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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여자 리뷰모바일에서 작성

무쉐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6.11.01 13:10:06
조회 568 추천 7 댓글 6

원래는 로맨틱 코미디, 특히 한국 로코를 정말 좋아하지 않았지만 요즘 들어 이상하게 로코가 자꾸 끌려 추천받게 된 아는 여자를 리뷰해 본다.

내가 로맨틱코미디를 좋아하지 않았던 이유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거의 다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고, 독특한 해프닝을 거쳐 서로에 대한 사랑을 확인한다. 끝. 정말 정말 내스타일이 아니다.

아는 여자도 사실상 다른 로코와 똑같다고 볼 수 있다. 서로 만난 남자와 여자. 남자를 짝사랑해온 여자와 사랑이 뭔지 모르는 남자. 몇몇 해프닝 끝에 남자는 사랑을 알게 되고 여자와의 사랑을 확인한다. 끝. 어떻게 이렇게 한결같은지.

아는 여자는 사실 다른 로코들보다 어쩌면 더 상투적일수도 있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남자와 그를 어렸을 때 부터 짝사랑 해 온 여자. 중학생도 구상 가능한 정말 진부하기 짝이 없는 스토리가 아닌가? 하지만 이 영화는 진부한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요 근래 본 영화중에 제일 개성있는 영화였다.

장진 감독의 전작들을 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를 보고서 왜 그가 한 때 충무로를 이끌어 갈 재목으로 평가받았는지 단숨에 알 수 있었다. 독특한 컷의 연결, 종종 사용되는 점프 컷, 간간히 보이는 연극적 요소들, 재기발랄한 대사들은 스토리의 상투성을 덮어버리기에 과할 정도로 매력적이다. 씬 하나 하나, 시퀀스 하나 하나에 감독의 독특한 스타일이 묻어 나며 그것들이 만드는 시너지 효과가 영화 전체에 엄청난 매력을 불어넣는다. 술에 취해 여관에서 일어난 정재영이 이나영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장진의 매력이 한껏 발산된 연출이 돋보이는 장면이였다.

진부한 소재나 스토리라인을 따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각본 역시 완성도가 높다. 이야기 안에 쓰인 모든 요소들은 빠짐없이 조화롭게 사용되며 서사를 차근차근 구축해 나간다. 야구장에서 봤던 여자가 나중에 자살을 하며 그에게 사랑에 대해 알려 준다던지, 담당 형사였던 사람이 알고 보니 정재영의 실수 덕분에 이기게 된 팀의 팬이였다던지... 이런 깨알같은 구성이 영화의 전체적인 완성도를 높힌다. 아무에게나 "사랑이 뭔지 알아?" 라고 묻던 그의 질문에 대한 답을 사실은 주변사람들에게 늘 듣고 있었다는 것은 이야기를 완성지음과 동시에 사랑에 대한 이 영화의 주제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영화에서 정재영이 사랑을 알기 전과 후에 의미가 달라지는 것들을 보여주는 점 역시 재미있는 요소이다.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핬던 사랑을 전해주는 전봇대가 실제로 그의 사랑을 전해주는 것 처럼 표현된 것은 그가 사랑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것을 개성있게 시각화한다. 또한 정재영의 잃어버린 세 가지가 새로 생긴 세 가지로 변하는 구성은 사랑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영화의 핵심을 가장 가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그 와중에도 장진은 소품 하나조차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다. 다 마신 음료수 캔 소리를 듣고 발자국 숫자를 세는 장면은 어린 시절 이나영이 정재영을 처음 보았을 때 발자국 숫자를 세던 장면과 대치되며 이나영의 독특하고 오묘한 매력을 잘 보여주는, 정말 인상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이나영에 대한 이야기, 영화가 말하는 사랑이 대한 이야기 등 쓰다 보니 더 하고싶은 말들이 많아지지만 이 영화의 매력을 다 써내기에는 내 언어능력이 심히 딸린다. 미처 다 표현하지 못한 영화의 매력은 영화를 직접 보면서 알아가길 권하고 싶다. 혹시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언제든 가벼운 마음으로 이 영화를 보자. 남자라면 원빈에 대한 질투심이 무럭무럭 자라날 지도 모른다. 원빈의 외모를 떠올리고는 금세 수그러들겟지만.

P.S. 가장 좋았던 장면은 둘이 같이 택시를 타는 장면이다. 정재영을 걱정하는 이나영에게 재영은 "왜 자꾸 우리라고 해요?" 라며 퉁명스러운 말을 던진다. 그 말을 듣고 삐진 이나영이 택시 의자에 털썩 앉는데 ㄹㅇ 졸귀 심쿵씹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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