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커맨더를 정한다.

2. 그 커맨더로 뭘 하고 싶은 지 정한다

3. 일단 '갖고 놀아본다'

4. 다른 카드로 교체한다. 

5. 3-4 반복하다가 재미 없으면 깨고 잘 보관한다.

일단 두괄식으로 얘기했지만 상세한 과정은 다음과 같다.

1. 커맨더를 정한다.

 일단 뭐든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것부터 하는 게 좋음.

예컨대 

이 카드는 일러스트가 예뻐! 

이 카드의 능력이 마음에 들어! 

이 카드는 내가 보더리스 포일이 있어!

이런 저런 사유로든 커맨더를 일단 정하고 그 이후에 덱을 정하는 게 기본적인 1단계다.

예컨대, 내는 엊그제 아트락사 보더리스 포일을 뽑았다고 가정해보자.

와 존나 멋있어 이걸로 덱을 만들어야지!

근데 얘는 딱히 이거다 싶은 컨셉이 없네.. 무슨 덱을 짜야하지?

2. 그 커맨더로 뭘 하고 싶은지 정한다.

아트락사는 존나 멋있다. 이걸로 난 꼭 덱을 만들어야겠다!

그럼 얘로 뭘 할 지 정해야 한다.

몇 몇 커맨더들은 대놓고 뭘 하세요~ 하고 정해준다.

예컨대 보로스의 깡패장군 위노따를 보자

위노따의 능력은 간단하게 요약해서

"[논 휴먼 생물]이 [때릴 때 마다] [덱 맨 위 6장 중 휴먼 가챠]"

이다.

그럼 해야 할 일이 딱 정해진다.

1. [논 휴먼 생물]을 미리 깔아놓는다

-> 어떻게 미리미리 논 휴먼 생물들을 깔아두지?

-> 순간마법으로 토큰을 깔까? 

아니면 발비 낮고 빨리 때릴 수 있는 친구들을 쓸까?

-> 밀수꾼의 비행선 같은 탈 것들도 논 휴먼이니 괜찮지 않을까?

-> ETC

2. 위노타가 나오고 논 휴먼들로 [때린다]

아 기왕이면 신속 달린 친구들이 빨리 빨리 때리기 좋겠네!

아니면 비행 달린 애들로 때리면 다음 턴에 또 때릴 수 있겠지?

-> ETC..

3. [가챠로 나온 휴먼]들로 이긴다.

어떻게 때리면 이길 수 있을까? 원펀치 쓰리 강냉이로 때릴 수 있어야 할까?

아니면 또 논 휴먼을 까는 휴먼을 많이 넣으면 가챠 가챠로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식으로 장군 = 컨셉이고 덱에 필요할 법한 카드가 딱 정해져 있는 덱은 굉장히 짜기 쉽다.

대충 EDHREC에서 많이 넣는 카드 넣고 굴려도 잘만 굴러간다.

근데 문제는 아트락사처럼 '그냥 좋은 생물'이 장군인 경우다.

아트락사의 효과는 정말 좋지만, 무슨 컨셉으로 짜야 효과적일 지 바로 감이 오지 않는다.

7발비에 전장에 들어오면 덱 10장 까서 종류별로 1개씩... 강력한 능력이긴 한데...

그래서 뭘 넣어야 하지? 덱에 카드 종류별로 두루두루 넣으면 좋겠다는 건 알겠어..

그래서 비싸고 좋은 카드들을.. 덱에 아무거나 넣어서 굴려보자

등등..

대충 좋은 애들 집어와서 때리니까 이기기는 하는데.. 뭔가 재미가 없다..

카드간에 상호작용도 없고.. 이런 식으로 대충 이득 모아서 이길 것 같으면

차라리 트라시오스 & 팀나가 훨씬 저발비에 '효율적인 덱' 아닌가?

이렇게 개성이 약한 커맨더의 경우, 

필히 덱의 컨셉을 먼저 잡고 갸야 

대충 좋은 카드만 넣은 짬통

'굿 스터프'의 비극을 겪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아트락사를 살펴보자

'피렉시안 천사'

'비행 / 경계 / 치명타 / 생명연결'

'이 카드가 전장에 들어올 때' 덱에서 10장 까서 카드종류별로 하나씩 가져온다.

개성이 약해보이는 아트락사도 '피렉시안 천사' 라는 '좋족의 개성'

'전장에 들어올 때' 라는 ETB트리거라는 개성

'오만 능력 다 달고 있는 비행생물' 이라는 개성

총 3가지 개성을 가지고 있다.

