사이, 멀리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미안하군 우리 떠름이가 실례 했네"

"누구냐!"

저 멀리 어두운 그림자에서 이 쪽으로 걸어오는 한 남자. 그 자리의 모든 이들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밝은 햇빛으로 천천히 발부터 몸까지 비춰진다. 그 남자의 손에 잡고있는 붉은색 도 매끄럽게 빛이났다. 방금 공격했던 매는 선회하여 저 남자의 어깨에 자리잡는다. 그의 주변엔 어깨에 앉은 매 말고도 2마리의 매가 더 날고 있었다. 각각의 매 이름은 뉭, 비핵, 떠름이였으며 그는 방금 공격했던 떠름이라는 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에게 느껴지는 패도적인 붉은 기운에 주변은 시간이 멈춘듯 움직이지 않았다. 햇빛이 얼굴까지 비치자 지후왔다는 분노에 이글거리며 말했다.

"네이놈.. 드디어 나왔구나"

모담 방파원들에게 압박을 가했던 살기는 오직 한 사람을 향해 폭사해갔다. 하지만 그 살기에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기운을 뿜어내며 무리들 앞에 까지 천천히 다가갔다. 살기와 살기의 충돌, 푸연맹 정예들은 땀에 젖은 손으로 무기를 하나둘씩 뽑아낸다. 좁혀진 거리 당장이라도 발도發刀 취할 수 있는 간격. 그는 당당히 앞에 스며 지후왔다를 보았다. 한없이 고요하고 시릴 것 같은 차가운 시선, 고요한 정막감을 깨며 그는 입을 열었다.

"나를 찾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