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에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추천들 많이 하는거 보고 읽었음.

하나같이 반전이 좋다고 평가하던데 나는 이미 중간쯤부터 범인을 알거 같았음.

이건 내가 잘났다는게 아니라 이전에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면산장을 읽었기 때문임. 이 책을 읽은 뒤부터

나는 추리소설의 범인을 의심 할 때마다 주인공인 화자도 의심하는 버릇이 생김. 그래서 이렇게 재밌는 책을 읽었음에도

엄청난 느낌을 받지 못한게 매우 아쉽더라. 그리고 찾아보니 당연히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이 화자를 범인으로 설정한 최초의 책이더라.

그런데 여기서 더 아쉬운 점은 만약에 내가 애크로이드를 먼저 읽고 가면산장을 읽었더라면 가면산장의 범인이 주인공인건 못 맞췄을거 같았음.

그 이유는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경우 주인공을 의심할 수 있는 정황들이 많이 있었음.

그런데 가면산장의 경우 주인공이 처음부터 자신이 여자친구를 살해했다고 생각하지 않았음(확실히 여자친구가 남자친구를 위해 자살한거긴 하지만).

하지만 마지막쯤에 자신이 죽일려고 했지만 알고 보니 자신때문에 죽은건 아니라고 생각한게 나오고,

그래서 초반부터 주인공은 진심으로 자기가 살해한게 아니라고 생각함.

하지만 화자의 입장에서 초반에 범인이 아니라는 생각들이 너무 많았기에 독자입장에서는 당연히 초반부터 주인공이 범인은 아니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음. 

아니면 최소한 결말전에 주인공이 범인일만한 근거라도 제시 되었어야 하는데

그런것도 아니고, 마지막에 모든게 밝혀지는데, 너무 근거가 빈약하다고 생각함.

그래서 추린이였던 입장에서는 반전이 대단하다고 느껴지지만, 추리소설 매니아들에겐 평이 별로였던거 같음.

또한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은 화자가 원고를 집필한 내용이기 때문에 결말 이전 부분의 다 거짓이라고 말할 수 있는 합리적인 근거로 성립하지만,

가면산장은 그러한 합리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못함. 그렇게 생각하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과 히가시노 게이고의 악의 부분도 약간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함.

악의에서도 범인이 쓴 수기가 등장한 점에서 비슷하다고 생각함.

어쨋든 내가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을 먼저 보지 못한게 아쉽다고 느껴졌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