그럼 '피렉시안' 컨셉으로 굴려볼까? 얘 이미지에 딱 맞잖아?

총독 친구들 넣어주고~

종족덱이니까 종족 시너지 카드도 좀 넣어주고~

게임은 어떻게 끝내지.. 음 독 발라서 죽여버릴까? 피렉시아 답게?

아트락사 능력은

쉽게 말해서 ETB로 최대 7장 드로우...

그럼 ETB를 극대화해서 막 40장씩 덱을 보면 윈컨이 나오지 않을까?

윈컨은 뭘로 하지?

역시 무한마나인가?

피렉시안 컨셉보다는 ETB를 극대화하는 쪽이 

훨씬 더 윈컨 찾기도 쉽고 갖고 있는 소스도 많네..

그럼 나는 ETB 컨셉으로 해야겠다!

이런식으로 '개성이 약한' 커맨더들은 '사용자가 컨셉을 확실하게 정하고' 덱을 짜야 상호작용이 원활한 덱을 짤 수 있다.

3. 갖고 놀아본다.

아트락사로 ETB 컨셉으로 덱을 짰다.. 갖고 놀아볼까?

...4턴 뒤

나: 네비게이터 드레이크로 무한 마나네여. 아트락사 들어오고 무한으로 깜빡여서 덱에서 대충 아무거나 승리 수단 낼께요

그룹 : 우욱.... 그런 덱이 재밌음? 

갖고 놀다보면 

1. 파워 레벨을 올리거나

2. 파워 레벨을 내리거나

두 가지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1번의 경우가 많은데

1. 파워 레벨을 올려야 할 경우

ETB컨셉 좀 더 강해졌으면 좋겠는데... 좀 더 좋은 카드 없나?

아트락사는 너무 견제를 많이 당해서 짤리고 하면 좀 재미없는데... 

아트락사가 아니더라도 ETB 많이 걸리면 좋은 생물 없나? 상대 견제도 하면서?

카운터 스펠 같은 카드들도.. 좀 더 강한 걸로 바꾸고

기왕 아트락사로 가져오는 거.. 튜더류를 좀 넣으면 확실하게 게임을 끝낼 수 있겠는데?

이런 식으로

1. 좀 더 컨셉에 부합하거나 더 강력한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카드

2. 카드 자체의 상위 호완

3. 튜더류 카드들

요런 카드들을 계속 투입 하다 보면 자연스레 파워 레벨이 올라간다.

반대로 플레이 그룹의 덱 파워를 맞춰야 하거나 예산등의 사유로

덱 파워를 좀 낮게 조정해야 할 필요도 있는데

이런 경우, 좀 더 쌈마이 하지만, 컨셉에 부합하는 카드들을 투입하면

덱의 컨셉은 유지하면서도 파워 레벨은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ETB 두 번 터지는 거나.. 깜빡이는 거나.. 그게 그거 아님?

어허.. 블링크라면 저언통적으로 이 셋이 정석이었다 네 이놈들!

카운터 스펠 왜 씀? 사실 부인이 더 좋은 거 아님? (가끔 맞음)

튜더? ETB애들로 그냥 뽑으면 되는 거 아님? 그게 콘셉에도 더 맞지

윈컨도 2장짜리는 너무 쌘데 좀 바꿔볼까?

요런 식으로 차곡 차곡 쌈마이한 카드들로 덱을 바꿔가면

자연히 파워 레벨이 낮아진다.

1. 컨셉에는 부합하지만, 좀 하위호완에 가까운 싼 카드

2. 좀 더 제한적인 상황에 적합한 카드

3. 너무 만능은 아니고 좀 더 '컨셉'에 적합한 카드

요런 카드들을 계속 투입하면 자연히 덱 파워 레벨이 낮아진다.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커맨더를 정하자

-> 무슨 이유건 자기가 굴리고 싶은 장군을 정하자.

2. 덱 컨셉을 정하자

-> 컨셉은 장군의 능력과 연계해서 정하는게 정석적이다.

안 그래도 되는데 그러면 별로 재미가 없다.

3. 자기 사정에 맞춰서 덱을 수정하자

-> 지갑 사정이나 플레이 그룹에 따라 파워 레벨을 조정해서 플레이 하자!

이런 식으로 

장군 결정 -> 컨셉 결정 ->카드를 조정해가면서 

자기 나름의 '최적화'된 덱을 구성해가는 과정이야 말로

'커맨더'를 플레이하고 연구하는 재미 아닐까요?

늦은 밤에 두서 없이 이야기 해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