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의 잠자는 숲은 발레단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하고 있다.

어느 날 사이토 하루코라는 미모의 발레리나가 발레단에 침입한 남자를 청동제 꽃병으로 머리를 쳐 죽인다.

그 남자가 절도를 목적으로 침입했다면 정당방위겠지만 가가형사와 선배 오타형사는 석연치 않다고 생각한다.

그러던 중 발레단의 연출자가 니코틴 바늘로 독살되는 사건이 연이어서 일어난다.

이 두 사건이 해결될 기미도 보이지 않는데 다시 발레단원을 독살하려는 미수사건이 또 발생한다.

이 와중에 가가형사는 촉망받는 발레단원 아사오카 미오에게 사랑을 느끼고 작은 로맨스를 이어간다.

하지만 가가형사는 사랑에 빠졌다고 냉철한 추리를 거두지 않는다.   불편한 진실에 다가간다.

이 모든 일은 4년 전 뉴욕에서 일어났던 사건을 근본원인으로 하는데 가가형사는 그 모든 일을 밝혀낸다.

추리소설로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발레단의 현실과 발레단원들의 미묘한 심리를 잘 묘사하고 있다.

발레는 겉으로는 화려해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나도 그 사정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

내가 다니던 대학에는 무용과는 없었지만 체교과에서 일년에 4명 씩 무용전공을 받아들였다.

그 무용전공학생들과 조금 친해져서 발레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가 있었다.

내가 들었던 한국 발레계 이야기와 이 작품에서 나오는 일본 발레계 이야기는 놀랄만큼 흡사했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꼭 작품에 필요한 선만큼만 자료조사를 하는데 이 작품에서는 그게 아니다.

발레계에 대해서 충분한 자료조사를 했다는걸 작품을 읽어가면서 확인할 수 있었다.

나는 이 작품이 추리소설이라기 보다는 발레단원들의 사랑이야기라는 느낌을 받았다.